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선검향醫仙劒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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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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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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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조정혈사 朝政血事

DUMMY

“그럼 내일 퇴청하고 헌원루에서 뵙겠습니다.”

위충헌이 고개를 살짝 숙이고 멀어졌다.

“으음.” 풍보는 병필부로 향하며 고민에 빠졌다.

신궁태감 위충헌은 쥐새끼 같은 놈이다. 전 사례태감 위중의 양자로 들어와 출세가도를 달렸다. 그 와중에 오만 욕심을 다 챙겼다.

놈의 재산이 금적산金積山이란 소문도 있다. 현 신궁태감도 놈에게는 그런 자리였다. 황실의 안녕을 위해 건강을 챙기고 주거환경 개선을 경주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사적으로 어의들을 사가에 보내 진료토록 했다. 황족의 주거지도 놈의 손에 쥐락펴락하니 황족마저 하오체를 썼다.

풍보는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짜증이 났다.

직책은 위충헌보다 높은 병필태감이나 잔무만 많고 먹잘 것 없는 자리다.

물론 매관매직이 없지 않았으나 그와 오군도독부와 마찰로 눈치를 봐야 했다.

‘지방군 도지휘사사 일이라면 만만한데.’

풍보는 일단 속내를 편히 가졌다. 청탁을 거절하면 위충헌이 약간의 짜증을 내고 원한을 가지겠지만 금전을 입에 물리면 됐다.

위충헌의 같잖은 생색에 짜증이 나겠지만 그뿐이다. 그보다 은근히 저녁이 기대되는 그였다.


그날 저녁.

풍보가 식사를 물리고 나자 손님이 왔다. 위충헌이 보낸 상태의上太醫 이렴이다.

“어서 오시오. 상태의.”

풍보는 직접 문 앞으로 나가 이렴을 맞이했다.

“병필태감. 오랜만에 뵙소.”

70객인 이렴은 강퍅하고 꼬장꼬장한 인상이다. 거기에 목소리까지 쇳소리라 근엄하기까지 했다.

“오셨소. 내 기다리고 있었소.”

풍보는 이렴을 반공대 했다. 노구인 이렴이고 직급으로도 그와 별반 차이 없는 광록대부다. 무엇보다 그가 황궁에서 존경받을 만한 인물로 꼽는 몇 안 되는 실력자였다.

“어디로 가면 되겠소?”

이렴이 풍가 안을 둘러봤다.

“너무 급하십니다 그려.”

“태의가 사가에 오래 머물면 불충에 해당하오. 특히나 고루가를 지나쳐 왔소.”

“그렇지요. 그래도 차 한 잔은 하시죠.”

풍보는 이렴의 말에 수긍했다. 그는 곧장 몸을 돌렸다.

사실 황실은 태의가 사사로이 사가에서 진맥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그런데 상태의가 고관대작이 사는 고루가를 지나쳤다. 보는 눈이 하나 둘도 아니니 이렴이 풍가에 머문 시간이 오래될수록 별말이 다 나오고도 남았다.

탁.

“흐음. 좋소이다.”

찻잔을 내려놓으며 이렴이 말했다.

“추차秋茶구려.”

“입맛이 매섭습니다.”

풍보가 짐짓 놀란 표정을 지었다.

“철관음 중 등황색에 달고 끝 맛에 과일향이 깊으니 딱 추차요.”

“맞소이다. 복건성 안계현에서 올라온 특품이지요.”

풍보는 차 봉투를  내밀었다.

“사양치 못하겠소.”

이렴이 미소를 머금었다.

그는 사가에서 진맥을 하고 약방문을 내거나 침을 놓아도 금전을 받지 않았다. 그럼에도 차 선물을 받은 것은 그의 별명에서 알 수 있다.

다치옹茶癡翁, 그는 차에 미친 노인이다.

“그럼 진맥을 하겠소.”

이렴은 풍보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풍보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맥문을 내주었다.

