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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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구기
작품등록일 :
2024.07.2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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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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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서(陝西)

DUMMY

이마궁의 연못가.

잔잔한 물결 위를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바라보던 이마제 진선림의 얼굴에 은근한 근심이 떠 올랐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그녀는 그렇게 자신을 다독였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천호 일행의 안부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 성급했나? 진을 파괴했다고 한들 아직 어린애일 뿐이지 않은가....'


생각이 깊어지는 중에 이마궁의 입구로 한 교두가 찾아왔다.


"이마제님 계십니까?"

"안에 있습니다."

"이마제님, 사마제님께서 찾으십니다."


진선림은 뒤돌아 교두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로 찾으시는지요?"


교두는 잠시 머뭇거렸다.


"은일산과 관련된 일인 것 같습니다."


진선림은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내 손으로 죽인 건 맞으니....'


"알겠어요. 곧 가겠다고 전해주세요."


교두가 돌아간 뒤, 옷매무새를 가다듬은 진선림은 사마궁으로 걸음을 옮겼다.


.

.

.


사마궁에 들어서자, 사마제 구장회는 이미 밖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며칠 만에 뵙네요."


진선림의 인사에 구장회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셨는가."


둘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진선림은 담담한척하려 했지만, 은일산의 일이 마음에 걸려 먼저 입을 떼기가 쉽지 않았다.

힘겹게 입을 열려는 찰나, 구장회가 먼저 말을 꺼냈다.


"일산의 일은 신경 쓰지 말게. 그 애가 그렇게 된 건, 내 탓이 크다네."


구장회는 자책하며 고개를 떨궜다.

그 모습을 보는 진선림은 괜한 자존심을 부린다고 먼저 말을 꺼내지 못한 것에 더욱 미안해졌다.


"그렇지 않아요. 그 누구의 탓도 아닙니다."


그러나 구장회는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내가 제자를 키우는 방식이 잘못됐던 거야.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나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지. 자네도 일산이를 어릴 때부터 귀여워하지 않았던가. 마음이 편치 않겠지. 미안하네."


진선림의 눈에 사마제가 아니라 손자를 잃은 할아버지처럼 보였다.


"....일산이 복용했던 흑단을 조사하고 있어요."


구장회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제자들을 보내 조사를 해볼 참이었네. 그 바쁜 몸으로 조사까지 할 여력이 있나?"

"기명 제자는 없지만, 혼천단이 제자나 마찬가지지요."


구장회는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혼천단에 믿을 만한 녀석이 있나 보군."


진선림은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잠시 뜸을 들이던 구장회가 어렵게 입을 열기 시작했다.


"내가 자네를 찾은 것은 사실 일산이의 일 때문만이 아니네."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최근에 교주를 만난 적이 있는가?"

"얼마 전에 성화궁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왜 그러시죠?"


구장회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진 잘 모르겠지만, 교주가....좀 이상하네."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난 마제이기 전에 신의라는 별칭을 가졌던 사람이네. 맥박과 숨소리만으로도 이상을 느낄 수 있어."


진선림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독마신의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하지만 저도 그 정도는 느낄 수 있답니다. 얼마 전에 교주를 뵈었을 때도 특별한 건 느끼지 못한걸요."


그러나 구장회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지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아니야, 아니야.... 뭔가 달라."


사실 진선림도 같았다.

얼마 전에 성화궁에 들어섰을 때의 위화감.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육감에 가까운 느낌일 뿐, 확실할 수 는 없는 상황이었다.


'두 명의 마제가 이상하다고 느낀다면 뭔가 있긴 하겠지. 하나 지금 의문을 가져봐야 소용없다. 화제를 돌려야겠군.'


생각을 정리한 진선림이 물었다.


"혹시, 왼쪽 볼에서부터 사선으로 검상이 있는 자를 본 적이 있으신지요?"


구장회는 무슨 그런 질문을 하냐는 듯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그 정도 검상은 여기저기 널려 있지 않은가?"

"조금 달라요. 검상은 분명한데.... 그 모습이 마치 뇌전을 맞은 것 같은 모양입니다."


그 말을 들은 구장회는 눈을 크게 떴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과거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거의 50년 전, 그가 의원으로서 무림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치료하던 시절이었다.

