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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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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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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70. 불한이율不寒而慄 1

DUMMY

‘견혈봉생?’

옆에 있던 무쌍은 중얼거리며 뜻을 헤아렸다.

‘한 방울의 피로 삶을 막는다?’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스승님. 누군데 이리 놀라십니까?”

그는 스승에게 물었다.

“성수곡에는 약뿐 아니라 독을 연구하는 의원이 적지 않다. 그중에 독에 미친 자가 있었다. 그자는 약도 독으로 규정하고 만물을 독의 관점으로 살폈다. 종국에 가서는 넘지 말아야 할 선까지 넘어 버렸다.”

“지나쳐다 하심은?”

“사람을 살려야 할 의원이 사람에게 독을 실험하니 그는 의원이 가질 자격을 잃었다.”

스승은 눈앞에 욕먹을 자가 있는 것처럼 강개했다.

“그렇군요.”

무쌍이 그도 모르게 수긍했다.

“또 실험을 통해 만든 독을 강호에 퍼트렸다. 죽은 자가 물경 천을 헤아렸고. 후우.”

이연태는 그가 죄를 진 죄인인 양 한숨을 내쉬었다.

“스승님께서 자책할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무쌍은 의혹이 들었다.

“내가 말이다. 그 쳐죽일 인간이 동무라고 이것저것 가르쳤더랬다. 심성이 올곧지 않아 성수곡에 들이지 않았어야 했는데.”

“지난 일을 들추고 난리요. 그 인간이 의술에 천부적인 소질을 가져 전대 곡주가 제자로 받아들이신 것이지.”

하성한이 애써 이연태를 위로했다.

“그래도 첫발을 잘못 내딛을 때 말렸어야 했어. 아니면 독에 미쳤을 때.....,”

화가 난 이연태였지만 차마 끝까지 말을 다 잇지 못했다.

“그 사람이 도대체 누구예요? 설마 독마라도 돼요?”

“그 설마가 맞다.”

“네!”

무쌍은 하성한이 긍정하자 눈을 크게 떴다. 마교 교주만큼이나 섬뜩한 이름 독마가 나왔다.

“너도 그에 대해서 들어봤구나.”

“들어봤지만, 하더라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도대체 독마는 어떤 사람입니까?”

스승이 묻자 무쌍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들은 강호에서 독마는 무참한 이름이다. 그와 연관되어 문파나 방파가 멸망했다는 말을 열 번도 넘게 들었다.

“사람의 죽음에는 예고가 있다. 알고 있느냐?”

그러자 하성한이 나서서 무쌍에게 물었다.

“예고요?”

무쌍이 반문했다.

“무림인이 칼로 쌈박질을 하다가 죽던, 환자가 몸이 아파 죽든 다 전조 현상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독마를 만나면 그런 것이 없다.”

“대충은 알겠는데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길가다가 혹은 자거나 밥 먹다가 영원히 숟가락을 놓는다고 생각하면 이만큼 허망한 일이 있겠느냐? 독마와 척을 지면 기필코 이런 일이 생긴다.”

“허-.”

그런 상황에서 사람이 죽는다니 이해가 안 되는 무쌍이다.

“문제는 누가 독마인지 모른다는 점이지. 독마는 말이야. 한 달 전 만났던 상인일 수도, 방금 옆에서 식사를 한 식당 손님인지 알 수가 없어. 그만큼 그의 독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했다네.”

“.....,”

무쌍은 하성한의 말을 듣고 몸이 굳었다. 그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독을 쓰는 것과 역용술이 대단한 사람이군요.”

“호오. 내 말에서 단번에 역용이 뛰어난 것을 알아내다니.”

“이 녀석 잔머리 하나는 천하제일일걸.”

하성한의 말에 이연태가 제자를 이상하게 추켜세웠다.

“스승님. 그건 잔머리가 아니라 스승님 가르쳐주신 입상진의에 입각한 추리라고 하는 겁니다.”

무쌍이 웃으며 말했지만, 눈빛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독마의 무공이 일류에 불과하단 점이다.”

하성한이 이어 말했다.