“흐흠. 나쁘지 않군.”

한참을 풍보의 맥을 가늠하더니 이렴이 혼잣말을 했다.

“나쁘지 않다는 말은 좋지도 않다는 말이 아니오?”

건강을 자신하던 풍보였다. 세력이 작은 그는 건강이 재산이라 심려치 않을 수 없었다.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겠소. 사람의 생기生氣는 양陽이 주가 되는데, 양은 얻기는 어렵고 잃기는 쉬우며, 한번 잃으면 회복하기 어려우니 온보하는 것이 양생과 치병治病에 필수조건이외다.”

“그래서요.”

“따라서 대체적으로 태감들께서는 앓고 있는 지병이 하나 같이 부인병에 가깝소. 그런데 병필태감은 양기가 일반인과 다르지 않으니 필시 섭생과 양생에 신경을 많이 쓰고 계시는 모양이오. 다만.....,”

“다만 무엇이오?”

이렴이 말을 끊자 풍보는 애가 타 물었다.

“방사가 심한 젊은이 몸이라 의아할 따름이오.”

“크흠. 그. 그럴리가 있소?”

풍보가 헛기침을 하며 말을 얼버무렸다.

그가 불알은 없어도 생식기는 남자들과 다르지 않았다. 자식을 못 볼 뿐이다. 그의 비밀이 까발려진 셈이다.

“우주와 같은 것이 인체이니 태감이 좀 특별한 신체라 여겨지외다.”

이렴은 별다른 의심을 품지 않았다.

“하면 건강관리는 어찌해야겠소?”

풍보가 안도하며 말꼬리를 돌렸다.

“약방문을 적어주겠소이다. 태감의 신체에 맞춘 처방이니 꼭 태감만 드셔야 하외다. 다른 자가 약을 먹으면 필히 머리가 빠지거나 가슴에 두드러기가 날 일이오.”

이렴이 말을 하며 봇짐을 열었다. 필기도구가 꺼내지고 일필휘지로 써내려갔다.

주초酒炒한 황백 반근, 귀판龜板15량,  호골虎骨35량 반푼......,

옆에서 풍보가 묵묵히 지켜보다가 약방문을 건네받았다.

“무슨 약방문이오?”

그가 궁금증에 이렴에게 물었다.

“단계심법의 호잠환虎潛丸이외다. 음쇠혈갈陰衰血渴을 막고 양기를 북돋워 주는 처방이오. 이는 약력을 조절하여야 하니 단방에 불과 하외다. 다음에는 몸 상태에 따라 약효가 과해질 수 있음을 명심하셔야 할 것이오.”

이렴이 주의사항을 말했다.

“고마울 따름이오.”

풍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는 품에 오른손을 넣었다.

“사의는 필요 없소이다. 위태감이 나에게 빚을 한번 진 것으로 충분하오.” 그러자 이렴이 손을 저었다. 그는 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 추차 값으로 일간 찾아와 맥을 더 잡겠소. 그 셈으로 하겠소이다.”

철관음을 들어 보이며 이렴이 환하게 웃고 걸어 나갔다.

끼익.

철컹.

“쳇.”

풍보는 이렴을 배웅하고 문이 닫히자 잇소리를 냈다. 이렴에게 첩이자 양녀인 완안문인의 맥이라도 짚어주려 했다.

그런데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이렴이 떠나자 황망하기 그지없었다.

어쨌든 큰 병이 없고 부족한 양기만 채우면 건강에 지장이 없단다. 만세는 아니어도 천수는 누리고 싶은 욕망이 그라고 없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위충헌의 청탁은 심히 고려할 대상으로 바뀌었다.


다음날 저녁.

풍보는 헌원루에 도착했다. 북경 제일의 기루였다. 그는 팔각의 8층 거각을 올려다보고는 곧장 정문으로 들어섰다.

“실로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나이 50에 청수한 사내가 입구에서 그를 맞이했다.

“오~. 황총관.”

