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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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구기
작품등록일 :
2024.07.2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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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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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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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이룡(螭龍)

DUMMY

“뭐라!?!?”


일마궁에서는 격앙된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게 대체 무슨 말이냐? 동굴이 무너지다니!?”


총교두는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보고를 이어 나갔다.


“동굴의 입구와 안쪽의 공동이 무너진 듯합니다.”

“가만있던 동굴이 갑자기 왜 무너진단 말이냐. 고작 절정 수준도 안 되는 녀석들 때문에 무너졌다는 소리는 하지 말거라.”

“탈출한 은일산의 말로는 삼차전을 진행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동굴이 흔들렸었다고 합니다.”

“지진이라도 발생했단 말이냐? 여긴 진동조차 느끼지 못했다.”

“...조사를 더 하겠지만 먼저 빠져나오지 못한 인원들 구출에 먼저 힘쓰고 있습니다.”

“후.. 알겠네. 교주님께도 보고했는가?”

“이마제님께서 가셨습니다.”

“나도 곧 천마동으로 가볼 터이니 먼저 나가보게.”

“예 어르신.”


일마제 천광여는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초대교주님의 성지가..’


* * *


명교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성화궁.

21대교주 여운보는 옥좌에 앉아 이마제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해서.. 진입할 입구를 먼저 확보하고 있습니다.”

“..매몰되어있는 인원들은 확인했나?”

“예. 매몰된 인원은 총 네 명. 비무에서 결승까지 올라온 임천호를 비롯해 운백랑 조화린, 그리고 금부영 이렇게 네 사람이 매몰되어 있습니다.”

“천마동.. 초대님의 성지라 하여 인원 구출에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하라. 필요시 동굴 전체를 부셔도 좋다.”

“그렇게 하겠나이다.”


보고를 끝으로 이마제가 퇴장한 뒤 관자놀이를 주무르는 교주의 뒤편에서 흑의인이 나타났다. 자객의 기술인지 그의 형체는 마치 그림자처럼 흐물거렸다.


“교주님, 제가 고통을 덜어 드리겠습니다.”


기괴한 목소리의 흑의인은 능숙하게 양손으로 교주의 양관자놀이를 잡았다.

그의 손에서 핏물이 썩은 듯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크흠....”

“기운을 편하게 받아들이십시오.”


서서히 교주의 눈이 까뒤집어지며 그의 몸에서 탁기가 순환하기 시작했다.


“클클.. 얼마 남지 않았군..”


* * *


바람을 따라 점점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곳도 천마동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일 정도로 환경이 달랐다.

청량한 기운과 풀과 나무들.

그리고 그사이에 밝은 빛을 내고있는 형화충..


“꼭 전설에 나오는 동굴 같은 분위기에요.”


조화린이 형화충이 신기한 듯 손으로 잡아보려 했다.

그 손을 피하며 빛이 그림을 그리는 모습은 한 폭의 산수화(山水畵) 같았다.


“정말 멋집니다.”

“이곳을 그대로 집으로 가지고 가고 싶을 정도요”


운백랑과 금부영도 한마디씩 거들었다.


속으로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전설이 있는 곳은 맞으니까..’


그렇게 한참 걸어간 뒤 눈앞에 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큰 공동이 나타났다.


“와.. 목소리가 울려요.”


오는 길보다 훨씬 많은 형화충들이 있었다.

마치 비취(翡翠)의 등을 달아놓은 것처럼 환했다.


“여긴 바깥만큼 밟은 것 같습니다.”


아쉽지만 출구는 보이지 않았다.


“출구는 보이지 않는군.”

“어쩔 수 없죠.. 다시 찾아보는수밖에.. 아니면 여기서 기다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일단 각자 휴식을 취하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알겠소.”


이끼를 침대 삼아 자리에 누웠다.


편하네..


천장을 바라보며 눈을 감았다.


이제 사성(四成)인가..


천마일신의 삼성의 벽을 넘으면 사성부터 육성까지는 내공의 차이일 뿐이었다. 전생에서도 육성까지는 무리 없이 닿았었다.

경지에 대해서 생각하는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지금 와서 무슨.. 귀찮은 일은 엮이고 싶지 않다..


그때 금부영이 다가왔다.


“내가 신기한 걸 발견했소.”

“뭐냐?”

“잘 보시오.”


다시 떨어진 금부영이 벽을 바라보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금부영이다.”

[나는 금부영이다]


금부영의 목소리가 메아리첬다.


“신기하지 않소?”


...메아리가 신기하다는 것인가?


“와아 신기해요. 저도 해볼래요!”


너희들은 어떤 삶을 살아온 것이냐.. 메아리가 신기해..?


“나는 조화린이다!!!”

[나는 조화린이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


“헤헷”


만족스러운 듯 돌아서는 조화린 옆으로 운백랑이 나섰다.


“저도 해보겠습니다.”


“나는 혈광마창의 계승자 운백랑이다.”

[나는 혈광마창의 계승자 운백랑이다]


“나는 창의 끝을 볼 것이다.”

[나는 창의 끝을 볼 것이다]


“뭔가 가슴이 후련해진 것 같습니다. 임형도 한마디 하십시오.”

“그래요 천호님도 한마디 해봐요.”


역시 혼자가 편해..


어물쩍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뛰어넘을 것이다.”

[나는.. 뛰어넘을..]


차별하냐..? 메아리가 왜 끊겨..


“좀더 크게 말해야잘된다구요.”


“나는 뛰어넘을 것이다!”

[나는.........]


메아리의 소리가 바뀌고 있었다.


[나는....너는... 너는...]


“뭐야.. 무서워...”


조화린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 냄새.. 천마.. 일신....]


!!


생각지도 못한 말이 들렸다.


뭐?


