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대영제국에 괴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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낑깡깽
그림/삽화
매일 저녁 8시
작품등록일 :
2024.07.24 05:06
최근연재일 :
2024.09.1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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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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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두 번째 신메뉴

DUMMY

크룩스 경이 심판을 맡고, 테슬라 씨와 에디슨 씨라는 두 명의 심사위원을 요리로 승복시켜야 하는 내기.


그런데 먼저 선취점을 딴 것은 나였던 것 같다.


"허어어! 이, 이게 영국의 레스토랑이라고?!"

"으음···! 인테리어가 굉장하군."


···요리가 아니라 다른 걸로 압도시켜 버렸네.


정문의 잠금을 풀고 그들을 들여보내자마자 터져 나온 침음과 감탄사!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이런 반응이 나올 줄은 내심 예감하고 있었다. 이곳에 처음 들어서는 사람들은, 심지어 젠트리들조차도 놀라워 했으니까.


심리학에서 말하는 첫 인상 편향(First Impression Effect).


첫 만남이나 첫 경험에서 형성된 인상이 이후의 긍정적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말. 이걸 노리고 처음부터 철저히 설계했거든.


겉보기엔 모른다. 그냥 평범한 목조 건물을 사서 개조한거라. 거기서 반전이 나오게 만든 거니까.


하지만 내부에 들어온 순간 펼쳐지는, 화려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는, 솔직히 말해 지금 시대 어느 나라를 가도 견줄 만한 곳이 없다고 자신한다.


로마와 그리스 시대를 찬미하는 각종 조각상과, 불빛을 반사하는 샹들리에, 견고하게 마감된 대리석 바닥.


거기에 영국 상류층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깊은 흥미까지 반영해, 다양한 동양의 예술품들을 빠짐없이 전시해 놓았으니까.


헨리 씨랑 처음 인테리어 논의할 때 이런 얘기를 해주니까 그 아저씨도 꽤 충격을 받더라. 이런 발상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면서.


컨셉이 있냐고? 뭐 대충 전통 생활양식 박물관?


사실 현대인인 내겐 다양한 문화를 전시하고 관람하는 게 당연한 발상이지만, 이 시대에서는 개 쩌는 아이디어 취급이더라고. 덕분에 잠깐 천재 취급 좀 당했지.


"허허허, 어때? 멋지지 않나? 편히들 구경하게! 저 조각상도 좀 보게나! 저 수려한 곡선과 세월의 흔적이 보이나? 어떤가, 응? 테슬라 자네도 뭐라도 말 좀 해보게! 너무 놀랍다고 두 눈만 크게 뜨지 말고!"

"뭐··· 예, 흐음. 으음···"


테슬라 저 양반도 자신만만하더니 아예 굳어 버렸네.


···그런데 할아버지는 왜 주인인 마냥 신나 계십니까? 이 레스토랑의 주인은 전데요?! 그리고 그 조각상들은 전부 짭퉁 모조품이라고요! 아무리 헨리 씨가 돈이 많아도 이 큰 공간을 진짜 앤티크로만 채울 리 없잖아! 당연히 대부분 인테리어용 가품이지!


아무튼 이 정도면 첫 인상은 대충 압도적으로 박혔겠다 싶어서, 나는 세 사람을 천천히 더 깊은 안쪽 방향으로 인도했다.


"여기가 바로 중앙 홀입니다. 일단 여기 앉아서 숨 좀 돌리세요. 곧 제 특제 영국맛 요리를 보여드리죠.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고맙네. 아직 저녁 식사하기도 이른 시간이니 천천히 준비하게나. 그 동안 우린 저기 빵 바구니에서 빵이라도 꺼내다 뜯고 있겠네."


목적지는 정중앙의 테이블. 요크 공작님이 앉았던 바로 그 자리. 여기다가 상석이라고 딱지라도 하나 붙여둘까?


뻔질나게 내 레스토랑을 드나들었던 크룩스 경과 다르게, 이곳이 처음인 테슬라 씨와 에디슨 씨는 사방을 둘러보며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군. 2층까지 뚫려 있다니, 그 기자 놈도 이걸 봤다면 그런 헛소리까지 쓰진 못했겠어."

