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선검향醫仙劒香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새글

덕민
작품등록일 :
2024.07.16 13:14
최근연재일 :
2024.09.18 12:42
연재수 :
71 회
조회수 :
300,324
추천수 :
6,449
글자수 :
434,582
유료 전환 : 4일 남음

작성
24.09.11 12:51
조회
2,432
추천
78
글자
12쪽

65. 천망회회天網恢恢 3

DUMMY

“칫. 개고기한테 걸렸네.”

허대통이 잇소리를 냈다. 그리고 다리를 삐딱하게 짚더니 네 마음대로 하라는 식으로 무쌍을 봤다.

“왕팔단에 개고기? 네가 오늘 나를 자라 새끼에, 개 아들놈을 만드는구나. 어디 내 십팔대 조상까지 욕을 해봐라.”

쫙.

“크흑.”

무쌍에게 귀싸대기를 찰지게 맞은 허대통이 털썩 쓰러져 신음을 토했다.

“무. 무림인?”

허대통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태어나서 이렇게 아픈 귀싸대기는 경험해 보지 못했다.

“또 욕해봐.”

무쌍은 투포의 멱살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죄송합니다만, 내가 공자를 욕한 것은 아니외다. 주머니에 있는 종이에 글을 보고 평소 입버릇이 나왔소. 개고기는 일진 사납다는 저희 말이요. 그렇지? 그렇잖아.”

그는 골목 입구에서 양산을 든 여인과 일행인 사내를 보며 말했다. 골목 입구에 선 두 남녀는 질린 얼굴로 용당주의 눈치를 봤다. 도망가고 싶어도 용당주의 기세에 눌려 고양이 앞에 쥐처럼 꼼짝을 못 하고 있었다.

“거기 두 사람도 이리로 와.”

무쌍이 손짓했다. 투포와 같은 또래의 두 남녀가 뭉그적거리며 투포 옆으로 와 섰다.

“이것들이 빨리 빨리 안 와.”

퍽.

무쌍이 두 남녀 중 사내의 가슴을 때렸다.

“흑.”

사내가 가슴을 부여잡고 신음을 토했다.

“공자. 원하는 것을 말해 보시오. 분명 저희 같은 것들이 필요해서 이리 덫을 놓으신 것이 아니오.”

투포의 말에 무쌍이 빙그레 웃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천진난만한지.

반면 허대통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이 장난에 걸린 개구리가 내가 아닌가 싶었다.

“똑똑하네. 강단도 있고. 너 이름이 뭐지?”

“허대수요.”

“호패 내놔봐.”

“남. 남의 호패는 왜 보려는 것이오?”

“말을 돌리는 것이 거짓말이네.”

무쌍이 투포의 멱살을 잡고 몸을 더듬었다. 품에서 주머니를 꺼냈다. 그 안에서 호패가 나왔다.

“양춘구. 다음부터 거짓말하면 팔 모가지를 부러트리겠다. 알았나?”

무쌍이 호패와 투로를 번갈아 봤다.

꿀꺽.

그러자 허대통이 마른침을 삼키고 고개를 끄덕였다.

“춘구야. 난 지금 사람을 찾고 있다. 나이는 60대 후반, 중키에 얼굴이 무척 검다. 너와 같은 투포다. 혹시 알고 있나?”

무쌍이 물었다.

“모르오.”

허대통이 망설임 없이 부정했다.

“그래? 그러단 말이지.”

무쌍이 고민하는 듯하더니 품에서 자기병을 꺼냈다. 그 병을 뒤집자 환단 몇 알이 나왔다. 그 중 하나를 남기고 다시 자기병에 집어넣었다.

팍.

그리고 용등호약의 경공으로 뛰어올랐다. 그의 머리 위로 담장 너머 삐져나온 나뭇가지가 있었다. 그것을 꺾어 내려섰다.

허대통의 눈이 커졌다. 담장 밖으로 나온 나뭇가지의 높이가 그의 키보다 3배 이상이다.

무쌍은 환단을 엄지와 검지로 비벼 가루를 만들었다. 이 가루를 꺾어온 나뭇가지 위에 뿌렸다.

“뭐하는 겁니까?”

허대통이 무쌍을 보며 물었다.

