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돌아왔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대우구기
작품등록일 :
2024.07.22 22:40
최근연재일 :
2024.08.21 00:05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11,008
추천수 :
133
글자수 :
127,453

작성
24.08.01 00:10
조회
466
추천
5
글자
10쪽

천마동(天魔洞)

DUMMY



운백랑은 목검이 명치에 닿는지도 모르고 손잡이 부분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창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정녕 이게 인간이 쓰는 초식이라고..? 스승이셨다면.. 깨뜨릴 수 있었을까..?’


금방 정신을 차린 운백랑이 정중히 포권을 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때 삼마제가 슬그머니 다가왔다. 빙그레 웃고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경직된 표정이었다.


“잘 봤네. 나이에 비해 경지가 상당히 높더군. 사문을 물어봐도 되겠는가?”


가까이서 보니 닮은 부분이 있긴하군...

핏줄이구나... 마제의 자리까지 올라오다니..


특히 웃음 짓는 표정이 많이 닮아 보였다.


허..참..


당연히 도달하지 못 할거라.. 별 생각없이 보여준 검이었다. 이렇게 이어져 다시 만나게될줄이야.. 아직 경지에 이르지 못한 옥헌우를 볼 때와는 감회가 달랐다. 떠 있는 달을 바라보니 마치 그 녀석.. 아니 심광여가 웃고 있는 듯했다.


“혈광문의 운백랑이라 합니다.”

“혈광문이라.. 내 견식이 짧아 미안하네.”

“아닙니다. 일인 전승 문파입니다. 모르시는 것이 당연합니다.”


예의 바른 운백랑의 대답을 듣고는 은근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운백랑에 묻혀 슬쩍 넘어가려 했더니... 처음부터 날 노린 건가..? 흠.. 뭐라고 하지.


“자네는.. 검에 재능이 있어 보이더군.”


허허 그래.. 고맙구나..


“과찬이십니다.”

“대회가 끝나면 신검대에 들어올 생각 없나?”


나쁘지 않다. 하지만.. 천마가 어찌 하룻강아지들이 재롱부리는 곳에 들어가겠나..


“고민해 보겠습니다.”

“크흠...알겠네.. 그럼 기별을 기다리겠네.”


* * *


“천호님 미쳤어요?”


삼마제가 돌아가자마자 조화린에게 미쳤다는 말을 들었다.


“말이 좀 험하구나.”

“아니지 미친 게 맞죠. 신검대라니.. 그것도 삼마제님이 직접!!”

“너 나 들어가라.”

“저한테 말했으면 바로 들어갔죠!!”


그럼 네가 들어가겠다고 말하지 그랬냐.. 쯧쯧


“임형.. 사실 전 요즘 어떤 벽에 갇혀있는 것 같습니다. 임형도 이런 적 있으십니까?”


진지한 목소리에 방방 뛰던 조화린도 운백랑을 바라봤다.


“계속해 봐.”

“그 벽은 너무 튼튼하여 발버둥 치려 할수록 저의 목을 조여오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 벽은 누가 만들어줬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 튼튼하다는 벽 말이야.. 누가 만들어줬냐고.”

“진짜 벽을 말하는 게 아니라.. 마음이 그렇다는..”

“그러니까.. 그 마음의 벽 그걸 누가 만들어준 사람이 있나?”

“없습니다..”

“그럼 네가 만든 거네?”

“...”


천호의 눈빛을 보며 마치 자신의 스승과 대화할때와 같은 현기를 느꼈다.


“제가.. 벽을 만들었단 말입니까..?”

“무공이란 게 원래 그런 것이긴 하지 혼자 한계를 만들고 혼자 그걸 깨부수고.. 하지만 너는 천성이 겸손하고 예의가 바르다. 너 같은 놈은 대성하기 쉽지 않아.”


듣고 있던 조화린이 참지 못하고 대꾸했다.


“천호님!! 천호님이라 해도 이건 너무했어요 응원을 해줘도 모자랄 판에..!!”

“..조화린”

“에? 네!?”

“너도 잘 들어라.”


병아리같은것들.. 나에게 가르침을 받는 건 가문의 영광이다. 이놈들아..알고는 있냐?


“후우.. 백랑, 무인에게 ‘내가 감히..’라는 생각을 가지는 건 예의가 아니다. 스승님의 경지는 감히 바라볼 수도 없다. 감히 스승님의 초식보다 강할 순 없다. 나는 이 정도면 노력했다. 그딴 생각으로는 명교에 있을 게 아니라 유교를 공부하러 갔어야지.”

“제가..문제였다는 말입니까..?”

“스스로 한계를 정해버리면 나아갈 수 없다. 예전의 어떤사람은... 검으로 영혼마저 갈랐다.”

“..”

“거짓말! 너무 과장된 거 아니에요!?”

조화린은 말도 안 된다며 대꾸하려 했지만, 아련한 눈빛으로 달을 바라보는 천호의 표정에 다시 입을 다물었다.


