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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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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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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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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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임무(特別任務)

DUMMY

날이 밝자, 천호는 조화린과 운백랑을 이끌고 이마궁으로 향했다.

이마궁은 마궁이라는 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었다.

정원에는 사방에 만발한 꽃들이 바람에 살랑거리며 은은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고, 작은 연못에서는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그야말로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다.


"와, 너무 예쁘다."


역시 여인은 꽃에 약한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며 전생에 여인에게 꽃 한 송이 건넨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봤지만 있을 리가 없었다.


"건드리지 마라."


내가 꽃을 준 적이 없어서 제지한 것은 아니었다.


"왜요?"


조화린이 의아해하는 사이 운백랑이 말했다.


"그건 양귀비입니다."


"에이~ 그건 저도 알아요. 향만 맡는 건 괜찮지 않나요?"


조화린은 꽃을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꽃의 향이 문제가 아니었다. 향으로 문제가 된다면 이미 우리는 모두 중독되지 않았겠나.


"조화린, 이차전을 잊었나? 진법이 설치되어 있다. 그 꽃향기 한번 맡아보려다가 환상에서 영원히 머물고 싶은 것이냐?"


"이익!"


조화린은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지금 모습이 무지렁이 같겠지만 교의 정점이었던 몸.

궁으로 들어서며 느껴진 위화감을 놓칠 리 없었다.


'천화만상진(天華萬象陣)인가.'


이마궁이 본단의 다른 장소와 느낌이 다른 것은 한 가지 더 있었다.

어딜 둘러봐도 보초를 서는 무인이 보이지 않았다.


'취미 한번 고약하군. 경관을 해치지 않고 보초의 역할도 한 번에 해결하는 건가.'


잠시 궁을 구경하는 사이, 본채의 문이 열리고 이마제 진선림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서들 오세요. 정원은 어떤가요? 아름답지 않나요?"


편한 일상 복장의 진선림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느 남자든 그 미소를 본다면 정신을 차리지 못할것 같았다.


'여우같은것이....'


예전부터 여자는 믿지 않는다. 예쁜 여자는 더더욱 믿지 않는다. 수많은 걸출한 무인들이 여자의 치마폭에 둘러싸여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것을 보았다. 거기다 어머니의 말씀이 있으셨지.


여자를 조심해라.


'인사를 하긴 해야 하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군.'


천호가 슬쩍 포권을 하자 양옆에서 지원군들이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조화린이라 합니다!"

"문안드립니다. 운백랑이라 합니다."


진선림은 기껍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비무때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서두가 길어질것 같은 나쁜 예감에 나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본론을 얘기해주시죠."


양옆에서 숨이 턱에 걸리는 소리가 났지만 가볍게 무시해 버렸다.


"후훗, 성격이 급하시군요. 알겠습니다. 조화린."


"네이익!"


생각도 못 한 부름에 숨이 턱이 걸린 상태에서 대답도 비명도 아닌 괴음이 나와버렸다.


'얘는 보면 볼수록 백치미가... 아니 그냥 백치군.'


진선림이 편안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 나갔다.


"대단한 권을 가지셨더군요."


"부끄럽습니다."


"부끄럽다뇨. 자부심을 가지셔도 됩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스승의 존함을 물어봐도 될까요.?"


조화린은 잠시 우물쭈물하더니,


"독... 독학입니다. 전 스승이 없습니다."


"그럴 리가요... 독학으로 뇌기를 가진 권이라니..."


진선림은 깜짝 놀랐지만, 한편으로 흉수를 금방 찾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의적으로 숨긴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진선림의 동공에 노란빛이 감돌았다.


"사문의 규정인가 보군요."


"아...아닙니다. 실은 어릴적 절벽사이에 있는 동굴에서 무공서를 발견했습니다. 그 후로 틈틈이 수련했을 뿐입니다."


혼천기를 끌어올려 확인했지만, 거짓이 아니었다.


'저 말이 사실이라면 그저 우연이었단 말인가. 마지막으로...'


"그렇군요. 지금처럼만 하신다면 교에서 새로운 권왕... 아니 권후가 탄생할지도 모르겠군요. 한 가지만 더 묻겠습니다. 혹시 검을 다룰 수 있나요?"


조화린은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뇨. 전 도검은 만져본 적이 없습니다. 요리도 한번도 해보지 않았는걸요."


천진난만하게 필요없는 대답까지 하는 조화린 이었다.


"하하, 귀여운 면이 있으시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진선림은 양팔을 벌려 이마궁의 진을 더욱 강화시켰다.


우웅-


진선림은 혼천마공을 제대로 이은 것 같았다.


혼천마공에는 특별한 규범이 있었다.

색목인만이 후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이곳 천산을 오가는 색목인들은 발에 치일 듯 많았으나 그건 범인의 기준, 무림에서 그것도 이곳 십만대산의 교인중 색목인이 얼마나 되겠는가.


"세 분께 긴히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대회의 우승자를 가리고 상위성적을 낸 사람들은 천무대에 가입될 예정이었습니다만..."


진선림의 표정은 급속히 어두워졌다.


"아시다시피 은일산의 사건으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흑단 때문이겠군.'


"은일산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은일산은... 죽었습니다."


진선림의 담담한 대답에 조화린과 운백랑은 적잖이 놀랜듯했다.


