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스트라이커, 최강 골키퍼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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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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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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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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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의 날

DUMMY

뚜루루- 뚜루루-

고요하고 야심한 밤. 박현성의 스마트폰에는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 받았습니다.”

“그래, 뭐 하고 있었냐. 박현성.”

“씻고 잘 준비 하고 있었습니다.”

“아, 그래? 늦게 전화해서 미안하네.”


수신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김상철 감독이었다.

오랜 장고 끝에, 김상철 감독은 주전 골키퍼의 자리를 결정한 것이다.


“네가 열심히 노력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노력한다고 해서 너를 주전에 넣어준다는 건 아니야. 성과를 보여줘야 해.”

“알고 있습니다.”

“다음 경기 상대가 누군지는 알고 있지?”


박현성은 잠시 생각한다.


“이글 FC 맞습니까?”

“그래. 이글 FC와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내 생각이 확고해질 것 같다.”

“생각이라고 하면···?”


박현성은 김상철 감독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불안한 느낌이 엄습해오는 박현성.


“우선 선발 출전은 너다.”

“···!”


다행스럽게도, 박현성에게는 희소식이었다.

지난 경기에서 그다지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준 박현성이었기에, 다음 경기에서 주전 자리를 빼앗길 우려가 막심했지만.

간신히 지켜내는 것에 성공한 모양이다.


“···그리고 신정아는 후보 명단에 넣을 거다. 전반은 네가 담당하고, 후반은 신정아가 담당하는 거야.”

“네.”


같은 상대를 대상으로 직접 비교하는 것이, 둘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었다.


“물론, 체력 차이 때문에 전반전을 맡은 네가 더 불리하겠지만, 그 정도는 핸디캡으로 감수할 수 있겠지?”

“할 수 있습니다.”


할 수 없더라도 해야만 했다.

박현성은 자신의 입지를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 난 네가 열심히 하는 선수라는 걸 알고 있고, 또 그걸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너의 장점을 경기에서 보여줬으면 좋겠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알겠다. 훈련 때 보자.”


김상철 감독과의 전화가 끝나고, 박현성은 쉽게 잠에 들지 못했다.

기껏 잘 준비를 마친 박현성이었지만, 주전 자리의 압박에 신경이 쓰인 탓이었다.


‘신정아···.’


잠이 오지 않는 김에, 스마트폰으로 신정아가 골키퍼로 출전했던 경기를 다시 보기로 한 박현성.


‘녀석의 플레이를 확인해 봐야겠어.’


지금껏 신정아를 가짜 골키퍼라고 생각하고 배척했던 박현성이다.

직접 공을 차고, 필드 위로 질주하는 골키퍼는 골키퍼가 아니다. 광대일 뿐이다.

박현성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되어버렸다면, 인정할 수밖에 없지.’


그러나, 신정아의 실력을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자존심 높은 박현성도, 신정아를 라이벌로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그 녀석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분석해야겠지.’


상대를 인정하고, 상대의 장점을 받아들이는 것이 자기 발전의 첫 걸음이다.

박현성은 신정아의 경기 운영을 풀타임으로 관찰했다.


“확실히 스트라이커 출신이라 그런지 발밑이 엄청나게 좋긴 하구나···.”


선방 능력이나 세트 피스 상황 때의 움직임은 본인보다 부족하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지만, 단 한 가지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신정아의 발에서 시작하는 역공 상황.


“그리고 왠지 모르게 가끔씩 선방 능력이 돋보일 때가 있단 말이야.”


발밑 능력 말고도 눈에 띄는 것은 신정아의 믿기 힘든 슈퍼 세이브.

당연하게도, 액티브 스킬 ‘정신 집중’을 사용한 신정아의 선방 장면이었지만, 박현성이 그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이건 거의 야신급이잖아.”


신정아의 동물적인 감각과 천부적인 재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이 자식은 그냥 축구 자체를 잘 하는 놈이었어···.”


부상 기간 동안에는 회복에만 전념한 탓에, 본인 팀의 경기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그저 하이라이트 영상으로만 깔짝 체크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동영상으로 풀 경기를 시청하고 나니, 충격은 상당했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박현성은 더욱 큰 위기감을 느낀다.


**


{신정아 님의 상태창}


-레벨: 12(1500/4000)

-포지션: 골키퍼


-키: 190cm

-순발력: 44

-점프력: 44

-지구력: 85


-패시브 스킬: 야수의 심장(B) / 제 3의 눈(S) / 축구 물리학자(A)

-액티브 스킬: 정신 집중(S)


-보유 골드량: 4500g

-보유 SP: 0



“다음 경기에서는 후반전에 출전한다고 그랬었지···?”


신정아도 박현성과 마찬가지로 김상철 감독에게 연락을 받았다.

내용은 동일했다. 이글 FC와의 경기에서 둘이 번갈아 가면서 출전한다는 것.


“그렇다면, 그 때가 진정한 기회로군.”


신정아에게 있어서 결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다음 경기에서 두 골키퍼의 차이를 확연히 보여준다면, 신정아의 선발 출전 여론은 압도적으로 퍼질 것이다.


