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돌아왔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대우구기
작품등록일 :
2024.07.22 22:40
최근연재일 :
2024.08.21 00:05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10,986
추천수 :
133
글자수 :
127,453

작성
24.08.10 00:05
조회
245
추천
4
글자
8쪽

대나무숲(竹林)

DUMMY

곤륜파는 입문한 뒤 오랜 제자 생활을 거친 뒤 도사의 호칭을 받을 수 있다.

오래된 기억이지만 경험으로 느낄수 있었다.

지금 눈앞에 서 있는자는 도사다.

그것도 꽤 강한 기운이 느껴지는....


'구린내가 나는 도포까지 완벽하군.'


자라야 할 머리카락이 모두 턱으로 간 것인지 허연수염이 거의 허리춤까지 와있었다.


"후배 운백랑이 선배님께 인사드립니다."


절도 있는 포권을 하며 대머리말코에게 인사했다.

운백랑은 의외로 정파에 잘 어울렸다.


'말투 때문에 그런가...?'


"창술이 인상 깊더군. 비무란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야 하는 법이지. 감정이 섞이면 비무가 아니게 되어버리지... 그렇지 않은가?"

"송구합니다."

"아닐세. 비무의 의미을 잊지 말라는 뜻이지. 허허."


대머리말코는 선한 표정을 지으며 련비를 스윽 바라봤다.


"자, 장로님.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좋지 않다.

장로급이라면 패도적인 기운을 분명 느꼈을 거다.


"어쩐 일은 뭐가 어쩐 일이냐? 련비 네 녀석의 소문이 도장 안팎으로 울려 퍼지거늘... 쯧."


련비는 대머리말코에게 한 소리 듣더니 어깨가 축 늘어졌다.


"오해십니다. 전 그저 백련촌에 처음 방문하셨다셔서 소저에게 마을을 구경시켜 드리려..."


"갈! 이놈이 그래도...!"


련비의 고개가 바닥에 꽂혀버렸다.


'오랜만에 들어보는군... 갈이라니. 저 녀석이 혼나는 걸 굳이 더 볼 필요는 없지'


운백랑에게 눈짓을 줬다.


"선배님, 비무에 대한 고견 감사합니다. 후배들은 이만 물러갈까 합니다."


"겸손하기까지... 허허. 한데... 후배들은 어디서 왔나?"


순수한 질문이 아니었다.

보통은 사문이 어디냐고는 물어볼 수 있다.

하지만 어디서 왔냐라는 건 뭔가를 의심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운백랑의 눈빛이 약간 떨리는듯 했다.


"저희는..."


"저희는 서역에서 왔습니다."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대머리말코놈... 보는 눈이 많아 살인멸구를 할 수도 없었다.


"이제 중원유람을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대머리말코놈이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잠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 정도로는 날 파악하긴 힘들 거다.'


"중원은 어땠나?"


"그저 사람 사는 곳이었습니다."


"허허... 도를 깨우친다고 면벽을 하는 제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군. 그저 사람 사는 곳이라..."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저 녀석때문에 기분이 언짢았다면 내가 대신 사과하겠네. 백련촌은 공기가 좋은 곳이야. 편안히 즐기다 가게. 무량수불."


무사히 넘긴 것 같았다.


'애송이들이 뭔가를 깨달았으면 좋겠군.'


운백랑과 조화린에게 눈짓을 줬다.

전음은 사용할 수 없었다.

나의 전음을 알아챌 수 없을 테지만, 돌아오는 전음은 무조건 알아챌 것이다.


등줄기에서 진땀이 났다.

마음속에서 몇번이고 모두 죽여버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 전생과 다르게 그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부모님의 영향인가?'


운백랑과 조화린이 옆으로 왔다.


"선배님, 후배들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 * *


길을 완전히 벗어나 련비가 말했던 대나무숲 근처까지 와서야 숨을 편하게 내쉴 수 있었다.


"휴... 식은땀이 나서 죽는 줄 알았어요."


조화린의 손가락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


"제가 순간 호승심(好勝心)이 들어 실수했습니다."


사실 운백랑 때문은 아니었지만, 이번기회로 감정을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괜찮다."


품에서 구슬을 꺼내 고독의 상태를 확인했다.


"아직 멀쩡하군."


그때 곤륜산 쪽을 가리키고 있던 고독이 우리가 지나온 길 쪽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갑자기 방향을 바꾸네요?"


"조용."


휘이잉-


대나무숲 사이로 부는 바람 소리가 음산하게 느껴졌다.


뚜벅


뚜벅


지나온 길에서 한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머리가 반짝이는...

대머리말코가 굳은 표정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설마... 우릴 쫒아온걸까요.?"


조화린이 작게 속삭였다.


"너희는 나서지 마라."


뚜벅


뚜벅


4장정도의 거리까지 다가와서야 대머리말코가 멈춰 섰다.


"대나무숲이 어떤가?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지 않은가?"


굳은 표정으로 말하는 대머리말코는 조금 전과는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개소리하긴... 장로급이 흑단을 먹었단 말인가? 뭐가 아쉬워서...'


일단 장단을 맞춰보기로 했다.


"그렇습니다. 보기가 좋군요."


"클클... 궁금한 것이 있어서 찾아왔네."


"편히 말씀하십시오."


대머리말코는 운백랑을 바라봤다.


