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스트라이커, 최강 골키퍼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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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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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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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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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 종료

DUMMY

“너 진심이냐···?”

“뭐가?”

“골키퍼를 가르쳐 달라는 말, 진심이냐고.”

“그야 당연하지.”


박현성은 본인의 심정도 모른 채 해맑은 표정을 비추고 있는 신정아가 상당히 불쾌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한숨을 내뱉는 박현성.


“하아···. 지금 내가 널 가르칠 수준이 안 된다고. 객관적으로 봐도, 네가 나보다 더 잘했어. 내가 널 가르쳐준다는 게 우스울 수준으로.”


박현성은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거절한다는 뜻의 강력한 의사 표현인 셈이었다.


“아니, 난 너보다 부족해.”

“도대체 뭐가?”

“물론 이번 경기에서는 내가 너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건 사실이야.”

“···그렇지.”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이번 경기와 관련된 평가가 신정아의 입에서 나오니까 왠지 모르게 기분이 언짢아진 박현성이었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래서 더욱 열 받는 느낌.


‘하지만 그건 내가 영약을 사용했기 때문이지···.’


신정아의 마음 속 가장 큰 걸림돌인 영약 사용의 여부.

박현성과의 주전 경쟁에서 정정당당하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스스로 자책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떳떳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난 아직 부족해. 골키퍼라는 포지션에 대한 이해도가 아직 현저히 떨어져. 세트 피스 상황도 아직 익숙하지 않아.”


능력치와 보유 스킬의 효과로 신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이미 듬직한 골키퍼 모양새를 갖춘 신정아였지만.

아직까지도 전술적인 부분에서는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었다.


“넌 잘 알고 있잖아. 골키퍼에 대해서. 그걸 나한테 알려줘!”

“아, 알려 달라고 해도 말이지···.”


학구열을 뽐내며 두 눈을 반짝거리는 신정아.

그런 신정아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박현성은 살짝 거리를 둔다.


“내가 그런 걸 알려줄 정도로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아니. 네가 딱이지. 국내 관계자들이 항상 네 칭찬할 때 뭐라고 하는 줄 아냐? 골키퍼의 교과서라고 한다니까.”


신정아는 본인이 들고 있는 스마트폰을 내밀며 화면을 보여준다.

골키퍼 박현성에 관한 수많은 사람들의 입방아.


박현성의 가장 큰 장점은 어느 상황이든지 크게 무리하지 않고 최적의 플레이를 한다는 것이었다.

흔히 얘기하는 클러치 플레이는 보여주지 못하지만, 골키퍼가 기본적으로 행해야 할 행동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철저하고 정교하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건 내 단점이기도 한 거라고.”

“이게 왜 단점이야?”

“현대 축구에서는 골키퍼의 클러치 능력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 경기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냐는 게 관건이라는 거지.”


확실히, 박현성은 그런 플레이와는 거리가 꽤 있었다.

어디까지나 충실하게 팀을 뒷받침하는 역할만 수행했을 뿐, 주도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선수는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박현성은 현대 골키퍼가 지녀야 할 필수 덕목을 갖추고 있었다.


“너 빌드업도 수준급이라고 칭찬 일색이던데? 난 빌드업에 약하거든. 어떻게 하는 지도 모르겠고.”


빌드업의 시작은 팀의 후방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그 시작을 알리는 것은 다름 아닌 골키퍼.


골키퍼가 얼마나 유능한 선수인가에 따라, 팀의 빌드업 수준이 극명하게 뒤바뀐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스트라이커의 환상적인 득점 장면만을 떠올리지만, 가장 중요한 포지션은 따로 존재한다.


근육으로 따지면 코어 근육, 사람의 신체로 따지자면 허리.

현대 축구에서는 그러한 담당을 수비형 미드필더와 골키퍼가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현대 축구에서 중요한 능력 중에 하나인 빌드업.

그 시작은 골키퍼의 손끝과 발끝에서 시작하고, 수비형 미드필더를 거쳐 빅찬스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얼핏 보기엔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그 누구보다 최고의 활약을 해야 하는 자리가 바로 골키퍼였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빌드업을 잘 하는 건 아니야. 그냥 대충 어영부영 하고 있는 것 뿐이지.”

“김상철 감독님도 네 장점이 빌드업이라고 말하시던데?”

“뭐? 그랬어? 감독님이?”


들어본 적 없는 칭찬이었다.

김상철 감독이 칭찬에 인색한 감독은 아니었지만, 박현성에게는 칭찬을 최대한 줄였다.

그것은 박현성이 가진 고유한 성격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박현성은 본인의 빌드업에 관한 칭찬 역시 들어본 적이 없었다.


‘내가 빌드업을 잘 한다고···?’


신정아의 입으로 전해 들은 칭찬이었지만, 박현성은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도 나름대로 본인의 능력을 인정 받은 기분.

팀의 골키퍼 자리에서 추방 당한 느낌을 떨쳐낼 수 있었다.


