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파티의 장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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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량
그림/삽화
한이량 (자체 AI 병합모델)
작품등록일 :
2024.07.15 21:39
최근연재일 :
2024.09.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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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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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장인대회 참여하는데요? (1)

DUMMY

“이제 출발할까?”

“가자꾸나. 이번에는 가는 길에 특별한 일이 없었으면 좋겠구나.”


우리는 왕도로 출발했다.

펜 하버와 왕도 간에는 왕복하는 마차가 많아서 이번에는 편하게 마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었다.

작은 마차에는 10명 정도 사람이 함께 탔는데 같이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허리춤에 망치를 차고 있는 장인들이었다.

나는 눈치를 보며 단장에게 귓속말로 속삭였다.


“와 다 장인들이네⋯ 대회가 정말 엄청 큰가 봐”

“흠⋯ 그런가 보구나. 결과는 어찌 되었든 배울 기회가 많겠군 루크.”

“응 그럴 것 같아. 단장도 엄청 강해지고 와.”

“그래야지. 도시에 도착하면 용사 이자벨을 찾는 것만 조금 도와주길 바란다. 어쨌거나 헤일리 너는 성당에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러 가는 것이냐?”

“음⋯ 모르겠어요. 천사님이 말을 안 해 주세요. 계속 비밀이라고만 하고⋯”


뀨가 머릿속에 울리는 말로 나에게 말했다.


“칫, 역시 천사들은 믿을 수가 없어. 겉과 속이 다른 더러운 놈들. 인간들에게 뽑아먹을 건 다 뽑아먹고 기생충 같은 놈들이다. 하르마게돈 때 싸그리 죽었어야 했는데⋯”

“뀨 왜 그래⋯”


그때도 느낀 거지만 뀨는 천사들에 대한 상당한 증오를 가지고 있다. 동시에 인간들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호의를 가진 느낌이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차는 출발했다.

생각보다 긴 거리였기에 먹고 자고를 반복하고 탑승객들은 심심했는지 마차에 있는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맞은편에 있던 장인이 나를 보더니 말을 걸었다.


“어이 형씨, 형씨도 장인대회에 참여하는 건가?”

“그럼요. 8강 망치는 제겁니닷!”

“하하하! 좋은 패기야. 외곽 출신인가 보네 출세욕보다는 망치를 원하는 걸 보니.”

“뭐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요. 왜요? 아저씨는 이름 날려서 출세하시게요?”

“뭐 그렇지. 요즘 왕국에 게이트가 많이 나타난다 그래서 이번엔 본선만 진출해도 수십 개 마을에서 찾아올걸? 이주비가 두둑한 마을을 골라서 가야지.”


어느 도시나 마을을 가도 장인 한 명씩은 꼭 필요했다.

이 왕국은 실력 좋은 장인을 찾아서 이주를 지원하며 동시에 마을끼리 경쟁하는 구조인 것 같았다.


“맞아 형씨! 근데 그 망치 못 얻을 수도 있을걸?”

“네? 왜요? 엄청난 장인이 참가한데요? 세계최강 장인은 벌써 만나봤는데?”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이번에 [괴도 네일]이 경고장을 보냈다고 소문이 돌던데? 장인대회 깡그리 털어갈 거라고”

“도둑질을 예고하고 한다고요?”

“흠⋯ 어쨌든 뭐 알아두라고”


우리는 여러 장인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장장 10시간이 걸려서 우리는 왕도에 도착했다.


***


왕국은 장인대회에 진심이었다. 이곳저곳 홍보 포스터가 붙어있고 시민들도 상당한 관심을 가진 느낌이었다.

이 도시의 건물들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상당히 현대적이면서도 퀄리티가 높은 건물들은 실력 좋은 장인들이 있음을 증명했다.


“흠. 정말 대회가 큰가 보군. 루크, 이 도시에 얼마나 있을 예정이지?”

“뭐 장인대회 끝날 때까지 난 한 5일이면 충분하지만 뭐 일주일만 있을까?”

“일주일이라. 알았다. 오늘 이자벨 양을 찾는 것만 도와줘라. 그 후 일주일 후에 여기서 보도록 하지.”

“잠깐 단장, 한 가지만 기억해 줘. 이자벨 할매를 만나면 어제 들었던 마나침식 관련된 건 그 사람한테 말하지 않는 걸로. 역사가 바뀌어 버릴 수도 있을 것 같아.”

“알았다.”