“이 환약을 너에게 먹이려 하거든. 그런데 너는 이 환약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모르잖아. 내가 친히 시각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려고.”

무쌍이 웃으며 나뭇가지를 들었다. 그러자 나뭇가지에 붙은 잎들이 서서히 말라가더니 누렇게 변했다.

“왜 이런 것을 나한테 먹이려고....,”

허대통이 놀라 한걸음 물러났고, 두 남녀는 가루가 된 독이 그들에게 영향을 미칠까 봐 뒤쪽 벽까지 물러났다.

“네가 고생을 좀 해야겠다. 아까 내가 말한 늙은 투포는 분명 북경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 네가 그 늙은이를 찾아 어디에 있는지 나에게 알려줘야겠어.”

무쌍이 말하며 번개 같은 손속으로 투포의 마혈을 짚고 자기병에서 환단을 꺼내 투포의 입에 집어넣었다.

“으으읍.”

허대통은 환단을 삼키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환단은 사르르 녹아 입안에 머금어졌다.

무쌍은 투포의 목 아래 천돌혈을 눌렀다.

끄르륵.

투포의 기도가 열리며 입안에 액체가 식도를 타고 넘어가 버렸다. 그러자 무쌍이 투포의 등을 한 차례 두드리자 투포는 ‘꺼억’ 트림까지 했다.

무쌍이 만족스런 표정으로 투포의 마혈을 풀었다.

“뭐 하는 짓이오?”

허대통이 크게 화를 냈다.

“이대로 보내주면 내 말이 먹히겠어. 그리고 이것.”

무쌍은 다시 품에서 은원보 하나를 꺼냈다. 그것을 투포에게 던졌다.

허대통은 엉겁결에 은원보를 받아들었다. 세 냥짜리다.

“네가 그 늙은 투포의 소재를 알아 오면 똑같은 은원보 두 개를 더 주겠다.”

무쌍은 은원보를 이빨로 깨물어 확인하는 허대통을 보며 말했다.

“정말이오?”

“본 공자가 너 따위에게 거짓말을 할 이유가 무엇이냐?”

무쌍이 짜증을 냈다.

“그럼 해약은 언제 주실 참이오?”

“일이 끝나면.”

“못 찾으면 어떻게 됩니까?”

“독이 발작하는데 하루가 걸릴 거야. 그때까지 못 찾으면 해약도 없는 것이다.”

무쌍이 단호하기 말했다.

“공자님. 그 은원보와 관한 일은 저희들도 해당되는 것입니까?”

벽 쪽에 붙은 남자가 나섰다. 그의 눈에 탐욕이 가득했다.

“물론. 너희 중 누구든 나에게 먼저 늙은 투포의 소재를 알리면 그 자에게 은원보 세 개를 주마.”

무쌍이 품에서 은원보 세 개를 더 꺼내 보여줬다.

“그럼 저희는 가서 늙은 투포가 어디 있는지 찾아보겠습니다.”

사내가 양산을 든 여인의 팔을 잡고 은근히 보챘다.

“난 화평루에 있을 것이다.”

무쌍이 투포 일행을 골목에 놔두고 돌아섰다.


“언공자. 투포흑괴를 찾는 것이었소?”

십찰해 내해 쪽으로 한참을 걸어온 용당주가 무쌍 옆으로 다가와 물었다.

“네. 그자를 찾으면 황노태태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이라면 하오문에서도 충분히 진행하고 있네만.”

무쌍의 말에 용상철의 표정이 굳어졌다.

“제가 어제 초란에게 투포흑괴가 하오문 반도가 된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십여 년 전에 투포들로 인해 하오문에 분란이 많아 그들을 하오문에서 배제하는 과정에서 다툼이 일어나 몇이 죽어 반도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무쌍은 내해 앞에 멈춰 서서 용상철을 마주 봤다.

“맞는 말이네.”

“하오문주께서 암습을 당한 다음 날, 안가로 황노태태가 하오문주를 찾아왔습니다. 그때 황노태태는 삼환신법을 사용했습니다. 제가 알기로 기영삼환이라는 과거 유명했던 투포의 독문무공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황노태태는 상황이 불리해지자 투포흑괴라는 방수를 불러들였습니다. 이 뜻은 황노태태와 투포흑괴는 하오문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결을 같이 하는 동료라는 뜻입니다. 즉 투포흑괴가 있는 곳에 황노태태가 있을 가능성이 많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하오문에서 투포흑괴를 찾는 일을 충분히 진행하시고는 있는 것입니까?”

