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스트라이커, 최강 골키퍼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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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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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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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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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과 재능

DUMMY

‘확실히 안정감은 박현성 쪽이 더 낫네.’


김상철은 골키퍼 훈련을 하는 박현성의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훈련 중 입은 부상 덕분에, 경기는 물론 훈련조차 참가하지 못했던 박현성은 더욱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신정아···.’


박현성은 신정아에게 안 좋은 감정을 품고 있었다.

그것은 단지 신정아의 인기를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성격 때문일 것이다.


박현성의 성격 자체는 그다지 좋다고 볼 수는 없겠으나,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 만큼은 지독하게 끈질긴 편이었다.


‘네까짓게 무슨 골키퍼가 되겠다고···!’


그렇기에, 스트라이커였던 신정아가 돌연 골키퍼로 전향한다는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마치 골키퍼를 우습게 여기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골키퍼는 네 생각처럼 쉽고 편한 자리가 아니야!’


이마 위로 흘리는 땀방울에, 더욱 확고해지는 박현성의 감정.

스트라이커 신정아는 인정하고 존경하지만, 골키퍼 신정아는 결단코 인정할 수 없었다.


‘실력으로 짓밟아주마.’


박현성의 심지는 결의에 불타오른다.

그 사실을, 김상철 감독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현성이는 저런 성격이 문제란 말이지. 조금 유연하게 생각해도 될 텐데.’


그런 박현성의 모습을 보며 조그마한 연민을 느끼는 김상철 감독.

한때 자신도 그런 적이 있었으니.

그래서 더욱 안타까웠다.


‘아쉽지만, 박현성. 너는 딱 국내 리그에서 끝날 수준의 재능이다.’


김상철 감독은 본인의 유년 시절을 떠올린다.

중학생 때부터 축구 선수의 길을 걸은 김상철 감독은 또래 친구들보다 월등히 실력이 좋았다.


‘그래서 난, 내가 월드 클래스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유학을 떠났지.’


그러나, 유럽으로 축구 유학을 떠난 김상철 감독은 커다란 벽을 마주하게 된다.


‘나보다 두 살이나 어린 꼬마한테 완전히 농락당했다.’


실로 그 충격을 말할 수 없었다.

분명 국내에서는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본인이, 자기보다 어린 동생에게 능욕당하는 것은.

부처님 손바닥 위에서 춤을 추는 기분이었다.


‘결국, 나도 그저 그런 국내 리그 선수가 되었지.’


그리고 유학 시절 만난 그 아이는 잘 성장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 선수가 되었다.

그 시절, 김상철 감독이 외국의 꼬마에게 느낀 재능의 편린, 압도적인 충격.


‘···그 충격을 정말 오래간만에 느꼈다. 신정아의 경기를 보고.’


라이온 FC와의 경기에서 그 때와 비슷한 감정을 받은 김상철 감독.


‘그래서 박현성, 넌 결코 신정아를 이길 수 없어. 하지만 난 너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다.’


왠지 모르게 박현성에게서 자신의 모습이 겹쳐 보였기에.

궂은 노력을 다 하는 박현성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내 감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 줘라, 박현성···!’


김상철 감독은 노력이 재능을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싶었다.



-진짜 신정아 선발 출전 안 하는 거예요?

-신정아 주전으로 넣어라

-박현성 잘 하지도 않는데 그냥 벤치에 넣으라고



김상철 감독에게 온 개인 메시지들.

하나같이 신정아의 선발 출전을 바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런 게 슈퍼 스타라는 건가···.”


대중들의 선택은 이미 한 쪽으로 기울었다.

사람들은 박현성 보다 신정아의 경기를 더욱 보고 싶어 한다.


‘그래도 내 생각은 변함 없어.’


3번의 경기 동안 신정아가 신이 들린 듯한 경기력을 보여 주긴 하였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더 믿을 만한 골키퍼는 역시 박현성이었다.


‘다음 경기가 고릴라 FC와의 경기니까 무조건 이겨야 해.’


고릴라 FC는 돌핀 FC와 마찬가지로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는 팀이었다.

그런 이유로,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상대였던 것이다.


‘그나저나 신정아는 뭐 하고 있는 거지···?’


훈련 시간에 훈련도 제대로 안 하고, 구석에서 허공만 바라본 채 시시덕 거리는 신정아.

그런 신정아의 모습을 본 김상철 감독은 한숨을 푹 내뱉었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건가. 그럼 그렇지. 훈련 열심히 하는 것도 한 순간이었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김상철 감독.

하지만, 신정아는 결코 훈련을 게을리 하는 게 아니었다.

단지 훈련 방식이 남들과 다르게 조금 독특할 뿐.


{골키퍼 박현성의 움직임을 분석 중입니다···}


‘확실히 현성이가 나보다 더 잘 하긴 하는 구나.’


