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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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구기
작품등록일 :
2024.07.22 22:40
최근연재일 :
2024.08.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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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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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독인(毒人)

DUMMY

이령현에서 떠나 경공으로 두 시진을 달려 성화봉에 도착했다.


"헥. 헥. 드디어! 도착했다!"


조화린과 운백랑은 상당히 지쳐 보였다.


"창이 좀 무거웠습니다."


그때 성화궁의 안쪽에서 신선처럼 보이는 노인이 나타났다.


"아니.... 자네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마치 학당의 선생 같은 풍모를 지닌 그는 너무나 평범해 보였다.


'일마제인가.... 교인이 아니라 도사라 해도 믿겠군.'


일마제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다가왔다.


그의 걸음은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했고, 옷깃을 스치는 바람조차 일지 않았다.


조화린과 운백랑이 괜한 얘기를 하기 전에 먼저 답했다.


"일마제님, 다녀왔습니다."


"어떻게 된 게야. 천마동에서 탈출한 거였나?"


"운이 좋았습니다."


일마제는 일행의 뒤쪽을 잠시 살피더니 조심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 실종자는 총 네 명이라 들었네만.... 한 명은 어디 있나? 혹시...."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 명은 금부영으로 저희가 탈출한 곳이 이령현이었습니다. 부상이 심해 본가에서 몸을 회복 후 다시 복귀하기로 했습니다."


"잘했네. 현명한 판단이었어. 한데.... 혹시 천마동에서 이상한 걸 들었다거나 봤다거나 하진 않았나?"


"천마동 안 쪽에서..."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조화린이 입을 열자마자 말을 끊어버렸다.


'전설은 전설일 뿐이란 말인가...'

'휴.... 굳이 말할 필요는 없지. 이무기의 시체가 발견되면 귀찮아진다.'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지 모른 체 천호가 말을 이었다.


"삼차전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자네들을 구출하려고 결과는 미루고 있었네. 아참! 이럴 때가 아니지. 얼른 연무장으로 가세."


"네. 가시죠."



* * *


연무장에는 다른 참가자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단상에는 이마제가 서 있었다.


이마제는 일마제와 함께 들어오는 이들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무사하셨군요."


이마제에게 대답하기도 전에 옥헌우가 다가왔다.


"정말 다행입니다. 저희도 조금만 늦었으면 탈출하지 못할뻔했습니다."


옥헌우는 보면 볼수록 꽉 막힌 느낌이 마치 똑똑한 운백랑 같았다.


'말투도 운백랑과 비슷하군. 좀 더 똘똘해보이긴하지만....'


"운이 좋았습니다."


조화린이 옆으로 다가왔다.


"헌우님, 혹시 뱀 좋아하세요?"


"뱀...말입니까?"


"네. 뱀이요."


"전 길쭉한 걸 싫어합니다."


"아깝다...."


"어떤것이 말입니까?"


"거기 같이 있었어야 했는데...."


옥헌우의 머리 위에 의문부가 떠있는것같았다.


‘혼자 당해서 아깝다는 건가? 풋...’


그때 연무장의 반대편에 있던 은일산과 눈이 마주쳤다.


은일산은 똥을 씹어 먹어도 따라 할 수 없을 표정을 짓고 있었다.


‘계획이 어그러졌다. 이건가? 좀 더 도발해 주지.’


한쪽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엄지를 들어 아래로 내리꽂았다.


“저.... 개같은.....”


은일산의 욕지거리를 들은 이마제가 빤히 쳐다봤다.


“은일산,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왜 그러시죠?”


“아무것도 아닙니다.”


‘어쭈.... 사람을 가려가며 분노를 표출한다는 거지?’


일마제가 연통을 넣었는지 교두들이 복귀했다.


그 모습을 보고 이마제는 단상 앞으로 나와 말하기 시작했다.


“모두 무사히 복귀하여 다행입니다. 참가자들의 안전에 더욱 유의하지 못한 점 사과드리겠습니다. 자 그럼 대회의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발표는 일마제님 께서 맡아주셨습니다.”


