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바보 아빠는 허락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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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량
그림/삽화
한이량 ( 자체 AI 병합모델)
작품등록일 :
2024.07.15 21:20
최근연재일 :
2024.08.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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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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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8. 줄리아 #7

DUMMY

“하아⋯ 하얗게 불태웠어”

“왕녀님 잘하셨습니다. 회의가 시작하기 전에 질문은 왜 하셨던 건가요?”

“귀족들에게 강하게 나갈 필요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거든요.”


안젤로는 조심스럽게 미소 지었다.


“왕녀님 근데 언제 에센이랑 그런 협의를 하셨던 건가요?”

“협의요? 안 되어있는데요? 이제부터 해야죠”

“ 당황스럽군요. 폐하가 언제까지 공석일지 모르니 이런 것에 적응해 나가야겠죠. 아 스칼렛 공주님을 에센에 남겨둬도 될까요? 지금처럼 위험한 시기에는 돌아오라고 하시는 편이 어떠신가요?”

“괜찮아요. 그냥 편지 하나만 보내줘요. 이런 일이 있을 예정이고 영 불안하면 돌아오라고요. 아버님이 쓰러지셨다는 말은⋯ 하지 말고요”


안젤로는 잠시 말이 없었다.


“안젤로?”

“아 네⋯ 잠시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그 내용은 빼서 편지를 한 통 쓰도록 할게요 왕녀님.”


줄리아는 안젤로가 나가고 잠시 눈을 감았다.

조용했다. 귓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머릿속이 수많은 말로 복잡했다. 너무 갑작스럽게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줄리아는 지금의 상황에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었다.

고요함엔 언제나 끝이 있는 법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스스로는 항상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 이게 왜”


아직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확신했다.


“와⋯”


안젤로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말렌이었다.


“뭐예요 마말렌? 남 우는 게 그렇게 구경할 일인가요? 창피하게⋯”

“아니 우는 모습이 어떻게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지? 우는 것도 막 연습하시고 그래요?”

“우는 사람에게 그게 할 소리예요? 인성에 문제 있어요?”

“아 죄송해요⋯ 조금이라도 기분을 풀어드리고 싶어서⋯”


줄리아는 마말렌에게 신경질적이었던 게 급 미안해졌다.


“슬픈데.. 엄청 슬픈데.. 그럴 시간이 없어요. 들어서 알겠지만 지금은 왕국의 위기상황이고 앞으로 바빠질 거예요. 마말렌도 앞으로 잡다한 일 말고 이것저것 중요한 일도 하게 될 거예요. 글은 이제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나요?”

“네! 단어 몇 개 틀리기는 하지만 대충 읽고 쓸 줄은 알아요!”

“잘 되었네요. 그럼 지금부터 새로운 일을 줄게요. 앞으로 제 예정된 모든 일정을 기록하고 말해줘야 해요. 저도 다 기억할 수 없거든요.”

“네! 열심히 해 볼게요”

“⋯고마워요. 작지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줘서⋯”


***


“어둡군”

“여기가 어디라고 와!”

“윽⋯ 이 손 맛은 오랜만이군⋯ 설마? 레이첼? 오 레이첼! 내가 당신을 다시 보게 될 줄이야⋯”

“아 저리 떨어져요! 징그러우니까!”

“근데 여긴 어디지? 나 죽은 건가?”

“아직 안 죽었어요. 지금 죽으면 안 되죠! 저랑 마지막 약속을 잊으신 건가요?”

“오 레이첼! 어찌 그걸 잊을 수 있겠나? 문제가 조금 있긴 하지만⋯”

“그럼 지금 당장 가서 해결할 생각을 해야죠 뭘 하고 있는 거예요!”

“알아 알아.. 갈 거야. 근데 이 시간은 두 번 다시없을 것 같단 말이오. 조금만 더 있다 가야겠어.”

“흥! 제가 먼저 갈 건데요?”

“그러지 말아 주게 레이첼. 간만에 얻은 휴가같은 것이니.”


***


며칠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었다.

뤼벡은 아직 작센을 침공하지 않았고, 레오왕은 깨어나지 않았으며, 샬롯을 찾지도 못했다.

이런 상황은 하루하루 지날수록 줄리아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왕녀님. 불안해 보이시는군요.”


안젤로는 언제나 눈치가 빨랐다는 것을 줄리아는 알고 있었다.


:“조금 불안하기는 하네요. 피난민의 관리가 잘 될지도 모르겠고 이러다가 피난민이 안 오면 그건 그거대로 또 곤란하고요. 안젤로는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왕녀님은 항상 제 의견을 물으시는군요.”