"그랬군요..."


천호는 진선림이 뭘 말하고 싶은지 생각해 봤다.

운백랑이 흑단을 먹고 죽었다.

그러니 흑단을 추적하겠다는 뜻이 분명했다.

그런데 왜 셋만 따로 불렀는지 생각하다가 기분이 나빠졌다.


'교의 내부에서 원인을 찾겠다는 건가? 용의자는 우리 셋이고?'


"지금부터 세분은 혼천대입니다."


진선림의 발언에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내가 이 정도인데 애들은 오죽하리.


"네에!? 정말인가요?"

"이마제님을 처음 뵈었을 때부터 혼천대에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여태껏 가만있던 운백랑이 우렁찬 대답을 했다.


귀가 얼얼했다. 소림방장의 사자후를 맞았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고막이 따갑네. 그나저나 나쁜 예감은 틀리질 않는군.'


"왜 혼천대 입니까?"


찬물을 끼얹은 발언에 양쪽에서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지만, 애송이들의 시선쯤이야 가볍게 흘려보냈다.


진선림은 당돌한 천호의 말에 웃음을 지었다.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원하기 때문이죠."


천호의 눈에는 오히려 진선림이 당돌해 보였다.

내가 원하기 때문이라니.

이보다 멋진 대답이 있겠는가.

할 말이 없어서 그저 바라보았다.


진선림의 목소리가 점차 차분해졌다.


"은일산이 복용한 흑단에는 고독이 들어있었답니다."


내공을 증폭시키는 단에 고독이라니... 100년전에는 상상도 못 할 조합이었다.


'금부영도 복용했다면 몸속에 고독이 있다는 건가? 두고 오기 전에 흑단을 먼저 해결할껄 그랬나...?'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때 진선림이 품에서 뭔가를 꺼냈다.


손에 쥘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유리구슬 안에는 뭔가가 꿈틀대고 있었다.


"이건 은일산의 몸에서 나온 고독입니다."


고독은 처음 단으로 제조할 때 수면의 상태로 제조한다. 그렇게 숙주의 몸에 들어간 고독은 숙주가 죽거나, 숙주의 몸에서 빠져나오면 자연스레 소멸하는 것이 정상이었다.


되도록 여우 같은 여자와는 말을 섞고 싶지 않았지만 궁금한 건 참을 수 없었다.


"숙주가 없는데 어떻게 아직 살아있는 겁니까?"


"지금 이 고독은 저의 섭혼술에 걸려있는 상태랍니다. ...고독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동족을 향해서 다가가는 특성이 있지요. 여러분은 지금부터 고독의 움직임을 보며 흑단의 출처를 조사해 주시길 바랍니다."


눈치없는 운백랑이 나섰다.


"첫 번째 임무입니까!?"


"첫 번째 임무라고 할 순 없지만... 특별임무라 해두죠."


"꺄악, 임무라니. 두근거려요!"


백치미는 무슨... 저건 그냥 백치가 맞다.

고독으로 흑단을 추적한다는 건 애송이들이 할 수 있는 임무가 아니다.


"왜 하필 우리입니까? 위험도로 따지면 대주급은 되어야 할 임무 같습니다만."


천호의 정곡을 찌르는 말에 진선림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


"은일산은 사마제, 독마신의의 제자였습니다. 현재 본단에 있는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렇다고 아무나 이런 임무를 시킬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천호를 슬쩍 바라보며 계속 말을 했다.


"그때 진을 무효화 시킨건 잘 봤습니다."


'젠장...발을 뺄 수도 없게 만드네.'


무림인이라면 무공으로 싸워야 한다는 걸 다시 되새기는 천호였다.


"경험이 부족한 초출들에게 이런 막중한 임무를 맡기게 되어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뭔가를 발견한다면 깊이 파고들지 말고, 저에게 전서구를 날려주세요. 그리고...."


진선림은 품을 뒤적거리며 주머니 하나를 꺼냈다.


"이건 얼마 되지 않지만 여비로 사용하세요. 잠도 편한 곳에서 자고 굶주리지 마시라는 뜻에서 드리는 겁니다."


이마궁에와서 처음으로 웃어 보이는 천호였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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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흉계(凶計) 24.08.19 161 2 9쪽
30 매화이십사수(梅花二十四手) 24.08.18 213 2 8쪽
29 화종지회(華終之會) 24.08.17 226 2 11쪽
28 섬서(陝西) 24.08.17 194 3 7쪽
27 천마검(天魔劍) 24.08.16 230 3 10쪽
26 천독단(天毒丹) 24.08.15 210 2 9쪽
25 뇌신(雷神) 24.08.14 235 3 13쪽
24 검산(劍山) 24.08.13 228 3 8쪽
23 사천당문(四川唐門) 24.08.12 226 2 8쪽
22 운룡(雲龍) 24.08.11 228 3 8쪽
21 대나무숲(竹林) 24.08.10 245 4 8쪽
20 곤륜(崑崙) 24.08.09 302 4 11쪽
» 특별임무(特別任務) 24.08.08 306 4 9쪽
18 흑월(黑月) 24.08.07 279 3 8쪽
17 독인(毒人) 24.08.06 292 5 10쪽
16 혼몽산(昏蒙散) 24.08.05 303 5 12쪽
15 내단(內丹) 24.08.04 313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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