이마제가 옆으로 물러나고 일마제가 단상 앞으로 나왔다.


‘다시 봐도 도사같다니까....’


“크흠, 결과를 발표하겠다. 아쉽게도 삼차전은 우승자가 없으므로 일차전과 이차전의 결과만으로 결정했네. 이점을 감안했으면 하는군.”


천호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일마제님 말씀 중 죄송하지만, 삼차전은 화령신단을 얻은 자가 우승하는 것이 아니었습니까?”


일마제는 생각지도 못한 천호의 물음에 당황한 듯 대답했다.


“....그렇네. 그것이 규칙이지.”


“화령신단은 여기 운백랑이 복용했습니다.”


웅성웅성


이 말이 떨어지자, 연무장은 마치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술렁이기 시작했다.


일마제는 운백랑을 바라보며 물었다.


“자네, 저말이 사실인가.?”


“예. 과분하지만 사실입니다.”


“거짓말하지 마라!!!”


‘그럼 그렇지.... 네놈이 참고 넘어갈 수 없지’


분노가 폭발한 듯한 표정의 은일산이 거짓이라며 소리 질렀다.


“화령신단은 틈 속으로 떨어졌는데 네놈이 무슨 수로 먹었다는 거냐!”


은일산의 말을 들은 이마제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은일산, 신단이 틈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어떻게 알고 계신가요? 아까전엔...천마동의 입구 쪽에서 바로 탈출했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혼자 술술 부는 은일산을 보며 그 상황을 즐기기 시작했다.


‘멍청한놈.... 거짓말도 머리가 좋아야 하느니라.’


“화령신단은 제가 복용한 게 맞습니다. 아직 흡수되지 않은 신단의 기운이 남아있습니다.”


“내가 확인해 보지.”


근처에 있던 삼마제 심조위가 나섰다.


“음.... 확실히 화령신단의 기운이 느껴지는군. 확실하네.”


삼마제는 확인이 끝난 후 은일산을 지긋이 바라봤다.

마치 변명을 해보라는 것처럼....


“은일산이 동굴을 무너뜨린 거에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네가 거의 다 부셨지 않느냐....’


마제들의 시선이 은일산에게로 꽂혔다.

은일산은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며 변명이라도 해보려 했으나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비호해줄까 하는 마음에 자신의 스승인 독마신의(毒魔神醫)를 찾아봤으나 이곳엔 오지도 않았다.


“하하하하하하”


갑자기 미친 듯이 웃는 은일산.


“어차피 이딴 의미 없는 짓은 하고 싶지도 않았다.”


곧 품에서 검은색의 구슬 같은 것을 꺼냈다.


!!


‘저건...금부영이 흑의인한테 받은 흑단이란 것 아닌가?’


은일산은 흑단을 입에 넣고 이를 악물었다.


“일산, 자네가 사죄드리게. 승부욕에 그럴 수 있는 일 아닌가!”


주변에 있던 이들이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은일산의 모습은 점점 변해갔다.


피부가 점점 창백해졌고, 실핏줄이 터지며 흰자위는 붉은 핏줄이 얽히기 시작했다.


“저건.... 독인(毒人)!!!”

“말이 안 되오. 독인은 화경은 이르러야 사용할 수있지 않소!”

“아까 입에 넣은 단이 내공을 증폭시켜 주었나 봅니다.”


마제들이 경악하고 있었다.


독마신의(毒魔神醫). 지금은 신의이자 사마제로 불리고있는 구장회였지만, 과거에는 잔인무도한 독혈마공으로 시신조차 찾지못한다하여 신의가 빠진 독마라 불렸었다.

독혈마공 중에서도 상승의 경지인 독인은 화경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면 시도조차 할 수 없는 무공이었다.


“모두 물러나세요!”


이마제가 주변을 물리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퍼엉!


은일산은 이마제가 움직이는 순간 독기를 방출했다.

몸을 중심으로 뿜어져 나오는 자색의 독기는 파도처럼 일렁이며 퍼졌다.

