딸바보 아빠는 허락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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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량
그림/삽화
한이량 ( 자체 AI 병합모델)
작품등록일 :
2024.07.15 21:20
최근연재일 :
2024.08.30 16:00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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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0,032

작성
24.08.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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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2. 아델라 #8

DUMMY

“한곡 더!”

“노래 너무 좋아요! 한곡만 더 불러주세요!”


너무 열렬한 환호에 이런 상태로 들어가기는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다음 무대가 남아있기에 인사를 하고 무대에서 내려왔다.

들어오자마자 대기실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공연 안내인이 말을 걸었다.


“와⋯ 노래가 정말로 너무 좋았어요⋯ 살면서 이런 노래들은 처음 들어봐요. 새로운 장르 같은걸요?”

“하하 감사합니다.”


에릭은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선배님들 저희 잘 끝난 거겠죠?”

“응 우리 잘한 것 같아. 관객들 환호가 장난이 아니었어.”

“실감이 안 가네⋯ 좋아 잘했어. 잘했어. 오늘은 이만 쉬자 장비는 소강당에 가져다준데”


셋은 멍하니 다음 무대를 올라가는 사람들을 보며 잠시 마음을 추스르다가 갈 채비를 했다.


“축제 이제 2일 남았지? 다들 남은 축제 잘 즐기고 끝난 날 소극장에서 보자.”

“수고했어.”

“아 에릭 선배! 저희는 소극장에 가서 정리좀 하고 가요!”


아델라는 가볍게 둘에게 인사하고 자리를 먼저 문을 나섰다. 공연의 여운을 안고 조금 구경하다 집에 가려고 했지만 순간 카렌과 에릭의 약속이 마음에 걸렸다. 아델라는 방향을 돌렸다.

카렌과 에릭은 이제 막 나와 소극장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델라는 몰래 뒤를 밟았다.


소극장은 언제나 조용했기에 같은 공간이라면 목소리가 잘 울렸다. 아델라는 몰래 경청하기 시작했다.

예상과 같았다. 카렌은 에릭에게 고백을 하고 있었다.


“저기 선배⋯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저 선배를 좋아했어요. 처음에 봤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저랑 사귀어주세요!”


카렌은 에릭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에릭은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이 고민 없이 말을 꺼냈다.


“미안. 나는 지금 누구를 만날 생각이 없어. 마음은 고맙지만 사양할게.”

“왜.. 왜요? 따로 마음에 두신 분이 있으신 거예요?”

“그냥 지금은 만날 때가 아니라고 생각이 들어.”

“흑⋯흑”


카렌은 울며 흐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것이 보였다.

마침 입구 쪽에 대기하고 있던 아델라였기에 그런 카렌과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카렌을 아델라를 노려보더니 째려보면서 한마디 던졌다.


“다 너 때문이야.”


아델라는 말을 할 기회조차 없이 카렌은 밖으로 나가버렸다. 아델라는 카렌을 뒤따라갔다.

카렌은 생각보다 빠르게 멀리 도망갔다. 축제 소리가 잘 들리지도 않는 공원, 거기에 있는 텅 빈 벤치에 앉아있었다.


“하아 하아.. 야! 너 선배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후⋯ 지금 그게 중요해?”

“너 차인 게 나랑 무슨 상관이니?”

“넌 말해줘도 몰라. 가진 거 다 가진애가 말해서 뭘 알겠어. 내가 이렇게 포기할 것 같아?”

“끝까지 반말이네?”

“됐다. 말해 뭐 해. 들어가시죠 선. 배. 님. 됐죠?”


카렌은 자기 할 말만을 끝내고 뒤돌아서 사라졌다. 아델라는 쫓아갈 수가 없었다.

위로해 주려고 따라갔던 자신이 조금 한심하게 느껴졌다.

축제를 조금 구경하고 가고 싶었지만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아델라는 왕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다음날 아델라는 축제장에 갔다. 오전의 축제는 비교적 한산했다. 다만 아델라는 한산하지 않았다.


“언니 노래 너무 좋았어요! 정말 또 듣고 싶어요. 다음 공연 언제예요?”

“누나! 어제부터 지켜봤습니다! 저랑 사귀어주세요!”

“오오.. 소녀가 팀 하이디의 보컬인가? 우리 주점에서 공연 한 번만 해 주겠나? 보수는 어느 가게보다 높게 쳐 주지”


아델라는 도망쳤다. 이러다가 제대로 축제를 즐길 수도 없을 것 같았다.

소극장에 도착하니 에릭이 녹초가 된 얼굴로 있었다. 아마 같은 이유로 여기서 쉬고 있었던 것 같다.


