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스트라이커, 최강 골키퍼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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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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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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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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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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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DUMMY

“현성이가 무릎 부상을 당했다고 하더라고.”


돌핀 FC 소속 주전 골키퍼 박현성.

그가 훈련 도중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이었다.


“경기가 바로 일주일 뒤인데, 골키퍼가 다쳤는데 후보 선수는 없고···. 네가 골키퍼 해보고 싶다고 했잖아. 그게 생각나서 연락했어. ”


김상철 감독의 머리는 굉장히 복잡했다.

명실상부 돌핀 FC의 간판 스타인 신정아는 슬럼프 상태에, 팀의 유일한 골키퍼는 리그 도중 부상을 당했으니.


마땅히 골키퍼를 구할 방법도 없어서 골머리를 앓던 와중, 신정아와의 면담이 떠올랐던 것이다.

물론 스트라이커였던 신정아에게 골키퍼의 능력에 대한 기대치는 없었지만.


‘그래도 하고 싶어하는 애를 시켜보는 게 낫겠지.’


별 다른 방도가 없었다.

김상철 감독은 후보 골키퍼 영입을 하지 않았던 구단을 원망할 뿐이었다.


“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하면 되나요?”

“으응?”


굉장히 의욕적인 신정아의 태도.

그런 모습은 상당히 오랜만이었기에, 김상철 감독은 다소 당황했다.


“어, 응. 그렇지. 그렇다고 너를 골키퍼로 쓴다는 게 아니라, 연습 때 한 번 볼 거야. 네가 얼마나 잘 할 수 있는지.”

“네, 알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김상철 감독의 얼굴엔 옅은 미소가 그려졌다.


“짜식···. 오랜만이네, 이런 모습. 보기 좋아.”




{금일 훈련을 시작하시겠습니까?}

{보상 - 250xp, 500g}

<네 / 아니오>


“당연히 해야지!”


신정아가 수락을 하자마자, 신정아의 주변 환경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발밑에는 푸른 잔디밭이, 등 뒤에는 골대가 서 있고.

눈 앞에는 축구공 발사기가 놓여 있다.


“언제 봐도 신기하단 말이야.”


어느 날, 신정아에게 느닷없이 찾아온 시스템의 영향이었다.

시스템은 하루에 한 번씩 가상 훈련을 제공해 주었다.


“굳이 할 필요는 없지만···. 보상이 꽤 짭짤하단 말이야.”


훈련 보상은 250xp와 500골드.

xp를 쌓아 올려서 레벨을 높이면, 스텟을 올릴 수 있었고.

골드를 모으면 상점에서 좋은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었다.


“이런 건 안 하면 손해지!”


축구공 발사기에서 축구공이 날라온다.

신정아의 시선은 축구공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예전의 신정아였다면, 잔뜩 겁을 먹고는 눈을 질끈 감았을 것이다.

하지만, 저번에 얻은 패시브 스킬인 야수의 심장 덕분에, 전혀 두렵지 않게 되었다.


‘우측 윗 대각!’


아니, 오히려 희열을 느낀다.

신정아는 온몸을 날려 날라오는 공을 막아내는 것에 전념했다.


{목표: 1/30}


‘재밌다···!’


신정아는 골키퍼라는 포지션에 완전히 빠져버린 것이었다.


**


“어디 한 번, 보여줘 봐라.”


오랜만에 훈련장에 들어 선 신정아.

그리고 그런 신정아를 주의 깊게 보고 있는 김상철 감독.


“골키퍼, 자신 있다고 했지?”

“네! 다 막아보겠습니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골대를 지키는 신정아와, 축구공을 앞에 두고 서 있는 김상철 감독.

여유롭게 몸을 푸는 김상철 감독과 달리, 신정아는 다소 긴장한 모양이었다.

골키퍼 신정아의 모습을 처음 증명해 보이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짜악—

신정아는 크게 손뼉을 쳤다.


“준비됐습니다!”

“오케이.”


김상철 감독은 자신의 발끝에 놓인 축구공을 바라보았다.

왠지 모르게 기대에 찬 웃음을 짓는 김상철 감독.