풍보가 반색을 했다.

헌원루의 총관 황일수는 향시에 합격해 지방관인의 자격이 주어진 거인擧人이었다. 게다가 그 입이 어찌나 청산유수고 감언이설이라 별호가 감로甘露였다.

풍보는 황일수의 속 보이는 달콤한 말이 싫지 않았다.

“8층 죽실로 가시면 됩니다. 태감.”

“죽실이라?”

“태감의 절개는 학자가 울고 갈 정도 아니오니까? 의당 죽실이 합당하옵죠.”

“허허. 자네 입담은 여전하구먼. 그보다 여길 예약한 친구는 와 있겠지?”

풍보가 말꼬리를 돌렸다.

“당연히 그렇습니다. 선죽아.”

답을 한 황일수가 뒤돌아 기녀를 불렀다.

“네.”

기방 입구에 대기실에서  나온 기녀가 답을 하며 풍보 앞으로 와 곱게 허리를 접었다.

“8층에 매란국죽 4선녀가 있다더니 그 중 하나가 너구나.”

풍보가 기녀를 봤다. 얼굴이며 자태가 반듯하다. 분위기에서는 절개까지 느껴져 선죽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오늘 대인을 모실 선죽이 맞사옵니다.”

선죽이 풍보의 옆으로 다가와 팔짱을 껴 계단으로 몸을 돌렸다.

“하하하. 오냐. 오늘 너에게 취해 보자꾸나.”

풍보가 기꺼운 마음으로 발을 들었다.

그가 죽실에 들어서자 술상 앞에 한 사람을 제외한 세 사람이 일어났다.

‘중군도독 추응룡?’

풍보의 눈이 아래로 쳐졌다.

정1품 재상 겸 내각대학사인 엄숭과 더불어 조정의 으뜸인 오군도독부의 중군도독이다.

그와 관계는 산 정상 나무와 물고기만큼 멀었다.

추응룡 역시 풍보가 마음에 차지 않았다. 상대가 환관이고 황궁에서 손꼽는 고수였으나 그의 입장에서 풍보는 책상물림이다. 여기에 그는 환관을 주인 앞에서 꼬리를 흔들어 손님을 막는 개 정도로 여겼다.

“서 있지 말고 앉으시게.”

그럼에도 추응룡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네. 도독.” 풍보는 가슴에 불오를 새기며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자리에 있던 선죽을 비롯한 기녀 셋이 바람처럼 사라졌다.

“태감. 어려운 자리에 오셔서 고맙습니다.” 위충헌이 맞은편에 앉으며 눈인사를 했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미운 법. 풍보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추응룡과 자리라면 결코 올 일이 아니었다.

“자. 한잔 받으시게.”

자리가 정리되자 추응룡이 풍보에게 술을 따랐다.

“네.”

잔을 든 풍모의 답은 짧았다. 그는 대답처럼 자리도 짧기를 바랐다.

“내 황상을 모시며 영원한 대륙을 꿈꾸어 왔네. 그 틀 안에서 보면 풍태감도 큰 날개의 한 축이랄 수 있고.”

추응룡이 말을 끊었다.

“말씀 듣고 있습니다. 도독.”

말과 달리 '이 인간이 왜 이럴까?' 풍보의 표정이 딱 그랬다.

“따라서 군은 강한 통제력이 필수라 보네.”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풍보도 추응룡의 말에 수긍했다.

“그런데 지방 도지휘사사 중 그렇지 못한 자가 있네.”

‘제길. 결국은 당쟁에 청탁이군.’

“그런 자들은 조정에서 물러나야지.” “틀린 말씀은 아닙니다만.”

뒤이어 튀어나오려는 욕과 말을 풍보는 아꼈다.

언젠가 추응룡은 재상 엄숭과 군부의 개혁을 논의할 때 군은 생물처럼 유동과 자율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과 2년 전 일로 기억했다.

‘엄숭과 손을 잡았군.’

