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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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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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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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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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독단(天毒丹)

DUMMY

천마풍운보(天魔風雲步)를 극성으로 펼쳤다.

범인(凡人)이 그 모습을 보았다면 흑빛의 유성처럼 보였을 것이다.


사천당가로 향하며 나는 성급했던 선택을 후회했다.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성동격서라니.... 조화린. 조금만 기다려라.'


파앙-


멀리서 사천당가의 윤곽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전투 중인 상황인지 공기의 충격파가 피부에 와 닿았다.

곧이어 거대한 기운들이 충돌하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전해져 왔다.

거친 충돌음도 잠시뿐, 이내 한쪽의 기운이 점점 약해지더니 완전히 사라졌다.

마음이 조급해진다.


'좀 더 빨리....'


마침내 당가의 건물 위로 날아올랐다.

그 순간 시야에 들어온 것은 무릎을 꿇고 눈을 감은 채 고통스러워하는 당선아, 바닥에 주저앉아 당선아를 애달프게 바라보는 조화린, 그리고 그 조화린을 향해 맹렬히 달려드는 총관이었다.


상황을 판단할 필요는 없었다.

그저 총관보다 조화린이 더 중요했다.


총관이 휘두른 검이 조화린을 향해 내려치려는 찰나, 맨손으로 그 검날을 단숨에 붙잡았다.


팍-


총관은 눈을 크게 뜨며 경악했다.


"네, 네놈이 어떻게."


가까이 마주한 총관의 모습은 은일산과 같았다.


'이놈이 흑월이었다니....'


나는 천마 시절부터 인간으로 보지 않는 부류가 있었다.


게으른 놈은 부지런해지라며 혼냈다.

거짓말하는 놈은 진실만 말하라며 혼냈다.

아부를 떠는 놈은 진심을 다하라며 혼냈다.


하지만 가면을 쓴 놈은 사지를 잘라버렸다.


'가증스러운 놈'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손에서 뻗어 나온 천마기가 검날을 타고 퍼지며, 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총관은 천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힘을 주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파직-


강철로 된 검이 마치 깨지기 쉬운 유리처럼 천호의 손에서 산산이 부서져 떨어졌다.

총관은 충격적인 장면에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총관의 반응은 궁금하지 않았다.

고개를 돌려 조화린을 바라보았다.


"괜찮으냐?"


조화린은 천호의 물음에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그녀의 눈빛은 천호에 대한 신뢰와 감사를 담고 있었다.

조화린의 상태를 확인한 후 다시 총관을 향해 몸을 돌렸다.

총관은 여전히 두려움과 분노가 뒤섞인 표정으로 천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놈! 외공을 수련했구나. 고작 해봐야 당선아의 또래밖에 안 된다.'


마음을 다잡은 총관은 흑단의 기운을 손바닥에 집중시켜 장력을 날렸다.


퍼억-


그의 손바닥이 천호의 가슴을 강타했다.

가슴에 닿은 손바닥을 보며 끝났다고 생각했다.


"크킄, 멍청한 놈. 검을 부셨다고 내가 도망이라도 갈 줄 알았더냐! 내공으로 짓눌러주마."


흑단의 기운을 내공과 함께 몸속으로 밀어 넣기 시작했다.

그러나 천호의 표정에는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

흑단의 기운을 확인하려는 생각에 일부러 맞아준 것이었다.


'무엇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알아내겠다.'


가슴을 통해 들어오는 흑단의 기운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


그때 천호의 눈이 급격하게 커졌다.

흑단의 기운을 파악하던 중 사기 속에 감춰져 있던 마기의 기운이 천마일신의 기운과 흡사한 걸 눈치챘다.

그 모습을 보며 분위기 파악을 못 하는 총관이 비웃기 시작했다.


"후회해 봐야 소용없다. 아예 몸을 터뜨려주겠다!"


'흑단에 왜 천마기가 감춰져 있는 거지?'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천마일신을 익히지 않은 자의 몸에 천마기가 들어간 것이었다.

그로 인해 기혈이 뒤틀리고 내공이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상태.

즉, 흑단은 주화입마를 고의적으로 일으키는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일단 이놈부터 처리해야겠지. 흡마(吸魔)!'


기운의 정체를 알아냈으니 경계할 필요도 없었다.


'모조리 흡수해 주지.'


밀려드는 기운을 빨아들이며, 사기(邪氣)와 마기(魔氣)로 분리했다.

마기는 그대로 내공으로 전환하고, 사기는 단전의 한켠에 봉인했다.


총관은 계속해서 내공을 퍼부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점점 내공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속도는 더 빨라졌다.

이상함을 감지한 총관이 손바닥을 떼려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안간힘을 쓰는 도중 차디찬 사신(死神)의 목소리가 들렸다.


"죽을 각오는 되어 있겠지?"


그 말을 들은 총관은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으아아악!"


하지만 이미 늦었다.

그의 모든 내공은 천호에게 빨려 들어갔고, 마침내 그의 몸은 완전히 힘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총관이 힘없이 쓰러지자, 당선아와 조화린은 숨을 고르며 긴장을 풀었다.


그때, 대문 안으로 당소평과 운백랑이 서둘러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당소평은 당선아가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급히 달려갔다.


"선아야."

"아버지...."

"괜찮다. 움직이지 말거라."


당선아를 안정시킨 뒤 그녀의 등에 손을 얹었다.