‘너무 기대하면 실망할 게 뻔한데···.’

“흡!”


김상철 감독은 있는 힘껏 슛팅을 때렸다.


**

{레벨 업!}


{신정아 님의 상태창}


-레벨: 5(0/2000)

-포지션: 골키퍼


-키: 190cm

-순발력: 30

-점프력: 24

-지구력: 85


-패시브 스킬: 야수의 심장(B)

-액티브 스킬: 없음


-보유 골드량: 5000g

-보유 SP: 1



“나이스, 드디어 레벨 업!”


시스템의 가상 훈련을 통해 경험치를 올리고 골드를 모으는 신정아.

드디어 목표치였던 5레벨을 달성했다.


“드디어 풀렸겠지?”


잔뜩 신이 난 신정아는 곧바로 상점에 들어갔다.

사용자가 5 레벨 이상이어야 상점이 해금되기 때문이었다.


“어떤 물건들이 있으려나···?”



{상점 리스트}

-랜덤 소모품 뽑기권: 5000g

-랜덤 액티브 스킬 뽑기권: 10000g

-랜덤 패시브 스킬 뽑기권: 10000g

-순발력의 영약: 1000g

-점프력의 영약: 1000g

-지구력의 영약: 1000g

-경험치의 영약: 3000g


-실버 글러브: 1000000g

-골든 글러브: 5000000g



“생각보다 다양하진 않네···. 골든 글러브는 뭐길래 이렇게 비싸?”



<골든 글러브>

-착용 시 영구적으로 모든 능력치가 2배 상승하고, 전용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비쌀 만 하네.”


신정아는 터무니 없는 가격에 혀를 내두르고, 금세 시선을 돌린다.

눈에 들어온 것은 랜덤 소모품 뽑기권.

마침 자신의 전재산인 5000골드의 가격이었다.


“처음에 특전으로 받았던 거잖아? 나름 괜찮았단 말이지.”


상점도 처음 열렸고, 지금껏 모은 자금도 있겠다.

신정아는 아이템을 지르고 싶은 욕구가 충만했다.


“에이, 그냥 사버려!”



{구입이 완료되었습니다.}

{랜덤 소모품 뽑기권 1개 획득}

{잔여 골드: 0g}



“골드는 다 써버렸지만···. 뽑기권으로 좋은 걸 뽑으면 되지.”



{랜덤 소모품 뽑기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오>



“바로 뽑자!”


빠라바라밤—

이번에도 귓가에 경쾌한 음악 소리가 들려온다.

신정아는 들뜬 마음으로 화면을 지켜본다.


“응? 이건···.”


**


‘지금 한 번 써볼까···, 그때 뽑았던 아이템을!’


골대를 향해 빠르게 날라오는 축구공.

김상철 감독의 날카롭고 강력한 슛팅이었다.


‘신정아, 막을 수 있겠냐?’


김상철 감독의 실력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비록 체력과 근력은 예전만 못하더라도, 슛팅 감각 만큼은 현역 시절에 버금갈 정도였다.


김상철이 찬 축구공은 정확히 골대의 좌측 코너를 향해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웬만한 골키퍼들도 막기 힘들 수준의 궤적.


그러나, 신정아는 마음 속으로 강하게 외쳤다.


‘정신 집중!’


{액티브 스킬: 정신 집중(S)을 발동합니다.}

-효과: 5초 간, 사용자의 체감 시간 속도가 1/2 수준으로 느려집니다.


슈우우우웅—

‘느, 느려졌다!’


큰 맘 먹고 지른 소모품 뽑기권에서, 운이 좋게도 S급의 액티브 스킬을 뽑은 신정아.

경기 당 한 번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굉장한 효과를 자랑했다.


‘이 정도면 보고 막을 수 있겠어!’


하품이 나올 정도로 느린 속도의 축구공.

이런 속도의 축구공은 초짜 골키퍼라 할지라도 손쉽게 막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었다.


‘골대 왼쪽 위···!’


공의 궤적을 확인한 신정아는, 자신의 계산대로 몸을 움직였다.

좌측으로 강하게 도약하여 다이빙!