그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황상에 목을 매는 관리들 간의 이상은 작은 틀에서 어긋나기 마련이다.

이런데 추응룡이 전일 반대쪽에 섰던 엄숭의 말을 세웠다. 답은 야합이다.

풍보의 고민은 짧았다.

“누구를 말씀 하시온지?”

그가 곧장 물었다.

“크흠. 날이 긴데 어찌 이리 급하십니까?”

갑자기 위충헌이 끼어들었다.

“그렇지. 날이 길지.”

풍보는 마지못해 위충헌의 말에 박수를 쳐 줬다. 재상 엄숭의 가려운 등을 긁어주는 놈이 위충헌이다.

‘필시 엄숭과 추응룡의 속내가 내일이나 모레 장계로 올라올 일이고, 여기 헌원루는 선결재를 내는 술자리일 뿐이다!’

썩은내가 펄펄 풍겨 그의 코를 찔렀다.

“술 한 잔 더 받게.”

추응룡이 술병을 들었다.

풍보는 양손으로 술잔을 내밀어 받았다.

“장경일세.”

추응룡이 한 발 늦은 답을 줬다.

‘절강 총병!’

풍보의 눈이 커졌다. 쳐내야 할 사람이 절강 총병이라니 가슴이 답답해졌다.

‘덫인 게야!’

그는 이 모두가 승상 엄숭의 행사로 보였다. 엄숭의 개 위충헌이 이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상인 엄승은 총병을 파직할 명분이 없다.

도지휘사사이자 총병의 경질 장계 승락은 온전히 중군도독부의 몫이다. 여기에 중군도독 추응룡도 있다. 답은 하나였다.

그런데 하나 더 중요한 것이 병필태감 풍보의 태도다.

그가 병부에서 올라오는 장계를 황상에게 올리고 안 올리고는 그의 권한이다. 그가 여기서 일어나면 장계를 황상에게 올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승상과 더불어 중군도독부와 마찰이 불가피하다.

물론 지방군 총병 인사는 황상의 고유권한이다. 하지만 황상은 그에게 장계에 대한 의견을 물어올 것이다. 당위성이 떨어지지 않으면 그의 결정이 곧 황상의 결정이 될 것이다.

“앞과 뒤 물결이 만나 큰 파도가 만들어졌네. 대세를 거스르지 마시게.”

풍보는 술잔을 채운 추응룡의 말에서 엄숭과 손을 잡았다는 암시를 받았다. 이 정도 말귀를 알아듣지 못했다면 그는 병필태감이 아니라 평범한 환관 나부랭이로 남았을 일이다.

추응룡이라면 몰라도 엄숭과 척은 사양해야 한다.

엄숭이 어떤 인물인가?

그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현 황제 가정제는 후사를 두지 못한 사촌형 정덕제正德帝 뒤를 이어 즉위했다. 이후 4년간 가정제는 아비인 친왕 흥헌왕을 황제로 승격하며 황제로 정통성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재상 양정화를 파면면직 후 변방으로 귀향을 보냈고 연루된 관리 190명을 추국해 사사했다.

더불어 관리 900명이 연좌되었으니 이 대례의 의儀 사건으로 황궁에 피바람이 불었다. 이때 간신 엄숭이 크게 득세했다. 일부 식자들은 간신배 엄숭을 멀리 했지만, 앞에서 허리 숙이지 않는 자가 없었다.

그런 엄숭이 추응룡을 내세웠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차단하기 위해 추응룡 본인은 얼굴까지 비췄다. 빼도 박도 못한 상황이다. 


삼경三更이 훨씬 지난 시간.

“휴우~.”

풍보는 긴 숨을 내쉬며 사인교에 몸을 실었다.

동녘에 샛별이 떠 시간은 곧 새벽이라 사인교는 황궁으로 향했다. 흔들리는 사인교 안에서 그는 청강일기晴鋼一氣의 내공으로 주독을 떨쳤다.