“이런 기회는 반드시 잡아야 해. 이전보다 더욱 더 열심히 훈련하는 거다!”


기회가 눈 앞에 다가오자, 더욱 열의에 불타오르는 신정아.


“어디 한 번, 이번엔 누구를 분석해 보실까···?”


신정아는 동영상 사이트에 접속했다.

월드 클래스 급 골키퍼 선수의 플레이를 분석하기 위함이었다.


“그렇다면 역시 그 사람이지.”


신정아는 검색창에 ‘누이어’를 검색한다.


마누엘 누이어.

독일 출신의 골키퍼로, 역대 최고의 골키퍼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의 선수이다.

축구 역사 상 가장 위대한 골키퍼로 알려진 레브 야신 다음 가는 골키퍼라는 의견이 상당수일 정도.


또한,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지금의 신정아와 유사한 부분이 있었다.

경기 개입에 굉장히 적극적인 선수로, 스위퍼 키퍼로서 골키퍼라는 포지션을 큰 폭으로 발전시킨 선수였다.


골키퍼의 기본인 선방 능력, 다이빙, 캐치 등은 당연히 잘 하면서.

부수적인 능력인 태클, 킥, 롱 패스, 빌드업을 기가 막히게 하는 선수였다.

신정아와 마찬가지로 필드 위에 직접 나가 막힌 경기 운영의 해결사 역할을 하기도 했다.


“누이어를 분석하면, 나는 더 발전할 수 있을 거야.”



{Manuel nueer 골키퍼 분석 중···}

-뛰어난 선방 능력

-정확한 패스 능력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음



“역시, 전설은 전설인가. 말도 안 되네···.”


그토록 깐깐했던 시스템 마저 누이어의 플레이에는 칭찬 일색이었다.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신정아 또한 누이어의 플레이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저런 판단을 할 수가 있지?”


누이어가 다른 골키퍼와 궤를 달리하는 능력은 다름 아닌 판단력이었다.

골키퍼에 대한 포지션 이해도 뿐만 아니라, 축구 자체를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내릴 수 있는 행동이었다.


“AI가 골키퍼를 한다면 저런 느낌이겠지.”


월드 클래스의 벽은 높고도 두꺼웠다.


“음, 음. 그래, 이런 상황일 때는 앞에 나가서 태클을 해야 한다···.”


누이어의 경기를 확실히 분석하는 신정아였다.



{전설의 경기를 분석하셨습니다!}


{전설의 경기를 체험해보시겠습니까?}

< 네 / 아니오 >



“전설의 경기를 체험해 보라고···? 새로 나온 시스템인가?”


시스템의 제안을 수락해서 나쁠 게 없다는 걸 학습한 신정아였기 때문에, 고민할 시간도 없이 냉큼 ‘네’를 눌렀다.


슈우웅—

신정아의 주변은 순식간에 경기장으로 변하고, 사방에서 관중들의 함성 소리가 울려 퍼진다.

발 밑에는 초록빛의 잔디밭이 펼쳐진다.


{신정아 님은 현재 Manuel nueer 골키퍼가 되셨습니다.}


“내, 내가? 누이어가 되었다고?”


신정아의 눈 앞에는 수많은 월드 클래스의 전설적인 선수들이 보인다.


“하하, 이게 다 뭐람.”


눈 앞에 일어난 상황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 신정아.


“이 경기는 아까 내가 봤던 그 경기잖아···!”


신정아가 아까 전까지 시청하면서 분석한 바로 그 경기였다.

그 경기 속에 직접 들어간 신정아는 상상 이상의 중압감에 기가 눌렸다.


“확실히, 세계 최고 레벨의 경기는 느껴지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구나···.”


분위기만 다른 것이 아니었다.

상대 공격수의 슛팅 수준도 국내 리그와는 차원이 달랐다.



철렁—

신정아는 경기를 체험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골을 내주고 말았다.


“이, 이걸 어떻게 막아낸 거지? 누이어는···. 그는 신인가?”


신정아는 이전에 관찰한 누이어의 움직임을 생각해낸다.


“그래, 아까 상황에서는 앞으로 태클했었지. 나는 골대 앞에서 막을 생각만 했었는데.”


누이어와 자신의 판단을 비교해보니, 그 차이는 확연히 드러났다.


“좋아, 내 기억 속의 누이어를 떠올리는 거야!”


**


{경기 체험이 종료되었습니다.}


“하아···. 겁나 힘드네.”


신나게 얻어맞기만 한 신정아.

제대로 막아낸 골이 얼마 되지 않았고, 상대팀 공격수에게 뚫리기 일쑤였다.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자신의 한계를 마주한 신정아.

그렇지만 그의 마음은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그렇다는 건, 더욱 발전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지.”


긍정적인 것 하나 만큼은 월드 클래스인 신정아였다.


{전설의 경기를 완료하였습니다!}

-보상: 1500xp, 1000g

-최초 보상: 패시브 스킬 뽑기권 1개


“오오, 보상도 주는 구나! 이것도 많이 해야겠는데.”