피식-


“그 녀석의 목표가 뭐였는지 알려줄까?”

“뭐였는데요?”

“검으로.. 하늘을 가르고 싶어 했다.”


터무니없는 목표였다. 검으로 하늘을 가른다라니..


“하늘에 닿진 못했지만.. 결국 그 검은 영혼을 가르는 검이 되었지.”

“그.. 전설적인 얘기는 저도 들은 적 있습니다.”

“무슨 전설?”

“혼마검(魂魔劍) 심광여 선배님의 일화이지 않습니까?”


뭐라... 혼.마.검?? 별호 참.. 유치하긴.. 어찌된 것이.. 나보다 더 유명한 것 같은 건 기분탓일가..?


“크흠. 잘 알고 있군. 아무튼 높은 곳을 바라보라.. 이런 뜻이지.”


“그런데 천호님은 왜 옆에서 본 것처럼 얘기하셨어요? 전 아는 사람 중에 그 정도로 고수가 있는 줄 알았잖아요.”


맹한 것이.. 예리한 질문을,,


“....본 것처럼 오래 연구했으니까 말이 그렇게 나온 것뿐이다.”

“그럼.. 임형이 보는 높은 곳은 어디입니까?”




“....그건 알려줄 수 없어.”


* * *


달콤한 휴식이 지나고 드디어 마지막 삼차전의 날이 밝았다.

대대로 비무대회의 마지막 삼차전은 천마대주들을 시험을 통과하는 것이었다.

내용은 비교적 간단했지만 비슷한 수준의 경쟁자들끼리 치르는 시험과 초절정의 경지에 이른 천마대주들의 시험은 난이도 자체가 달랐다.


며칠 전,


“어허.. 안 될 말이오!!”


회의실에서 일마제(一魔帝) 천광여의 격앙된 목소리가 울렸다.


“일마제.. 그 정도로 노할 일은 아니지 않소.”


사마제 독마신의(毒魔神醫)구장회가 일마제의 반응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듯이 말했다.


“사실 삼차전은 따지자면 일차전의 비무와 다를 것이 없지 않았습니까?”


이 사달을 일으킨 이마제가 반발하며 말했다.


“그게아니오.. 왜 하필 그 동굴이냐는 것이오. 거기는 초대천마님의 성지나 다름없지 않소.”

“전설일 뿐이지요.. 동굴 안에는 인위적인 흔적이 아무것도 없었지 않았습니까? 그런 천혜의 수련 장소를 방치하는 것도 아깝지 않습니까..”

“크흠..”

“며칠 전 삼마제님과 함께 이미 준비도 끝마치고 왔습니다.”

“미리 다 해놓고 통보를 하는구려..”

“죄송합니다.”

“후.. 어쩔 수 없는가... 이미 준비도 다 해놓고선..흠!”


넘어가 주는듯한 일마제의 말에 이마제는 미소를 지었다.


“각별히 신경 쓰겠습니다.”


.

.


단상 위로 삼마제가 올라왔다.


음.. 뭔가 이상한데? 대주들은 어딨지? 삼차전이라면 대주들과 함께 나타나서 시험을 치러야 한다. 왜 삼마제만 나타난 거지?


의아해하던 중 삼마제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라.”


와아아아아!!


사람들은 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삼차전은 천마동(天魔洞)에서 치러진다.”


웅성웅성


갑자기 천마동에서 치른다는 말에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하기 시작했다.


“삼마제님 삼차전은 천마대주의 시험 아니었습니까?”

“혹시 장소만 바뀌는 것입니까?”


저게 무슨 뜻이지? 그럼 지금까지는 내가 알던 삼차전이 맞았고, 하필 이번에 바뀌었다는 건가?


[조용]


“으읔”

“큭”


삼마제의 내기는 중후함보다 날카로움이 강했다.


찌릿찌릿하네..


“규칙은 간단하다. 천마동에서 물건 하나를 가지고 나오면 된다.”


너무나 간단한 규칙에 다시 웅성거림이 시작되었으나 곧이어 나오는 삼마제의 말에 다시 조용해졌다.


“..화령신단(花靈神丹)이다. 신단을 가지고 나오는 자가 우승자다.”


“삼마제님 화령신단이면 소림의 소환단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영약 아닙니까? 그걸 먹어버릴 수도 있지 않습니까?”


욕심 많게 생긴놈이구나.. 목소리에도 욕심이 그득하게 껴있군.


“먹어도 상관없다. 우승자의 보상이니까.”


!!


웅성거림은 아까보다 줄었지만 장내의 열기는 훨씬 뜨거워진 것 같았다.


화령신단이라.. 음식도 그렇고.. 요즘 서쪽의 무역이 잘 되는가 보군. 통행료를 많이도 받았나 보네.


“그럼 총교두! 인솔하도록.”