“독을 의지대로 사용하면 의학 역시 극에 달했을 텐데.., 스스로를 벌모세수해 절정에 올라서야 정상인데?”

무쌍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독마. 아니 윤상렬은 언청이며 어려서 기흉氣胸이 심해 죽음을 달고 살았다. 지금은 고쳤지만 말더듬이였었다.”

하성한이 무쌍의 혼잣말을 듣고 독마의 단점을 들춰냈다.“

“이제 독마 이야기는 그만하자.”

이연태가 무쌍을 보며 고개를 젓었다. 그는 지난 이야기로 감정을 소모하기 싫었다.

“스승님. 사문에서 독마의 행방을 들고 임무라 가져오셨습니다. 틀림없이 그를 제거하나 제압하라는 것인데 이럴 때는 고양이 손이라 빌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

무쌍이 가슴을 내밀었다.

“허허허. 지금 네가 고양이 손이라 자처하는 것이냐? 따라가겠다고 어림도 없는 소리다.”

이연태가 딱 잘라 반대 했다.

“제법 사는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윗입술이 고양이나 개처럼 째진 장애를 가졌으니 가족 중 누군가 아이를 쳐 죽이려고 때렸습니다.”

무쌍이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를 했다.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흐음. 그냥 놓아둬 보시죠. 너는 계속 말해 보아라.”

이연태가 불쾌한 표정을 지었지만, 하성한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아이는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았지만, 폐에 구멍이 났습니다. 일종의 천형이 생긴 셈이죠. 다행히 버려지지 않았지만, 삶이 순탄치 않았으리봅니다. 구박은 계속 이어져 아이는 자신감이 떨어져 말더듬이가 됐을 것이고요.

하지만 살면서 스스로 천재성을 깨닫고 장애를 극복하려 했고, 의술을 접하고 재능을 키웠습니다. 그런데 외골수에 극단에 치닫는 성정은 독과 너무나 잘 어울렸습니다.

그리고 태어나 세상에 받았던 취급으로 사람들을 대함에 있어 가벼웠을 겁니다. 아마도 나만 아니면 되는 성격일 겁니다. 처음에는 사람에게 몰래 독을 실험하다가 나중에는 대놓고 농락했고요. 여기까지가 독마에 대한 제 추리입니다.”

무쌍은 하성한에게 그가 고양이 손이란 것을 입증했다.

“흐음. 맞다. 그는 계림 윤씨의 장남이나 첩의 자식이다. 천성적인 장애와 부친의 횡포로 얻은 천형으로 인해 성격이 내성적이고 자기애가 강했다.”

이연태가 윤상렬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 나갔다.

“성수곡에 들어와 의술을 배우면서 주변 사람과 매번 부딪치고는 했지. 그러던 어느날 과염괴過炎怪를 만났고 사람이 변하기 시작했다.”

“과염괴요?”

“성수곡의 전대장로였었다. 과염에 일인자였지.”

“였었다면 현재는 성수곡 분이 아니시군요.”

“요절했다.”

하성한이 딱 잘라 말했다. 언급을 피하는 모양새다.

“과염이라면 외상이나 화상으로 침습한 화독이 몸에서 충혈, 부종, 발열, 통증을 일으키는 증상으로 압니다. 이 치료에 능하셨던 분인가 봅니다.”

“이르다 뿐이냐? 다만 치료법이 괴이해서 그렇지.”

“어떤 면이 그러셨는데요?”

“화상의 피부를 긁어내고 독질(거머리)로 피를 빨아내거니 피부질환자에게 반년 동안 사독蛇毒을 먹이는 경우가 있었다.”

“그렇군요.”

무쌍이 대답하는데 눈이 번뜩였다.

“이놈아. 아예 그런 쪽은 쳐다도 보지도 마.”

옆에서 이연태가 엄하게 말했다.

“그래서요? 과염에 호전이 있었나요?”

무쌍은 하성한에게 물어 스승의 대답을 피했다.

“있었으니 윤상렬이 독에 빠지게 됐지. 그나저나 네가 내놓은 추론은 나쁘지 않구나. 사형. 이 아이도 데려갑시다.”