“.....,”

무쌍의 말에 용상철은 대답을 못하고 얼굴이 붉어졌다. 지금 하오문은 황노태태를 찾는 것에 주력하고 있었다.

“또 스승님께 물으시니 투포흑괴는 북경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여기까지 말하고 무쌍이 어깨를 으쓱했다.

‘하오문에서 반도로 지정하고 이십 년을 넘게 못 찾은 투포흑괴를 설렁설렁 찾는다고 잡히겠냐’는 뒷말까지는 하지 않았다.

“크흠. 그렇다고 해도 저런 조어(피라미) 같은 것들이 투포흑괴의 행방을 알아내겠는가?”

“당연히 저들이 알겠습니까? 모르죠.”

“그럼 왜?”

“제가 양춘구 호패를 가진 놈에게 투포흑괴의 인상을 물으니 숨 쉴 틈도 없이 모른다고 하더군요. 분명 투포흑괴가 누군지는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연결고리가 없을 뿐이지요.”

“하면 그놈들 중에 하나가 행방을 알아올 것이라는 말인가?”

“양춘구는 그리 하려고 할 것이고, 둘은 그러지 않을 것입니다.”

“무슨 뜻인가?”

“사기꾼은 숨소리 빼고 거짓말이고, 투포는 숨소리까지 거짓말하는 놈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양춘구라는 호패도 아마 남의 것일 겁니다. 그런 놈에게 제가 독을 먹였습니다. 그러니 투포 놈은 투포흑괴를 찾으려 할 것이고, 독을 먹지 않은 두 남녀는 몸을 사리려 할 것입니다.”

“흐음. 절묘하군. 투포들이 북경에서 그들에게 전설인 투포흑괴를 모를 리가 없지. 그러니 두 남녀는 후환이 두려워서라도 투포를 말리려 할 것이고.”

“틀림없이 분란이 일어났을 것입니다.”

“저들도 조직이 있을 테니 위로 올라갈 것이고 그 선을 타고 가면 투포흑괴를 찾을 수 있다?”

“고구마를 캐려면 줄기부터 찾고 더듬어 나가야죠.”

“어떻게 말인가? 바람잡이를 하던 남녀에게는 제재를 가하지 않았는데?”

용상철이 돌아서서 멀리 보이는 골목을 확인했다.

“제가 골목에서 바람잡이 하던 놈을 한 대 때릴 때 추종향을 묻혀놨습니다.”

“정말 용의 주도하군. 그런데 굳이 그 투포에게 가혹하게 손을 쓸 필요가 있었나?”

“가혹하다니요?”

무쌍이 무슨 뜻인지 몰라 용상철을 봤다.

“독 말일세.”

“아. 그것 율초환입니다. 몸에 좋은 약이죠.”

“그럼 그 나뭇가지는 어떻게 된 것인가?”

“하하하. 용당주께서도 속으셨군요. 그것 내공으로 나뭇가지를 말린 것입니다. 일순간에 나뭇가지를 말리는 그런 독이라면 저도 갖고 싶군요.”

무쌍이 웃으면서 말했다.


골목 안에서 남은 세 사람은 사라진 무쌍을 보며 이를 갈았다.

“제길. 씁새끼.”

바람잡이를 하던 사내가 사라진 무쌍을 욕했다.

“으에엑.”

골목 담장을 잡고 허대통은 손가락을 목에 집어넣고 헛구역질을 했다. 위에서 쓴물만 올라오고 독으로 추정되는 것은 나오질 않는다.

“어쩌지?”

오지향은 걱정스런 눈으로 허대통의 등을 봤다.

“어쩌긴 향주에게 말해야지. 그리고 오늘 저녁까지 은두 3개를 상납해야 하는데.”

바람잡이 사내 이철주는 허대통을 보며 말했다.

“야 이 개새끼야. 지금 상납이 문제야. 내가 죽게 생겼는데. 그리고 향주에게 말하면 매밖에 더 벌어?”

허대통이 이철주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

이들 셋은 북경의 뒷골목 호동胡洞에서 같이 자란 친구들이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투포를 같이한 동패다.