"숨을 편안히 내쉬어라."


당소평의 심후한 내공이 당선아의 기혈을 따라 천천히 흘러 들어갔다.

기운이 몸 전체를 돌아 당선아의 내상을 조금씩 치유하며, 흐트러진 기혈을 바로잡아 주었다.

당선아의 얼굴에 약간의 혈색이 돌아왔고, 그녀의 숨소리가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다.


당소평은 당선아의 상태가 조금 나아진 것을 확인한 후, 깊은 한숨을 내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의 시선은 곧바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총관의 시신에 머물렀다.

상황을 대충은 짐작했지만, 그래도 확인해 보고 싶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줄 수 있나?"


당선아가 천천히 숨을 고르며 아버지에게 모든 상황을 설명했다.


.

.

.


당소평은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천호를 향해 깊이 포권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딸의 생명을 살려주어 감사하네."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당소평은 결연한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다.


"사천당가는 은혜는 두 배로 갚고, 원한은 열 배로 갚는 법. 원하는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 말하게."


굳이 거부할 필요는 없었다.

조화린과 운백랑을 바라보며 말했다.


"혹시 영약이 좀 있습니까?"


당소평은 천호의 의도를 눈치채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있네. 천독단(天毒丹)을 세 알 내어주겠네."


당소평이 별것 아닌 것처럼 대답했지만, 천독단(天毒丹)은 별것 아닌 게 아니다.


천독단은 말 그대로 독으로 제조한 영약.

이독제독(以毒制毒)의 원리로 십 년에 한 알을 겨우 완성하는 사천당가의 정수가 담긴 최고의 영약이었다.

한 알을 먹으면 백독불침, 두 알을 먹으면 천독불침, 세 알을 먹으면 만독불침,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감사합니다, 가주님."


일언반구없이 대답하는 천호의 모습을 보며 조금은 속이 쓰린 듯했지만, 이내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영약은 다시 만들면 그만. 어찌 선아의 목숨과 비교한단 말인가. 수양이 부족하군.'


당소평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 사천당가의 장남 당산월과 둘째 딸 당설아가 급히 도착했다.

당산월은 곧바로 당소평에게 보고했다.


"가주님, 검산은 모두 해결되었습니다."


보고를 끝내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총관의 시신과 그 앞에 서 있는 천호를 보자마자, 눈빛을 날카롭게 바꾸었다.

당산월은 순간 기운을 끌어올리며 천호를 경계했다.


그러나 당소평이 손을 들어 그를 막았다.


"쓸데없는 생각 말거라. 선아를 살린 은인이다."


당산월은 그제야 상황을 이해하고 천호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결례를 범했습니다."


아직 젊은 혈기에 충분히 그럴수 있다고 생각했다.


"괜찮습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그때, 당선아가 갑자기 떠오른 듯 말했다.


"아참, 아버지! 집 안에 있던 장인들이 모두 사라졌어요!"


당소평은 그 말을 듣고도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곳에 도착하면서 이미 기운을 느꼈다. 아마 총관이 장인들을 뇌옥으로 유인해 가둬놓은 것이겠지."


곧이어 당산월과 당설아에게 명령했다.


"장인들을 꺼내 주고, 놀란 자가 있다면 진정시키도록 하여라."


당산월과 당설아는 서둘러 뇌옥으로 향했다.


"고생들 많았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몸을 회복하도록 해라."


.

.

.


객당에서 휴식을 취하는 중에도 흑단 속에 있던 천마기가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천마일신을 익힌 자가 흑단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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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사면초가(四面楚歌) 24.08.20 117 2 8쪽
31 흉계(凶計) 24.08.19 161 2 9쪽
30 매화이십사수(梅花二十四手) 24.08.18 214 2 8쪽
29 화종지회(華終之會) 24.08.17 226 2 11쪽
28 섬서(陝西) 24.08.17 194 3 7쪽
27 천마검(天魔劍) 24.08.16 230 3 10쪽
» 천독단(天毒丹) 24.08.15 211 2 9쪽
25 뇌신(雷神) 24.08.14 236 3 13쪽
24 검산(劍山) 24.08.13 228 3 8쪽
23 사천당문(四川唐門) 24.08.12 226 2 8쪽
22 운룡(雲龍) 24.08.11 229 3 8쪽
21 대나무숲(竹林) 24.08.10 246 4 8쪽
20 곤륜(崑崙) 24.08.09 302 4 11쪽
19 특별임무(特別任務) 24.08.08 306 4 9쪽
18 흑월(黑月) 24.08.07 279 3 8쪽
17 독인(毒人) 24.08.06 292 5 10쪽
16 혼몽산(昏蒙散) 24.08.05 303 5 12쪽
15 내단(內丹) 24.08.04 314 5 7쪽
14 이룡(螭龍) 24.08.03 327 5 9쪽
13 전설(傳說) 24.08.02 344 4 10쪽
12 천마동(天魔洞) 24.08.01 466 5 10쪽
11 흑점(黑點) 24.07.31 363 5 13쪽
10 이차전 - 진법(陣法)(2) 24.07.30 377 5 8쪽
9 이차전 - 진법(陣法)(1) 24.07.29 405 6 9쪽
8 환골탈태(換骨奪胎) 24.07.28 443 6 7쪽
7 혈광마창(血光魔槍) 24.07.27 457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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