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선검향醫仙劒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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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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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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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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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천망회회天網恢恢 4

DUMMY

이철주가 호동에 있는 궁측당宮黨에 가 향주 노두를 찾았다.

“오늘은 일을 일찍 접었구나.”

머리가 백발인 뚱보는 째진 눈으로 이철주를 봤다.

“향주. 여기.”

이철주는 준비한 은두 세 개를 노두에게 줬다.

“거 봐. 새끼야. 낮에도 열심히 뛰라고. 그럼 상납금 채우고 낙낙하게 벌잖아.”

노두는 이철주 손에서 은두를 챙기며 이철주의 뺨을 툭툭 건드렸다.

“저. 향주.”

“할 말 있어?”

이철주가 미적거리자 노두는 불길한 마음이 들었다.

“오늘 십찰해로 일을 나갔는데 말입니다. 그곳에서....,”

이철주는 하화시장에서 무쌍을 만났던 일을 이야기했다.

“야. 개새끼야.”

노두는 욕과 동시에 이철주의 배를 발로 걷어찼다.

“크윽.”

이철주가 1장을 굴러 넘어졌다.

“그래서 허대통은 어떻게 하고 너만 왔어?”

“중. 중독됐으니 의원에 갔습니다.”

“아. 이 병신새끼들. 그래 허대통을 재낀 그 새끼는 지금 화평루에 있다고?”

“네.”

“가서 누구랑 접촉하는지 확인하고 와.”

이철주는 일어나 흙을 털어내고 빠르게 사라졌다.

“니기미. 당주는 왜 뜬금없이 상납금을 더 가져오라고 해서. 에이. 그러니 애새끼들이 사고를 치지. 그나저나 당주가 흑묘방에 가 있는데, 그곳에 가 말아?”

노두는 갈등이 심해졌다.

‘내 손에서 그냥 말아먹어? 아니지. 일단 화평루로 애들 더 보내서 확인해도 늦지 않아.’

“야. 작두.”

노두는 그의 수하를 불렀다.


푸드득.

구구구.

흑묘방에서 전서구가 날아올랐다. 이놈은 흑묘방을 한 바퀴 돌더니 북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파라락.

그 순간 땅에서 검은 그림자가 하늘로 솟구쳤다. 이 그림자는 비행 속도가 붙으려는 비둘기를 낚아챘다.

구구구.

용상철이 땅에 착지하자 그의 손에 들린 비둘기가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울었다.

“대단한 경공술입니다.”

그의 옆으로 무쌍이 다가왔다.

“후-. 다행히 잡았네. 그나저나 오늘은 너무 바쁘군.”

용상철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잘 훈련된 전서구는 쉬지 않고 2,500리를 비행한다. 놓쳤다면 흑묘방을 벌집을 만들어놔야 할 일이었다. 또 그의 말처럼 오늘은 정말 인상적으로 바쁜 하루였다.

이철주를 쫓아 궁측방을 갔다가 화평루 주변에 하오문도를 깔아놓았다. 궁측방 놈들이 염탐하도록 놔두니 노두는 흑묘방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날아오른 전서구였다.

용상철은 전서구 발에 묶인 엄지 크기의 전통을 열었다. 그곳에서 둘둘 말린 종이를 꺼냈다. 그는 종이를 읽고는 무쌍에게 건넸다.

[오적중汚跡中 (얼룩졌다.)]

무쌍도 읽고 미소를 지었다.

“이딴 것을 암호라고, 너무 쉽군요.”

“용공자. 앞에 한 자씩 빼고 쓴 것 맞지?”

“맞습니다. 하오문이 쫓고 있다. 주시 중, 하오추적시중下汚追跡視中 이런 뜻이지 아닐까요?”

“내 생각도 같네.”

“어찌할 생각인가?”

“이 전서구를 쫓아야죠.”

“준비해 놓겠네.”

두 사람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다음 날 새벽.

“준비는 마치셨습니까?”

무쌍이 용상철을 보며 물었다.

“밤새 북쪽으로 집법당 사람으로 도배해 놓았네.”

“그럼 날려보내겠습니다.”

무쌍은 손에 든 전서구를 날려 보냈다. 비둘기 다리에는 밤톨 트기의 돌이 끈과 연결해 놓았다. 놈은 귀소 본능에 따라 북쪽으로 날았다.


“헉. 헉. 빌어먹을 비둘기 새끼.”