"흠, 테슬라 자네도 뉴욕 월드의 그 쓰레기 같은 글을 봤나? 난 처음부터 믿지 않았지. 그놈들은 사물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는 멍청이들 투성이라서 말이야. 아무튼, 이 장소는 대단하군. 오히려 어떤 요리가 나올지 더 기대가 되는걸. 뭐가 나와도 수긍할 수 있을 것 같아. 쟝 폴 뒤랑, 자네가 이곳의 주인이라고? 자네 정말 대단한 요리사였군!"


테슬라 씨와 에디슨 씨도 각자 한 마디씩 던졌다. 이들이 내 레스토랑에 들어온 첫 미국인인가? 아니다, 저번에 헨리 씨가 중요한 손님이라며 데려온 외교관도 미국인이었던 것 같은데··· 조셉? 초트? 뭐 그 비슷한 이름이었던 것 같다.


그 아저씨도 치킨 앤 칩스를 보고 불편한 표정을 짓더니, 한 입 맛본 후론 미친 듯이 먹었지. 그 뒤로 아주 가끔씩 방문하는 것 같더라고.


나는 이 두 사람이 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하며, 그들이 이곳의 여러 디테일들을 발견하길 잠시 기다렸다.


여기는 그야말로 20세기 초 영국 상류사회에서 고급지다고 선언한 트렌드들만 모아 놓은 최상급 레스토랑.


미국인이 보면 감탄할 것들로만 가득 차 있다.


사실 1901년의 영국과 미국은 현대인이 상상하는만큼 그렇게 감정적으로 대립하지 않았다. 보스턴 차 사건이나 독립전쟁 같은 과거 사건들로 서로를 싫어했을 거라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나도 그럴 줄 알았거든.


하지만 이 시대에 직접 살아보니, 정작 영국인들은 미국에 대해 별다른 생각이 없고, 항상 미국인들만 난리더라고.


경외감? 자격지심? 뭐 그런 감정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때의 미국은 아직 현대의 슈퍼파워 천조국이 아니었고, 미국인들도 자신들의 문화적 뿌리가 영국에 있다는 점을 내심 질투하던 시기.


그래서 상류사회로 갈수록, 성공의 기준은 얼마나 정확하게 영국 귀족들의 생활양식을 따라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사교 문화와 예절, 공식적인 만찬, 사교 클럽, 패션, 건축양식부터 시작해서 교육, 취미, 여가활동, 승마, 여우사냥, 크리켓, 테니스 같은 스포츠, 심지어 시와 연극, 홈즈 시리즈 같은 추리소설을 즐기는 것까지.


전부 다 따라하려 들었단 거지.


그래서 이 두 미국인도, 이 진짜배기 영국식 레스토랑을 보고 더 충격에 빠질 줄 알았는데···


"저건 내가 발명한 축음기! 1899년형 콘서트 모델이군! 자네 저걸 왜 여기다 두었지? 장식품으로 쓰려 했나? 그러기엔 너무 크지 않나?"

"예? 당연히 배경 음악을 깔려고 가져다 놨죠. 미국에선 그렇게 안 씁니까···?"

"배경 음악···? 배경 음악이라고? 배경에 음악을 깐단 말이지? 내 축음기를 그런 용도로 사용했다고···?"


이 아저씨, 놀라는 포인트가 어째 내가 예상했던 거랑은 좀 다른데?


"배경 음악··· 배경 음악··· 하핫! 내가 어쩌다가 이런 간단한 생각을 못했을까?! 가정에서 음악 감상용으로만 축음기를 쓸 게 아니라, 이런 상업적인 장소에서 음악을 틀어준다면··· 음, 예를 들어 백화점 같은 곳이라든지··· 마케팅에도 활용할 수 있고··· 도, 돈, 큰돈이 되겠어!!"


이게 또 무슨 상황이지? 에디슨 씨가 여기서 돈벌이를 생각하고 있다니? 일단 못 들은 걸로 하자.


반면에, 테슬라 씨는 전혀 다른 쪽에서 흥분한 듯 보였다.


"당신··· 지금 그 스위치 하나만 눌러서 이 홀 안의 모든 전등을 전부 켠 건가?"

"예, 뭐··· 그런데요?"

"어, 어떻게 한 거지?!"

"뭐, 그냥 전등 전체를 연결한 퓨즈 박스에 스위치를 달아서···?"

