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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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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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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정령왕은 고기와 된장찌개와 볶음밥에 항복했다(2)

DUMMY

결국 항복하고 징표를 쓰게 해 준다는 정령왕.

그렇지만 지금까지 해온 게 있으니 괜히 심술이 난다.


“괜찮아요. 뀽뀽이가 그러는데, 성장의 징표 안 써도 언젠간 성장한대요. 그러니까 그냥 저희가 다 먹으려고요.”

“뀽뀽뀽뀽!”


내 말에 뀽뀽이도 허리에 손을 착 올리고, 눈썹을 치켜세우고 가세한다.

당신같이 까부는 놈한테 줄 요리는 없다고 하는 것 같다.


침묵하는 정령왕.

녀석의 얼굴에는 분노와 모멸감이 있었지만.

그보다도 애처로움과 갈망이 훨씬 많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 그, 그렇다면 딱 요리 1인분만 받고, 징표 사용을 계속 도와주는데다 위급한 일이 있을 때 한 번 정도라면 무조건적으로 내가 현신해서 도와주는 건 어떠냐?]


내가 불만스럽다는 표정을 하자.

결국 정령왕은 납작 엎드려 애걸복걸하기 시작했다.


[혹시 내가 거만하게 굴어서 그런 거냐? 정말 미안하다! 나의 무례를 용서하거라.]


[이 몸은 그동안 살아온 세월이 있고, 수많은 존재들을 상대해 보았느니. 그렇기에 어쩔 수 없었다. 자비를 베풀어 주면 기어오르는 것들이 항상 존재하니.]


[음식 하나로 정령왕을 강림시킬 수 있다는 것, 꽤나 대단하지 않느냐?]


[우리들은 거대한 격의 탓에 강림하려면 엄청난 힘이 필요하느니라. 그런 걸 내 특별히 해주겠다는 것이다. 제발!]


어우. 시끄러.

그렇지만 바닥에 엎어져 애걸복걸하면서 내게 계속 무례하게 굴어서 미안하다고 하고 있는 걸 보니.

뭐, 1인분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그래요. 앞으로 무례하게 굴지 마세요.”


조심스레 고기와 된장찌개를 덜어서 정령왕에게 건넨다.


어떻게 주냐는 생각도 했지만, 어느새 그릇만 남겨두고 요리가 사라지더라.


[정말 고맙다!]


요리를 받아들고 사라지는 정령왕.

어쨌든, 징표 문제는 해결됐군.


그렇게 식사를 계속하고 있으려니.

다시금 정령왕이 고개를 쏙 내민다.


* * *


고대 바람의 정령왕.


그는 셀 수도 없는 거대한 세월을 살아가며 수많은 차원에 바람, 공기의 흐름이란 걸 만들어냈고.

수많은 존재들에게 공물을 받고 그들에게 힘을 베풀어 주었다.


그렇기에 고대 정령왕이라는 이름의 무게는, 천금과도 같은 보물로도 쉬이 살 수 없는 것.

바람의 정령왕은 어지간한 공물은 대부분 겪어보았기에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그의 고대 정령계와 난데없이 이어진 차원.

그리고 그 주인.


그 녀석이 만들어내는 음식에는, 끌릴 수밖에 없는 특별한 힘과 기운이 있었다.


분명 그 녀석이 가진 차원의 힘은 대단한 게 맞았다.

하지만 본신은 그야말로 아직 개화하지 않은 씨앗이었을 뿐.


그렇기에 별 신경을 두지 않았는데.


갑자기 너무 대단한 것을 꺼내온 것이다.


거기에 드래곤 로드의 주인이기까지 하니.

자신이 잠깐 자존심을 접어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게 자신을 합리화하는 정령왕이었다.


[과연 향기만큼 맛도 대단할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음식을 흡수한 정령왕은.

그 맛에 정령계의 절반 정도를 바람으로 날려버릴 뻔했다.

다행히 셀 수 없는 세월의 침착함이 그가 자제할 수 있도록 해 주었지만.


[이 생생하고 순도 높은 마력. 물질계의 생생함은 대체 무엇이냐?]


먹어본 적 없는 엄청난 맛의 향연.


요리를 먹고 난 정령왕은, 아쉬움에 입맛을 쩝쩝댔다.

하지만 위대한 모든 정령 차원의 주신중 하나와 같은 존재로써.

하찮은 인간에게 더 이상 굴복할 수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업무를 보려고 하는 정령왕이었으나.