“가, 감독님이 그렇게 말하셨다면야, 뭐···.”

“그래서, 가르쳐 줄 거지?”

“아, 몰라! 됐어, 나중에 얘기해.”


박현성은 내심 직감하고 있었다.

아니, 솔직히 얘기하자면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더 이상 돌핀 FC의 골대를 지킬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본인은 주전 골키퍼의 자리를 빼앗겼다는 것을.


마치 쓸모 없는 존재가 된 기분이었다.

낙동강 오리 알 신세, 굴러 온 돌이 박힌 돌을 빼버리는 상황.

그 수모와 치욕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신정아와의 대화를 통해, 생각이 바뀌었다.

주전 경쟁에서의 패배를 냉정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분노로 점철된 전두엽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그래.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하자.’


박현성은 마음을 고쳐 잡았다.

자신이 못했기 때문에 경쟁에서 진 것이 아니다.

상대방인 신정아가 더 잘했기 때문에 진 것이다.


‘내가 못해서가 아니야···.’


박현성은 괜스레 주먹을 불끈 쥐었다.

다음 번의 경쟁에서는 신정아를 이겨내리라.


**


「아, 신정아 선수! 정말 환상적인 선방을 보여주네요!」

「믿기지 않는 선방입니다!」


불이 꺼진 깜깜한 거실.

창문으로 새어 들어오는 거리의 야경 불빛만이 거실을 비춰 주고 있었다.


어느덧 고요한 심야 시간.

어두컴컴한 거실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고 있는 건 스마트폰의 화면 뿐이었다.


이글 FC와의 경기를 영상으로 복기하고 있는 김상철 감독.

쇼파에 앉아 몇 번이고 영상을 돌려가며 검토하고 있었다.


“역시, 주전 골키퍼는 신정아가 맞는 것 같군.”


김상철 감독의 머리는 확고하게 신정아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번 경기를 통해, 지독하게 생각했던 고민 거리를 해결한 느낌을 받았다.


“왠지 모르겠지만, 이번 경기에서 유독 신정아가 미친 놈마냥 잘 했단 말이지. 마치 약물을 꼽은 것처럼. 물론 실제로 약물을 꼽지는 않았을 테지만···.”


영상으로 다시 보아도 기가 막힌 수준의 선방을 보여주는 신정아.

월드 클래스 골키퍼의 하이라이트 편집 영상이라고 해도 믿을 수준이었다.


“역시 승부사 체질이라 이건가.”


신정아는 본래 승부사로 유명한 선수였다.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감행하는 스타일이었다.

대담한 깡다구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뛰어난 실력.


“···결국 크게 넘어진 적도 있지만.”


그래도 그것 또한 신정아의 장점이라고 할 만한 부분이었다.

어디까지나 승부사 기질은, 특히 스포츠 선수에게는 긍정적인 능력이었으니까.


“이렇게 까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언제 이렇게 든든한 골키퍼가 된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납득이 안 되는 일이었다.

단순히 천부적인 재능으로 치부한다고 하더라도, 도가 너무 지나친 수준.


“그냥 미친 놈이다. 미친 놈이야···.”


압도적인 재능 앞에서, 김상철 감독은 헛웃음 밖에 할 것이 없었다.



[댓글 목록]


qpzja7: 박현성 이제 퇴물 다 됐네··· 은퇴나 해라


ghehs9: 이제 주전 골키퍼는 신정아 써야 할 듯 ㄹㅇ


skfen008: 걍 수준 차이 개 심하네 ㅋㅋㅋ



“···”


골키퍼 박현성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

물론, 스포츠 선수는 항상 경쟁하고 대결하는 직업이고, 언제나 평가 받는 입장이지만.


실력적 측면의 비판을 넘어선 과도한 비난은 분명 잘못된 것이었다.

영상의 댓글을 훑어 보던 김상철 감독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댓글의 대부분이 신정아와 박현성의 실력 차이를 비교하며 박현성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김상철 감독의 역량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적혀 있었다.



qnsxkd123: 감독 병신이냐? 이걸 아직도 간 보고 있는 게 맞는 건가 싶다



“하···. 알지도 못 하면서.”


김상철 감독의 머리가 지끈해졌다.

이런 댓글을 보고 있으면, 왠지 박현성에게 더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


비난을 일삼는 악플러들에게 실력으로 증명하여 입을 다물게 하는 것.

스포츠 선수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대처이자 방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력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지.”


결국 스포츠는 항상 경쟁하는 종목.

팀의 전반적인 것들을 관리하고 승리를 추구하는 감독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감성적이라기 보단 이성적인 판단을 지향해야 했다.


“···박현성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제 주전 골키퍼는 신정아다.”


오랜 장고 끝에, 김상철 감독은 생각을 정리했다.

돌핀 FC의 주전 골키퍼는 이제 신정아다.


