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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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구기
작품등록일 :
2024.07.2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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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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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당문(四川唐門)

DUMMY

"여기가 사천입니다."


밖에서 마부의 목소리가 들렸다.

조화린과 운백랑의 성화에 마차를 타기로 결정했었다.


-천호님! 이마제님이 주신 은자 혼자 꿀꺽하실 건 아니죠?

-임형, 돈은 쓰라고 있는 겁니다!


사실, 나는 금전이라는 것을 써본 적이 거의 없었다.

고작 해봐야 몇 년 동안 약초를 캐서 팔아본 것이 다였고, 영심객잔에서 초계소면을 사 먹는 것이 소비의 끝이었다.

전생에서는 더더욱 그랬다.

장부로 보이는 숫자가 크게 와닿지도 않았고, 관심사는 오직 천마일신뿐이었으니...


마차에서 내리자, 사천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거리는 활기가 넘쳐 보였다.

화려한 건물들이 서 있었고, 홍등과 깃발이 바람에 펄럭였다.


"와아..."


백련촌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성도(城都)의 모습에 조화린의 눈이 번뜩이고 있었다.


"거리가 화려한 것 같습니다."


운백랑은 사람이 많은 곳은 부담스러운지 연신 창을 끌어안고 걸어가고 있었다.


툭-


"아앗, 죄송해요."


연신 두리번거리던 조화린이 누군가와 부딪혔다.


"괜찮아요."


짙은 녹색의 장삼을 입고 있는 그녀는 괜찮다는 말과 함께 조화린과 일행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저기... 사천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어디서 왔어요?"

"우린 서역에서 왔어요. 중원들 구경하고 싶어서 돌아다니는 중이에요."

"정말요? 꺅! 서역에서 오신 분은 처음 봐요!"


느낌이 좋지 않았다.

조화린이 두 명이 된 느낌이랄까...

품에서 구슬을 꺼내 고독을 확인해 봤지만, 특별한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조화린은 나와 운백랑의 눈치를 슬쩍 보더니,


"사천의 음식이 유명하잖아요. 며칠 굶어서 그런지 죽을 것 같아요. 숙수솜씨가 좋은 객잔을 알고 있나요?"

"당연하죠. 마파두부가 유명한 곳이 있어요. 제 단골 객잔이에요. 이리와요."


자연스럽게 조화린의 손목을 낚아채며 앞장서기 시작했다.


"임형, 화린이 두 명이된 것 같습니다. 옷차림을 보아하니 당가의 사람같은데..."

"어차피 고독을 확인하려면 돌아다녀야 했을 테니 오히려 잘됐다."

"사천당가라면 정파에서도 손에 꼽히는 세가이지 않습니까? 곤륜파도 그렇고... 흑월의 세력이 무림 전체에 퍼져 있으면 정말 심각한 일 아닙니까?"


그저 교에 앙심을 품은 집단이라 생각했었다.

고독의 출처를 조사하는 어떻게 보면 간단한 임무였지만, 조사할수록 흑월은 무림 전체에 뿌리내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심각해진다해서 해결되는 일도 아니다.

이것을 계획한 흑월의 주인만 때려잡으면 그만이다.


"심각하게 생각할 것 없다. 흑월이라는 같잖은 세력쯤 대가리만 때려잡으면 그만이다."


운백랑은 천호의 대답에 표정이 조금은 편안해진 것 같았다.


"그리고... 늦었지만, 제가 했었어야 할 스승님의 복수를 갚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할 필요 없다. 난 그저 그 미꾸라지가 진짜 용이 될지 궁금했을 뿐이다."

"앞으로 대형(大兄)이라 부르겠습니다."


운백랑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너무 뜨겁다.'


"편한 대로 해라."


* * *


당가의 인물로 추정되는 그녀의 손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마파객잔(麻婆客棧).

마파두부가 유명한 곳이라고 하더니 간판부터 마파객잔이었다.


객잔에 들어서기 전, 입구에서부터 마하고 매콤한 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조화린과 운백랑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나도 그랬다.


'입안에 군침이 도는군.'


우리는 손님으로 가득한 대청(大廳)을 지나 이층의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바깥으로는 사천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고, 마파객잔의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졌다.


우리와 함께 온 그녀가 손짓으로 점소이를 부르자, 점소이는 그녀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했다.


"오늘은 일행분들이 있으시네요, 아가씨."


그녀는 웃음을 띠며,


"마파두부 사 인분이랑 죽엽청 부탁해요."


그 모습을 보는 운백랑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마치 약초를 캐다 만년하수오를 발견한 눈빛이랄까....

사막 한 가운데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눈빛이랄까....


"아참, 자기소개를 깜빡했네요. 저는 사천당가의 셋째, 당선아라고해요."


운백랑과 나는 짐작이 맞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선아 언니구나! 전 화린이라고해요. 조화린!"


당선아와 조화린은 방금전 만난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친화력을 가지고 있었다.


.

.

.


"깔깔. 조 매, 그래서 어떻게 됐어? 낙엽을 먹은 거야?"