그 맛이 자꾸 떠올라 도저히 일을 수행할 수가 없었다.


* * *


쩝쩝.

맛있게 식사를 계속하고 있는데.

다시 나타나서 우릴 보고 있는 저 바람 정령왕이 너무 신경 쓰인다.


벽에 달라붙어 있는 건 전이랑 비슷한데.

이번에는 갑자기 또 애처로운 표정으로 우릴 보고 있다.


꼭 비 오는 날 밖에서 비 맞고 있는 시무룩한 강아지 같다고 해야 하나.


바람 정령이라 비도 안 맞을 분이 갑자기 왜 이래?


“왜 또 오셨어요? 저희 밥 먹어야 하니까 가주세요. 부담스러워요.”


그래.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정령왕, 그것도 고대 정령왕이나 되는 분이 왜 자꾸 건드려.


내 말에 정령왕은 시선을 처량하게 슥슥 굴리더니.

결국 한숨을 푹 내쉬고 조심스레 내게 입을 열었다.


[나와 거래를 하자. 나는 너와 정령 계약을 맺겠다. 대신 너는 내게 요리를 다오.]


호오.

정령왕과의 정령 계약이라.

매력적인 선택지기는 했다.


내가 좀 삐져 있는 게 문제지.

난 하남자니까.


[네 힘이 더 강해진다면 비록 제약이 걸려 있다 하나 내가 직접 현신할 날도 오겠지. 대단하지 않느냐?]


“근데 지금은 현신 못 하시는데 무슨 쓸모가 있나요?”


[이 몸은 굉장히 대단한 존재이거늘...]


내 칼 같은 지적에, 우리 주변으로 처량한 바람이 불어온다.

아마 정령왕의 감정을 반영한 것이겠지.


어쩐지 한숨 같은 바람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다.


[지금은 내가 특별히 너와 네 소환수들을 키워주마. 나는 고대의 정령왕. 모든 대기의 지배자. 많은 것을 줄 수 있느니라.]


하긴. 생각해 보면 정령은 마법과 한 쌍을 이루는 자연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엄청 유용하겠지.


바람 마법의 대가이기도 할 거고.


“좋아요. 그러면, 약속을 지킬 거라는 증명을 부탁드립니다.”


[거기 있는 꼬마 드래곤 로드와 따로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계약을 하지. 드래곤 로드는 나와 맞먹는 격을 가졌으니, 나 역시 계약을 어긴다면 존재를 크게 상실할 것이니라.]


“뀽뀽뀽!”


뀽뀽이와 정령왕이 서로 마력을 주고받은 뒤.


가만히 계약을 기다리자 변화가 있었다.

무언가 조금 더 시야가 트인 것 같고, 주변과 연결된 감각이 느껴진다.


‘이게 정령과 계약한 사람의 기분인가.’


이 주변의 자연 환경이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다고나 할까.


고대 바람 정령왕이 지배하고 있는 이 땅.

변화무쌍하고 자유롭지만 항상 뒤에서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고 있는 그런 존재감이 느껴진다.


뭔가 처량함이랑 불타는 갈망 같은 감정도 약간은 섞여 있다만.


어쨌든, 이렇게 소환수가 하나 더 늘었군.

나중에 정령왕한테도 이것저것 시켜봐야지.


“좀 더 드세요.”


계약도 맺고, 무례함에 대한 사과도 받아냈겠다.

정령왕에게 줄 고기를 좀 더 집어 그릇에 넣었다.


[거기, 파채도 좀 집어서 올려 주거라. 양파 절임은 없느냐?]


아니. 정령왕이라며.

왜 그렇게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거야.

이게 세월의 짬인가?


“양파절임은 시간을 좀 두고 먹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아직이요.”


어쨌든, 요구대로 파채를 좀 덜어서 얹어 주자.


[정말 고맙다!]


후다닥 요리를 가져가 눈을 감고 맛을 음미하는 정령왕.

어쨌든, 문제 해결이로군.


계속 식사를 이어간다.

이제는 대패삼겹살에 양파와 파채를 다 얹어 호화롭게 먹어 보자.


음.

두꺼운 고기도 씹는 맛과 지방의 풍미가 있지만.


이렇게 얇고 부드러워 지방이 살살 녹는 감각을 극대화한 대패삼겹살만의 맛도 정말 끝내준다.


볶음밥은 고기를 다 먹고 볶을 예정이다.

