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소환사의 시골 힐링 라이프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간식도둑
작품등록일 :
2024.07.24 14:02
최근연재일 :
2024.09.18 22:50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540,535
추천수 :
10,824
글자수 :
336,762
유료 전환 : 8시간 남음

작성
24.09.09 22:50
조회
4,994
추천
134
글자
12쪽

46. 차수창의 사촌 서소현 (1) - 수정됨

DUMMY

흙 묻은 감자를 살피던 내 얼굴엔.

자연스레 미소가 떠올랐다.


[불사조의 바람이 깃든 활력 감자]

- 복용 시 즉시 체력을 회복하고 외상을 치유하는 ‘급속 치유’ 효과 적용

(회복량과 외상 치유 단계는 복용량에 비례)

- 1알 온전히 섭취 시 24시간동안 영양 보충, 허기 해소


활력.

뮹뮹이의 양파에서 한번 본 옵션이었지만 이번에는 작물이 양파에서 감자로 바뀐 탓일까.


‘활력의 개념이 조금 전환된 것 같네.’


양파의 활력이 말 그대로 동작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지구력. 스태미나였다면.

지금의 활력은 서바이벌 게임에 간혹 등장하는 허기 게이지처럼 해석되는 모양이다.


‘어쩌면 완성형의 활력은 둘 다를 다 챙기는 걸지도 모르지.’


마음에 든다.

밥 먹기 귀찮은 사람들한테 맛 괜찮은 간편식량으로 팔 수도 있을 것 같고.


‘응급 상황에 대처하는 용도로는 이게 최고야.’


노약자와 같은 체력 약한 사람들이 수술을 못 받아 죽는 일을 해결할 수 있고.

골든 타임이 늦어 환자들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일도 방지할 수 있다.


환자의 체력을 끌어올려 주고 영양실조 문제도 해결해 주니까.


‘지금까지의 영약은 적어도 영양 보충같은 옵션은 없었지.’


어쩌면 응급의료계의 혁명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느 정도는 환자들이 더 많이 살아남으면 좋겠다는 내 희망사항이 담겨 있긴 하지만.


‘뭐. 그건 그거고. 지금은 다른 감자의 가치를 누릴 때지.’


감자는 맛있으니까.

캠핑 날 불에 구워먹을 준비를 하자.


* * *


서소현이 입국 절차를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는 시간 동안.


“어르신. 저, 캠핑이 하고싶어요!”


나는 할아버지들께 캠핑을 어떻게 하는지 배웠다.

주변이 타지 않게 간이 화로 모닥불을 설치하는 법이라던가.

지형을 고르는 팁 같은 것들을.


‘준비는 다 됐어.’


캠핑용 도구도 완벽히 마련했다.

장작과 냄비 세트. 주전자와 먹을 요리 같은 것들을.


사실 요리용 도구는 우리 집에 어느 정도 구비되어 있지만.


어느덧 결전의 시간이 되었다.


하나리에게 연락을 받고 녀석의 집 앞에서 대기한다.


조심스레 기다리다 보니 난감한 표정의 최경호의 뒤편으로 여자 두 명이 따라 나온다.


한명은 하나리다.

최경호에게 이동을 부탁한 모양.


‘난감한 표정을 짓는 건... 역시 서소현의 존재를 알아서겠지.’


나 역시 그 마음을 이해한다.


복잡한 심경을 담아 하나리 뒤쪽으로 나오는 여자를 본다.

후드를 푹 눌러쓰고 두 갈래로 나뉜 연갈색 머리카락을 각각 손에 잡고 움츠러든 여자.


요주의 인물.

서소현이다.


‘들었던 대로 우울해 보이긴 하네.’


딱히 내게 적대감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저 죄인이라도 된 것처럼 주변을 경계하며 덜덜 떨고 있을 뿐.

겁에 질린 소동물처럼 보여서 조금은 안쓰럽다.


‘엄밀히 말하면 법적으로 연좌제는 폐지되긴 했지.’


사회적 인식 안에 남아 있는 연좌제가 그녀를 범죄자 취급할 뿐.

다만 나는 실제로 피해를 입은 자들의 원성까지 무시할 생각은 없다.