“흠⋯ 그럼 이번에도 질문을 바꿀게요. 아버님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셨을까요?”

“그건 대답해 드릴 수 있겠군요. 레오왕이시라면⋯ 어찌 되었든 작센에 소문을 퍼뜨리고 난민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레오왕께서는 보기보다 영악한 분이셨거든요.”


줄리아는 이게 안젤로의 의견인 것을 알고 있었다.


“바로 시행하죠.”

“네. 작센으로 사람들을 보내겠습니다.”


안젤로가 나가고 줄리아는 화랑에 설치된 전화기로 걸어갔다.

그때 전화 이후로 조금은 찜찜한 기분이 들어 오랜 기간 알펜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지만 한 번쯤은 해야만 했다.


“그래!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전화하는 거야! 아아⋯음⋯ 좋아!”


수화기를 들고 벨을 돌리자 잠깐의 정적이 흐르다 목소리가 들렸다.


“들리시나요?”

“네 오랜만의 통화네요. 새로운 소식이 있는지 좀 알고 싶어서 전화드렸어요.”

“그러시군요. 뤼벡의 움직임이 또 포착되었어요. 전쟁준비를 위해 보급을 확보하느라고 침공이 조금 지연되는 것 같아요. 저희 쪽에서는 침공에 확실한 무게를 두고 있는 편이에요.”

“그렇군요. 아 궁금했던 게 어떻게 일반 기업이 이런 국가적인 외교나 정치를 잘 알고 계신 거예요?”

“에센에서 저희 같은 기업들은 의회와 군부의 통제를 많이 받아요.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저희가 납품하는 차량의 대부분이 군용차이기도 하고요. 이윤을 얻는 대신 명령을 따르기도 해야죠. 예를 들면 지형조사나 감청 같은⋯”


알펜은 줄리아가 이 말의 의미를 알아차리길 바랬다.


다행히 줄리아는 이해했다. 알펜이 위험을 무릅쓰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전화기는 에센의 감청 역할까지 하고 있었고 도로를 깔며 밀레오 왕국의 이곳저곳을 조사하고 있었을 것이다.

줄리아는 에센의 대한 신뢰가 있어서였을까? 이런 부분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런 부분을 돌려서 말해준 알펜에게 오히려 고마움을 느꼈다.


“와 힘드시겠어요. 국가의 일까지 도맡아서 하시는군요. 대단하게 느껴져요.”

“대단하긴요. 곤란한 일도 많네요.”

“그럼 오늘은 이만 끊을까요? 곧 회의가 잡혀서요.”

“아 넵. 바쁘신 분의 시간을 오래 뺏을 수는 없겠죠.”

“네. 빠른 시일 내에 한번 직접 방문해 주시면 좋겠어요. 그럼 이만”


줄리아는 수화기를 내려두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때 마침 안젤로가 들어왔다. 명령을 마치고 복괴한 모양새였지만 줄리아는 입에 손가락을 가져다 데며 조용히 할 것을 명령했다.

그리고 옆에 있는 펜과 종이를 들고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이 수화기는 도청당하고 있어요]


안젤로는 약간 놀라는 표정이었다. 줄리아는 다른 종이에 글씨를 또 쓰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이걸 없애지 않을 거예요. 분명 이용할 일이 생길 거예요.]


안젤로는 고게를 끄덕였다.


[앞으로 서로의 암호를 만들어요. 제가 머리카락을 넘기고 왼쪽귀를 만지면 사실을 말해주고, 오른쪽 귀를 만지면 거짓말을 해 주면 돼요.]


안젤로는 고게를 끄덕였다.


[에센도 알만한 정보로 연습해 볼까요?]


줄리아는 펜과 종이를 내려두었다. 그리고 머리카락을 넘기고 왼쪽 귀를 만졌다.


“아 안젤로 오셨군요! 무슨 일 때문에 오신 거죠?”

“네 왕녀님이 말씀하신 명령은 수행했습니다. 듣다 보니 작센과 뤼벡 국경 쪽에는 뤼벡이 공격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벌써 퍼져있는데 저희 국경 쪽에는 전혀 들은 바가 없는 듯합니다.”

“아마 이단탄압 때문에 마을 간의 이동이 거의 없을 거예요. 그럴 확률이 높겠죠.”

“흠⋯ 다른 소식은 없나요?”


줄리아는 머리를 다시 넘기고 왼쪽 귀를 만졌다.


“작센의 구교 고위층이 수도를 버리고 도망쳤다고 합니다.”


예상했던 일이었다. 줄리아는 머리를 다시 넘기고 오른쪽 귀를 만졌다.


“샬롯에 대한 새로운 소식은 없어요?”