"스위치를 달았다고? 그것도 퓨즈 박스에? 중간에 별도의 컨트롤 패널을 두어 모든 걸 조종했단 말이지? 허··· 그런 간단한 아이디어로 이런 전기 효율을···. 잠깐만, 아이디어?!"


어어, 거기서 왜 분석을 하고 계신 건데요?!


중앙 제어식 점등 시스템. 난 이 정도 아이디어는 도입해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설마 이것도 여기선 신개념이었어?!


아니, 어쩐지 전등이 전부 개별 스위치로만 쓰게끔 되어 있더라. 너무 불편해서 공방에 가서 하나 만들어달라고 했지 뭐야.


기본적인 배선이나 전기 회로의 개념은 이 시대에도 이미 충분히 잡혀 있어서, 내 설명을 듣고 몇 번 뚝딱하더니 금방 만들어 주더라고. 그때도 뭔가 공방 주인 아저씨 표정이 좀 묘하더니만···


"그렇지. 이건 정말 혁신적인 아이디어야! 에너지를 공명 유도하는 방향을 중앙 집중식으로 바꾸고, 범위를 더 세분화하면··· 음, 이러면 워든클리프 타워의 설비를 전부 바꿔야겠군··· 아니야, 이 방법이 아니라 코일의 방향을 재설계해서···."


[니콜라 테슬라: 이 장소는 정말 엄청난 영감 덩어리로군! 여기서 연구를 할 순 없을까? / 감정: 흥분 / 만족도: -]


어, 잠깐만요, 그냥 전등 한 번 껐다 켠 걸 보고 상상의 나래를 너무 넓게 펼치시는 거 아닌가요?!


게다가 잠시 놔두자니, 두 사람은 멱살이라도 잡을 기세로 서로를 헐뜯기 시작했다.


"테슬라! 여기서 생각해낸 상업 특허는 내가 먼저다! 방금 내가 중얼거린 축음기 사용 방법으로 돈벌이할 생각은 절대 하지 말거라!"

"흥, 제 연구를 방해하려 들지나 마십시오. 지금 이 황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중이란 말입니다! 쟝 폴 뒤랑! 혹시 종이와 펜 없나?! 있으면 제발 가져다 다오!"

"나도 제발 한 장만 가져다 주게!"


저기요, 두 분, 지금 남의 레스토랑에서 왜 아이디어를 짜내시는 겁니까?! 이러니까 내가 꼭 이세계에서 현대 문명을 전파하는 지구인이 된 것 같잖아!


"푸하하! 내가 자네들 여기 오면 좋아할 거라고 했잖나! 며칠 전에 내가 졸라댔을 때 당장 쫓아왔었어야지! 어때? 과학적 영감이 마구마구 샘솟나?! 그래서 여기가 바로 영국 최고의 레스토랑이라는 거야! 나도 논문 쓰기 전에 여기 들러서 머리를 식히고 간다니까! Viva la Clana Divina! vere optimum est!"


크룩스 경, 그건 또 무슨 꼬부랑 언어입니까? 설마 라틴어인가요? 제발, 영국에서는 영어를 써 주세요!!


아무튼 이 분위기에 휩쓸렸다간 나까지 이상해질 것 같아서, 이 사람들을 그대로 두고 나는 바로 주방으로 도망치기로 했다.




###




창의적 발상과 복합적 사고.


다양한 정보와 아이디어를 융합해 새로운 해결책이나 혁신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사고 방식.


이건 현대에선 전혀 생소한 개념이 아니다. 애초에 교육 과정에도 포함되어 있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20세기 초의 사람들이 이 개념에 무지했던 것도 절대 아니었다.


애초에 역사적으로도 많은 사례가 있잖아. 예를 들어, 아르키메데스가 욕조에서 때 밀다 부피와 부력의 개념을 발견한 것처럼.


뉴턴도 사과나무 밑에서 낮잠 자다가 떨어진 사과에 얼굴 쳐맞고 중력을 발견했지.


테슬라 씨와 에디슨 씨, 두 창의적인 천재 발명가가 내 레스토랑에서 완전히 낯설고 새로운 현대 개념을 마주하고 또 다른 영감을 얻는 게 이상할 건 없었다. 그들에게는 그게 일상이었을 테니까.