경기 당시 본인의 움직임과, 현성이의 움직임을 비교해 보니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현성이는 딱 할 거만 깔끔하게 하는 느낌인데, 나는 아직 엉성하고 어설픈 감이 있어.’


특히 세트 피스 상황에서는 차이가 극명했다.


‘음, 세트 피스에서는 이렇게 하는 건가?’


{학습 데이터를 쌓는 중···}


시스템은 신정아의 주전 경쟁을 돕기 위해, 새로운 트레이닝을 하나 더 선보였다.

그것은 시뮬레이션 티칭 시스템.

특정 인물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파악하는 방식이었다.


신정아의 눈 앞에는 박현성의 플레이가 시뮬레이션으로 동작하고 있었다.


‘아하, 이 상황에서는 앞에 나가서 막는 구만. 그러니까··· 이렇게?’


시뮬레이션의 동작을 따라해 보는 신정아.


‘···쟤는 뭔 헛짓거리를 하는 거지?’


하지만 남들이 보았을 때는 그저 혼자서 쌩쇼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디 아프나?’


김상철 감독은 신정아를 향한 진심 어린 걱정이 들었다.


{행동 분석 완료}

{골키퍼 박현성의 세트 피스에서의 움직임}


“그래, 이거야!”


학구열에 불타오르는 신정아.

사실, 정말 궁금했던 부분이지만 도저히 알 방법이 없었다.

물어볼 수 있는 골키퍼라고는 팀에 박현성 한 명 뿐인데, 그와는 사이가 좋은 편이 아니니까.


‘그런데 이런 식으로 배울 수 있으면 개 이득이지!’


현재의 신정아에게 부족한 것은 스킬과 스텟도 마찬가지이지만.

가장 필수적인 포지션 이해도가 현저히 부족했다.


골키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흔히들 단순하게만 생각한다.

가만히 있다가 공 막고, 공 던지는 포지션.


그러나, 결코 그렇게 쉽고 가벼운 포지션이 아니다.

골키퍼는 다른 포지션보다 훨씬 자신감 있고 리더십이 있어야 하는 자리다.


모든 빌드업은 골키퍼의 발에서 시작한다는 말도 있듯이, 현대 축구에서 골키퍼가 지닌 전략적 위치는 결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지대하다.


축구의 역사도 굉장히 오래되었기 때문에, 그간의 시간 동안 축적되고 발전된 전략과 전술이 있다.

그건 골키퍼 역시도 마찬가지다.


오랜 역사의 시간 동안 쌓인 지식을 단 시간에 습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것이 신정아에게 있어서 가장 높은 허들이었다.


‘하지만 시스템이 있으면 문제 없어!’


그 치명적 단점을 상쇄시켜 주는 것이 바로 시스템의 역할이었다.

시스템의 전문적인 교육 커리큘럼 덕분에, 신정아는 골키퍼의 전술을 쉽게 익힐 수 있게 된 것이다.


{골키퍼의 기본 자세}

-두 팔을 넓게 벌리고, 자세를 숙이시오.


“이, 이렇게?”


시스템의 지시에 따라 기본부터 착실히 배워보는 신정아.


{시스템}

-더 내려.


“아, 네.”


신정아의 개인 지도 선생님은 약간 까탈스러운 성격이었다.


{골키퍼의 기본 자세}

-언제든 반응할 수 있도록 스텝을 유지하시오.


그렇게 신정아의 개인 훈련은 계속 이어졌다.


**


“모두 고생 많았다.”


훈련이 끝나고, 김상철 감독의 명령 하에 돌핀 FC 선수들은 한데 모였다.


“다음 상대가 누군지는 알지?”

“고릴라 FC 입니다!”

“그래. 고릴라 FC다. 상대가 상대이니 만큼, 다음 경기는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네!”


김상철 감독은 손에 든 파일철을 쭉 훑어 보았다.


“이번 경기 명단을 말해 주겠다. 이번에도 조금 바뀔 텐데. 음. 우선 현성이가 부상이 다 나았으니까, 현성이가 선발 출전을 할 거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 박현성.

박현성은 슬쩍 신정아의 표정을 살펴 본다.


‘뭐,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아무런 표정의 변화 없이 무덤덤한 신정아의 얼굴.

그런 신정아의 재미 없는 낯짝에 박현성은 왠지 모르게 열이 받았다.



“···이걸로 끝이다.”


김상철 감독의 명단 발표가 끝이 났다.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었고,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골키퍼의 교체.


특히, 신정아의 명단 제외였다.


‘애초에 후보 골키퍼가 있을 필요는 전혀 없지···.’


후보 명단에 골키퍼 포지션의 선수를 넣는 것은 전략적 손해다.

김상철 감독은 그렇게 생각했다.


‘어차피 필드 플레이어는 곧 죽어도 안 하겠다고 했으니까···.’


신정아는 골키퍼가 아니어도, 오히려 공격수 포지션에 넣으면 더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연유에서인지 필드 플레이어를 광적으로 꺼려해서 결국 명단에서 제외하고 말았다.