“···그리고 패시브 스킬 뽑기권까지 준다고?”


뽑기권. 세 글자에 눈이 돌아간 신정아.

다시 한 번 뽑기의 짜릿함에 벌써부터 도파민이 분비되기 시작한다.


“이런 건 바로 써야 제 맛이지!”


{패시브 스킬 뽑기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 네 / 아니오 >


“네!”


빠라바라밤—

이번에는 어떤 패시브 스킬이 나올까 두근대며 화면을 바라보는 신정아.

신정아의 목구멍으로 군침이 넘어간다.


{패시브 스킬을 획득하셨습니다!}


{패시브 스킬-거미손(B)}

-효과: 손이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오오! 이건 내가 얼마 전에 스킬 조합에 갈았던 스킬이잖아?”


살짝 아쉬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다행이었다.

거미손 스킬은 B급 스킬임에도 그 효과가 나름 쓸만했기 때문이다.


손이 미끄러지지 않는 덕분에, 세컨 볼 상황이 나올 확률이 감소했고.

선방 확률은 증가하는 것이 체감이 되었다.

신정아는 거미손 스킬을 바로 착용하였다.



{신정아 님의 상태창}


-레벨: 12(3000/4000)

-포지션: 골키퍼


-키: 190cm

-순발력: 44

-점프력: 44

-지구력: 85


-패시브 스킬: 야수의 심장(B) / 제 3의 눈(S) / 축구 물리학자(A) / 거미손(B)

-액티브 스킬: 정신 집중(S)


-보유 골드량: 5500g

-보유 SP: 0



“액티브 스킬이 하나 밖에 없는 게 좀 거슬리네···. 5500 골드나 있는데 아예 뽑기권 사버려?”


다시 한 번 도파민을 느끼려고 하는 신정아.

하지만 이내 정신을 되찾는다.


“아니야. 이렇게 막 쓰면 안 돼. 갑자기 골드가 필요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신정아는 훗날을 도모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하기로 결정한다.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훈련하는 방법 뿐이다!”


**


어느덧, 이글 FC와의 경기 당일.

신정아는 물론, 박현성도 결연한 표정이다.

락커룸 내에서 느껴지는 왠지 모를 분위기에 돌핀 FC의 선수들은 말을 아꼈다.


그 침묵을 깬 건 다름 아닌 김상철 감독이었다.


“초상 났냐? 왜 이렇게 말이 없어, 다들.”


김상철 감독이 락커룸에 들어오자, 선수들은 일제히 고개를 돌려 감독의 말에 집중했다.


“오늘 경기는 모두 알고 있지? 이글 FC는 현 시점에서 우리보다 강팀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못 이길 팀은 아니다. 열심히 하자.”

“네!”


‘드디어 증명의 날이다···.’


박현성은 신정아의 얼굴을 흘겨본다.

본인과 마찬가지로 진지한 신정아의 표정에,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끼는 박현성.


‘스트라이커나 계속 할 것이지, 괜히 골키퍼로 포지션을 변경한다고 설치는 바람에···. 됐어. 이 참에 누가 진짜 골키퍼인지 모두에게 알려주는 거다.’


박현성의 의지는 굳혀졌다.

그리고 그것은 신정아 또한 마찬가지였다.


‘오늘이 결전의 날···. 긴장하지 말자. 당당하게 실력으로 주전을 따내는 거야!’


신정아와 박현성 모두 굽힐 생각은 추호도 없다.

길고 길었던 두 사람의 주전 경쟁.

드디어, 돌핀 FC의 주전 골키퍼가 결정되는 경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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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인정 +1 24.09.10 54 1 12쪽
21 골키퍼는 차갑다 24.09.09 59 1 13쪽
20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1 24.09.02 59 2 13쪽
19 발단 전개 위기 +1 24.08.30 63 1 12쪽
18 복귀전 +1 24.08.29 66 2 13쪽
17 결전의 날(2) +1 24.08.27 77 2 13쪽
» 결전의 날 +1 24.08.26 74 3 12쪽
15 환골탈태 +1 24.08.25 77 1 13쪽
14 기회는 스스로 +1 24.08.24 77 2 13쪽
13 억까 +1 24.08.23 76 2 13쪽
12 증명의 시간 +2 24.08.22 79 3 12쪽
11 노력과 재능 +1 24.08.21 74 2 12쪽
10 돌려 돌려 돌림판 +1 24.08.20 76 2 13쪽
9 불의 발견 +1 24.08.19 77 2 12쪽
8 구국의 결단 +2 24.08.18 79 1 12쪽
7 마지막 기회 +1 24.08.17 75 1 13쪽
6 악전고투 +2 24.08.16 84 1 13쪽
5 주전 경쟁 +1 24.08.14 99 2 13쪽
4 아 신 +1 24.08.13 94 2 13쪽
3 데뷔전 +1 24.08.12 107 2 15쪽
2 전직 +1 24.08.12 114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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