덕분에 나도 이번 요리의 콘셉트를 떠올렸다. 이들이 창의적인 사고를 좋아한다는 걸 확인했으니, 그에 맞춰 요리를 준비하면 되는 거 아냐?


한식에도 '창의성'을 콘셉트로 둔 요리 계열이 있다.


바로 '퓨전 한식'.


양식 조리법과 한식 재료의 융합으로 탄생한 다양한 한식의 갈래들. 어찌 보면 내 치킨 앤 칩스도 퓨전 한식이라고 할 수 있지.


주방으로 향하는 복도. 나는 천천히 걸어가며 '퓨전 한식'이라는 콘셉트로 어떻게 요리를 풀어나갈지 생각을 정리했다.


"콘셉트 다음으로 필요한 건 역시 스토리텔링이겠지?"


사실, 이 내기는 겉보기엔 테슬라 씨와 에디슨 씨의 경쟁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요리 전문가인 나와 테슬라 씨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었다.


테슬라 씨는 이 시대 기준으로도 굉장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람. 분명히 내 음식의 맛에 대해 거짓말을 하려 들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내가 이기려면, 그가 맛있다고 평가할 근거를 내가 미리 깔아 놓아야 한다는 거다.


맛이란 본래 주관적인 영역.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게 맛.


하지만 스토리텔링이 개입하는 순간, 식사는 단순히 오감의 자극을 넘어서는 이야기의 경험이 되어 버린다.


예를 들어, 전통과 권위를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고급스러움과 함께 새로운 맛을 제공하기 위해 이런저런 재료를 썼고, 이런 방식으로 조리했다고 미리 이야기를 깔아두는 거다.


이른바 '맞춤형 정성'.


나같은 냉혈한 정도가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해 주는데 대놓고 거기서 맛없다고 할 수 없다고. 만약 그렇다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결투를 요청해도 무죄 방면이야!


그렇다면, 테슬라 씨에게 잘 통할 만한 스토리가 뭐가 있을까?


미래에는 흔하지만, 지금 이 시대의 미국인들에게는 생소한 재료로 채식의 세계를 열어준다면?


미래의 채식 요리 중에서 이들에게 낯설게 느껴지고 충격을 받을 만한 게··· 야채는 이미 샐러드로 익숙할 테니··· 아!


한 가지 이들에게 생소할 만한 채식 재료가 있었다.


두부.


"두부를 이용한 퓨전 한식, 괜찮지 않나?"


채식에 적합하면서도 단백질이 풍부하고, 동양의 전통 오리엔탈리즘까지 충족시킬 수 있는 식재료. 그게 바로 두부.


왜 두부가 한식이냐고? 원래 두부는 한반도와 두만강 만주 지역에 걸친 넓은 평야에서 자생하던 '대두'라는 품종의 콩을 사용해 만든 요리다.


'두만강'이라는 이름의 '두'도 콩을 의미하는 한자에서 온 것이니까.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두부를 만들긴 하지만, 한국에서의 두부와는 위상이 많이 다르다.


한국은 두부를 독립적인 요리로 여기고, 다양한 조리법을 파생시켰다. 반면 중국과 일본은 두부를 그저 음식의 식감을 살려주는 부재료 정도로만 취급해왔지. 메인 디쉬와 서브 디쉬의 차이랄까.


아무튼 그렇게 두부를 이용한 퓨전 한식들로 메뉴를 구성하기로 했다. 누군가 이게 뭐냐고 물으면, 지금 미국의 동아시아 이민자들이 몰래 즐겨 먹는 음식이라고 둘러대면 되니 변명하기도 쉬웠다.


"그런 점에서 일단 두부부터 준비해야겠군. 그런데 뭐 부터 만들지? 애초에 양식 조리법은 전문이 아닌데, 골치아프네. 차라리 양식을 잘 아는 사람을 지금이라도 불러다가··· 음?"


나는 주방의 문고리를 열려다, 안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 걸음을 멈췄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이곳에 아무도 없을 텐데?


설마 도둑? 나도 더비 백작님처럼 코에 펀치를 날려야 하나?


나는 긴장을 한 채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잡고 돌렸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타난 사람은 지금 이 순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었다.


나를 보고 깜짝 놀란 그 사람을 향해, 나는 반갑게 외쳤다.