천마일신..? 그 말이 왜 여기서 나와..?


[천마.. 기다렸다.]


쿠우우웅 쿠우우우 쿠우웅


공동 전체에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진동이 생기기 시작했다.


“동굴에 사는 요물인 것 같습니다!”

“아니오! 저건 천 년 묵은지네 같은 것일 수도 있소!”

“그게 요물이잖아요!”


쿠아아아아앙!!


엄청난 소리와 함께 동공의 가운데가 뚫렸다.

먼지 사이로 노란 안광이 번뜩였다.


저건..


정체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이 먼지가 가라앉았다.

먼지가 가라앉은 그곳엔 엄청난 크기의 뱀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꺄아아아아아악!!!!”


아.. 귀야.. 뱀을 싫어한다고 했지?


“저..저 뱀이 절 따라 한 건가요?”


거대한 뱀이 고개를 살짝 돌려 조화린을 쳐다봤다.


[저..저 뱀이 절 따라 한 건가요]


소름 끼쳤다.

뱀이 말을 따라 한다니.. 어디서 들어본 적도 없다.

아니..잠깐.. 저건..뱀이 아닌 건가?


뱀을 자세히 보니 뱀의 눈 뒤쪽에 조그마한 귀가 하늘로 뻗어있었다.


저놈..혹시..


“너는 누구지”


[네놈.. 냄새가 난다.. 천마일신..]


이제 알았다.. 저건 뱀이 아니라 이룡(螭龍)이구나. 그게 전설이 아니라 사실이었단 말인가?


“천마일신은 왜 찾는 거냐?”


[크르르.. 너무 오래 잠들어 있었군..]


이룡의 비늘이 하나씩 솟구치기 시작했다.


“조심해라.”


[벌레같은것들..]


이룡의 턱이 갈라지며 입을 벌렸다.


쉬이이익-


파앙!


거의 본능적으로 천마풍운보(天魔風雲步)를 펼쳤다.


[천마일신....]


이룡은 뱀 출신답게 머리를 돌려 몸통으로 휘감으려 했다.


어림없다.


팡!


공중에서 궁신탄영(弓身彈影)의 묘리로 허공을 박차 이룡의 머리 위로 올랐다.


[잔재주를 부리는 건 여전하구나]


뱀 출신이지만..

그래도 용(龍)이라며..?


“혀가 길구나. 아 뱀이라 그런가?”


표정을 읽을 순 없었지만 화가 난 것 같았다.


[으으캬아아아악!!]


입속에서 기운이 뭉쳐지고 있었다.


초대천마한테 처맞고 나한테 화풀이군.

통째로 갈라주마.


‘제 일검....단산(斷山)’


피이이이이잉-


청아한 피리소리가 공동을 울렸다.


만약 이곳에 옥헌우가 있었다면 눈이 밖으로 튀어나왔을 것이다.


콰쾅!


위로 솟구치던 이룡의 머리가 아래로 곧두박질쳤다.




사뿐히 바닥에 내려와 흙먼지 속의 이룡을 주시했다.


그때 도울 엄두도 못 하고 있던 운백랑이 해선 안 될 말을 했다.


“끝났나..?”


퍼펑!


바닥의 흙먼지 속에서 이룡이 다시 나타났다.


[크르르르 너는 천마가 아니구나]


그래도 어느 정도 타격이 있을 줄 알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수련을 열심히 했겠지..


천마일신으로 낸 흔적이라곤 고작 비늘의 흠집이었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이제 피어나는 어린 무인들.


교주의 책무를 지금 와서 하란 거냐?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한발 다가섰다.


“내가 저놈을 맡으면 너희들은 바닥의 틈으로 도망쳐라.”


“네?! 안되요. 같이 싸워요!!”

“안 됩니다!”

“음..알겠소!”


단번에 대답하는 금부영을 잠시 노려보다 다시 말했다.


“짐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너희도 알 것이다. 나도 뒤따라 탈출할 것이니 먼저 나가라.”


[누가 보내준다더냐!! 캬아악!!]


이룡이 다시 입을 벌리며 쇄도했다.


“뒤돌아보지 말고 틈으로 나가라.”


다시 한번 말한 뒤 이룡에게 검기를 날렸다.


캉!


무슨 쇠소리가..


검기에 부딪힌 비늘은 강철같은 소리가 났다.


[천마도 날 죽이지 못했다. 천천히 가지고 놀다 삼켜주마.. 크르르]


비늘도 못 뚫는다니.. 저따위 미물 하나 제압하지 못하는 건가?


“그래서 어쩌라고.. 천마가 못 죽였으면 내가 널 죽이면 되지.”


[헛소리를 듣고 있기도 지겹구나!]


쉬리릭


이룡이 입을 벌리며 쇄도하고 있었다.



눈을 감았다.


몸의 중심을 낮추고 검을 활시위처럼 팽팽히 당겼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단순한 찌름의 묘리.


검 끝이 저곳으로 도착할 뿐.


눈을 뜨니 보이는 건 벌어진 이룡의 입.


나직히 읊조렸다.




“제 이검 흑점(黑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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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매화이십사수(梅花二十四手) 24.08.18 214 2 8쪽
29 화종지회(華終之會) 24.08.17 226 2 11쪽
28 섬서(陝西) 24.08.17 194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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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뇌신(雷神) 24.08.14 236 3 13쪽
24 검산(劍山) 24.08.13 229 3 8쪽
23 사천당문(四川唐門) 24.08.12 226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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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혼몽산(昏蒙散) 24.08.05 303 5 12쪽
15 내단(內丹) 24.08.04 314 5 7쪽
» 이룡(螭龍) 24.08.03 328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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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천마동(天魔洞) 24.08.01 466 5 10쪽
11 흑점(黑點) 24.07.31 363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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