‘불쌍한 건 불쌍한 거지만. 차수창과 다른 사람이라는 증명은 필요해.’


그렇기에 어느 정도는 경계를 섞은 채로 서소현을 본다.


“아...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소심하게 내게 인사하는 서소현.

막상 얼굴을 보니 나도 좀 쭈그러든다.


흐르는 약간의 침묵.

공기가 무겁다.


‘뭔 말을 해야 하지?’


자신만만하게 서소현과 차수창에 대해서 알아내겠다고 한 게 며칠 전인데.

막상 상황에 닥치니 어떤 식으로 자연스럽게 정보를 캐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


그러던 와중.

예상치 못한 곳에서 정보가 튀어나왔다.


띠리리리.

나에게만 들릴 정도의 작은 소리로 울리는 알람.


주변 사람들을 휙 둘러보자 눈치 채지 못한 듯 그냥 나와 서소현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다.


‘마법으로 나는 소린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예상 가능한 물건이 있다.


주머니를 더듬어 물건 하나를 꺼냈다.


예상했던 대로, 타락 감지기에 변화가 있었다.


미묘한 진동과 함께 울리는 띠리리리 소리.

감지기 위쪽에 박힌 보석이 빛난다.


‘감지기의 바늘도 내 앞을 정확히 가리키고 있어.’


평상시는 방향을 잡지 못하고 빙글빙글 돌아가던 바늘은.

이번에는 한 방향으로 확실하게 고정되어 내 정면을 향하고 있었다.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명확했다.

고개를 들어 내 앞에 있는 사람을 내려다보면.


“으에? 무, 뭐 묻었나요?”


내 시선에 고개를 푹 숙이고 눈을 못 마주치는 서소현이 있다.


‘얘한테 타락 감지기가 반응한다고?’


복잡한 심경이 든다.

이 단서를 해석하면 나오는 결론이 날 심란하게 만든다.


‘이 여자애가 타락과 관계가 있다는 거잖아?’


타락과 연관이 있다는 점.

지금까지의 나의 결론으로는 이건 꽤 중대사항이었다.


타락은, 빌런과 깊은 연관이 있을 것 같았으니까.


* * *


서소현을 앞에 두고.

잠깐 생각에 빠진다.


며칠 전.

한참 이현준과 사업을 한답시고 차원 파편 안에서 작물을 재배하고 있을 때.


나는 작물을 기르며 탑에 대해 진지한 고찰을 한번 해 보았다.


‘지금 내가 고려해야 할 가장 큰 요소는 다름 아닌 탑이니까.’


내 활약으로 당분간 안전해졌다지만.

탑은 여전히 목숨을 위협하는 불안 요소다.


'뀽뀽이를 99층으로 보내주고 싶은 것도 있고.'


탑을 잘 공략하려면 탑에 대해서 잘 알아야겠지.

나는 직장에서의 경험으로 탑 내의 기믹들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알고 있는 편이다.


생각해 봐야 할 우선순위는 모르는 것들이 높다.


그리고 내겐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요소 하나가 주어졌다.


‘히든 고정 보상.’


나침반 모양의 타락 감지기.

드라이어드의 신체 일부.


‘이게 어째서 고정 보상인지에 대해서는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어.’


막상 당시에는 딱히 특별한 점을 찾지 못했지만.


‘지금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이 히든 보상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바깥에서 발동한 타락 감지기.

그게 말하는 바는 단순하다.


‘바깥에도 타락은 존재한다. 그렇다면.’


‘타락의 주체가 밖에서도 활동한다는 거겠지.’


그렇다면 이제 다시 되짚어 봐야 한다.

타락의 주체가 과연 무엇인지.

타락은 무엇인지.

‘타락의 범인은 사실 꽤 명확해.’


악마와 계약해서 타락한 고블린 왕.

10층에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악마 군대.

삐삐가 있던 곳을 덮치던 악마들.


‘악마 놈들이 퍼트리는 거겠지.’


그러면 이제 다음을 생각해 봐야 한다.


‘타락이란 건 과연 뭘까. 이세계를 좀먹는 힘처럼 느껴지긴 하는데.’


탑 자체는 인류에게 호의적인 것 같지만.

게이트와 탑 현상 자체는 인류에게 재앙이다.