그 속도는 반응하기 힘들 정도로 빨랐고, 반경 삼 장 내에 있는 모든 것을 먹어버렸다.


“혼천탄기(混天彈氣)”


이마제가 재빨리 양손을 펼쳐 독기를 날려버렸다.

독기가 날아간 자리는 처참했다.

미처 피하지 못하고 독기를 스친 이들은 살과 뼈가 형체를 잃고 녹아내리고 있었다.


“으아악!”

“악!”


연무장은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천호는 그 모습을 보며 예전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미친놈이었군.’


스릉-


일마제가 허리 품에서 검을 뽑았다.


일마제 천광여를 상징하는 검 수라검(修羅劍)이었다.


“장회 미안허이...”


일마제가 손을 쓰려는 것을 이마제가 재빨리 막았다.


“안 됩니다. 지금 은일산의 상태는 일촉즉발입니다. 독인화가 이미 끝났습니다.”


“돌이킬 수도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구나... 휴우.... 일단 저들부터 대피시키세.”


이마제가 나서서 말했다.


“모두 연무장 밖으로 대피하세요. 여긴 제가 맡겠습니다.”


은일산은 눈이 돌아있었다.


“네년이...? 날 막겠다고....? 이 천한 이방의 계집년이! 독혈마장(毒血魔掌)!!!”


은일산의 장에서 독기가 뿜어져 나왔다.


독이 스쳐 지나간 곳은 파괴가 된 게 아니었다.

원래 없던 상태.

말 그대로 무(無)의 상태로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기운이 점점 올라가고 있군. 그래도 마제인가.... 여유 있어 보이는군’


천호는 한쪽에서 마제들의 경지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때, 이마제의 푸른 눈이 노란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저건.... 섭혼마안(攝魂魔眼).’


혼천마공(混天魔功)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무공이었다.


“크으윽 이 계집년이!!!”


은일산이 팔을 휘두르며 마구잡이로 독을 뿌리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어쩔 수 없다.”


일마제가 다시 검을 들어 올리려는 순간,


퍼억-



은일산이 바닥에 엎드린 자세로 굳어버렸다.


!!!


‘내공은 나를 압도하는군.’


천호가 바라본 곳엔 은일산을 밟고 뒷짐을 지고 있는 인영이 서 있었다.


‘21대교주 여운보...’


마제들은 거의 동시에 무릎을 꿇었다.


“만마앙복!”

“만마앙복!”

“만마앙복!”


이에 연무장의 모든 교인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며 외쳤다.


만마앙복-!


교주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봤다.


“일마제.”


“예, 교주님.”


“어찌 된 일인가.”


일마제는 머리를 더욱 조아리며 대답했다.


“그 녀석의 이름은 은일산...사마제의 제자 놈입니다.”


“그건 알고 있네.”


“삼차전의 결과에 불응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품에서 단을 꺼내 삼켜버렸습니다.”


“단이라니...?”


“검은색의 단이었습니다. 그걸 삼키더니 곧 독인화하였습니다.”


“...내공을 증폭시키는 단인가 보군.”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놈은 아직 죽지 않았다. 이마제는 이놈을 데리고 가서 단에 대해서 조사하도록 하라.”


“알겠사옵니다.”



교주는 상황을 정리한뒤 자리를 떠났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더니...위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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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흉계(凶計) 24.08.19 161 2 9쪽
30 매화이십사수(梅花二十四手) 24.08.18 214 2 8쪽
29 화종지회(華終之會) 24.08.17 226 2 11쪽
28 섬서(陝西) 24.08.17 194 3 7쪽
27 천마검(天魔劍) 24.08.16 230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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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검산(劍山) 24.08.13 229 3 8쪽
23 사천당문(四川唐門) 24.08.12 226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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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특별임무(特別任務) 24.08.08 306 4 9쪽
18 흑월(黑月) 24.08.07 279 3 8쪽
» 독인(毒人) 24.08.06 293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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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천마동(天魔洞) 24.08.01 466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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