‘그 고집만 아니었더라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는데.’


김상철 감독은 신정아가 밉다.


“야, 명단 제외는 뭐냐?”


한편, 이승우는 명단 제외를 당한 신정아를 계속해서 놀려대고 있었다.


“당연하지, 뭐. 현성이가 복귀했는데.”

“하긴, 현성이가 너보다 백만 배 더 잘 하긴 하지.”

“···그건 아니고.”

“아니면 그냥 스트라이커로 뛰든가.”


순간, 이승우의 말투에서 장난기가 사라진다.


“뭐?”

“그냥 다시 필드로 돌아와. 누가 말리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고집이야?”


‘누가 말리고 있긴 하거든···.’


{시스템}

-골키퍼 이외의 다른 포지션으로 경기 출전하지 마라.


신정아는 답답하지만 사실을 그대로 말할 수가 없었다.


“난 이제 골키퍼라니까.”

“명단 제외인데도?”

“응.”

“그래, 네 인생은 네가 알아서 하겠지.”


이승우는 신정아의 생각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동료이자 같은 선수로서 아쉬움을 느끼곤 했다.


‘계속 스트라이커 생활을 이어갔으면 한국 축구의 역사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골키퍼가 된 너는 그저 그런 선수. 아니, 실패한 선수로 끝날 거라고.’


이승우는 친구인 신정아를 진심으로 걱정했다.

신정아의 공격성을 굉장히 높게 평가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지금 신정아는 마치 비트 코인에 전재산을 투자하는 친구 같달까.


그런 이승우의 걱정과는 달리, 김상철 감독에겐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신정아는 무조건 골키퍼로 성공할 녀석이야. 스트라이커 시절에는 잘 한다고 생각은 들었지만, 이 때처럼 특별하다는 생각은 든 적이 없어.’


김상철 감독은 골키퍼 신정아에게서 가능성을 엿보았다.


‘그래도 너무 본인의 재능만 믿다 보면 쉽게 넘어지는 거다.’


그렇기에 박현성을 선발 출전 시킨 것이었다.

자신의 재능을 너무 과신하지 않도록.


‘어쩌면 신정아. 너는 해외 최정상 리그에 진출하는 한국인 최초의 골키퍼가 될 재목이니까.’


만약 정말 그렇게 된다면.

벌써부터 김상철 감독은 자서전을 집필하여 떼돈을 벌 생각에 흐뭇해진다.


**


“이야, 힘들었다.”


훈련이 끝나고, 집에 돌아온 신정아.

배도 출출하여 햄버거 세트를 하나 시킨 참이었다.



{신정아 님의 상태창}


-레벨: 10(1000/3000)

-포지션: 골키퍼


-키: 190cm

-순발력: 41

-점프력: 41

-지구력: 85


-패시브 스킬: 야수의 심장(B) / 제 3의 눈(S) / 축구 물리학자(A)

-액티브 스킬: 정신 집중(S)


-보유 골드량: 2000g

-보유 SP: 0



“벌써 10레벨 이구나···.”


착실히 성장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왠지 뿌듯한 신정아였다.


“아, 맞다. 그러고 보니 10레벨 달성 보상 특전이 있었다고 한 것 같은데.”


신정아가 최초로 10레벨을 달성했을 때, 시스템에서는 축하 메시지와 함께 선물을 주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시스템-10레벨 달성!}

-10레벨 달성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보상으로 특전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생각해보니 그걸 확인을 안 했네.”


신정아는 생각이 난 참에 우편함에 들어가 본다.


“우편함.”


이번에도 단순하게 뽑기권 몇 장, 골드 몇 푼 정도 쥐어줄 것이라 생각한 신정아는, 선물의 정체를 확인하고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뭐, 뭐야···.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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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복귀전 +1 24.08.29 65 2 13쪽
17 결전의 날(2) +1 24.08.27 76 2 13쪽
16 결전의 날 +1 24.08.26 73 3 12쪽
15 환골탈태 +1 24.08.25 77 1 13쪽
14 기회는 스스로 +1 24.08.24 76 2 13쪽
13 억까 +1 24.08.23 76 2 13쪽
12 증명의 시간 +2 24.08.22 78 3 12쪽
» 노력과 재능 +1 24.08.21 74 2 12쪽
10 돌려 돌려 돌림판 +1 24.08.20 76 2 13쪽
9 불의 발견 +1 24.08.19 76 2 12쪽
8 구국의 결단 +2 24.08.18 79 1 12쪽
7 마지막 기회 +1 24.08.17 74 1 13쪽
6 악전고투 +2 24.08.16 83 1 13쪽
5 주전 경쟁 +1 24.08.14 98 2 13쪽
4 아 신 +1 24.08.13 94 2 13쪽
3 데뷔전 +1 24.08.12 107 2 15쪽
2 전직 +1 24.08.12 113 2 13쪽
1 국민 역적 +2 24.08.12 14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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