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파티의 장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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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량
그림/삽화
한이량 (자체 AI 병합모델)
작품등록일 :
2024.07.15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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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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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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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파티 구인하는데요? (1)

DUMMY

“자! 셋 하면 시작합니다! 하나! 둘! 셋!”

“우와아아!”


벽으로 둘러싸인 마을 전체에 밝은 빛이 켜졌다.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이 마나 가로등들은 병사들 중 훌륭한 장인의 마나를 보유하고 있던 2명이 마나수정을 계속해서 채워나가며 거리에 빛을 밝힐 것이다.

가로등이 빛을 밝힌 것을 기념하여 오늘은 대륙에 도착한 후 처음으로 축제가 열렸다.

나와 헤일리, 단장은 음식과 조금의 맥주를 가지고 벽 위에 걸터앉아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헤일리는 펼쳐진 풍경에 감동을 먹은 듯했다.


“너무 아름다워⋯”

“그러게. 우매한 주민들이 저런 하급기술을 신기해하는 걸 보니까 색다르네? 뭔가 하찮은 걸 내려다보는 느낌, 꽤 괜찮단 말이야?”

“루크 네 녀석⋯ 글러먹은 생각이지만 오래간만에 나와 마음이 맞군. 뭔가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정복감은 기분이 좋지.”


헤일리는 우리 둘을 혐오하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이후 생긴 잠깐의 침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헤일리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나에게 물었다.


“루크, 이제 이 마을을 슬슬 떠날 때가 되지 않았을까?”

“가야지. 여기 있던지도 벌써 한 달쯤 된 것 같은데? 이 정도면 우리가 없어도 잘 살아갈 거야.”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루크 너 좀 신기하긴 했어. 처음에 장인이라는 게 그냥 물건만 강화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정말 많은 걸 할 수 있었구나.”

“뭐 원래 대부분 물건만 강화해. 근데 마나가 엄청 많아져서 가능한 거야.”

“그때 그 각성 그것 때문이지?”

“응 맞아.”


단장의 귀가 갑자기 움찔했다.


“루크 네놈! 나도 각성시켜 주거라!”

“안돼⋯ 단장은 알면서 그래! 그거 하다가 헤일리 아빠가 돌아가셨잖아⋯ 단장이 강해지고 싶은 건 알겠는데 나 자신이 없어.”


갑자기 분위기가 침울해졌다.


“미안하다.”

“괜찮아 근데 정 미안하면 저기 가서 맥주나 더 가져와줘.”

“크흡⋯ 알았다.”

“오 고분고분 말 잘 듣네?”


단장은 벽을 미끄러져 내려갔다. 벽 위에는 헤일리와 나 둘만이 남았다.

아름다운 풍경에 어두운 하늘에 달빛까지 비치니 뭔가 이상한 기류가 느껴졌다. 실수였다. 단장을 혼자 보내는 것이 아니었다.

헤일리도 이 기류를 느낀 것인지 목이 타는 느낌이 들었나 보다. 맥주를 갑자기 들이켰다.

뭔가 아무 말이라도 꺼내야 했다.


“아! 헤일리 그럼 그 편지는 엄마한테 보내는 거였어?”

“응 맞아.”

“흠 아빠에 관한 이야기를 적은 건가? 무슨 내용이 있었는지 물어봐도 돼?”


헤일리는 죽은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맞지? 너 알면서 물어보는 거지? 기억 삭제 안된 거지?”

“뭐?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닌가 보네? 후우⋯ 그래도 언젠가는 물어볼 줄 알았어⋯ 루크, 너 천사님이 이어둔 빛의 실이 뭔지 알아?”

“나야 잘 모르지. 근데 멀리 떨어지면 두통이 생기는 걸로 봐서는 좋은 것 같지는 않아⋯”

“아니야, 좋은 거야. 평생 실이 이어지지 않는 사람들도 있거든.”

“뭔데 그래? 뭐 잡히지도 않고 마법 같아 보이지도 않고 진짜 궁금해 죽겠어! 편지에 그런 내용을 적은 거야?”

“나도 천사님한테 속아서⋯ 미안해서 언젠가는 말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긴 했어.”

“뭐야? 미안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거야? 말해줘. 가볍게 넘길 문제는 아닌 것 같아.”

“⋯후 알았어. 그⋯ 아ㄱ⋯”

“뭐? 제대로 말해줘!”

“몰라!”


헤일리는 나를 벽에서 밀쳤다. 나는 데굴데굴 굴러 떨어졌다.

내가 떨어지는 걸 보더니 헤일리는 벽을 따라서 도망쳤다. 마침 양손에 맥주를 들고 오던 단장은 이 모습을 보며 웃겼는지 뿜었다.