“네 아직 찾지 못했어요”


줄리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분명 거짓을 의뢰했는데? 안젤로가 이걸 놓쳤을 리가 없었다.


“그렇군요. 안젤로. 잠깐 따라와요”

“네”


줄리아는 안젤로를 이끌고 개인실로 들어갔다.


“샬롯을⋯ 찾았어요?”

“네 작센에 새로 보낸 병사 한 명이 직접 만나 뵙고 왔어요. 근데 조금 문제가 있어요.”

“무슨 문제가? 설마 부상을 입었다거나⋯ 설마 죽었다던가⋯”

“아니요. 샬롯 공주님께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으신다고 하네요”

“네? 설마! 전쟁이 날 거라는 걸 전달하지 않은 것 아닌가요?”

“아니요. 그 내용은 확실하게 전달되었을 거예요. 다만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하셨어요.”

“대체 그 해야 할 일이라는 게 뭐길래! 명령이에요! 당장 끌고 와요!”

“네⋯ 강제로라도 데리고 올게요. 그래도 다행입니다. 무사하신 건 확인되었으니까요.”

“그렇긴 하네요. 분명해 그 성직자라는 남자의 꼬임에 넘어간 게 분명해!”

“풉”

“안젤로! 지금 이 상황이 웃겨요?”

“아버님을 닮아가시네요.”

“제가요? 제가? 하⋯ 생각해 보면 닮아가는 것 같기도 하네요⋯. 하 이 자리가 문제였어!”

“아뇨. 왕녀님이 그만큼 동생을 아끼시는 것이겠죠 돌아오면 아버님처럼 호통 한번 처 주시죠.”

“그래야겠어요. 이제 착한 언니는 없어요.”


줄리아는 속으로는 엄청 기뻤다. 동생이 무사하다는 말 만으로도 우선은 안도할 수가 있었다.

아버지를 볼 면목이 생겼다. 그것 만으로 충분했다.


***


“아니! 언제까지 제 무릎에 있을 거예요! 무거워요!”

“무겁긴! 레이첼! 지금 나는 영혼이지 않은가! 오랜만에 뜨거운 밤을 보내야겠군!”

“아니 지금 그럴 정신이 있어요! 샬롯이 실종되었다면서요!”

“허허 레이첼 그거 아는가? 나는 당신이 떠나가고 나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죄책감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어.”

“알아요 당신 힘들었다는 건 당연히 알고 있어요.”

“근데 왜 이리 매정하게 구는 건가!”

“다시 기회가 있을 테니까요”


***


“왕녀님 레오왕께서 눈을 뜨셨습니다!”

“네? 역시 금방 일어나실 줄 알았어요. 안젤로 바로 가요!”


줄리아는 바로 레오왕의 침실로 뛰어 이동했다.

레오왕은 눈을 떴지만 상태가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잠깐 기대했던 자신이 바보 같았다.


“아버님! 의사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천천히 회복 중에 있어요 왕녀님. 지금은 말도 못 하시지만 천천히 상태가 호전될 거예요. 정신은 돌아오셔서 보고 들을 수는 있어요.”

“고마워요. 잠시만 다들 자리를 비켜주실래요? 아버님과 둘이 있고 싶어요.”


줄리아는 모두가 나간 걸 확인하고 옆에 있는 의자를 끌고 앉아 레오왕의 손을 잡았다.

손은 차갑지 않았다. 사람의 온기가 그대로 느껴져서 따듯했고 미약하게 피가 흐르는 박동 또한 느껴졌다.


“아버님. 마음이 통했나 봐요⋯ 오늘 마침 샬롯을 찾아냈어요. 무사하다는데 샬롯 본인이 아직 돌아오고 싶어 하지 않아 해요. 이유를 모르겠어요. 안 좋은 소식도 있어요. 뤼벡이 작센을 침공하려고 한데요. 금방이라도 전쟁이 날 것 같아서 불안해요. 제가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귀족들하고 대화하는 것도 무섭고 누군가가 나쁜 마음을 품지는 않을까 항상 걱정이 돼요⋯”


레오왕은 미동이 없었다.


“솔직히 조금 버거워요. 마음이 너무 힘들어요. 옆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고 사람도 믿지 못하겠고 무엇보다 제 선택으로 잘못된 결과가 나올 것 같아서 무서워요⋯ 아버님⋯ 아니 아빠는 어떻게 이 무게감을 이겨내신 건가요”


줄리아는 눈물을 한 방울씩 흘리다가 큰 소리를 내어 울었다.


“흐아아앙⋯. 아빠⋯ 저한텐 아직 무거워요. 멋진 언니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지쳤어요. 아직⋯ 아직⋯”


레오왕의 다시 감긴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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