“박현성이 너무 분위기를 어지럽히지만 않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실력적인 측면으로 평가했을 때, 주전은 당연히 신정아가 되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박현성의 성격 상, 그러한 결정을 쉽게 납득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 녀석은 지긋지긋한 노력파에 신정아를 능가하는 승부욕의 소유자니까···.”


그렇기에, 신정아가 주전 골키퍼로 발탁된다는 사실을 쉽게 납득할 것 같지만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본인의 자리를 다시 되찾으려고 할 것이고, 과격한 태도를 보이며 팀의 분위기를 저해할 우려도 충분히 있었다.


“그래도, 이게 맞는 선택이다.”


김상철 감독은 본인의 선택을 확신했다.


**


{신정아 님의 상태창}


-레벨: 14(0/5000)

-포지션: 골키퍼


-키: 190cm

-순발력: 49

-점프력: 49

-지구력: 85


-패시브 스킬: 야수의 심장(B) / 제 3의 눈(S) / 축구 물리학자(A)

-액티브 스킬: 정신 집중(S)


-보유 골드량: 3500g

-보유 SP: 0


“이제 스텟적인 부분은 충분히 수준 높은 골키퍼와 비슷한 수치야.”


어느덧 50을 돌파하기 직전인 순발력과 점프력.

이 정도의 능력치라면, 한국 축구 프로 리그 1부 골키퍼로는 손색이 없는 수치이다.


때마침 신정아의 스마트폰으로 걸려오는 전화 한 통.

수신자는 다름 아닌 김상철 감독이었다.


‘설마···. 드디어 올 게 온 건가.’


신정아는 내심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전화를 받았다.


“네, 감독님.”

“그래, 정아야. 뭐하고 있었냐?”

“저는 뭐···. 그냥 있었죠.”

“아, 그래···.”


김상철 감독은 무슨 할 말이 있는지 자꾸만 뜸을 들였다.

신정아는 김상철 감독의 그런 행동에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역시나 주전 골키퍼 자리에 관한 전화구나···!’


신정아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

객관적으로 평가해도, 본인이 박현성보다 월등히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선발 출전할 것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 내가 계속해서 고민해 봤는데···. 너를 주전 골키퍼로 출전 시키는 걸로 결정했다.”

“나이스으으으으으으!”



{퀘스트를 달성하셨습니다!}


{성장 퀘스트: 주전 경쟁}

-조건: 박현성과의 주전 경쟁에서 승리하세요.

-보상: 5000xp, 30000g


{5000xp, 30000g를 획득하셨습니다!}


{레벨 업! (보유 SP: 1)}

{축전: 15레벨 달성 보상으로 랜덤 뽑기권 3개를 드립니다!}



‘이게 무슨 보상들이야!’


한꺼번에 쏟아지는 수많은 보상들.

인터넷을 하다가 나오는 악성 스팸 팝업창은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지만.


‘이런 팝업창은 완전 대 환영이지!’


신정아는 눈 앞의 화려한 보상에 군침을 흘리며 반사적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휴대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신정아의 육성에 살짝 당황하는 김상철 감독.


“···그, 그렇게 좋냐···?”

“아, 죄, 죄송합니다···. 너무 좋아서 그만.”

“아니다. 주전 경쟁에서 이기면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지.”


정신을 차리고 나니 상당히 머쓱해진 신정아.

그러나, 이토록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 더 나아가 축구 선수가 되겠다는 신정아의 목표.

그 첫 걸음, 튜토리얼이 이제야 끝났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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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리그 우승을 위해 24.09.13 43 1 12쪽
24 의외의 결과 24.09.12 52 2 12쪽
» 튜토리얼 종료 24.09.11 49 1 13쪽
22 인정 +1 24.09.10 53 1 12쪽
21 골키퍼는 차갑다 24.09.09 59 1 13쪽
20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1 24.09.02 58 2 13쪽
19 발단 전개 위기 +1 24.08.30 63 1 12쪽
18 복귀전 +1 24.08.29 65 2 13쪽
17 결전의 날(2) +1 24.08.27 76 2 13쪽
16 결전의 날 +1 24.08.26 73 3 12쪽
15 환골탈태 +1 24.08.25 77 1 13쪽
14 기회는 스스로 +1 24.08.24 76 2 13쪽
13 억까 +1 24.08.23 76 2 13쪽
12 증명의 시간 +2 24.08.22 78 3 12쪽
11 노력과 재능 +1 24.08.21 74 2 12쪽
10 돌려 돌려 돌림판 +1 24.08.20 76 2 13쪽
9 불의 발견 +1 24.08.19 76 2 12쪽
8 구국의 결단 +2 24.08.18 79 1 12쪽
7 마지막 기회 +1 24.08.17 74 1 13쪽
6 악전고투 +2 24.08.16 83 1 13쪽
5 주전 경쟁 +1 24.08.14 98 2 13쪽
4 아 신 +1 24.08.13 94 2 13쪽
3 데뷔전 +1 24.08.12 107 2 15쪽
2 전직 +1 24.08.12 114 2 13쪽
1 국민 역적 +2 24.08.12 14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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