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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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구기
작품등록일 :
2024.07.2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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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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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사면초가(四面楚歌)

DUMMY

달그락-


달그락-


마차 안에서 말발굽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고 있었다.

아까부터 계속 입술을 움찔거리던 조화린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천호님, 왜 갑자기 교로 돌아가는 거예요? 고독에 무슨 문제가 생겼어요?"


조화린의 해맑은 질문을 곱씹으며 조용히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고독에 문제는 없다."

"그러면 왜 갑자기 돌아가는 거예요."

"문제는 너희에게 있지."


그 말에 운백랑도 귀를 귀울이는 듯했다.


"너희는 너무 약하다."


조화린은 당연히 나보다 약한 게 맞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입을 다물었다.


"대형, 그래도 이 정도 경지라면 후기지수 중에서는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거 아닙니까?"


이 정도 경지라고?

후기지수 중에?

조용히 웃음을 터뜨렸다.


'버릇을 아직도 고치지 못했구나.'


"운백랑, 내가 예전에 말했었지. 그따위 생각을 가질 거면 유교를 공부하러 가라고."


갑자기 혼나는 분위기에 운백랑은 조금 당황하는 듯 했다.


"후기지수 중에서 강하면 천하에서는 몇 번째냐? 흑월놈들이 너희는 후기지수라면서 살려줄 것 같나? 무림은 비무만 하는 곳이 아니다. 너희들은 아직 바닥에 널린 쥐새끼 수준도 안 돼."


얼마만에 이렇게 길게 얘기하는지.... 입이 아파오고 있었다.


조화린은 얼굴이 붉어지며 발끈했다.


"그럼 늦게 태어난 걸 어쩌란 말이에요. 지금부터 20년을 더 수련해도 내공을 따라잡긴 힘들잖아요. 천독단 같은 걸 매일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무림이 어떤 곳인지 실전을 많이 겪어보지 못한 애송이들이 보통 하는 말이다.


"실전은 내공이 전부가 아니다."

"그래도 내공이 모든 걸 좌우하잖아요."

"아니다."

"그럼 뭐가 가장 중요해요?"

"내공이 다가 아니라는 걸 깨닫는 게 중요하지."


조화린은 나의 선문답 같은 소리에 속이 답답한듯했다.

하지만 다르게 설명할 길은 없다.

내공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물론 내공이 큰 영향을 끼치는 것도 맞는 말이다.

심법을 게을리하지 않고 자신의 무공을 갈고닦아야 하고 가늘고 길게 살아남아야 하는 것.

그것이 강호다.


"그럼 천호님은 어느 정도 실력인데요?"


어디 한번 말해보라는 표정을 짓는 조화린.


"나?"


운백랑도 귀를 쫑긋 세우기 시작했다.

잠깐의 침묵 뒤 나의 입이 떨어졌다.


"그건 알려줄 수 없어."


'당연히 천하제일이지.'


그때, 마차 안으로 날아든 전서구 한 마리가 그들의 시선을 끌었다.

전서구는 신속하게 날아와 천호의 팔에 앉았다.


"마차까지 찾아오는 겁니까?"


운백랑이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전서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출발하기 전에 이마제님이 천리추향을 함께 챙겨줬었다."


전서구의 발에 묶인 작은 서찰을 펼쳤다.


「소식이 없어 조금 걱정하던 중이었답니다. 곤륜에 화종지회까지.... 흑월들이 무림 전반을 노리고 있는 것이 확실하군요. 위협적인 집단이니, 섣부른 행동은 삼가고 부디 신중하게 움직이세요. 그리고 서찰은 태워 없애세요.」


별다른 내용 없는 서찰 같았다.

조화린과 운백랑도 고개를 끄덕일 뿐, 별다른 행동을 보이진 않았다.


'진선림은 안부나 묻는 서찰을 보낼 사람이 아니다.'


찝찝한 기분에 서찰을 다시 읽어봤다.

걱정하던 중이다.

흑월이 무림을 노린다.

위협적이다.

신중해라.

태워 없애라.


그때 조화린이 물었다.


"천호님, 천호님은 경지가 높잖아요. 삼매진화를 쓸 수 있나요?"

"삼매진화? 그건 너희도 원리만 깨우치면 쓸 수 있다. 왜 그러느냐?"


조화린이 서찰의 마지막 부분을 가리켰다.


"여기에 태우라고 하잖아요."


태워 없애라.


'그런 의미였나?'


서찰을 쥐고 있던 손바닥에서 작은 불꽃이 피어올랐다.

검붉은 불꽃이 서찰을 감싸기 시작했다.


"우와!"

"캬, 대형!"


조화린과 운백랑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검붉은 불꽃은 사실 천마기를 외부로 내보낸 것일 뿐이었다.

천마기는 곧 타오르는 성화.

불꽃과 다를 바 없었다.


