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스트라이커, 최강 골키퍼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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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비
작품등록일 :
2024.08.0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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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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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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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주전 경쟁

DUMMY

“박현성. 무릎은 괜찮냐?”

“그럭저럭.”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박현성의 목소리는 태연했다.


“···어제 경기 잘 봤다. 잘 하던데, 골키퍼.”

“응. 많이 연습했거든.”

“그래···?”


어색한 침묵의 시간이 잠깐 스쳐 지나간다.


“나, 골키퍼로 포지션 변경하려고.”

“네가?”

“어. 이제 너랑 주전 경쟁을 하게 될 거야.”

“하···.”


박현성의 깊은 탄식.

굉장히 불만이 가득할 때 나오는 그의 버릇이었다.


“야, 너 뭐 하는 거냐?”

“뭐가.”

“골키퍼라는 포지션이 좆으로 보이는 거야, 뭐야?”

“아,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잔뜩 신경질적인 박현성의 목소리에, 신정아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갑자기 골키퍼가 되겠다는 건 뭔데? 왜. 이제 공격수는 쫄려서 못 하겠고. 만만한 게 골키퍼냐?”

“그런 게 아니야. 난 진짜로 골키퍼가 되고 싶은 거라고.”

“겨우 아시안컵에서 실수 좀 했다고 그러는 거냐?”


신정아에게 있어 한일전에서의 실축은 아킬레스건과 같았다.

무뎌지고 익숙해졌다고 생각하지만, 언제나 흠칫하게 된다.


“···그거랑은 관계 없어.”

“그러면? 굳이 골키퍼까지 할 필요가 있냐? 내 자리를 위협하면서까지?”

“왜. 위기의식 느끼냐?”


이번에는 박현성이 정곡을 찔렸다.

어제 경기에서 신정아의 활약을 지켜 본 박현성은 묘한 경각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지랄. 너같은 초짜 골키퍼한테 쫄겠냐. 괜히 너만 어중이 떠중이 되는 거야. 빅리그 구단들도 지켜보던 초신성 스트라이커에서, 존나 겁먹고 도망간 개새끼 신세 되는 거라고.”


“그렇게 불만 있으면 실력으로 증명하던가. 뭐 이리 말이 길어?”


박현성의 거친 발언에 신정아도 덩달아 맞장구 쳤다.


“뭐?”

“너야말로 쫄려서 횡설수설 하지 말라고. 내가 틀렸다는 걸 네가 직접 보여주면 되잖아.”

“···”

“끊는다. 치료 잘 받고.”


신정아는 자기 할 말을 끝마치고, 전화를 종료했다.


“이 놈이랑 대화하는 건 껄끄럽단 말이야···.”


다른 이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는 성격인 신정아였지만.

팀 내에서 유일하게 박현성과는 대화가 맞지 않았다.

그 이유에는 박현성의 공격적인 말투가 한 몫 하였다.


“언제나 싸가지 없이 말하기나 하고···.”


기분 전환 겸 TV를 트는 신정아.

켜자 마자 나오는 건, 어제 있었던 베어 FC와 돌핀 FC의 경기 뉴스였다.


“뭐야. 내 인터뷰 영상이네.”


돌핀 FC의 간판 스타이자, 경기의 MOM이었던 신정아의 인터뷰 장면.


“신정아 선수, 복귀 축하드립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느닷없이 골키퍼로 출전하셨는데, 혹시 어떤 이유 때문인지 말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캐스터는 신정아에게 마이크를 건넨다.


“그게, 이제 앞으로는 골키퍼를 하려고 합니다.”

“네? 그게 무슨···. 포지션 변경을 하신다는 건가요?”

“네.”

“어···. 왜죠?”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발언에, 캐스터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잘 나가던 스트라이커가 돌연 골키퍼로 포지션 변경을 한다는 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사건이니까.


“하면서 깨달았어요. 저는 공격수 보다는 골키퍼에 더 재능이 있다고.”

“아, 예에···.”


신정아의 폭탄 발언은 캐스터는 물론 축구계 전체를 뒤흔들어 놓았다.



[ㅇㅇ]

-뭐야 신정아 진짜 골키퍼로 포변하네 ㅋㅋㅋㅋㅋ


[아이젠소스케]

-이왜진 ㅋㅋㅋㅋ


[싱하형]

-오늘 만우절임???