우리는 이곳저곳을 수소문해 봤지만 용사 이자벨을 찾을 수 없었다.

이 넓은 왕도에서 찾기는 쉽지 않았을뿐더러 아직 왕도에 도착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었다.


“헤라언니, 시간이 너무 늦었어요. 저희 아직 짐도 못 풀었어요.”

“아⋯ 그래. 오늘 같이 찾아줘서 고맙다. 오늘은 각자 숙소를 구하도록 하지. 이자벨은 내일부터 나 혼자 찾아보겠다.”

“아니에요 언니, 저도 성당에서 오래 걸릴 것 같지는 않으니 내일 도와드릴게요.”


우리는 각자 숙소를 구했다.

헤일리는 성당과 가까운 곳에, 단장은 7일 후에 우리가 다시 만날 광장, 나는 장인대회가 열리는 위치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나는 내일은 접수가 끝나면 대회준비를 조금 해 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


헤라는 숙소에 들어갔다. 3 등분한 돈은 그렇게 많지 않았기에 허름한 여관방을 쓸 수밖에 없었다.

숙소는 방음이 잘 되지 않았다. 옆방의 소리와 건물 밖에서의 사람들의 대화소리까지 전부 들렸다.

헤라는 이 짜증 나는 숙소에 있기도 싫었고 최근의 사건들로 머릿속도 복잡했기에 근처 주점에서 맥주나 한잔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다.


“후⋯ 오후 내내 돌아다녔는데 허탕이라니⋯ 병사를 풀어서 찾을 수도 없고⋯ 어떡한다?”

“맥주 나왔습니다!”


귀여운 소녀가 맥주를 금방 들고 왔다.


“잠깐, 혹시 큰 대검 가지고 다니는 여성을 본 적이 있나?”

“음⋯ 없는데요? 근데 사람을 찾는 거면 저기 왼쪽 골목길에 유명한 점술사를 찾아가 보시는 게 어때요?”

“그런 미신 같은 걸로 사람을 찾을 수 있을 리가⋯”

“아니에요! 진짜 유명해요. 뭐 점술이 아니라 마법이라고 하던데? 대신 대가가 좀 이상해요.”

“대가? 그 말인즉슨 돈 말고 다른 걸 받는다는 건가?”

“네. 하나같이 뭘 대가로 줬는지는 말은 안 하던데⋯ 근데 방문한 사람들 모두 좋다고 하던데?”

“흠⋯ 참고하지.”


헤라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내일 아침에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헤라언니! 저 왔어요!”


이른 아침부터 헤일리가 숙소로 방문했다.

언제나처럼 부지런하고 착한 동생이다.


“아 헤일리. 오늘 아침은 우선 방문해 볼 곳이 있다.”


헤라와 헤일리는 점술사가 영업한다는 건물 앞에 섰다.

너무 상업적인 느낌이 강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지만 반신반의하며 들어가 보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하암⋯ 이런 이른 아침부터 손님이⋯ 뭐! 뭐야! 나가!”

“네?”

“너 말고 너 뒤에 있는 하얀 머리 당장 나가!”

“네 저 왜요?”


점술사가 무기까지 잡으러 가려고 하자 헤일리는 도망치듯이 건물을 나오며 헤라에게 말했다.


“언니 밖에서 기다릴게요!”


헤라는 동료가 쫓겨난 것이 조금 화가 났지만 손님의 입장에서 이 상황에 적대할 수는 없었다.


“왜⋯ 저희가 뭐 잘못한 것이 있나요?”

“어딜 더러운 걸 등에 메고 와?!”

“혹시 천사를 말하는 건가요?”

“으윽⋯ 그 더러운 놈들 이름은 입에 담지도 말라고! 네년도 알고 있었구먼?”


헤라는 점술사가 왜 천사를 싫어하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마침 루크가 데리고 다니는 멍멍이도 천사를 싫어하는 느낌이라 뭔가 조금 더 깊게 알고 싶었다.


“천사를 왜 싫어하는 거죠?”

“그 망나니 같은 거짓말쟁이들을 좋아할 수가 있나!”


그때 헤일리가 다시 들어오며 마법을 준비하며 소리쳤다.


“헤라언니 조심해요! 천사님이 그놈은 악마래요! 그것도 인간의 몸을 뺏은 아주 나쁜 악마!”

“치잇!”


점술사도 무기를 꺼내 들었다.

순식간에 헤라를 가운데에 두고 대치상황이 만들어졌다.


