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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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구기
작품등록일 :
2024.07.2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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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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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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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흉계(凶計)

DUMMY

"곤륜산맥에서 왔다고 들었네."


도해진인이 곁으로 다가왔다.


"자네들 같은 인재가 있다는 걸 이제 알았다니...."

"과찬이십니다."

"각기 사용하는 무공이 다른 것 같더군."

"예. 저는 검을, 저들은 창과 권을 익혔습니다."

"허허...."


도해진인은 죽은 흑월의 문양을 보며 말했다.


"검은 달이라....암중 세력인가. 무림의 평화는 100년도 가지 않는구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자네들은 어려서 잘 모를 수 있네. 100년 전에 단신으로 무림 전체를 위협했던 이가 있었지. 믿을 수 있겠나?"


마치 본 것처럼 얘기하는 도해진인을 향해 속으로 혀를 찼다.


'그때는 태어나지도 않았으면서....그놈이 나다.'


후대에 어떻게 전해졌는지 궁금했기에 조용히 경청했다.


"그는 천마라고 불렸다네. 당시 구파일방과 다른 여러 문파의 정예들이 나서 그를 저지했었지."

"어떻게 되었습니까?"

"전멸했네."


그럴 리 없었다.

내가 그들의 칼날에 죽었는데, 어떻게 전멸했단 말인가.


"그럼 그 천....마가 모두를 죽인 것입니까?"

"그 사건으로 천마도 목숨을 잃었네. 정예들이 마지막에 동귀어진한 것으로 알고 있네."


동귀어진이 아니었다.

나는 정파무리들을 만나기 전에 죽음을 기다리는 상태였다.

마기를 뿜어내는 인간 같지 않은 놈과....


!!!


'설마. 그때부터 흑월이 존재한 것인가?'


가물가물해지던 기억을 자세히 더듬어봤다.


* * *


"천마시여, 십만대산으로 정파인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옥좌에서 팔짱을 끼고 있던 천마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루하던 차에 잘됐군."


천마가 대전을 나서자, 총사를 필두로 한 흑살대가 따라붙었다.


"됐다. 산책을 다녀오는 것뿐이다."


산보를 걷듯 허공을 툭툭 차며 산 중턱으로 향했다.


-크아악!

-모두 힘을 내시오. 천마라 한들 내공이 무한하진 않을 것이오.

-운현진인!!! 풍개방주!!!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공기 중에 내기들이 튕겨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중에서 천마라고 하는 단어가 귀에 거슬렸다.

현장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각 문파의 장문, 장로들의 시신들이 보였다.

시신들 가운데 흑색장포를 입은 자가 서 있었다.


"천마가....둘?"

"이게 어떻게 된 일이오?"

"그러게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소!"


그 와중에도 정파인들은 서로 시시비비를 가리기에 바빴다.


[나를 사칭한 것이냐?]


놈의 얼굴을 확인하고 싶었으나 면사로 가려져 있었다.


"누가 사칭이라더냐?"


파앙-


그자는 말을 끝내는 순간 남은 정파인들에게 쇄도했다.

아무리 오합지졸 같은 모습을 보였다 한들 정파의 축을 지탱하고 있는 장문들.

하지만 몇 합의 승부도 내지 못한 채 쓰러지고 있었다.


[정파 놈들을 싫어하긴 하나....]


천마풍운보를 펼치며 흑색장포의 눈앞에 나타났다.


"쥐새끼같이 가면을 쓴 놈은 팔다리를 찢고 싶어지거든."

"크크크. 적의 적은 같은 편 아닌가?"


흑색장포의 검에 짙은 검강이 뭉쳐지고 있었다.


'마기(魔氣)?'


그때서야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있었다.

왜 이곳 천산으로 정파인들이 몰려든 것인지.


검 끝을 하늘로 향했다.


"더러운 계책을 쓰는군."

"네 놈이 이곳으로 온 순간 이미 늦었다."


후우웅-


흑색의 검강이 심장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하늘을 향하던 검을 종으로 그었다.


'제 삼검 파천(破天)'


무음(無音)의 검격은 지나오는 모든 것을 가르기 시작했다.


"쿨럭쿨럭, 커헉!"


그때 가슴의 답답함과 함께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느껴졌다.

본능적으로 알았다.

칠성의 벽 앞에서 봉인해 두었던 주화입마가 깨어난 것을.

그 순간 흑색장포를 입은 이놈은 살아날 운명이라는 걸 깨달았다.


종으로 베던 검격이 흐트러졌다.

힘겹게 놈의 목을 향해서 방향을 바꿨다.

완전히 가르지 못한 놈의 얼굴에서 피가 솟구쳤다.


"크아악!!!"


예상하지 못했던 걸까.

놈은 괴성을 지르며 검격과 장력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퍼억-

사악-

퍼퍽-


심장이 뚫렸다.

오른손이 잘렸다.

산책의 대가치고는 너무 과한듯했다.


콰아앙-

채챙-


죽음만이 있던 눈앞에 정파인들이 나타나 놈의 공격들을 방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광기에 사로잡힌 듯 퍼붓는 마기에 오래 버티지 못하고 모두 쓰러졌다.


후욱 후욱-


단시간에 내공을 쏟아내어서 그런지 놈은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하마터면 목이 달아날 뻔했다. 후한을 남겨선 안 된다.'


마무리하려는 놈의 장력을 누군가 막아섰다.


퍼엉-


"크윽. 귀찮은 버러지 같은 것들!!!"