“푸하하. 루크 또 헤일리한테 몹쓸 짓을 한 것이냐? 아카데미에서의 소문은 들었다. 여성에게 너의 감정을 강요하는 건 좋지 않다. 루크”

“뭐래 단장! 그런 거 아니거든? 아무 짓도 안 했는데 밀쳤어. 아이고 아파⋯”


나는 성벽 아래에 대자로 누웠다. 별과 달이 너무나도 밝게 보였다.

단장도 맥주를 땅에 두고 내 옆에 누웠다. 단장의 풀어진 모습을 보는 것은 처음인 듯했다.


“평화롭지 않느냐? 나도 가끔 생각한다. 이런 평화가 계속되었으면 하고. 나 같은 군인이 필요 없는 세상이 올 수 있을 것 같으냐?”

“으⋯ 오늘 단장답지 않게 오글거리네? 설마! 나한테 플러팅 하는 거야? 그런 오글거리는 말을 하면 분위기가 달달해지면서 내가 넘어갈 거라 생각한 거야? 틀렸어. 단장은 단장이니까 실격이야.”


단장은 내 얼굴을 꽉 잡고 맥주를 코와 입에 부었다.


“켁켁⋯ 콜록콜록⋯ 봐봐! 이러니까 실격이야!”

“네놈이랑 감성적인 이야기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군. 뭐⋯ 그래서 네놈이 좋은 걸 수도. 같이 있으면 재밌고 마음이 편해지지. 북부 변방에 있을 때 항상 느껴졌던 긴장감 같은 것도 없어지고. 참 신기해?”

“뭐야 나 좋아하는 거 맞네⋯ 미안 단장. 나에게는 공주님이 있어”

“그런 의미의 좋아함이 아니다 루크. 오래 동료로 함께 했으면 좋겠구나. 쉬거라.”


단장은 짧은 대화를 끝으로 남은 한잔의 맥주와 누워있는 나를 두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맞다. 이 사람들은 내 동료들이다. 평생 느껴본 적 없는 동료라는 느낌. 매일같이 투닥거리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는 듯 한 그런 느낌.

길거리 출신의 혼자 살아가던 나의 세계에 처음으로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나는 누워서 혼자 조용히 말했다.


“단장, 헤일리. 오랫동안 함께하자.”


그리고 벌떡 일어나서 주변을 돌아봤다. 후우 다행이다. 아무도 없었다.


***

다음날 일찍 나는 중앙홀에 단장과 헤일리를 불렀다.

단장은 숙취가 조금 있는 듯 보였다.


“거 거! 단장답지 않게 술을 뭘 그렇게 많이 마셨데?”

“⋯미안하다 웁! 후우⋯ 괜찮다. 정신은 멀쩡하니. 그래서 왜 불러 모은 것이냐.”

“그래 우선 시작할게. 이제 우리도 여기를 떠날 때가 된 것 같아.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건지 그걸 말해주려고 불렀어.”


헤일리가 손을 들고 물었다.


“루크 네 말은 어느 과거로 갈지 결정했다는 거야?”

“맞아. 역시 헤일리 똑똑해. 이거 봐봐”


나는 테이블에 주민들이 그간 근처를 개척하면서 만들었던 지도를 폈다.


“자 여기가 그때 우리가 탐험했던 던전이야. 그리고 우리의 첫 목적지는 여기서 서쪽으로 한 10킬로만 더 가면 있어. 가깝지?”

“여기에 뭐 있어? 여기로 결정한 이유가 뭔데?”

“음⋯ 내가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우리가 아무리 강해진다고 하더라도 결국 과거에 엄청 센 사람들보다는 약할 것 같단 말이야? 나는 두 명의 용사의 마법을 봤어. 우리들은 진짜 애기들이라니까? 그래서 내가 생각한 게 과거로 돌아가서 역사책에 적혀있는 불운의 용사들을 데려가서 과거를 바꾸게 하는 거지!”

“왜 하필 불운의 용사들이야?”

“너무 많은 활약을 한 용사를 데려가면 미래나 과거가 어떻게 바뀔지 몰라. 그들은 그들이 활약한 대로 내버려 두고 정말 운 없게 죽었거나 팔다리를 잃어서 은퇴했거나 그런 사람들을 추려봤어.”

“오호⋯ 루크 네놈⋯ 정말 좋은 생각을 했구나.”

“후훗. 어쨌든 그래서 우리 처음 목적지는 1212년 너츠마을이야. 용사할배의 사건집에서 봤는데 여기서 타히르라는 큰 도끼를 쓰는 영웅이 밤에 여관방에서 암살당했다는 기록이 있어. 우리는 이 타히르가 죽은 후랑 죽기 직전으로 이동할 거야. 체크포인트는 이 마을에 큰 물레방아가 있었다고 하니까 그걸 기준으로 이동할 거고.”