하오문 집법당원 한심인은 정말 숨이 턱 막히도록 뛰었다. 이렇게 뛴 것이 언제인가 싶다.

“용경협은 넘어가면 안 되는데.”

옆에서 뛰는 홍춘기는 불안한 얼굴로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앞을 봤다. 우뚝 솟은 바위산 사이로 큰 계곡이 가로막고 있었다.

“어? 아래로 내려온다.”

한심인이 반색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

“다들 조용.”

그의 뒤에서 용상철이 말하고는 빠르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용상철은 용경협으로 내려오는 전서구를 잡았다. 그는 발에 매달린 줄을 떼어내고 전서구를 다시 날려 보냈다.

그의 뒤로 백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전서구가 용경협 사이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으하하암.”

용신장의 제자 오청맹은 늘어지게 기지개를 켰다. 정말 무료한 나날이다. 손이 근질근질했다. 근래에 배운 투포를 언제 써먹나 싶다.

“이런 산속에 어떤 놈이 온다고?”

절벽이나 다름없는 해타산을 배경으로 둔 장원이다. 아래로는 도도하게 흐르는 공경하가 내려다보였다. 쪽빛의 물 위로 건너편 바위산들이 비쳤다.

“경치 하나는 끝내주는데.”

푸드드득.

구구구.

“하여튼 이놈의 비둘기는 시도때도 없이 날아오네.”

그는 전서구가 새장으로 들어가자 비둘기를 잡고 편지를 꺼내 읽었다.

“흥. 하오문 놈들이 어떻게 스승님을 찾는다고?”

어림도 없는 짓거리였다. 그는 편지를 말아쥐더니 장원 아래 벼랑으로 버렸다.


그날 오후.

용상철은 하오문 사람들을 이끌고 장원 앞에 섰다.

장원의 입구는 옹성과 같아 삼 장 높이고 대문 역시 그와 같은 높이라 철옹성과 같았다.

“반도 황래래와 투포흑괴는 나와 무릎을 꿇고 죄를 청하라.”

그가 큰소리로 외쳤다.

“클클클. 용케도 알아냈군.”

잠시 후 투포흑괴가 굳게 닫힌 장원 담 위에 나타났다. 그 뒤를 황노태태가 따랐다.

“흥. 고작 이런 숫자로 날 어쩌겠다고 찾아온 것은 아니겠지?”

황노태태가 비웃음을 날렸다. 그녀의 눈에는 하오문의 집법당 백여 명이 전부였다.

“물론이오. 이 숫자면 충분하오.”

용상철이 말하며 옆으로 한걸음 비꼈다. 그러자 집법당원들이 좌우로 물러나며 길을 열었다.

“우리가 막아서는데 너희가 도망갈 수 있겠느냐?”

노회한 목소리와 함께 네 사람이 집법당원들 사이로 나왔다.

“노상강도櫓商弶道.”

”원로원!”

투포노괴와 황노태태가 동시에 입을 열었다. 노상강도, 그들은 노를 든 뱃사공, 상인, 덫을 놓는 사냥꾼, 점쟁이 복장을 했다.

이들은 하오문에 드문 절정고수다.

하오문에 사람이 많다고 하나 인걸은 드물었다. 먹고 살기 바쁜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에서 무림 고수가 나오는 일은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격이다.

그런 그들도 단체를 지키기 위해 수호위 하오십걸과 집법당을 유지했다. 이들 중 열 중에서 한둘이 절정고수가 되는데 하오문에서는 원로라는 이름으로 붙잡았다.

이 원로들은 문주의 명령도 거부할 수 있어 강호에 나오는 일이 극히 드물었다. 그 숫자는 열을 넘지 않았는데, 원로원을 대표하는 네 명이 이들 노상강도였다.

“흥. 늙은 것들이 염치도 없이 떼거지로 몰려왔구나.”

투포흑괴는 앞으로 나선 노를 든 뱃사공을 보며 삿대질을 했다.

“염치는 네놈이 없지. 반도 놈이 어디서 또 하오문을 넘봐. 좋은 말로 할 때 무릎을 꿇고 목숨을 부지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하오문 제자 하나라도 다칠 경우, 네놈들을 아주 씨몰살 시킬 것이야.”

뱃사공은 아주 강경하게 말하고는 뒤로 물러났다.

“흥. 장원에서 항전한다. 제자들은 준비한 활을 쏴라.”

투포흑괴의 명령에 장원 벽 위로 30여 명이 활을 들고 나타났다.

쉐 액.