“ 어 아델라 왔어? 정신없지?”

“우리 공연이 좋기는 했나 봐?”

“그러게 말이야. 공연만이 아니야.. 우리 자체가 인기가 많아진 것 같아. 나 고백도 받았어”

“어제 카렌?”

“아 그거 말고 오늘 말한건데? 그나저나 어제 봤나보네”

“아 뭐 가져가려다 우연히 듣게 됐어.”


아델라는 실수했다고 생각했다. 카렌을 만나서 이야기한 건 따로 말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왜 안 받아줬어? 카렌 울면서 뛰쳐나가던데?”

“솔직히 말해서 나를 그렇게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았거든”

“뭐라고? 누가 봐도 너 좋아서 맨날 안기고 나 보란 듯이 도발하고 나 없는 듯이 취급하고 그런 거잖아?”

“하하. 그런가? 내가 볼 땐 연기 같았거든. 나를 만나서 다른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 같달까? 그리고 카렌같이 이쁘고 귀여운 애가 나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 더 잘생기고 잘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왜 너가 어때서? 그거 자격지심이야.”

“그럴지도 모르지 그래도 뭐 벌써 벌어진 일인걸? 지금 제일 걱정되는 건 카렌이 축제 끝나고 연습에 안 나오는 게 제일 걱정돼⋯”

“내가 한번 이야기해 볼게. 카렌 집 어디인지 알아?”

“응 입부 때 주소는 받아놨어. 카렌이 널 싫어하는 것 같기는 한데 혼자 괜찮겠어?”

“괜찮아. 지금 한번 다녀와 볼게. 어제 못다 한 이야기가 있거든.”


아델라는 종이에 적힌 주소로 걸어가 보았다.

생각 이상으로 허름한 동네. 카렌은 생각 이상으로 가난했다.


“똑똑⋯ 계세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귀족의 옷을 입은 사람이 이런 장소에 오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계속해서 힐끔힐끔 보고 있었다.

외출을 한 모양이다. 아델라는 이 장소의 치안이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


“죄⋯죄송합니다. 실패했습니다.”

“뭐 충분히 예상은 하고 있었어. 자빠뜨리기라도 하지 그랬어?”

“단장, 적당히 하세요.”

“안젤로 경, 제가 저 나이때는 역사를 썼습니다 역사를!”

“학생 앞입니다. 자중하십시오. 단장.”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거라.”

“그⋯ 사이는 엄청 좋았어요. 분명히 둘이 남는 것도 동의했고 고백을 했는데 당장은 음악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어요.”


단장이라는 자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흠. 흔히 하는 핑계지. 그럴 만도 하지. 저 애가 그렇게 이쁘지는 않으니까. 그놈이 다행히 바람둥이는 아닌가 보구먼.”

“죄송헤요 죄송해요! 기회를 한 번만 더 주세요! 말씀하신 것처럼 자빠뜨려⋯”


안젤로는 말을 끊고 말했다.


“그만하세요. 작전은 여기서 중지할 겁니다. 어짜피 폐하께서 부재중이셔서 더 이상의 작전은 무의미해요.”

“저기 그럼. 보수는⋯?”


단장이라는 사람을 더 이상의 대화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는지 뒤돌아서 왕궁으로 돌아가며 말했다.


“실패하고도 보수를 받으려는 것이냐! 끌끌⋯ 이 일을 어디 가서 입도 뻥긋하지 말아라!”

“단장님, 잠시만! 잠시만!”


안젤로는 단장을 따라가는 카렌의 손목을 잡았다.


“작전을 실패했으니 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 수고비가 전부다. 이 정도의 금액이라면 3개월은 굶을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거다. 아껴쓰면 6개월은 버티겠지.”


카렌은 이 돈을 받기에는 아쉬웠다.

조금만 더 하면 에릭을 꼬실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차마 더 구질구질하게 매달릴 수는 없었다.


“미안하다. 무리한 부탁을 해서. 돌아가거라. 너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어디 가서 말하지는 말고”

“네⋯”


카렌은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갔다. 축제를 구경하거나 다음 공연준비를 하거나 그럴 의지가 들지 않았다.

더 기분 나쁜 점은 자신의 집 앞에 아델라가 서 있었던 점이었다.


“너 뭐야? 너가 우리 집을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야?”

“그⋯ 주소는 물어물어 알게 되었어. 그 어제⋯”

“됐어. 다 끝났어. 이제 다 내 알 바 아니야. 에릭을 지지고 볶든 너 마음대로 해”

“하? 그⋯ 괜찮아?”