“흐음⋯ 근데 왜 암살당한 거지? 책에 그런 내용은 없느냐 루크?”

“아쉽게도 구체적인 내용은 없어 단장. 과거의 용사파티가 이 사람을 잠깐 만나기로 했던 거여서 간단한 내용밖에는 적혀있지 않아. 구체적인 것들은 우리가 직접 가서 알아봐야지. 어쨌든 이 사건을 막고 타히르라는 사람을 우리 파티에 가입시키자.”

“근데 꼭 이렇게 죽기 직전으로 가야 하는 이유가 있나? 더 먼 과거로 가면 안 되는 건가?”

“우선 먼 과거에는 타히르가 어디 있는지 모르잖아? 그리고 나도 확신은 못하겠는데 만약 죽음의 원인을 방치하면 그 원인은 계속 남아있을 거 아니야? 그게 미래를 또 어떻게 바꿀지 모르겠어. 확실하게 사건이 일어날 때 싹을 잘라내야지”

“흠⋯ 그렇군. 많이 생각했구나 루크.”


단장과 헤일리는 이 계획에 나름 만족한 것처럼 보였다. 그중에서도 헤일리는 상당히 즐거운 표정이었다.


“재밌어 보여! 탐정이 된 것만 같아.”

“나도 재밌어 보이는데 그래도 너무 복잡한 일만 아니면 좋겠어. 어쨌든 내일 아침에 출발하자. 단장 지금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아서 못 갈 것 같아.”

“미⋯ 미안하다.”

“오케이 회의는 여기까지!”

“잠깐 루크, 레플리랑 칼리스토도 데려가는 게 좋지 않아? 적어도 레플리만이라도⋯”


헤일리는 말하면서도 단장의 눈치를 봤다.


“나도 데려갈까 생각했는데 여기도 마물이 많다 보니까 둘은 남아있는 게 날 것 같아. 헤일리. 이 시간여행의 가장 큰 단점은 우리가 없는 시간과 장소에는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한다는데 있어. 그것도 어떻게 바뀔지도 확실하지 않아. 그렇기에 혹시 모르는 상황에 돌아오기 위해서는 강한 사람 한두 명은 꼭 있어야 해.”

“그렇구나. 그럼 둘이랑 마지막으로 인사를 해야겠네”

“그래. 그게 좋을 거야. 그럼 이만 해산하고 내일 여기서 보자.”


우리는 중앙홀을 나갔다. 다들 각자 사람들과 인사를 하러 가고 나는 새로 만들어진 대장간에 방문했다.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마나주입이 가능한 두 명의 새로운 장인 후보들을 뽑았고 내 제자로 삼았다.

그 둘은 열심히 망치를 두드리고 있었다.


“보스! 오셨습니까!”

“보스! 시키신 대로 강화를 연습하고 있었습니다!”

“어 그래. 강화는 성공했어?”

“그게⋯ 어렵습니다. 마나의 형상을 유지하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계속 연습해 둬. 나중에는 여기 있는 사람들의 모든 장비들을 강화해 줘야 할 테니까.”

“저희⋯ 둘이서요?”

“그럼! 아니면 새로운 장인을 구해오든가! 켈켈!”

“보스는 악덕 보스이군요! 월급도 없고! 그렇다고 밥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


월급? 생각해 보니까 아직 이 마을에 시장의 개념이 정립이 안되었다 보니 화폐가 없었다. 블랑이 아닌 새로운 화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근처에 있는 종이를 주워다가 혓바닥이 강조된 내 얼굴이 박힌 문양을 그렸다. 그리고 빠르게 금형 한 개를 만들어 동전을 몇 개 찍어냈다.

내 얼굴과 혓바닥이 잘 박혀 있었다.


“자 이건 우리의 새 화폐야. 여기 적힌 비율대로 구리랑 니켈을 섞어서 동전을 찍어내면서 강화 연습을 해. 강화가 성공한 건 칼리스토에게 주고. 장인이 너희 둘이 전부니까 강화가 된 걸로 위조화폐를 쉽게 구분할 수 있을 거야.”

“역시 보스 현명하십니다!”

“좀 더 챙겨주라고 이야기해 둘 테니 만들어진 거 막 훔치고 그러면 안 된다? 너희는 집중 관리되는 공무원인 거야.”

“넵! 감사합니다 보스! 명심하겠습니다!”


나는 동전 몇 개를 챙기고 쿨하게 대장간을 떠났다.

아마 이제 이 화폐가 유통되면 내가 대륙의 영웅으로 기억될 것이다. 생각만 해도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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