하성한이 이연태를 봤다.

“끙. 안 돼는데.”

이연태가 된소리를 냈다. 그리고 그가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자 무쌍이 선수를 쳤다.

“출발이 언젠데요? ”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할 예정이다.”

“준비할 것이 많네요.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무쌍이 동행을 기정사실로 만들어버렸다.


그날 밤.

무쌍은 헌원각에 갔다. 황총관이 여전히 그를 보고 눈살을 찌푸린다.

“낭군님. 오셨어요?”

어찌 알았는지 동초주의 내리 동기 이묘묘가 뽀르르 달려나왔다.

“나앙군? 네가 또 초란에게 볼기짝이 불이 나도록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옆에서 황총관이 잔소리를 했다.

“핏. 예기 언니들 전부 다 언공자님을 서방님, 낭군 그러거든요.”

이묘묘가 지지않고 한소리했다.

“아주 기둥서방 나셨군.”

황총관이 무쌍을 보며 빈정거렸다. 물론 그도 용신장 혈사 이후 이러지 않았다. 귀빈은 아니어도 환대했다.

하지만 혈사가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태학의 학장 풍삼사의 초청을 받은 이후로 예전의 냉랭한 황총관으로 돌아왔다.

그날 예기들과 어울려 뇌고를 치며 시를 읊으니, 이후로 그가 헌원각에 들리면 예기들이 그의 옆자리를 놓고 다투었다. 또 그와 잠자리를 한 기녀들은 무쌍을 달콤하고 천상을 느끼게 해준다고 하여 첨밀절륜甛密絶倫이 했다.

무쌍이 오는 날이면 기녀들이 술렁거리니 좋아할 까닭이 없다. 그러면서도 조카 동초주와 친하니 무쌍을 더욱 경계하게 됐다.

“초란님에게 모실게요.”

이묘묘가 눈치를 보더니 빠르게 돌아섰다.

“묘묘야. 오늘은 초란에게 할말이 있어 왔단다. 2층 접객실에 있을 테니 잠시 내려오라 전해라.”

무쌍이 묘묘에게 말하고 접객실로 갔다.

“왔어?”

동초주는 곧 내려왔다. 그녀가 무쌍을 보며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반겼다. 습우를 완치하고 건강해진 그녀는 청초하기 그지없었다.

“응. 부탁이 있어서.”

“무슨?”

동초주가 별일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하남에 갈 일이 있는데 그곳 하오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싶어.”

“흐음. 사부님이 너에게 주라고 한 것이 있어. 네가 받지 않을 것 같았는데 지금 보니 너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네.”

동초주가 말하며 향낭에서 동전을 꺼냈다. 동전에는 오령汚令이라는 글자가 양각으로 돌출되었다.

“오령전이야. 하오문의 객원 당주패 정도로 보면 돼.”

“어떻게 사용하는데?”

“중원의 큰 객잔이나 기루의 입구 오른편 하단에 새끼를 업은 두꺼비 석상이 놓인 곳이 우리 연락소야. 총관이나 집사를 찾아 그 오령전을 보여주면 일반적인 부탁은 들어줄 거야.”

“잘 쓸게.”

무쌍이 반색을 하며 오령전을 받아들었다.

“하남에서는 언제 돌아오는데?”

“한 달을 예상하고 있어. 뭐 더 걸릴 수 있고.”

무쌍이 일어나며 대답했다.



하남성 성도 정주鄭州

황하와 진회하를 비롯한 4개의 하천이 교차하는 수륙 교통의 요충지다.

또한 하천을 중심으로 삼각주가 산재해 농산물이 넘쳐났다. 중원이 굶주려도 하남은 배부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물산이 풍부하다.

이런 이유로 대형 상단이 존재했다.

상인들이 많이 오가고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이 꼬였다. 각자 잇속을 챙겼고 어리바리한 촌뜨기는 눈 뜨고 코를 베이는 상황이 종종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하남인들을 몹쓸 친구라 불렸다. 강호인 중 더러는 흑면인黑面人이라고도 칭했다.

