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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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구기
작품등록일 :
2024.07.2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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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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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월(黑月)

DUMMY

"으...으읔"


힘겹게 눈을 뜬 은일산은 움직여보려 몸을 뒤척였다.


'여긴...뇌옥인가? 아직 살아있다니...'


연무장에서의 기억이 점점 되살아났다.


'역시 마제인가... 가장 쉬운상대라 생각했던 이마제조차 상대가 되지 않다니...'


덜컹덜컹


손과 발에는 쇠고랑이 채워져 있었다.


'이딴 쇳덩어리로....'


은일산은 내공을 끌어올려 쇠고랑을 부숴버리려 했다.


"으읔!"


덜컹덜컹


쇠고랑을 부수려고 애쓰고 있을 때, 뇌옥의 어둠 속에서 냉랭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허튼짓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게다."


은일산은 순간 멈칫하며 고개를 들어 소리가 들린 방향을 응시했다.


"이미 혈도를 제압해 놓았단다."


뇌옥을 비추는 달빛으로 이마제가 모습을 드러냈다.


"진선림..."


"이제 이름까지 그냥 부르는구나. 내가 누군지 모르느냐?"


진선림이 기운을 드러냈다.


"크읔...비겁한 년...."


"하아...일산아. 어쩌다 이렇게 되어 버렸느냐."


진선림은 은일산을 바라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재능, 강함... 너희가 원하는 게 이런 것 아니었나?"


"...강함이 전부가 아니란다."


"가식 떨지 마라. 이제 곧 그분이 오실 것이다."


"그분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냐? 신의를 말하는 것이냐?"


"크킄... 그분이 오시면 너희는 칠공(七孔)에서 피를 흘리며 고통 속에서 죽어갈 것이다. 후욱- 후욱-"


진선림은 얼굴의 핏기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은일산의 맥을 집었다.


'이게 무슨...'


그녀의 손끝에 느껴지는 것은 단순한 맥의 흐름이 아니었다. 마치 맥 안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고독인가... 일산은 이미... 틀렸구나. 약간의 정보라도 얻어야 한다.'


진선림은 은일산의 등에 손을 얹고 깊게 심호흡했다. 그의 손끝에서 따뜻한 기운이 뿜어져 나와 은일산의 몸속으로 스며들었다.


"으으..."


"일산아 정신을 차려라."


진선림의 내공으로 고독이 날뛰는 것을 잠시 막았다.


"진...선림..."


그 순간 은일산의 눈을 마주친 진선림의 두 눈이 노란빛으로 변했다.


'섭혼마안(攝魂魔眼)'


은일산의 기억은 중간중간 끊겨 있었다.


'누구냐...감히 명교의 교인에게 이런 짓을...'


* * *


본단이 내려다보이는 중턱.


은일산이 한쪽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뒷짐을 지고 있는 상대에게로 향해 있었고, 상대는 고요히 본단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저도 이제 흑월(黑月)이 되는 것입니까"


은일산의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


뒷짐을 지고 있던 남자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말했다.


"...흑단을 복용해라."


마치 쇠가 갈리는 듯한 목소리였다.


은일산은 망설임 없이 손에 쥔 흑단을 삼켰다. 흑단이 그의 목을 타고 내려가자, 남자는 천천히 몸을 돌려 은일산을 바라보았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쯤 되어 보이는 그는 왼쪽 볼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흉측한 검상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 * *


"흑월이 뭐지? 그 남자는 사마제가 아니었어."


섭혼마안을 해제한 진선림의 표정은 점점 더 심각해졌다. '흑월'이라는 것이 명교 내부의 사조직인지, 아니면 외부에서 명교를 노리는 세력인지 알 수는 없었으나, 어느 쪽이든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존재는 아니었다.


"커억"


은일산의 입에서 검붉은 썩은 피가 쏟아져 나왔다. 흑단의 고독이 이미 온몸을 휘감고 있었다.


화타가 있었다고 해도 소생시킬 수 없을 정도였다.


'보고를 들었을 텐데... 한번도 찾아오지 않다니.'


진선림은 스승이라면서 제자의 상태조차 보러오지 않는 사마제가 못마땅했다.


"고통을 덜어주겠다."


퍼억-


은일산의 이마를 단숨에 쳐 그의 고통을 끝내주었다.


* * *


"교주님께 기별해 주게."


진선림은 성화궁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총교두에게 말했다.


.

.


"들어가시면 됩니다."


뚜벅


뚜벅


자주 드나들던 성화궁이었지만, 늦은 시간 때문인지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교주님, 진선림이 문안 올립니다."


"이마제, 어떻게 되었소?"


평소와 다름없는 교주였다. 여운보는 다른 마제들과는 다르게 진선림과 독대할때는 말을 편하게 했다.


"은일산은...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렇구려."


"고독이었습니다."


"고독?"


"예. 이미 회복하기는 늦어 고통을 덜어주었습니다."


"연무장에서 복용했다는 그 흑단에 고독이 들어있었단 거군."


"예."


"감히..."


여운보의 표정이 험악해지고 있었다.


"섭혼마안을 통해 약간의 정보를 캐냈습니다."


"원흉을 찾은 것이오?"