화살이 날아왔다.

“물러나라.”

용당주의 명령이 있기도 전에 하오문 집법당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왔던 길로 물러났다.

“흐흐흐. 이놈들아. 길막이를 하겠다면 한번 해 봐라. 오늘 밤 거기서 개처럼 떨어봐야 산중 가을바람이 녹록지 않은 것을 알 것이다.”

투포흑괴가 비웃었다.

그는 하오문도들을 타개할 자신이 있었다. 흑묘방으로 전서구를 보내 내일 새벽 정도에 놈들의 뒤를 치게 할 작정이다.

쾅. 쾅. 쿵.

우지직.

그때 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졌다. 아니 바윗돌이 떨어졌다.

“미친.”

투포흑괴는 피떡이 된 용신장의 제자를 보고 경악했다. 절벽 위에서 사람 머리만 한 돌을 던질 줄은 몰랐다.

“저. 저런 쳐 죽일 년을 봤나.”

황노태태도 고개를 들어 절벽 위를 보며 욕을 했다.

절벽 위에서는 스무 명 정도가 돌을 들어 던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미친 것들이 앞을 틀어막고 돌로 쳐죽일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위에는 하오문주 동희연도 보였다.

“찻.”

용신장 위로 해타산이 낮지 않으나 직각의 절벽은 아니고, 높이는 삼십여 장이다. 그녀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일학충천의 신법으로 솟구쳤다. 하지만 경사가 생각 이상으로 심했다. 얼마 못 올라 도룡벽호공으로 손발을 써 십 장을 눈 깜짝할 사이에 주파했다.

그러나 걸음을 멈춰야 했다.

위에서 사람 머리만 한 돌이 날아왔다. 그녀의 몸이 세 개로 분리되는 삼환신법으로 피했다.

핑.

그것을 예측이라도 한 듯 그녀가 피하는 곳으로 주먹 크기의 돌이 날아왔다.

팡.

귀음백골조에 돌이 가루가 됐다. 다시 도룡벽호공을 펼쳐 위로 올라가려는데 방금과 같은 돌이 연속해 날아왔다.

팡. 팡.

이번에는 돌멩이를 쳐냈다. 그러나 두 발로 절벽을 버티기에는 동력이 떨어졌다.

주르륵.

황노태태는 오 장이나 아래로 떨어졌다. 그녀가 위를 올려다보니 언가 망나니가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돌이 아래로 떨어졌다. 밑에서는 돌을 피하려고 개구리들처럼 폴짝폴짝 뛰고 난리가 났다.


한편 해타산 위

“언공자 말대로 해서 피해는 없지만 조금 아니 많이 꺼림칙하네.”

동희연은 옆에서 오른손 위에 돌을 던졌다가 받는 무쌍을 보며 말했다.

“활을 쏠 줄 아는 문도들이 계셨으면 굳이 이럴 필요는 없었겠죠.”

무쌍이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문주. 마음을 단단히 하시게. 이대로 반시진만 더 반도들을 피곤하게 만들고 쳐들어가면 피해가 없을 것이네.”

집법당 상장로가 악심을 먹고 아래를 내려다봤다. 그리고

“중앙 건물 안으로 숨어들었다. 그곳으로 던져.”

옆에 있는 문도들을 재촉했다.


장원이 올려다보이는 아래쪽에서는 용당주가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건물로 바위가 떨어지자 그 파편이 그가 있는 곳까지 날아왔다. 백 장이나 떨어진 위치니 삼 백 걸음이 넘는 거리였다.

“문도들에게 오전 내내 돌을 옮기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고개를 내젓느냐?”

“노사백님. 저도 이렇게까지 험할 줄 몰랐습니다.”

용당주는 질린 표정이다.

“온전한 이가 있기나 할지 모르겠구나. 그나저나 그 아이가 이연태 그 친구의 제자가 맞기는 한 것이냐?”

노를 든 늙은 사공 역시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

“이연태 그분 때문에 원로원 분들이 나선 것이지 않습니까?”

“우리 늙은이들이야 빚을 갚는 심정으로 나왔다만, 저 아이의 성정이 끊고 맺음이 저리 칼과 같으니, 마치 생사를 거머쥔 의원, 생사의生死醫구나.”

늙은 사공은 절벽 위를 올려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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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6. 천망회회天網恢恢 4 +10 24.09.12 2,450 7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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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8. 과이불개 過而不改 3 +9 24.09.04 2,869 9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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