한국인에게 볶음밥은 후식이니까.


[좀 더 주면 안 되겠느냐? 나는 특히 항정살이 맘에 든다. 이번엔 된장찌개도 좀 덜어 주고. 된장찌개는 역시 애호박과 양파가 맘에 드노라.]


또 다시 비 맞은 강아지처럼 처량하게 이쪽을 바라보는 바람의 정령왕.

살짝 안쓰럽기는 하다만, 할 말은 해야지.


“근데 자꾸 요리 달라고만 하시는데. 저한테 답례는 언제쯤 해 주시나요?”


[아... 일단 먹고 하면 안 되겠느냐? 어차피 마력 계약을 해서, 네가 원할 때 약속을 이행해야 하느니라.]


내가 원할 때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구나.

뀽뀽이가 알아서 계약서 조건을 잘 만져준 모양.

역시 우리 천재 아기용이다.


어쨌든, 그 말을 하는 정령왕의 표정은 너무나 애처로웠다.


[내가 잘 해 주마. 어차피 계약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네 부탁을 들어줘야 하느니. 난 네 동료니, 이 정도를 바래 보아도 되겠느냐?]


처절할 정도로 내게 깍듯해진 정령왕.

난 분명 음식에 뭔가 탄 기억이 없는데, 왜 갑자기 사람, 아니 정령이 맛이 갔지.


그래.

저렇게까지 하는데.

조금 봐 주도록 할까.


한국인은 밥 먹는데 흐름이 끊기면 아쉬운 거 맞지.

불쌍하니까 봐주자.


“그래요.”


[정말, 정말 고맙다! 그렇다면 저 대패 삼겹살도 좀 주지 않겠느냐? 양파 많이 부탁한다.]


원하는 걸 집어서 주자, 정령왕이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고대 바람 정령왕’ ???의 호감도가 50 이상입니다.]

[정령 감응력이 상승합니다.]


거기에 떠오르는 상태창까지.


밥 줬다고 호감도가 이렇게 많이 올라도 되는 거야?


그래도 단순하고 순수하고, 완전 못써먹을 정도로 폐급 인성은 아닌 정령왕이라 다행이군.

세계를 전부 불태우고 싶어 하는 정령왕이면 어쩔 뻔했어.


[그래서, 볶음밥은 언제 하느냐?]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긴 하지만.


“재촉하지 마세요.”

[미, 미안하다.]


그래. 볶음밥도 해야 하는 건 맞지.

바로 준비를 시작한다.


볶음밥은 간단하다.

아까 준비해 뒀던 김치 국물과 고추장, 설탕, 다진 양파와 대파에 김가루와 참기름으로 양념된 밥.


그 밥을 그대로 돼지기름이 살짝 발린 팬에 쏟은 뒤.

주걱으로 꾹꾹 눌러 바닥에 살짝 눌러 붙도록 해 주고 구우면 되니까.


음. 밥 볶는 고소한 냄새.

최고다.


“자. 먹자.”


그 말에, 너나할 것 없이 수저를 든 손과 앞발을 내밀어 볶음밥을 떠 간다.


어라? 그 와중에 수저가 좀 늘은 것 같은데.


범인은 간단했다.

옆을 쳐다보니 어느새 작아져서 이쪽에 나타난 바람의 정령왕이 눈에 띈다.


“아깐 현계 못 하신다면서요?”

[힘이랄 게 거의 없는 수준으로라면 이 차원 안에서는 가능하다.]


음. 딱히 유용하진 않군.

밥이나 먹자.


나 역시 밥을 그릇에 덜어 한 입 한다.


‘흐아. 이 맛이야.’


볶음 고추장 베이스에, 기름에 볶인 신김치의 시큼하면서 묵직한 감칠맛.

김가루의 짭조름함. 참기름의 고소함.

그 모든 맛에 달콤함과 감칠맛을 덧입혀 폭발시키는 양파까지.


내 양파, 진짜 너무 맛있다.


“뀨웅.”


잘 먹고 아쉽다는 듯 팬을 바라보는 뀽뀽이와 아이들.

나는 그런 녀석들에게 살짝 웃어보였다.


“아직 아니야. 고깃집 볶음밥은 아직 마지막 하이라이트가 남아 있다고.”


팬에 들러붙은 볶음밥들.

이게 또 최고의 별미 아닌가.


주걱으로 팬을 슥슥 긁어 보면.