"에디스 아가씨! 오늘 나오셨군요!"


나 대신 양식 조리법을 알려줄 사람. 그리고 데코레이션까지 기깔나게 도와줄 사람.


천군만마의 등장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가 내 주방에서 뭘 하고 있던 거지?


잠깐, 뭔가 수상한데?!


작가의말

1. 박물관의 역사는 1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박물관은 르네상스 시대부터 유럽에서 부유한 개인이나 왕실의 예술품, 유물, 과학적 표본 등을 수집하고 전시하는 개인 컬렉션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컬렉션들이 점차 공공에게 개방되면서 현대적인 의미의 박물관이 만들어졌습니다. 18세기와 19세기 초 많은 유럽 국가에서 공공 박물관이 설립되었습니다. 영국의 대영박물관은 1759년에,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은 1793년에 설립되었죠. 다만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아직 현대적인 의미의 '문화 박물관'이라는 개념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냥 어디선가 약탈해온 예술품 같은 것만 자랑스레 전시해 뒀던 거죠.

2. 근대 이전에는 지금보다 가품을 훨씬 더 많이 만들었고, 아예 가품을 사용해서 집을 꾸미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합니다. 사실상 가품은 장식용으로만 사용되었기 때문에, 장식품의 실제 가치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고 하네요. 설마 공작님도?!

3. 오늘 간단히 등장한 조세프 초트(Joseph Hodges Choate) 씨의 약력에 대해 간단히 설명 드립니다. 그는 1989년~1905년에 런던 주재 미국 대사였으며 1907년의 '제 2차 헤이그 회의'에 미국 대사로 파견된 외교관입니다. 어라? 헤이그?

4.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지금 거리에 쏘다니면 자연스레 들려오는 배경 음악의 개념이 일반적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백화점 등지에서 분위기 형성 용으로 사용한 최초의 상업적 배경음악은 1920년 미국에서 Muzak 이라고 하는 시스템이 개발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음악을 전화선을 통해 전송하는 기술이었다고 합니다. 처음엔 상업용이 아니라 작업 환경에서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만들었는데, 백화점, 호텔, 식당 등에서 상업적으로 쓰기 시작한 거죠. 이후 다양한 장소에서 배경음악을 사용하는 관행이 확산되었습니다.

5. 이번 에피소드에서 등장할 한식은 두부를 이용한 퓨전 한식이었습니다. 맞추신 분이 두 분 계신데 너무 용하십니다.. 처음부터 저는 두부를 염두에 두고 이번 에피소드를 쓰고 있었거든요. 너무 놀랐습니다! 스포라서 죄송하지만 지웠습니다 ㅜㅜ 아무튼 슬슬 역사개변 요소를 하나씩 빌드업하고 있습니다. 


ps. 연재시간은 저녁 9시로 고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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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7

  • 작성자
    Lv.99 세렌디
    작성일
    24.08.12 22:32
    No. 1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찬성: 3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낑깡깽
    작성일
    24.08.12 22:33
    No. 2

    저한테 재밌다는 말보다 더 큰 응원이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66 참새모이
    작성일
    24.08.12 22:56
    No. 3

    도둑이야!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16 디포디
    작성일
    24.08.12 23:02
    No. 4

    한국 식당이면 당연히 유명인 싸인 받아서 벽에다 붙여놔야겠죠??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65 곰곰펀치
    작성일
    24.08.12 23:33
    No. 5

    하긴 어차피 가품인데 오히려 인테리어 실력으로 승부보는 야생이었겠네요

    얼마나 적절한 장소에 적절한 데코를 배치하였는지..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88 부용화
    작성일
    24.08.13 09:03
    No. 6

    두부라.. 제일 무난한건 두부부침. 전 굉장히 안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시금치와 으깬 두부를 섞은 것도 있을 것같고 메인은 두부스테이크 정도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4.08.13 09:27
    No. 7

    잘 보고 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5 비늘구름
    작성일
    24.08.13 10:30
    No. 8