정처 없이 돌아다니던 그를 어떻게 찾아온 것인지 자신의 기운을 살펴달라며 한 사람이 있었다.

그때의 상처가 너무나도 특이한 모양이었기에, 그는 지금까지도 그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구장회의 뻣뻣하게 서 있는 모습을 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아, 아니네. 그저 옛 기억을 더듬어 봤네."


* * *


그 시각, 천호 일행은 섬서에 도착해 한 객잔의 이층에 자리를 잡았다.

구석진 곳에 앉아 계획을 세운다는 명목으로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창가에 앉은 조화린은 밖에서 눈들 떼지 못했다.


"무림인들 천지네요."


운백랑이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말했다.


"당연합니다. 여기는 강호의 한가운데나 마찬가지입니다. 조심해야 합니다."


나는 말없이 품에 있는 구슬을 꺼내 들었다.

그러나 고독은 섬서에 도착한 뒤부터 방향 감각을 잃은 것처럼 빙글빙글 돌기만 할 뿐, 명확한 방향을 가리키지 않고 있었다.


'고독의 생명이 다 한 건가? 아니면 섬서에 뭔가가 있다는 거냐?'


구슬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을 때, 바깥에서 소란이 일고 있었다.

창가에서 소란을 처음부터 지켜보던 조화린의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싸우나 봐요."


조화린의 말을 듣고 아래를 내려다봤다.

소란의 중심에 서 있는 무인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조소를 머금었다.


'100년 전에도 그렇게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더니.... 아직도 그러고 있냐?'


백색의 무복을 입은 두 사람이 서로 입을 열심히 놀리고 있었다.

옷의 형태조차 비슷했지만, 옷깃의 색은 서로 극명하게 달랐다.


푸른 옷깃이 선수를 쳤다.


"유 소협, 요즘에도 검으로 허공에 춤추고 있소?"


붉은 옷깃이 되받아쳤다.


"하하, 송 소협이야말로 아직도 베기만 만 번씩 휘두르고 있소?"


푸른 옷깃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


"유 소협, 종화지회 때 봅시다."

"송 소협, 말을 바로 하셔야지요. 화종지회 때 봅시다."


둘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지 예의를 끝까지 갖춰 퇴장했다.

하지만 그들을 보는 사람은 셋뿐이었다.


"대형, 종남파와 화산파인가 봅니다. 앙숙이라고 들었는데 사실이었습니다."

"100년 전에도 그랬다."


조화린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천호님은 우리와 나이가 비슷하잖아요. 100년 전에도 그런걸 어떻게 아세요?"


이럴 때만 예리해지는 조화린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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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흉계(凶計) 24.08.19 161 2 9쪽
30 매화이십사수(梅花二十四手) 24.08.18 213 2 8쪽
29 화종지회(華終之會) 24.08.17 226 2 11쪽
» 섬서(陝西) 24.08.17 194 3 7쪽
27 천마검(天魔劍) 24.08.16 230 3 10쪽
26 천독단(天毒丹) 24.08.15 210 2 9쪽
25 뇌신(雷神) 24.08.14 235 3 13쪽
24 검산(劍山) 24.08.13 228 3 8쪽
23 사천당문(四川唐門) 24.08.12 226 2 8쪽
22 운룡(雲龍) 24.08.11 228 3 8쪽
21 대나무숲(竹林) 24.08.10 245 4 8쪽
20 곤륜(崑崙) 24.08.09 302 4 11쪽
19 특별임무(特別任務) 24.08.08 305 4 9쪽
18 흑월(黑月) 24.08.07 279 3 8쪽
17 독인(毒人) 24.08.06 292 5 10쪽
16 혼몽산(昏蒙散) 24.08.05 303 5 12쪽
15 내단(內丹) 24.08.04 313 5 7쪽
14 이룡(螭龍) 24.08.03 327 5 9쪽
13 전설(傳說) 24.08.02 343 4 10쪽
12 천마동(天魔洞) 24.08.01 466 5 10쪽
11 흑점(黑點) 24.07.31 363 5 13쪽
10 이차전 - 진법(陣法)(2) 24.07.30 376 5 8쪽
9 이차전 - 진법(陣法)(1) 24.07.29 404 6 9쪽
8 환골탈태(換骨奪胎) 24.07.28 442 6 7쪽
7 혈광마창(血光魔槍) 24.07.27 457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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