돼지기름의 감칠맛에 구워져 바삭바삭한 밥 알갱이들이 마치 누룽지 과자처럼 남는다.


숟가락으로 잘 모아 한 숟갈.

바삭하고 오독한 식감이 볶음밥과는 또 다른 새로운 맛을 만든다.


“이거지. 크하하하.”


어느 새 술에 거나하게 취해 주정을 부리는 동생.

다들 잘 먹은 듯 아쉬움과 만족감이 교차하는 복잡한 표정으로 배를 쓰다듬고 있다.


식사를 대충 마치고.

아까 빼 뒀던 요리를 들고 일어난다.


‘열심히 일하고 있을 마르카르도 챙겨줘야지.’


그 녀석, 요즘 바빠 보였지.


고블린은 그새 너무 많아져서 전부 줄 수는 없겠고.

마르카르한테 한 접시, 그 근처 최측근 친위대는 맛만 볼 정도로만 줘야겠다.


음식을 들고 마르카르에게로.

성 주변을 순찰하던 친위대가 날 알아보고 성 안으로 안내한다.


“케르륵. 그건 무엇입니까? 맛있는 냄새 난다!”


그런 와중, 마르카르의 친위대가 내 음식을 보고 군침을 흘렸다.


“이거? 특식이지. 마르카르랑 너희들이 고생하고 있으니까 상으로 주려고 조금 가져왔어.”

“케르르르륵!”


욕망으로 타오르는 눈길이 내 음식을 향한다.


날 습격할까봐 좀 걱정했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열심히 집무를 보고 있던 마르카르가 나에게 뛰어나온다.

그런 와중, 음식을 본 녀석의 눈이 커진다.


“오, 오옷! 케르륵! 이건 대체 무엇입니까!”

“특식.”

“케르르르륵!”


마르카르가 달려들어 음식을 맛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녀석의 눈동자가 커진다.


“케륵! 이, 이건 정말 신의 음식입니다! 케르르륵! 고기란 게 이렇게 부드럽고 맛있을 수 있는 거였군요.”


하긴. 고블린들을 생각해 보면 음식 문화는 상당히 부족한 편이었지.


위엄은 잠시 내려놓고 신들린 것처럼 음식을 흡입하는 마르카르.


“케르르르륵!”

“나, 먹고싶다, 더!”

“신 님은 신이다!”


옆에서 한입씩만 먹어본 측근들도 감탄하며 덩실덩실 춤을 춘다.


띄워 주니 부끄럽구만.


“너희들이 열심히 싸워서 공을 많이 세우면, 더 많이 가져다줄게.”


나름 칭찬해 주고 싶어서 한 말.

그리고, 그 말은 또 예상치 못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케르르르륵! 나, 된다! 고블린 최고의 전사!”

“아니다! 나다! 케륵!”


말과 동시에 고블린 친위대들의 눈에서 튀는 불똥.

거의 싸울 것 같이 활활 탄다.


어라?

내가 뭔가 이상한 열의를 불어넣어 줬나?


“케르륵. 역시 성현 님은 대단한 지도자의 자질을 갖고 계십니다. 케르륵.”


한편, 그 말을 듣고 씨익 고블린 미소를 지으며 날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마르카르.

아니, 그거 아닌데.


뭐. 그래도 열심히 하면 좋은 거지.


* * *


[정령계의 힘이 깃듭니다.]

[건설에 보너스를 받습니다.]


정령왕과 계약을 맺게 되자, 차원 파편에 정령계가 조금 더 생겼다.

더불어 내 일꾼 정령용들이 강화되기까지.


농사도 시켜 보려 했는데, 아쉽게도 안 됐다.


[아직 소유하지 않은 차원의 존재입니다.]

[대상의 격이 너무 높아 차원 파편이 감당할 수 없습니다.]


말하는 걸 보니 뀽뀽이는 여기에 용족 차원이 있어서 농사가 가능한 것 같은 느낌.


그래도 정령왕에게 농사를 시켜먹겠다는 발상.

실현 가능은 한 것 같으니, 언젠가 시도는 해 볼 수 있겠지.


나 자신도 강해져야 할 필요를 느낀다.

앞에서 싸울 게 아니더라도, 갖고 있는 걸 이것저것 활용해 보고는 싶으니까.


그리고, 이제 대망의 성장의 징표를 사용할 시간이 왔다.