"혈광마창(血光魔槍)"


운백랑은 자신의 창이자, 무공인 혈광마창의 이름을 듣고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운백랑은 대답하지 않고 대머리말코를 가만히 쳐다봤다.


"참으로 패도적인 무공이지... 그렇지 않은가?"


혼란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운백랑을 보며 말을 이었다.


"혈광마창... 오랫만에 보는군. 한때는 그리 탐나던 물건이었지."

"혹시... 스승님의 지인이십니까?"


대머리말코는 대답대신 상의를 벗기 시작했다.

도사놈의 노출이라... 보기힘든 장면이었다.

상의를 벗은 그의 복부에는 관통당한 듯한 커다란 상처 자국이 남아있었다.


"광진이 남긴 흔적이지. 광진은 좋은 곳에 묻어 줬느냐?"


운백랑의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네, 네놈이... 그때의 흑의인이냐?"

"내가 왜 그 창을 두고 갔는지 아느냐?"

"..."


대머리말코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너무 약했거든."


파팟-


이성을 잃은 운백랑이 쏜살같이 달려 나갔다.


"안돼요!"


그 모습을 보며 급하게 조화린이 소리를 질렀지만 운백랑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스승님의 복수를 해주마. 쌍두사(雙頭蛇)!!!"


혈광마창이 운백랑의 의지에 호응하듯 두 갈래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크하하하. 겨우 두 마리로 뭘 하겠다는것이냐?"


쉬이이익-


흉포한 기운을 머금은 두개의 머리가 대머리말코의 머리과 복부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복수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한들 무공이 뒷바침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소용도 없는 짓.

대머리말코는 한손만으로 창끝을 막아냈다.


이미 예상한 듯 운백랑은 스승의 말을 되새기며 선천진기(先天眞氣)까지 끌어올렸다.


-백랑아, 혈광마창은 단순히 뱀을 본뜬 무공이 아니다. 그것은 뱀을 넘어 승천할 용을 품은 무공이지. 쌍두사는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


운백랑이 낮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삼두룡(三頭龍)]


두 갈래로 갈라졌던 창끝 사이에서 용의 숨결을 품은 듯한 세 번째 머리가 나타났다.

창 끝 사이에서 빠르게 솟구쳐, 대머리 말코의 심장을 향해 날아들었다.


쉬익- 콰쾅-


급히 막아낸 양 손바닥에서 선혈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이만한 내공의 격차를 따라잡을 무공은 존재하지 않는다.


손바닥에 상처를 낸 것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했지만, 운백랑은 좌절했다.

선천진기까지 끌어올려 공격했건만 겨우 손바닥의 상처.


'스승님...'



대머리말코가 지쳐있는 운백랑에게 쇄도했다.


"쓰레기 같은 놈이...!!!"


웅혼한 기운을 담은 장이 운백랑의 머리로 향했다.


후웅-



파팡!


그때 운백랑의 옆에서 튀어나온 장과 부딪히고 뒤로 물러났다.

대머리말코는 전력이 아니었지만 내력으로 밀려났다는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


"한 수가 있는 놈이었구나."


이놈이고... 저놈이고...


주변은 대나무숲.

보는 눈은 없다.

사형선고를 내리기 전에 한마디 해주고 싶었다.


"반말하지 마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마가돌아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공지 24.08.21 46 0 -
공지 조화린(흑색무복) +1 24.08.19 46 0 -
공지 독자님들감사합니다. 24.08.17 116 0 -
33 봉인해제(封印解除) 24.08.21 94 2 6쪽
32 사면초가(四面楚歌) 24.08.20 116 2 8쪽
31 흉계(凶計) 24.08.19 161 2 9쪽
30 매화이십사수(梅花二十四手) 24.08.18 213 2 8쪽
29 화종지회(華終之會) 24.08.17 226 2 11쪽
28 섬서(陝西) 24.08.17 194 3 7쪽
27 천마검(天魔劍) 24.08.16 230 3 10쪽
26 천독단(天毒丹) 24.08.15 210 2 9쪽
25 뇌신(雷神) 24.08.14 235 3 13쪽
24 검산(劍山) 24.08.13 228 3 8쪽
23 사천당문(四川唐門) 24.08.12 226 2 8쪽
22 운룡(雲龍) 24.08.11 228 3 8쪽
» 대나무숲(竹林) 24.08.10 246 4 8쪽
20 곤륜(崑崙) 24.08.09 302 4 11쪽
19 특별임무(特別任務) 24.08.08 306 4 9쪽
18 흑월(黑月) 24.08.07 279 3 8쪽
17 독인(毒人) 24.08.06 292 5 10쪽
16 혼몽산(昏蒙散) 24.08.05 303 5 12쪽
15 내단(內丹) 24.08.04 313 5 7쪽
14 이룡(螭龍) 24.08.03 327 5 9쪽
13 전설(傳說) 24.08.02 343 4 10쪽
12 천마동(天魔洞) 24.08.01 466 5 10쪽
11 흑점(黑點) 24.07.31 363 5 13쪽
10 이차전 - 진법(陣法)(2) 24.07.30 376 5 8쪽
9 이차전 - 진법(陣法)(1) 24.07.29 404 6 9쪽
8 환골탈태(換骨奪胎) 24.07.28 442 6 7쪽
7 혈광마창(血光魔槍) 24.07.27 457 6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