“다들 잠시 멈춰! 헤일리, 넌 우선 나가있어.”

“그⋯ 그렇지만”

“여긴 도시 한가운데다. 시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헤일리는 끝까지 경계하며 문을 나섰다.


“너도 무기를 내리고 이야기를 좀 하지. 싸우러 온 게 아니니까. 왜 그렇게 천사들을 싫어하지?”


점술사는 무기를 내렸다.


“너네가 조금만 경험해 보면 알걸? 그놈들은 지들 맘대로 사람한테 붙어서 한껏 도와줄 척은 다 하다가 목적을 달성하면 지들 맘대로 떠나버리지. 책임감이나 약속 같은 건 그놈들에게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절대 믿을 수 없는 종족들이지.”

“그럼 너네는 믿을 수 있고?”

“그럼! 우리는 [계약]이라는 것을 하고 그 계약을 끝까지 지키니까.”

“그 계약이라는 걸 하다가 그 몸의 주인도 네놈에게 몸을 뺏긴 거 아닌가?”

“이 계약은 합리적이었어! 이 몸의 원래 주인은 자신의 목숨으로 애인의 목숨을 살리고 싶어 했고 자신의 몸을 넘기는 대가로 여러 조건을 덧붙였지.”

“그 조건이 뭐지?”

“지금 내 아내가 그가 살린 애인이야. 그녀가 죽을 때까지 난 이 점술사 짓을 해야 해.”


헤라는 순간 악마의 계약이 조금 합리적이면서도 믿을만하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에게 점을 봐주고 무엇을 뺐었지?”

“뭘 뺏어! 계약이라니까! 이게 다 편견이야! 악마는 무조건 나쁘다는 편견! 몇몇 악마는 계약을 불공정하게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악마들은 착하다고!”

“흠⋯ 그럼 다시 묻지. 점을 봐주고 무엇과 교환했지?”

“뭐 별거 아니야, 아내를 찾아주고 탈모를 준다던가 자손을 만들어주고 그 이후는 고자로 만들어버린다거나 그런 거?”

“이 악마! 머리카락을 뺏다니! 네놈들은 쓰레기야!”

“봐봐! 인간들은 가진 걸 잃는 것을 말도 안 되게 싫어해. 다들 동의한 거라니까? 탈모가 생긴 사람은 어차피 탈모가 진행 중이었고 자손이 필요한 사람은 더 이상의 자녀계획이 없었다고!”


헤라는 곰곰이 생각했다. 계약이 공정하다면 악마와의 계약은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그래. 결정했어. 나랑 계약 하나 하지. 사람을 찾고 있다. 이자벨이라고 큰 대검 들고 다니는 여성 용사다. 만날 수 있는 시간과 위치를 알고 싶다.”

“흠⋯ 잠시만?”


점술사로 포장한 악마는 눈을 감았다.


“와 이 사람은 거물이네. 내 계약 조건을 말할게. 내 조건은 너가 한 시간 동안 이 건물 밖으로 나가지 않고 여기서 기다리는 거야. 그러고 나서 저 밖에 하얀 머리한테 말로 큰 상처를 한번 주면 돼.”

“뭐? 그렇게 간단하다고? 뒤의 추가조건은 네놈의 사심이 들어간 것 같다만⋯ 계약에 동의하겠다.”

“그래? 그럼 여기에 서명해. 한 가지 말해주면 너가 이 건물을 나갈 때부터 이 계약에 대한 내용을 외부로 발설하거나 계약을 이행하지 않으면 얻은 모든 건 없어져 버릴 거야. 너의 경우라면 이자벨을 왜 찾는지,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그리고 이 가게와 나에 대한 정보 모두.”

“[악마랑 계약했다] 이런 말도 안 되나?”

“뭐 내가 악마라는 건 다 모르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 구체적으로만 말하지만 마. 특정해서 악마인 [나랑] 계약했다고 이렇게만.”


헤라는 종이에 서명을 했다. 그러나 서명을 한 후에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자 서명했다. 이제 뭘 하면 되지?”

“앉아 있어. 이자벨은 이 가게로 올 거야. 내가 약 올리면서 불렀거든.”

“일 한번 편하게 하는군”

“효율적으로 하는 거지. 그리고 밖에 천사 놈도 다리 아프게 한 시간씩이나 기다리게 만들 수도 있고! 크하학! 너무 즐거워! 뭐 커피라도 좀 줄까?”


헤라는 속으로 악마는 역시 악마다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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