[자고로 정령과 드래곤은, 마력을 사용한다는 큰 의미에서의 마법을 이루는 양대 산맥이지. 굳이 성장의 징표가 아니더라도 내 이 녀석을 잘 가르쳐 주마.]


필사적으로 자신의 쓸모를 어필하는 정령왕.

도움을 주면 좋지.


[어쨌든, 지금은 성장의 징표를 사용해 보도록 할까.]


지시에 따라 성장의 징표 두 개를 정령왕에게 넘긴다.


[성장의 증표는 본디 탑을 오다 보면 아주 드문 확률로 나타나는 물건. 용케 두 개나 얻어냈구나.]


손바닥 안에 징표를 올려놓은 정령왕.

녀석이 징표 두 개를 보며 감탄한다.


탑이 저한테 뭘 좀 잘 주더라고요.

그렇지?


[Tip. 탑은 항상 인과에 맞는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그래.


[그럼, 운명의 별을 보아라.]


정령왕이 증표를 꼭 쥐고 하늘로 마력을 쏘아 보낸다.


어느새 허공에는 작은 밤하늘이 떠 있었다.

마치 우주가 내 차원에 잠깐 열린 것 같다.


[뀽뀽이가 성장을 준비합니다.]

[성장하며 우선적으로 깨우칠 재능을 선택해 주십시오.]


그와 동시에, 허공에 뜬 밤하늘과 똑같은 밤하늘이 내 앞에도 펼쳐진다.


톡.

별을 한번 건드려 보니.

바로 알 수 있었다.


수많은 별들.

그건 전부 스킬과 특성이었다.

아마도, 뀽뀽이가 익힐 수 있는 것들이겠지.


그 스킬과 특성들 중 몇 가지는 별자리처럼 이어져 있었다.

하나의 ‘재능’을 중심으로.


예시를 들자면, [마법] 분류에서는 뀽뀽이가 이미 습득한 [비전] 계열 기술들이 전부 활성화되어 반짝거리는 별자리가 완성되어 있었고.


[윈드 마스터리]와 [신속] 때문인지 [바람] 계열 별자리에도 약간의 불이 들어와 있다.


‘성장하면서 이 스킬과 특성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모양이네.’


지금은 증표를 통해 빠르게 성장시켜 주는 것 같고.


특성 창을 천천히 본다.

수많은 강력한 특성과 스킬들.

너무 방대해서 절로 고민이 되었지만.


결국,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세 가지를 골라잡았다.


[마법], [용언], [용의 육체].


이 외에도 수많은 재능이 있긴 했지만, 아마도 전투 측면에서 가장 강력할 특성들은 이 셋.


‘뭘 고를까.’


두근거리는 마음을 품고,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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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 영약 감자를 수확할 때가 되었으니 캠핑을 가자 - 수정됨 +5 24.09.08 4,793 132 16쪽
44 44. 폭풍전야 +8 24.09.07 5,062 145 14쪽
43 43. 한국 최고의 재벌집 막내아들 이현준 (4) +9 24.09.05 5,410 136 16쪽
42 42. 한국 최고의 재벌집 막내아들 이현준 (3) +7 24.09.04 5,561 146 14쪽
41 41. 한국 최고의 재벌집 막내아들 이현준 (2) +5 24.09.03 5,809 139 13쪽
40 40. 한국 최고의 재벌집 막내아들 이현준 (1) +10 24.09.02 6,422 144 12쪽
39 39. 복사가 된다고 +5 24.09.01 6,543 148 16쪽
38 38. 16층과 고블린 영약농사 +4 24.08.31 6,648 152 13쪽
37 37. 성장했으니 한번 탑으로 테스트를 +3 24.08.30 6,915 144 12쪽
» 36. 정령왕은 고기와 된장찌개와 볶음밥에 항복했다(2) +3 24.08.29 7,225 140 17쪽
35 35. 정령왕은 고기와 된장찌개와 볶음밥에 항복했다(1) +4 24.08.28 7,636 162 16쪽
34 34. 15층, 성장의 전조 +7 24.08.27 7,953 156 17쪽
33 33. 동생아. 내가 바로 그거다. +5 24.08.26 8,162 165 14쪽
32 32. 나, 마법에 재능 있을지도? +3 24.08.25 8,282 159 13쪽
31 31. 새롭지만 새롭지 않은 동료 +4 24.08.24 8,561 164 13쪽
30 30. 한국헌터협회(2) +4 24.08.23 8,839 16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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