그 정주에 무쌍과 스승 이연태 그리고 하성한 일행이 도착했다. 북경을 출발해 일주일만이었다.

그동안 무쌍은 때아닌 의학 수련의 기회를 얻었다. 스승 이연태는 병의 진단과 침구 치료 방면에 조예가 깊었는데, 사숙 하성한은 약리에 해박했다.

무쌍은 일주일 동안 하성한에게 질문하고 받으며 많은 것을 얻었다.

그중에는 병의 특성과 인간 개개인이 가진 체질에 따라 처방을 달리하는 승강부침乘降浮沈은 무쌍에게 큰 깨달음을 줬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이 일곱 시진처럼 빨리 갔다.

“으갸갸.”

무쌍이 크게 기지개를 켰다.

“와아~. 징그럽게 사람 많다.”

마차에서 내린 하선명은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살폈다.

성내로 들어서며 선 긴 줄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성안은 엄청난 인파가 오갔다.

“조금만 기다리시죠. 광량상단에서 사람이 나와 있을 겁니다.”

하성한이 마차에서 따라 내리며 이연태를 보며 말했다.

“우리가 언제 올 줄 알고 나온단 말인가?”

“이 마차는 광량상단에서 내놨소. 자기 사람도 이리 버젓이 보냈는데 모를까?”

마부석을 보며 턱짓을 하는 하성한이다.

무쌍과 이연태는 눈이 커졌다. 마부가 원체 조용한 탓에 두 사제는 성수곡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


작가의말

가족과 함께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물물방울님, 최고의 망상님, 초사악님, 한사님, djsejr 댓글 감사합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행복하길 바랍니다. 전주에서 덕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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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72. 불한이율不寒而慄 3 NEW +6 16시간 전 1,080 49 13쪽
71 71. 불한이율不寒而慄 2 +7 24.09.18 1,578 66 12쪽
» 70. 불한이율不寒而慄 1 +7 24.09.17 1,857 68 13쪽
69 69. 팽두이숙烹頭耳熟 3 +8 24.09.16 2,011 71 14쪽
68 68. 팽두이숙烹頭耳熟 2 +8 24.09.15 2,027 73 13쪽
67 67. 팽두이숙烹頭耳熟 1 +14 24.09.14 2,218 81 12쪽
66 66. 천망회회天網恢恢 4 +10 24.09.12 2,586 80 12쪽
65 65. 천망회회天網恢恢 3 +7 24.09.11 2,544 79 12쪽
64 64. 천망회회天網恢恢 2 +10 24.09.10 2,632 78 12쪽
63 63. 천망회회天網恢恢 1 +9 24.09.09 2,767 89 14쪽
62 62. 용주 鎔鑄 4 +12 24.09.08 2,784 89 14쪽
61 61. 용주 鎔鑄 3 +8 24.09.07 2,769 89 12쪽
60 60. 용주 鎔鑄 2 +9 24.09.06 2,844 97 12쪽
59 59. 용주 鎔鑄 1 +10 24.09.05 2,959 96 12쪽
58 58. 과이불개 過而不改 3 +9 24.09.04 2,968 95 13쪽
57 57. 과이불개 過而不改 2 +7 24.09.03 2,959 90 14쪽
56 56. 과이불개 過而不改 1 +8 24.09.02 3,003 87 13쪽
55 55. 청풍명월 靑風明月 3 +10 24.09.01 3,084 90 13쪽
54 54. 청풍명월 靑風明月 2 +6 24.08.31 3,063 90 14쪽
53 53. 청풍명월 靑風明月 1 +7 24.08.30 3,078 85 12쪽
52 52. 학이시습 學而時習 3 +9 24.08.29 3,018 80 13쪽
51 51. 학이시습 學而時習 2 +10 24.08.28 3,196 76 15쪽
50 50. 학이시습 學而時習 1 +8 24.08.27 3,322 82 14쪽
49 49. 조정혈사 朝政血事 +5 24.08.26 3,525 7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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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화풍난양 和風暖陽 2 +8 24.08.24 3,587 8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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