"은일산은 이곳 성화봉에서 어떤 남자를 만났었습니다. 그를 향해 무릎을 꿇으며 이제 자신도 흑월이냐고 묻더군요."


"흑월? 개인이 아니라 세력이란 건가...?"


"그렇다고 사료되옵니다."


"교인인가...?"


"그것까진 알 수 없으나... 그 남자의 얼굴에 검상이 있었습니다."


"어떤 검상인지 알 수 있었소?"


"왼쪽 볼에서부터 시작해 대각선 방향으로 뻗어있었습니다. 옷에 가려서 볼 수는 없었지만 오른쪽 허리 부근까지 검상이 새겨져 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마치...뇌전에 맞은 듯한 모양이었으나 분명 검상이었습니다."


여운보는 턱을 괴며 고심에 빠졌다.


"교에 원한이 있는자인가... 뇌전 같은 검상이라..."


"교를 노리는지 무림 전체를 노리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세력까지 갖추었으니까요."


"교에 뇌기를 띤 무공이 있었소?"


"없습니다."


없다고 단정을 지은 진선림의 머리에 비무 때의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검을 쓰지는 않지만 뇌기를 띠는 자가 한명 있습니다."


여운보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조화린이라는 자이옵니다."


"뇌기를 띤 자가 대회에 참가하고 은일산이 죽었다... 그것참 공교롭군..."


"철저히 조사하여 진상을 밝히겠습니다."


"알겠소.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말씀하시오."


"예.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 * *


객실의 문밖을 두리번거리는 인영.


"잠깐 산책이나 다녀올까."


천호는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려 했으나 졸리지 않는 걸 어떻하냐며 몰래 객실을 빠져나오는 중이었다. 본단의 소속이 아니기에 밤중에는 이동이 제한되어 있었다.


"아무도 없지? 몰래 빠져나와서 그런가... 긴장감이 있네."


연무장을 지나 바깥으로 한발짝 디디는 그때,


"잠이 오시지 않으신가 봅니다."


심장마비가 오는 줄 알았다.


"누구냐."


"누구냐? 진선림이라 하는데 누군지 아시는지요?"


도대체 이 시간에 그것도 하필 이곳에 이마제가 나타나다니... 조금식 무뎌지고 잊혀지고 있는 기억이었지만 나는 천마였었다. 나의 앞마당 같은 곳에서 마제에게 걸리다니...


"임천호라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뭐 하고 계십니까?"


"그것이... 잠이 통 오지 않아 잠시 바깥 공기를 마시러 나왔습니다."


"조금 전에는 아예 담장을 넘어갈 듯해 보이던데 말이죠."


"담을 넘으려던 건 아녔습니다...."


"후훗... 장난이었습니다. 물어볼 것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우연이 아니었군... 은일산 때문인가?'


진선림은 천호에게 말하는 내내 표정을 주시하고 있었다.


"물어보시죠."


"같이 다니는분들 중 조화린이라는 분이 계시지요?"


"같이 다닌다기보다 조화린이 저를 따라다니는 겁니다."


"그런 것치고 합이 잘 맞으신 거 같은데... 아닌가요?"


'이런 걸 물어보려 왔다는 건가?'


천호는 쓸데없는 질문을 하는 이마제를 빤히 쳐다봤다.


"호호. 쓸데없는 말을 했군요. 내일 날이 밝으면 운백랑님 까지해서 세분 모두 이마궁으로 오시겠습니까?"


"임무입니까?"


"그런 건 아닙니다. 긴히 할 얘기가 있어서 그런 거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내일 뵙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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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흉계(凶計) 24.08.19 162 2 9쪽
30 매화이십사수(梅花二十四手) 24.08.18 214 2 8쪽
29 화종지회(華終之會) 24.08.17 227 2 11쪽
28 섬서(陝西) 24.08.17 194 3 7쪽
27 천마검(天魔劍) 24.08.16 231 3 10쪽
26 천독단(天毒丹) 24.08.15 211 2 9쪽
25 뇌신(雷神) 24.08.14 236 3 13쪽
24 검산(劍山) 24.08.13 229 3 8쪽
23 사천당문(四川唐門) 24.08.12 227 2 8쪽
22 운룡(雲龍) 24.08.11 229 3 8쪽
21 대나무숲(竹林) 24.08.10 246 4 8쪽
20 곤륜(崑崙) 24.08.09 302 4 11쪽
19 특별임무(特別任務) 24.08.08 306 4 9쪽
» 흑월(黑月) 24.08.07 280 3 8쪽
17 독인(毒人) 24.08.06 293 5 10쪽
16 혼몽산(昏蒙散) 24.08.05 303 5 12쪽
15 내단(內丹) 24.08.04 314 5 7쪽
14 이룡(螭龍) 24.08.03 328 5 9쪽
13 전설(傳說) 24.08.02 344 4 10쪽
12 천마동(天魔洞) 24.08.01 467 5 10쪽
11 흑점(黑點) 24.07.31 364 5 13쪽
10 이차전 - 진법(陣法)(2) 24.07.30 377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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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환골탈태(換骨奪胎) 24.07.28 443 6 7쪽
7 혈광마창(血光魔槍) 24.07.27 457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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