“그거 물어보러 온 거야? 연습 안 나올까 봐? 괜찮아. 연습을 나갈 테니까. 그나마 이거라도 하는 게 돈이 되겠지. 우선 서 있기도 뭐 하니까 들어와”


남에게 보여주기 떳떳한 집은 아니었다. 모든 가구가 낡고 빛도 없는 작은 방. 카렌은 아델라 눈에서 약간의 찌푸림을 발견했다.


“왜? 이렇게 사는 거 보니까 불쾌하니?”

“아니. 먼지 때문에.”

“참 이것도 인연이다. 어떻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너한테 집을 보여줄 줄은 몰랐네”

“조금 거슬리는 게 있는데 언제쯤 선배라는 호칭을 붙일 거야?”

“내가 너보다 나이 많은 거 알고 있어? 너보다 한살이나 많아. 돈 없어서 교습소 들어가기 전에 일 했거든”


카렌이 아델라를 보았을 때 아델라는 놀라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그래 이 나이에 이런 귀여운 얼굴 가지기 힘들지. 알아 나도 나 이쁜 거. 그럼 이제 말 놔도 되지?”

“⋯ 그 에릭 일은 유감이야”

“뭐 됐어. 벌써 지난 일이야. 너도 에릭 좋아하지?”

“아니. 별생각 없어.”

“너희 가족들은 참⋯ 아니, 왕궁에 있는 사람들은 다 저런건가? 어쨌든 잘 해봐. 내 눈앞에서 꽁냥대지만 말고. 미안. 차 같은 거 대접할 형편이 아니네. 물 정도는 줄게. 오늘 좀 피곤하니까 조금 쉬다가 나가줘. 난 쉴래”

“⋯”


아델라는 아무 말도 없이 문을 열고 나갔다.

카렌은 속으로 이게 맞다고 생각했다. 오래 알고 지내면 금전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지만 카렌은 지금 당장 그럴 힘이 없었다. 그냥 다 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피곤했다.


“미안. 우리 사이를 바꾸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아.”


***


아델라는 문을 나가고도 자리를 뜰 수 없었다. 너무 쉽게 포기하는 카렌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남을 좋아하는 감정이 저렇게도 쉽게 끝날 수 있는 건지도 아직 누구를 진심으로 좋아한 적이 없는 입장에서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생각을 비우고 다시 소극장으로 돌아오니 에릭이 잠깐의 낮잠을 청하고 있었다.

마침 아델라가 돌아오는 인기척에 부스스 잠이 깬 듯해 보였다.


“지금 몇 시야? 얼마 안 잔 거 같은데?”

“응 나 가고 한 시간밖에 안됐어.”

“카렌은 만나고 온 거야?”

“응. 걱정하지 말래. 연습은 계속 참여한다고. 오히려 태연해 보였어”

“미안하네⋯”

“너도 잘못이야. 처음에 단호하게 끊어냈다면 이런 일이 없었잖아.”

“나도 이런 적이 처음이라 잘 몰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뭐 그럴 수도 있겠다. 근데 나도 오늘 처음 알았는데 카렌 많이 가난하더라. 축제 끝나면 공연 일정을 좀 잡는 게 어때?”

“아 그래? 그건 몰랐네⋯ 그러자 계획을 좀 세워보자. 새로운 인원도 좀 받고. 우리 인원은 4명이 딱 적당한 것 같아.”

“알았어. 오늘은 나 먼저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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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6. 샬롯 #6 24.08.22 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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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3. 아델라 #5 24.08.19 5 0 13쪽
24 22. 샬롯 #4 24.08.16 8 0 14쪽
23 21. 샬롯 #3 24.08.15 6 0 10쪽
22 20. 스칼렛 #5 24.08.14 5 0 12쪽
21 19. 스칼렛 #4 24.08.13 6 0 10쪽
20 19. 레오왕 #3 24.08.12 7 0 11쪽
19 18. 레오왕 #2 24.08.09 6 0 11쪽
18 17. 줄리아 #5 24.08.08 10 0 12쪽
17 16. 줄리아 #4 24.08.07 9 0 10쪽
16 15. 후야제 (2) 24.08.06 9 0 10쪽
15 14. 후야제 (1) 24.08.05 9 0 12쪽
14 13. 아델라 #4 24.08.02 10 0 10쪽
13 12. 아델라 #3 24.08.01 9 0 9쪽
12 11. 샬롯 #2 24.07.31 8 0 10쪽
11 10. 샬롯 #1 24.07.30 10 0 11쪽
10 9. 스칼렛 #3 24.07.29 9 0 14쪽
9 8. 스칼렛 #2 24.07.26 7 0 9쪽
8 7. 줄리아 #3 24.07.25 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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