“예 어르신. 다들 따라오시오.”


총교두가 고생이많군..


연무장을 벗어나서 천마동으로 향했다.


“교두님 저기는 일마궁아닙니까?”

“그렇소. 천마동으로 가려면 일마궁을 지나야 하오.”


일마궁을 지나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동굴 입구가 나타났다.


“이곳이오.”


아까의 욕심 그득한 놈이 물었다.


“교두님 너무 작은 동굴 아닙니까? 서로 신단은 뺏으려다 동굴이 무너지면 어떡합니까?”

“들어가 보면 알 것이오. 따라 들어오시오.”


총교두가 동굴로 들어간 뒤 나머지도 곧바로 동굴로 입장했다. 들어와서 본 동굴 안은 작은 입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만큼 웅장했다.

백 명이 들어와도 널널할 것 같은 크기에 안쪽에는 작은 입구들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동굴은 성화봉의 전체와 연결되어 있소. 그럼 무운을 빌겠소.”


총교두는 다시 입구로 나가버렸고 남은 사람들은 천천히 동굴 안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임형 어느 방향으로 가실 겁니까?”


창을 든 사내.. 사내를 든 창.. 말투도 창 같은 운백랑이었다.


글세다.. 어디로 갈까..

빨리 끝내고 싶은 생각에 기감을 넓게 펼쳐보았다.


“..길은 조화린이 정하는 곳으로 가자.”


동굴을 두리번거리던 조화린은 갑작스러운 임무에 기쁜 건지 당황인지 모를 반응을 보였다.


“네에!? 제가요?”

“그래.”

“조소저만 믿겠습니다.”

“믿지 마세요!! 휴 그럼.. 일단 이쪽으로 가보죠. 이쪽은 아무도 안 들어갔어요.”


조화린이 고른 입구로 기감을 펼쳤다.


음.. 안전한 것 같군.


“앞장서라.”

“제가요?”

“그럼 네가 골랐으니 네가 앞장서야지.”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휴우..”


울상을 지은 조화린은 어깨가 축 늘어진 채 걸어가기 시작했다.


“저 사실 비밀이 있는데요.. 제가 뱀을 엄청 무서워하거든요. 근데 여기 진짜 뱀이 나올 거 같아서 미칠 것 같아요...”


뱀을 상상하며 소름이 돋은 듯 팔뚝을 문지르는 조화린은 비무 때의 모습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주먹으로 소도 때려잡을 것 같은 녀석이 엄살은..


“조소저 그럼 제가 쌍두사를 사용할 때 무섭지 않으셨습니까?”

“네? 그거 미꾸라지 아니었어요?”

“...아닙니다!”


푸흡


미꾸라지라니.. 운백랑을 슬쩍 처다봤다.


“웃은게 아니다...”


가는 길이 지루하진 않겠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마가돌아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공지 24.08.21 46 0 -
공지 조화린(흑색무복) +1 24.08.19 47 0 -
공지 독자님들감사합니다. 24.08.17 117 0 -
33 봉인해제(封印解除) 24.08.21 95 2 6쪽
32 사면초가(四面楚歌) 24.08.20 118 2 8쪽
31 흉계(凶計) 24.08.19 162 2 9쪽
30 매화이십사수(梅花二十四手) 24.08.18 214 2 8쪽
29 화종지회(華終之會) 24.08.17 227 2 11쪽
28 섬서(陝西) 24.08.17 194 3 7쪽
27 천마검(天魔劍) 24.08.16 231 3 10쪽
26 천독단(天毒丹) 24.08.15 211 2 9쪽
25 뇌신(雷神) 24.08.14 236 3 13쪽
24 검산(劍山) 24.08.13 229 3 8쪽
23 사천당문(四川唐門) 24.08.12 227 2 8쪽
22 운룡(雲龍) 24.08.11 229 3 8쪽
21 대나무숲(竹林) 24.08.10 246 4 8쪽
20 곤륜(崑崙) 24.08.09 302 4 11쪽
19 특별임무(特別任務) 24.08.08 306 4 9쪽
18 흑월(黑月) 24.08.07 279 3 8쪽
17 독인(毒人) 24.08.06 293 5 10쪽
16 혼몽산(昏蒙散) 24.08.05 303 5 12쪽
15 내단(內丹) 24.08.04 314 5 7쪽
14 이룡(螭龍) 24.08.03 328 5 9쪽
13 전설(傳說) 24.08.02 344 4 10쪽
» 천마동(天魔洞) 24.08.01 467 5 10쪽
11 흑점(黑點) 24.07.31 364 5 13쪽
10 이차전 - 진법(陣法)(2) 24.07.30 377 5 8쪽
9 이차전 - 진법(陣法)(1) 24.07.29 405 6 9쪽
8 환골탈태(換骨奪胎) 24.07.28 443 6 7쪽
7 혈광마창(血光魔槍) 24.07.27 457 6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