[팩드폭격기]

-아니, 뭐, 이번 경기 잘 하긴 했는데. 그렇다고 골키퍼로 포지션 변경할 정돈가. 흠.



“예상했던 반응들이군···.”


신정아는 뉴스 댓글을 쭉 훑어본다.

당연하게도, 부정적인 의견이 대다수.

아니, 신정아의 의견을 지지하는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뭐, 신경 쓸 필요는 없지.”


그러나, 신정아는 여론 따위에 휘둘릴 만큼 나약한 사람이 아니었다.

만약 그랬다면, 진작에 은퇴를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상태창.”



{신정아 님의 상태창}


-레벨: 6(500/2000)

-포지션: 골키퍼


-키: 190cm

-순발력: 30

-점프력: 24

-지구력: 85


-패시브 스킬: 야수의 심장(B)

-액티브 스킬: 정신 집중(S)


-보유 골드량: 3000g

-보유 SP: 2



“SP를 순발력에 찍을까, 점프력에 찍을까···.”


신중하게 고민을 하는 신정아.

원래 필드 플레이어 출신이었기에, 체력은 차고 넘치는 상황이라 지구력을 찍을 필요는 없다.


신정아에게 부족한 건 순발력과 점프력 뿐.

두 스텟 모두 골키퍼에게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것이었다.



{점프력을 올리셨습니다.}

-점프력: 26(+2)


“그래도 순발력은 정신 집중으로 커버가 되겠지. 지금 급한 건 점프력이야.”

“···그리고 보상으로 받은 게 하나 있지 않았나?”


신정아는 우편함에 들어가 보았다.


{패시브 스킬 뽑기권: 1개}


“있다!”


어제 경기에서 시스템이 준 돌발 퀘스트를 깬 후 얻은 보상이었다.



{패시브 스킬 뽑기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네/ 아니요>


“당연히 네!”

“저번에 얻은 건 야수의 심장이었지···.”


이번에는 어떤 스킬이 나올지 잔뜩 기대하는 신정아.

뽑기권은 눈이 부시게 발광하며, 이내 가루가 되어 사라진다.


“떴냐?”



{거미손(B)}

-효과: 손이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바로 착용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오>


“아, 뭐야 이게···.”


또 다시 B등급의 등장에 매우 실망하는 신정아.

없는 것 보다는 낫기에 착용은 하였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액티브 스킬은 바로 S급 뽑았는데···. 패시브 스킬은 운이 없네.”



{신정아 님의 상태창}


-레벨: 6(500/2000)

-포지션: 골키퍼


-키: 190cm

-순발력: 30

-점프력: 26

-지구력: 85


-패시브 스킬: 야수의 심장(B) / 거미손(B)

-액티브 스킬: 정신 집중(S)


-보유 골드량: 3000g

-보유 SP: 0



“그래도 발전하는 게 눈에 보여서 좋구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노력을 기피하는 이유는 단순히 힘들어서가 아니다.

정확한 결과물이 또렷하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태창 시스템은 성장 과정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그렇기에 성진아는 포기하지 않고 정진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럼, 오늘의 훈련도 해보실까!”


{훈련을 실행할 수 없습니다.}


“엥? 뭐야. 왜 안 돼.”


시스템이 제공해 주었던 가상 훈련이 폐지되었다는 알림이 떴다.

매일마다 250xp와 500골드를 꾸준하게 벌 수 있는 장치가 사라진 것이다.


{신정아 님은 이미 골키퍼로 데뷔하셨습니다.}

{초보자 훈련 프로그램인 가상 훈련은 종료됩니다.}


“아, 이런···.”


이유인 즉, 프로 리그에 골키퍼로 출전했기 때문에 더 이상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이제 경험치와 골드를 구할 방법은 오로지 실전 경기 뿐.


“주전 경쟁을 강요시키는구만···.”


시스템의 노골적인 저의가 엿보인다.

박현성의 부상은 예상대로라면 2주 내에 완치될 것이다.


“그렇다면 2주 안에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줘야 하는 건가.”


냉정히 평가하자면, 신정아의 골키퍼 실력은 아직 박현성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박현성은 유소년 시절부터 골대 앞을 지키던 선수였고.

신정아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나 다름이 없으니까.


“솔직히 첫 경기를 잘한 것도 운이 따라서 그런 거였지.”