타악—

“이럴 수가···.”


김상철 감독은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을 도저히 믿지 못했다.

제대로 감겨진 본인의 슛팅을 절묘한 다이빙으로 깔끔하게 선방한 신정아.

공의 방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반응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김상철 감독을 가장 놀라게 했던 건.


‘이 녀석, 공을 전혀 무서워 하지 않잖아···!’


예전과 완전히 달라진 신정아의 모습이었다.


‘···골키퍼라는 포지션에 이 정도로 진심이었던 건가.’


솔직히, 김상철 감독은 신정아의 포지션 변경 요구를 단순한 변덕이라고 생각했다.

치기 어린 선수의 방황이나 투정과 같은.


그러나 직접 눈으로 목격한 신정아의 모습은 너무나도 진지했다.

지금껏 괄시했던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이 들 정도로.


“어때요? 저 잘했죠···?”


신정아는 가히 완벽한 선방을 보여주고는, 김상철 감독에게 되물었다.

누가 보아도 칭찬을 바라는 얼굴을 하며.


“음, 뭐. 나쁘지 않았어.”


김상철 감독은 애써 덤덤한 척 팔짱을 꼈다.


“물론 몇 번 더 봐야 제대로 알겠지만 말이야. 자, 빨리 다시 자세 잡아!”

“에에, 또 해요?”

“당연하지! 테스트가 간단하게 한 번에 끝날 줄 알았냐?”


‘이런, 이제 액티브 스킬은 못 쓰는데!’



신정아는 그렇게 서른 번을 넘도록 테스트를 당해야 했다.

당연하게도, 이후의 슛들을 전부 막아내지는 못하였다.

몇 개는 잘 막아냈지만, 또 몇 개는 어처구니 없이 놓치기도 하였다.


“허억, 허억, 허억.”


연습이 끝나고, 완전히 지친 신정아.

신정아는 내심 훈련의 결과가 걱정되었다.


‘혹시나 가망이 없다고 하면 어떡하지?’


김상철 감독은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사람이었기에, 그런 불안감이 더욱 엄습했다.

의중을 알 수 없는 감독의 얼굴에 잔뜩 긴장한 신정아였다.


‘선방을 완전히 잘한다고 볼 수는 없어.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움직임도 잘 모르고, 기초적인 부분도 놓칠 때가 꽤 많아.’


김상철 감독은 골키퍼 신정아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끔씩 번뜩이는 괴물같은 선방.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을 두려워 하지 않고 끝까지 주시하는 집중력···.’


잠시 동안의 침묵 끝에, 김상철 감독은 입을 열었다.


“신정아?”

“네? 아, 네!”

“어쩔 수 없지. 잠깐 동안 골키퍼를 맡아 줘라.”

“저, 정말이죠?”

“그래.”


신정아는 뛸 듯이 기뻤다.

대한민국 국가 대표로 발탁되었을 때의 흥분과도 맞먹는 수준이었다.


“단, 주전 골키퍼가 부상을 입어서 어쩔 수 없이 쓰는 거다. 넌 그냥 임시일 뿐이야.”

“알고 있습니다.”


돌핀 FC의 유일한 골키퍼인 박현성의 부상으로 인해 얻은 기회라는 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신정아는 우연히 얻어 걸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현성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정말 만약에.


“···만약에 제가 현성이보다 잘 하면 제가 주전 골키퍼로 뛸 수 있나요?”


그 말을 들은 김상철 감독은 어이 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당연하지. 그럴 일은 없겠지만.”

“···증명해 보겠습니다.”

“네, 네. 마음대로 하세요.”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는 김상철 감독.

하지만 신정아의 다짐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야. 이젠 골키퍼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못해.’


불가사의한 시스템에 의해 골키퍼라는 길이 강제된 순간에도 신정아의 목표는 다르지 않았다.

바로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되겠다는 것.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는 공격수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년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성과를 이루어 낸 선수에게 준다는 명예로운 상, 볼롱도르.

아시아 선수 중에서는 수상한 사람이 전무했다.


게다가, 골키퍼 선수가 받은 적은 역사를 통틀어 단 한 번뿐.