    한식쪽 두부요리는 의외로 별로 생각나는 게 없네요. 두부부침, 두부전골, 건두부무침 같은 건 생각나는데..... 홍소두부나 문사두부, 두부탕수 같은 건 중식쪽이고 말이죠.
    흠, 으깨서 리코타치즈 처럼 쓰는 방식은 어떠려나요? 식감이 비슷했던 것 같은 기억이 나는데.
    두부 말고 젤리쪽도 괜찮다고 봅니다. 한천이나 곤약을 사용한 젤리, 혹은 푸딩이라거나.....
    그리고 밀가루가 있으면 글루텐도 걸러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주인공이 밀고기는 만들 줄 모를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5 비늘구름
    작성일
    24.08.13 10:41
    No. 9

    글루텐 고기 만들 거면 병아리콩이나 두부를 섞어서 콩고기처럼 만들 수도 있을지도요. 그나저나 지금 작중에 두부가 준비되어 있나요? 두부가 의외로 시간과 손이 많이 가는 식품이라 즉석에서 만들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5 레오언a.s
    작성일
    24.08.13 14:17
    No. 10

    에초에 제대로된 두부요리는 오래걸리는건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호마이카
    작성일
    24.08.13 17:56
    No. 11

    두부 오래 걸린다고 하지만.. 주인공이 소환하면 되지 않나요..?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38 fb*****
    작성일
    24.08.13 18:32
    No. 12

    이거 점점 소소해지지가 않는데? 워든클리프타워 완성이 되버리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켈리포늄
    작성일
    24.08.14 07:04
    No. 13

    두부 가지고 할 수 있는게 많긴 한데, 두부를 언제 만들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霧梟
    작성일
    24.08.31 14:18
    No. 14

    음식생각이 아닌데 잘 읽히네요 상태창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낑깡깽
    작성일
    24.08.31 14:21
    No. 15

    음식과 관련된 상황 > 레스토랑이라는 장소에 있기 때문에 읽는 건데 백 퍼센트 다 읽히는 것도 아닙니다. 확률이라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스티븐식칼
    작성일
    24.09.05 14:47
    No. 16

    뉴턴의 만유인력 발견과 사과나무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때론 근거없는 낭설이 사실처럼 전승되서 영국이 전세계에 뉴턴의 사과나무를 선물한다던가하는 일이 생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jijhj10
    작성일
    24.09.06 09:29
    No. 17

    두부 만드는데 오래걸리지 않나?라고 생각했는데
    소환하면 된다는 댓글에 납득함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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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난제 NEW +42 18시간 전 2,966 181 12쪽
57 야망 +21 24.09.15 4,336 208 14쪽
56 발판 +27 24.09.14 4,888 227 13쪽
55 인연 +27 24.09.13 5,365 249 15쪽
54 인생의 전환점 (수정) +36 24.09.12 5,823 255 14쪽
53 악역 +22 24.09.11 5,870 244 15쪽
52 찐사랑 +35 24.09.10 6,286 256 13쪽
51 퀘스트 +19 24.09.09 6,508 267 13쪽
50 그림자 골목 +17 24.09.08 6,719 269 16쪽
49 묘수 +49 24.09.07 6,893 276 13쪽
48 기억의 잔향 +61 24.09.06 7,144 307 14쪽
47 수색 (2) +62 24.09.05 7,184 301 14쪽
46 수색 +33 24.09.04 7,331 287 15쪽
45 왕실 다과회 +15 24.09.03 7,730 296 15쪽
44 불청객 +20 24.09.02 7,721 310 13쪽
43 왕실의 말 +27 24.09.01 8,002 327 15쪽
42 만남 +33 24.08.31 8,276 334 14쪽
41 여행 +23 24.08.30 8,461 334 14쪽
40 뜻밖의 보상 +36 24.08.29 8,615 353 14쪽
39 폭탄 선언 +42 24.08.28 8,619 325 15쪽
38 과거 회상 +28 24.08.27 8,672 320 14쪽
37 유혹 +28 24.08.26 8,741 312 13쪽
36 완벽한 탈출구 +24 24.08.25 8,834 317 13쪽
35 의문의 소환 +12 24.08.24 8,804 317 14쪽
34 성공의 대가 +17 24.08.23 8,957 329 13쪽
33 마지막 한 수 +16 24.08.22 8,987 325 16쪽
32 맛의 미로 +26 24.08.21 9,093 330 14쪽
31 추리 게임 +29 24.08.20 9,042 292 15쪽
30 뜻밖의 방문 +10 24.08.19 9,192 30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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