가장 높은 가능성을 생각해 본다면.

탑과 게이트에 있던 이세계는 이 ‘타락’에 의해서 재난으로 변모한 것이 아닐까.


‘이세계가 타락 때문에 파편화되어 탑과 게이트, 그 외 작은 차원들로 나뉜 거라던가?’


탑은 타락을 막기 위해 지구에 게이트와 탑을 깔아놓은 거고.


서소현을 슬쩍 본다.

이 여자한테서 타락이 느껴지는 것으로.

두 가지의 사실을 알아냈다.


‘첫번째. 타락을 퍼트리는 악마 놈들도 지구 어딘가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에 암약해 있는 빌런 단체들.

그 중에는 타락의 사주를 받은 녀석들도 있지 않을까.


거기까지 생각이 이르자.

문득 무서워진다.


오직 나만이 이 세계의 비밀을 알고 있다.


나 말고는 히든을 깬 사람이 없으니까.


‘엿 됐네.’


한숨이 나온다.


이 세계의 명운이 내 손에 달려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두려워진다.


책임감은 물론이고.

그런 단체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제일 먼저 내 목숨을 노릴게 불 보듯 자명하니까.


‘내가 어떻게든 손을 쓰긴 해야 해.’


난 어떻게든 99층까지 도달할 것이다.

뀽뀽이의 부모님을 찾아주기 위해서.


포기할 수는 없으니.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치울 수밖에.


문득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나와 내 주변을 보고 있는 동료들이 눈에 들어온다.


너무 부끄러워 할 필요 없다고 멋쩍은 웃음을 짓는 하나리.

서소현을 경계하고 있는 최경호와 뀽뀽이.


‘역시, 해답은 동료들을 모으는 건가.’


내가 적극적으로 빌런을 토벌하는건 너무 무섭다.


하지만.


동료들을 모으고.

빌런들을 처리할 수 있는 강력한 세력을 구축하는 것.


그 정도는 할 수 있다.


‘그리고 해내야 한다.’


강력한 각성자들은 발언권이 높은 법.

힘이 있으면 다른 사람들을 단합시킬 수 있겠지.


그 정도는 되어야 탑을 파멸로 몰아넣은 강대한 적들을 물리칠 수 있을 거다.


‘어쩌다 보니 곁에 강한 사람들이 꽤나 모였으니까. 이 정도는 가능성 있어.’


최경호. 하나리. 내 동생.

비각성자긴 하지만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이현준까지.


타락과의 싸움에서 분명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다.


그리고 이 녀석들이 싸우는 동안 나는 뒤에서 엣헴 하고 꿀만 빨아야지.


내가 해 줄 일은.

더 많은 정보와 사람들을 모으고.

내 동료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것.


여기서 서소현으로부터 알아낸 두 번째 사실이 빛을 발한다.


‘두 번째. 지구에서 타락하는 세력 중 일부는 서소현의 근처에 있다.’


근처에서 접촉을 했으니까 서소현에게서 타락이 감지되었겠지.


생각이 뻗어나간다.


‘최악의 상황은 서소현이 속내를 숨기고 한국에 들어온 것.’


불안한 가정부터 검토한다.


만약 서소현이 타락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면.

난 난적을 내 손으로 본진에 집어넣은 꼴이 된다.


걱정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지만.

대비책은 많이 세워뒀으니까.


긍정적인 면모도 있다.


‘얻어낼 수 있는 정보가 늘긴 했네.’


서소현이 타락에 관계되어 있다면.

그런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실 차수창이 타락의 본판이고, 서소현은 그저 연루된 것 뿐이다.’


추측일 뿐이지만 행적상으론 이 편이 더 자연스럽다.


‘과연 어떨까. 차수창.’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서소현이 품고 있는 위험성은 있다지만.


역으로 말하자면 타락에 대해서 알아낼 수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앞에 가져다 준 형세다.


‘그럼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자.’


나는 힘든 사회생활을 이겨낸 어엿한 사회인이니까.

일이라고 생각하고, 나의 소심한 성정을 최대한 억누른다.


마음을 다잡고.

천천히 사회생활 알고리즘을 가동한다.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에는 자기소개부터.

그 이후에는 자연스러운 스몰 토크을.