"네. 그랬다 하더라고요. 전 분명 만두를 먹은 것 같았는데, 천호님이 낙엽을 먹었다면서 계속 놀렸거든요."

"에이~ 너무했네~"


친화력이 좋은 두 여자가 합쳐지니 기세가 좀 달라지는 듯했다.

서로의 외모를 칭찬하더니 어느새 대화의 대상이 나에게 향했다.


'아예 교에서 왔다고 전부 다 얘기하지 그러냐.'


나를 흘겨보는 두 여인을 보며 입가를 억지로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때 구원자가 나타났다.


"주문하신 마파두부 대령입니다."


점소이가 넓은 쟁반에 마파두부와 죽엽청을 정성스럽게 담아 가져왔다.

순간, 매콤하고 진한 향이 사방으로 퍼지며 우리를 감싸안았다.

붉은 소스에 촘촘히 박힌 두부와 잘게 다진 고기는 보기만 해도 식욕을 돋우었다.


조화린은 가장 먼저 젓가락을 집어 들고 마파두부를 한 입 떠먹었다.

매콤한 소스가 혀끝을 자극하며 깊은 풍미를 남겼고, 부드러운 두부는 입안에서 살살 녹아들었다.


"와, 정말 맛있다!"


나와 운백랑도 조심스레 맛보았다.

매운맛과 감칠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처음 맛보는 사천의 풍미였다.

함께 나온 죽엽청은 얼얼한 입안의 매운맛을 달래주었다.

반응을 지켜보던 당선아는 그제서야 미소를 지었다.


"이런 음식을 매일 먹을 수 있다니... 진짜 부러워요!"


조화린은 감탄을 연발하며 젓가락을 멈추지 않았다.


세 사람이 마파두부의 풍미를 즐기고 있을 때, 한 중년 남자가 다가와 당선아를 불렀다.

그의 얼굴에는 약간의 피곤함이 묻어 있었고, 눈빛은 다급했다.


"셋째 아가씨, 여기 계셨군요."


당선아는 그를 보고 놀라 마파두부가 목에 걸린 것 같았다.


"엇, 켁켁. 총관님! 여기 있는 줄 또 어떻게 아셨데...."


총관이라 불린 중년 남자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한참을 찾았습니다. 가주님께서 찾으십니다."

"쳇, 알겠어요. 사고 치진 않았어요."


아쉽다는 표정을지으며 조화린을 향해 물었다.


"조 매, 오늘 어디서 묵을 거야?"

"사천에 오자마자 언니를 만난 거였어요. 아직 숙소는...."


그러자 당선아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잘됐다! 그럼 우리 집에 놀러가지않을래?"


조화린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음...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요."


그러자 당선아는 나와 운백랑을 돌아봤다.


"임 공자님, 운 공자님. 같이 가주실 거죠? 가주님도 기뻐하실 거예요."


사천 안에서라면 황제가 부럽지 않은 대우를 받는 사천당문.

당가의 손님이라면 조사를 진행하기는 좋은 점이 많다.


"이름 높은 사천당가를 구경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군요."


조화린은 내심 조마조마하고 있었다.

천호의 긍정적인 대답을 듣자마자 기쁜 표정으로 당선아의 손을 잡으며 일어섰다.


"언니! 얼른 가요. 정말 궁금했거든요."

"그래! 얼른 가자."


만난 지 한 시진도 되지 않아 자매가 되어버린 두 사람은 뭐가 그리신 나는지 깔깔대며 객잔을 나섰다.


"빨리 따라와요!"


잘못된 선택을 했나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갔다.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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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흉계(凶計) 24.08.19 161 2 9쪽
30 매화이십사수(梅花二十四手) 24.08.18 214 2 8쪽
29 화종지회(華終之會) 24.08.17 226 2 11쪽
28 섬서(陝西) 24.08.17 194 3 7쪽
27 천마검(天魔劍) 24.08.16 230 3 10쪽
26 천독단(天毒丹) 24.08.15 211 2 9쪽
25 뇌신(雷神) 24.08.14 236 3 13쪽
24 검산(劍山) 24.08.13 229 3 8쪽
» 사천당문(四川唐門) 24.08.12 227 2 8쪽
22 운룡(雲龍) 24.08.11 229 3 8쪽
21 대나무숲(竹林) 24.08.10 246 4 8쪽
20 곤륜(崑崙) 24.08.09 302 4 11쪽
19 특별임무(特別任務) 24.08.08 306 4 9쪽
18 흑월(黑月) 24.08.07 279 3 8쪽
17 독인(毒人) 24.08.06 293 5 10쪽
16 혼몽산(昏蒙散) 24.08.05 303 5 12쪽
15 내단(內丹) 24.08.04 314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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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전설(傳說) 24.08.02 344 4 10쪽
12 천마동(天魔洞) 24.08.01 466 5 10쪽
11 흑점(黑點) 24.07.31 363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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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환골탈태(換骨奪胎) 24.07.28 443 6 7쪽
7 혈광마창(血光魔槍) 24.07.27 457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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