“흑묘黑廟 주변 어디에 투포흑괴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어.”

그는 이철주와 오지향을 번갈아보며 말했다.

“절대 안 돼.”

그러자 이철주와 오지향이 동시에 외쳤다.

“왜 안 된다는 거야? 너희들이 도와주면 투포흑괴의 거처를 찾을 수 있어.”

허대통의 말에 이철주와 오지향이 난처한 표정이다.

“흑묘방黑廟房에서 가만히 있을 것 같아? 만약 그놈에게 투포흑괴를 발고 했다가는 너와 나뿐 아니라 너와 내 형제가 다 죽을 거야.”

이철주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 내일 내가 죽는 꼴을 보고 싶은 것이냐?”

두 사내는 언성이 높아져 주먹이 오갈 기세다.

“통아. 너는 나랑 같이 의원으로 가고, 철주는 향주에게 가 보고해.”

오지향이 중재했다.

“알았어.”

이철주는 대답했고 허대통은 입을 다물었다. 불만이 많았지만 일단 의원에 가서 치료부터 받을 수 있는지 확인을 해 볼 일이었다.

“그럼 먼저 간다.”

이철주가 먼저 자리를 떴다.

“개새끼.”

허대통이 욕을 했다. 무쌍에게 하는 욕인지 이철주에게 하는 욕인지 알 수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의선검향醫仙劒香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유료화 관련해 공지합니다. +9 24.09.12 1,114 0 -
공지 제목이 의선검향醫仙劒香으로 변경할 예정입니다. +4 24.08.26 640 0 -
공지 댓글 관련해 올립니다. 24.07.31 552 0 -
공지 연재시간 공지합니다. +8 24.07.28 4,806 0 -
71 71. 불한이율不寒而慄 2 NEW +4 13시간 전 1,002 47 12쪽
70 70. 불한이율不寒而慄 1 +6 24.09.17 1,584 60 13쪽
69 69. 팽두이숙烹頭耳熟 3 +8 24.09.16 1,806 66 14쪽
68 68. 팽두이숙烹頭耳熟 2 +8 24.09.15 1,852 68 13쪽
67 67. 팽두이숙烹頭耳熟 1 +14 24.09.14 2,065 75 12쪽
66 66. 천망회회天網恢恢 4 +10 24.09.12 2,448 77 12쪽
» 65. 천망회회天網恢恢 3 +7 24.09.11 2,433 78 12쪽
64 64. 천망회회天網恢恢 2 +10 24.09.10 2,524 77 12쪽
63 63. 천망회회天網恢恢 1 +9 24.09.09 2,657 89 14쪽
62 62. 용주 鎔鑄 4 +12 24.09.08 2,683 89 14쪽
61 61. 용주 鎔鑄 3 +8 24.09.07 2,674 88 12쪽
60 60. 용주 鎔鑄 2 +9 24.09.06 2,752 97 12쪽
59 59. 용주 鎔鑄 1 +10 24.09.05 2,859 95 12쪽
58 58. 과이불개 過而不改 3 +9 24.09.04 2,869 95 13쪽
57 57. 과이불개 過而不改 2 +7 24.09.03 2,867 90 14쪽
56 56. 과이불개 過而不改 1 +8 24.09.02 2,908 87 13쪽
55 55. 청풍명월 靑風明月 3 +10 24.09.01 2,991 89 13쪽
54 54. 청풍명월 靑風明月 2 +6 24.08.31 2,971 89 14쪽
53 53. 청풍명월 靑風明月 1 +7 24.08.30 2,980 85 12쪽
52 52. 학이시습 學而時習 3 +9 24.08.29 2,923 80 13쪽
51 51. 학이시습 學而時習 2 +10 24.08.28 3,093 76 15쪽
50 50. 학이시습 學而時習 1 +8 24.08.27 3,214 82 14쪽
49 49. 조정혈사 朝政血事 +5 24.08.26 3,407 72 17쪽
48 48. 화풍난양 和風暖陽 3 +7 24.08.25 3,437 81 14쪽
47 47. 화풍난양 和風暖陽 2 +8 24.08.24 3,485 82 14쪽
46 46. 화풍난양 和風暖陽 1 +10 24.08.23 3,722 88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