술자리는 예상보다 길었다.

추응룡은 진즉에 자리를 떴고 위충헌과 술을 마셨다. 아니 그는 선죽이란 기녀에 푹 빠졌다.

그의 손길에 젊은 기녀는 움찔움찔했지만, 손장난은 흉내일 따름이었다.

그리고 그는 위충헌에게 쉬이 답을 주기 싫어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술자리가 파해갈 때 즘 위충헌이 기녀들을 물리고 목함을 내밀었다.

풍보는 내용물을 확인하지 않고 장계를 두루 살펴보겠다 말했다.

위충헌은 그를 한동안 물끄러미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장계를 통한 청탁을 어찌 알았을까 하는 표정이었다.

풍보는 위충헌의 의표를 찔러 만족했다.


삼일 후.

절강총병 장경에 대한 탄핵 장계가 올라왔다. 사사로이 군을 통솔했다는 내용이다.

풍보는 곧장 사람을 풀었다.

알고 보니 장경은 엄숭의 심복 조문화에게 원한을 샀다.

두 달 전 산서와 복건이 왜구에게 수탈을 당해 두 도지휘사사가 큰 문책을 당했는데, 옆 절강성만이 왜구를 물리쳤다. 그것도 왜구 일천을 도륙하고 목을 효시해 백성의 한을 달랬다.

마땅히 포상받을 일로 추서했으나 장경은 조정을 질타했다. 그는 포상보다 민심을 수습하고 병사들을 추스르기를 원했다.

이 일로 병부좌시랑으로 포상을 추서한 조문화는 황제 가정에게 눈총을 받았다.

민심은 장경을 따랐고 병부의 젊은 장수들은 장경을 추종했다. 좌군도독 홍위표와 막역한 장경이라 황실로 입각은 시간문제였다.

다음 오호도독 중 하나가 장경이란 말도 떠돌았다. 장경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조병화의 원한은 깊어갔다.

이런 중 조병화와 보짱이 맞는 자가 나타났다. 다름 아닌 중군도독 추응룡이었다.

도독은 4개 혹은 5개 성省의 도지휘사사와 두 곳의 직례를 다섯 단위로 나눈 오군을 지휘하는 수장의 자리다. 즉 장경이 승차하면 오군도독 중 한 명은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현 다섯 도독 중 추응룡은 홍위표와 더불어 나이로 인해 도독 자리가 위태로웠다. 이러니 추응룡의 자리 중군도독이 불안해졌다.

더구나 근래에 늙어 심력이 떨어졌다는 말을 부쩍 듣는 추응룡이다. 그렇다고 중군도독을 그만두자니 후임이 마땅치 않았다.

이때 엄숭이 그에게 손을 내미니 냅다 잡았다. 절강총병 장경을 쳐내자는 제안이었다.

군의 통수는 중앙에 있어 의견만 내면 됐다.

그리고 탄핵의 멍에는 병필태감 풍보의 몫으로 돌렸다. 다만 풍보에게 준 청묘안석 여섯 개가 아깝긴 했다.

하지만 일주일 후 절강총병 장경이 파직과 함께 귀향 소식을 듣자, 추응룡은 청묘안석은 아깝지 않았다.

이때가 명 가정제 15년 삼복더위가 한창인 여름이었다.

남동부 해안에 출몰하는 왜구를 막은 이 명장의 몰락은 백성의 원성으로 돌아왔다.

뿐만 아니라 이는 남쪽의 왜구와 북쪽의 원나라 잔당의 침습을 받아 기울어지는 명제국의 남왜북로라는 암울한 국운이 심화 되었다.

더불어 십년 후 척계광이란 명장의 등장 전까지, 명 제국 남해는 왜구에 의한 약탈의 역사와 같이 했다.

더불어 파직된 장경은 10개월 후 추가로 횡령의 죄가 드러나 사사되어 효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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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50. 학이시습 學而時習 1 +8 24.08.27 3,214 8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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