“뀽뀽!”


내 허리에 착 달라붙어 있는 뀽뀽이도 날 응원해 준다.

뀽뀽이를 슬쩍 만지작거리니 용기가 좀 난다.


그래.

내 편이 이렇게 많은데.

일이 잘못되더라도 커버할 능력이 내겐 있으니까.


‘만약 서소현이 적대 세력이더라도, 싸워서 이기면 그놈들의 힘을 약화시키는 거야.’


여유를 좀 찾았다.

미소를 지으면서 서소현을 상대한다.


“안녕하세요. 하나리 부탁으로 오늘 캠핑이랑 요리를 해 주러 왔습니다.”

“아...그렇군요.”


내 시선을 피하는 서소현.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캠핑장에 대해서 설명을 시작한다.


일단은 아름다운 자연 공간 속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맛있는 걸 먹자.


그 과정에서 분명 나도 얻어가는 게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방구석 소환사의 시골 힐링 라이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유료화 공지입니다. (오후 5시 유료화) NEW 7시간 전 41 0 -
공지 1화의 미국 전향 연금술사에 관해서 24.09.02 918 0 -
공지 당분간 일일연재, 시간은 유동적으로 연재됩니다(보통은 10시 50분) 24.08.25 421 0 -
55 55. 뀽뀽이와 함께 돈지랄 해요 (3) NEW +6 9시간 전 1,085 67 12쪽
54 54. 뀽뀽이와 함께 돈지랄 해요 (2) +8 24.09.17 2,278 89 12쪽
53 53. 뀽뀽이와 함께 돈지랄 해요(1) +4 24.09.16 2,873 95 13쪽
52 52. 가볍게 막기 (3) +5 24.09.15 3,212 108 15쪽
51 51. 가볍게 막기 (2) +5 24.09.14 3,490 118 13쪽
50 50. 가볍게 막기 (1) +7 24.09.13 3,801 117 13쪽
49 49. 스테이크 먹고 마음의 준비 하기 +4 24.09.12 4,070 111 13쪽
48 48. 차수창의 사촌 서소현 (2) +4 24.09.11 4,219 129 13쪽
47 47. 서소현과 캠핑요리 +4 24.09.10 4,560 134 13쪽
» 46. 차수창의 사촌 서소현 (1) - 수정됨 +6 24.09.09 4,995 134 12쪽
45 45. 영약 감자를 수확할 때가 되었으니 캠핑을 가자 - 수정됨 +5 24.09.08 5,391 150 16쪽
44 44. 폭풍전야 +8 24.09.07 5,644 162 14쪽
43 43. 한국 최고의 재벌집 막내아들 이현준 (4) +10 24.09.05 5,974 153 16쪽
42 42. 한국 최고의 재벌집 막내아들 이현준 (3) +7 24.09.04 6,109 160 14쪽
41 41. 한국 최고의 재벌집 막내아들 이현준 (2) +5 24.09.03 6,352 154 13쪽
40 40. 한국 최고의 재벌집 막내아들 이현준 (1) +11 24.09.02 7,001 158 12쪽
39 39. 복사가 된다고 +5 24.09.01 7,127 167 16쪽
38 38. 16층과 고블린 영약농사 +4 24.08.31 7,211 167 13쪽
37 37. 성장했으니 한번 탑으로 테스트를 +3 24.08.30 7,478 157 12쪽
36 36. 정령왕은 고기와 된장찌개와 볶음밥에 항복했다(2) +3 24.08.29 7,789 154 17쪽
35 35. 정령왕은 고기와 된장찌개와 볶음밥에 항복했다(1) +4 24.08.28 8,213 176 16쪽
34 34. 15층, 성장의 전조 +8 24.08.27 8,516 170 17쪽
33 33. 동생아. 내가 바로 그거다. +5 24.08.26 8,721 178 14쪽
32 32. 나, 마법에 재능 있을지도? +3 24.08.25 8,858 171 13쪽
31 31. 새롭지만 새롭지 않은 동료 +4 24.08.24 9,135 176 13쪽
30 30. 한국헌터협회(2) +4 24.08.23 9,424 177 13쪽
29 29. 한국헌터협회(1) +6 24.08.22 9,839 189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