‘하지만, 받지 못하는 건 아니잖아?’


자신의 노력과 재능, 그리고 시스템의 능력만 있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닐 것이다.

신정아는 그렇게 확신했다.


‘스트라이커든, 골키퍼든···. 뭐든 최고가 되면 되는 거지!’


그 대서사시의 첫 걸음은 돌핀 FC의 주전 골키퍼가 되는 것.

어떻게든 박현성의 부상이 다 치료되기 전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었다.


‘당장 며칠 뒤에 리그 경기가 있다고 했지···.’


신정아는 확고한 의지를 가슴에 새겼다.


**


“야, 그라운드에 복귀한다며? 축하한다.”

“고맙다, 승우야.”


돌핀 FC 소속의 미드필더, 이승우의 전화.

소식을 전해 들은 이승우가 절친인 신정아에게 안부 전화를 건 것이었다.


“컨디션은 어때, 괜찮아?”

“···아주 최상이야.”

“그럼, 규현이가 다시 후보로 내려가는 거야?”

“아니, 나 골키퍼인데?”

“뭐?”


이승우는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신정아의 말을 좀처럼 믿기 힘들었다.


“네, 네가? 왜···?”

“뭐야. 감독님한테 못 들었어? 나 골키퍼로 포지션 변경하기로 했어.”

“뭐, 뭐라고?”


“아, 현성이 부상 때문에 임시로 땜빵하는 거지?”

“아니, 현성이랑 주전 경쟁 하려고.”

“야. 너 뭐하는···.”


이승우의 말문은 턱 막혀버렸다.

옆에서 지켜본 신정아는 최고의 동료이자 공격수였다.

그야말로 무자비한 득점 폭격기.


그랬던 신정아가 대뜸 골키퍼로 전향한다는 것은 단순 의심을 넘어, 완강하게 뜯어 말리고 싶을 정도였다.


“신정아, 너 진짜 미쳤냐?”

“됐고, 경기 당일 날 봅시다. 빠이!”

“야, 야! 신정아!”


뚜— 뚜—

신정아는 자기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넋을 잃은 채 스마트폰 화면만 바라보는 이승우.


“···미친 새끼. 어떻게 해야 쟤가 정신을 차리지?”




그리고, 골키퍼 신정아의 데뷔전이 코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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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초보 골키퍼는 끝 NEW 7시간 전 10 0 12쪽
26 신흥 종교 24.09.16 28 0 12쪽
25 리그 우승을 위해 24.09.13 43 1 12쪽
24 의외의 결과 24.09.12 52 2 12쪽
23 튜토리얼 종료 24.09.11 48 1 13쪽
22 인정 +1 24.09.10 53 1 12쪽
21 골키퍼는 차갑다 24.09.09 59 1 13쪽
20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1 24.09.02 58 2 13쪽
19 발단 전개 위기 +1 24.08.30 63 1 12쪽
18 복귀전 +1 24.08.29 65 2 13쪽
17 결전의 날(2) +1 24.08.27 76 2 13쪽
16 결전의 날 +1 24.08.26 73 3 12쪽
15 환골탈태 +1 24.08.25 77 1 13쪽
14 기회는 스스로 +1 24.08.24 76 2 13쪽
13 억까 +1 24.08.23 76 2 13쪽
12 증명의 시간 +2 24.08.22 78 3 12쪽
11 노력과 재능 +1 24.08.21 74 2 12쪽
10 돌려 돌려 돌림판 +1 24.08.20 76 2 13쪽
9 불의 발견 +1 24.08.19 76 2 12쪽
8 구국의 결단 +2 24.08.18 79 1 12쪽
7 마지막 기회 +1 24.08.17 74 1 13쪽
6 악전고투 +2 24.08.16 83 1 13쪽
5 주전 경쟁 +1 24.08.14 98 2 13쪽
4 아 신 +1 24.08.13 94 2 13쪽
3 데뷔전 +1 24.08.12 107 2 15쪽
» 전직 +1 24.08.12 114 2 13쪽
1 국민 역적 +2 24.08.12 14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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