서찰에 쓰여 있던 묵이 사라지고, 진짜 내용이 드러났다.


사면초가(四面楚歌).


단 네 글자 뿐이었다.

곧 서찰은 완전히 사라졌다.


"무슨 뜻일까요?"

"교에 무슨 일이생긴 것일까요?"

"아니면 이마제님이 봉변을 당한 것일까요?"


둘은 사면초가의 의미를 추측하기 시작했다.


"좋은 뜻은 아니겠지."


'비를 피하려다 호랑이굴로 들어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군.'


빠르게 판단이 서지 않았다.


방향을 바꿔야 하는 건가?

진선림이 흑월이라면 대처할 수 있을 것인가?

진선림이 아군이라면 사면초가라는 건 뭔가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일단 예정대로 교로 복귀한다."


* * *


성화봉에 복귀하자, 곧장 이마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풍경은 여전히 웅장하고 아름다웠지만, 내 눈에는 그 모든 것이 거슬리게만 느껴졌다.

주변을 눈으로 훑으며, 이마궁에 펼쳐져 있는 진법을 지나 내부로 들어섰다.


진선림이 기거하는 본채 앞에 도착했다.


'진선림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군.'


그때 고요히 물결치던 연못에서 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안개는 점점 짙어지더니, 그 속에서 진선림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났다.

진선림의 모습을 보자마자, 품에서 구슬을 꺼내 고독을 확인했다.

고독은 섬서에서 봤던 것처럼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진선림은 아니군. 궁 안에서도 진법으로 몸을 가리고 있다니.'


조화린과 운백랑이 진선림을 보고 예의를 갖추며 포권을 취하려는 순간, 진선림이 손짓으로 그들을 막았다.

곧이어 전음이 들렸다.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조화린과 운백랑은 전음을 듣고 즉시 동작을 멈추었다.

한숨을 한번 내뱉은 진선림과 눈이 마주쳤다.


「어찌 이렇게 빨리 도착했나요?」

「서찰을 받기 전에 이미 교로 복귀 중이었습니다.」


진선림은 착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운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모르겠군요.」

「궁 주변에 은신해 있는 저놈들은 뭡니까?」

「교주의 지시가 내려왔어요. 모든 마제는 마궁에서 근신하라는 명령이었죠.」


이상했다.

교주의 명에 따라 움직이는 수족은 총사가 이끄는 흑살대 밖에 없다.

그러나 저놈들의 기운은 흑살대와는 전혀 달랐다.


'흑살대인지 물어볼 수도 없고....'


「근신의 이유는 무엇입니까?」


진선림은 또다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모릅니다. 하지만 불길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군요.」

「교주님이 흑월인 것 같습니까?」

「대담한 발언이군요. 그것이 중죄로 다스려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나요?」

「지금은 그런 것을 신경 쓸 상황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살짝 미소를 머금은 진선림이 다시 전음을 보냈다.


「의심은 하고 있었지만, 단정하긴 이릅니다.」

「그렇다면 계획이라도 있습니까?」

「계획이라기보다 부탁이라고 하죠. 마제들 중에 흑월이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저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부탁이 뭡니까?」

「그대들은 내가 혼천대라고 명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는 아니지요. 교주의 명은 마제들과 천마대들의 근신이었으니, 세 분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이해했으니 계속 얘기하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바라봤다.


「마제들 중 흑월에 가담한 자가 있는지 확인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품에서 다시 구슬을 꺼내봤다.

조금 전까지 빙글빙글 돌고 있던 고독이 이마궁의 입루를 향하고 있었다.

그걸 본 진선림이 급히 외쳤다.


"모두 내 뒤로 물러나라!"


콰앙-!

찌지지지직-!


폭발음과 함께 천 조각이 찢겨지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마궁에 펼쳐져 있던 진법이 순식간에 파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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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봉인해제(封印解除) 24.08.21 95 2 6쪽
» 사면초가(四面楚歌) 24.08.20 118 2 8쪽
31 흉계(凶計) 24.08.19 161 2 9쪽
30 매화이십사수(梅花二十四手) 24.08.18 214 2 8쪽
29 화종지회(華終之會) 24.08.17 226 2 11쪽
28 섬서(陝西) 24.08.17 194 3 7쪽
27 천마검(天魔劍) 24.08.16 230 3 10쪽
26 천독단(天毒丹) 24.08.15 211 2 9쪽
25 뇌신(雷神) 24.08.14 236 3 13쪽
24 검산(劍山) 24.08.13 229 3 8쪽
23 사천당문(四川唐門) 24.08.12 227 2 8쪽
22 운룡(雲龍) 24.08.11 229 3 8쪽
21 대나무숲(竹林) 24.08.10 246 4 8쪽
20 곤륜(崑崙) 24.08.09 302 4 11쪽
19 특별임무(特別任務) 24.08.08 306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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