힘겹게 그를 불렀다.


"....백....염풍."


정의라는 수식어에 가장 걸맞는 사내.

무림 맹주. 백염풍.


"천마. 정신 차리시오! 저놈의 흉계에 우리모두가 당한 것 같소. 힘을 합쳐야 하오."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감았다.

주화입마의 멱살을 붙잡는 심정으로 왼손에 천마기를 두르기 시작했다.


"쿨럭쿨럭."


백염풍은 절세의 검초들을 사용하며 놈을 막아섰지만, 결국 흉포한 마기 앞에서 팔다리가 찢겨지고 있었다.

그때 천마기를 백염풍의 등으로 쏘았다.


'어쩔수 없다.'


정면으로 장력을 날려봤자, 놈에게 막힐 수밖에 없었다.


퍼억- 쾅-


천마기가 백염풍의 몸을 뚫고 놈의 가슴에 적중했다.


"크헉...."


놈은 면사 밖으로 검은 피를 쏟아냈다.


-이쪽이오!

-사부님!!!

-맹주님!!!


멀리서 정파인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어차피 네 놈을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다."


그 말을 끝으로 놈은 숲속으로 사라졌다.


* * *


'왜 이제 눈치챈 것이지? 100년 전의 그놈부터 모두 연결되어 있었던 거로구나. 모두 흑월이었어.'


흑월이 어떻게 마기를 쓰는 것일까.

흑단 안에는 왜 천마기가 섞여 있는 거지?

흑월은 교의 출신들이 만든 집단인가?

100년 전에도 있었다면 그전부터 있었다는 것인가?

내가 죽고 남은 정파인들도 흑월에 당한 건가?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집고 있을 때 도해진인이 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청량한 기운이 들어오며 정신이 맑아졌다.


"소협, 모든 것은 순리대로 갈 것이니.... 걱정말게."


표정이 너무 심각해 보였는지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예, 장문인."


'순리대로....'


조화린과 운백랑에게 다가가며 도해진인의 말을 곱씹었다.


화산과 종남의 제자들이 도착해 장문들의 지시에 따라 비무대를 정리했다.

우리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다며 좀 더 머무르라 했지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었다.

무리했다는 이유를 대며, 도망치듯 객잔으로 향했다.


"우리가 마음에 들었나 봐요."


조화린은 섬서가 마음에 들었는지 연신 웃고 있었다.


"그러다 출신을 집요하게 캐물으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역시 운백랑은 사리분별을 잘하는....


"당가에 가서 쉬는 건 어떻습니까?"

"둘 다 조용해라."


나는 전서구를 불러 지금까지 만난 흑월들과 그들의 문양을 진선림에게 보냈다.


흑월은 결코 얕볼 수 있는 세력이 아니었다.

선뜻 고독을 조사하러 가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 녀석들은 반드시 죽는다.'


아무것도 모르는 조화린과 운백랑을 바라봤다.


"천호님, 왜요? 뭐 묻었어요?"

"대형, 다음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풋-


왜인지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유대감인가....'


마음속의 무언가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교로 돌아간다."


* * *


작은 촛불만 일렁이는 방안에서 턱을 괴고 있는 중년의 사내.


스르륵-


어둠이 일어나는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곧 사람의 모습으로 변했다.

한쪽 무릎을 꿇은 어둠이 사내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화종지회는 잘 마무리되었나?"

"....송구합니다. 그들의 전력이 예상을 상회했습니다."


실패했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흑령을 셋이나 데려가지 않았나?"

"....방해꾼이 있었습니다."

"네놈은 뭘 했느냐?"


사내가 턱을 괴고 있던 손가락 하나를 위로 치켜올렸다.


"전 보고를 위해. 컥!"


어둠은 고통에 몸부림치듯 온몸을 덜덜 떨었다.

손가락을 다시 턱에 가져간 사내가 물었다.


"무림맹인가?"

"아닙니다."


어둠은 사내의 손가락이 다시 올라가기 전에 말을 이었다.


"그중의 한 명이 천마일신을 사용했습니다!"


그 순간 사내의 두 눈이 작은 촛불에도 선명히 보일 정도로 커졌다.


"교주인가?"

"그건 아닙니다. 약관의 나이로 보였습니다."

"확실한 것이겠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그 두 눈이 무사하길 바라지. 물러가라."


스르륵-


어둠이 사라지고 턱을 괴고 있던 손으로 볼을 문질렀다.


"크큭, 재미있군. 여운보... 그 혼미한 정신으로도 안배를 마련해 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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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사면초가(四面楚歌) 24.08.20 118 2 8쪽
» 흉계(凶計) 24.08.19 162 2 9쪽
30 매화이십사수(梅花二十四手) 24.08.18 214 2 8쪽
29 화종지회(華終之會) 24.08.17 226 2 11쪽
28 섬서(陝西) 24.08.17 194 3 7쪽
27 천마검(天魔劍) 24.08.16 231 3 10쪽
26 천독단(天毒丹) 24.08.15 211 2 9쪽
25 뇌신(雷神) 24.08.14 236 3 13쪽
24 검산(劍山) 24.08.13 229 3 8쪽
23 사천당문(四川唐門) 24.08.12 227 2 8쪽
22 운룡(雲龍) 24.08.11 229 3 8쪽
21 대나무숲(竹林) 24.08.10 246 4 8쪽
20 곤륜(崑崙) 24.08.09 302 4 11쪽
19 특별임무(特別任務) 24.08.08 306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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