실력이 영원할 수 없듯, 운은 더더욱 영원할 수 없는 존재다.

지난 경기의 활약은 초심자의 행운과도 같았다는 것을, 신정아 본인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일단 박현성의 실력을 따라 잡는 게 목표다!”


**


“헛, 헛, 헛, 헛!”

“허허, 열심이네.”


한창 스텝 훈련을 하고 있는 신정아의 곁으로 김상철 감독이 찾아왔다.


“너 스트라이커였을 때도 이 정도로 열심히 하진 않았던 거 같은데.”

“스트라이커는 많이 안 해도 잘하니까 그렇고, 골키퍼는 처음이잖아요.”


가상 훈련은 폐지되었어도, 실력 향상에 있어 큰 지장은 없었다.

현실에서 훈련하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시스템의 다행스러운 점은, 실제 훈련을 해도 보상을 준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자신 있으면 다시 스트라이커 하지 그래?”

“···지금은 못 해요.”

“그래도 보기는 좋다. 맨날 놀자판이던 녀석이 오래간만에 이런 열정을 보여주니.”


김상철 감독의 말에는 웃음이 묻어 있었지만 왠지 뼈가 있었다.

항상 훈련을 게을리 했던 과거의 신정아를 책망하기라도 하는 듯한 어투.


“아, 하하하···.”


정곡을 찔린 신정아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뭐, 그렇게 뜨끔할 필요는 없어. 지금 열심히 하면 되지.”

“그, 그렇죠? 헤헤.”

“근데, 그거 알지?”


갑자기 진지해진 김상철 감독의 표정.


“물론 저번 경기는 네가 MOM도 받고, 잘 한 건 맞아. 그런데 내가 봤을 땐. 아직 박현성이 너보다 월등히 나은 골키퍼다. ”

“···알고 있습니다.”


김상철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다.

겨우 한 번 잘한 것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기본적인 움직임에서 나오는 수준 차이를 느꼈던 것이다.


“박현성이 무조건 주전이다. 네가 특별한 무언가를 보여주기 전까지는.”

“네.”

“그러니까, 더 열심히 하라고.”


김상철 감독은 신정아의 등을 두드렸다


“정말 골키퍼가 되고 싶은 거라면 말이야.”

“아! 아, 아파요, 좀!”

“이렇게 된 거, 내가 좀 도와줄까? 훈련.”

“예?”


김상철 감독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신정아는 머뭇거렸다.


“어차피 골키퍼 훈련은 혼자서 못 해. 내가 도와줄게.”

“아니, 저기 다른 애들한테 부탁하면 돼요.”

“쟤들은 자기 훈련 해야지. 동료 방해하지 말고.”


구석에서 바운드 넷을 들고 오는 김상철 감독.


“자, 다이빙 훈련이다!”

“아아아···.”


신정아는 김상철 감독의 지옥 특훈을 수강하게 되었다.


**


“아으, 골키퍼 훈련도 힘들긴 마찬가지구나.”


고된 훈련에 온몸이 쑤시는 신정아.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로 피곤에 찌든 상태였다.


“자, 자. 모두 주목!”


김상철 감독이 화이트 보드를 끌며 방에 들어왔다.


“자, 8일 뒤에 타이거 FC와의 경기가 있다. 다들 알고 있지?”

“네—.”

“너희도 알다시피 타이거 FC는 현재 리그 선두의 강팀이다. 우리랑은 정반대지. 하지만 그래도 이겨야 한다!”


화이트 보드에 자석을 붙이는 김상철 감독.


“자, 다음 경기는 이렇게 해볼 건데. 아직 현성이가 부상이 낫지 않아서, 이번에도 골키퍼는 정아가 맡을 거다.”

“네.”


“야, 그리고 신정아. 너 수비수 지휘를 좀 적극적으로 해, 임마. 골키퍼가 사령관인데 왜 이렇게 소극적이야?”

"해, 했는데요.”

“네가 한 지시는 쌩초보가 와도 할 수 있는 거였어. 아, 쌩초보가 맞긴 하구나.”


김상철 감독의 팩트에 깔깔 웃는 돌핀 FC의 선수들.


“그리고 유겸이 너는 공격 가담하지 말고 수비에서 대기하고···.”


김상철 감독의 작전 브리핑이 계속 되고.

마지막으로 성규현의 차례였다.


“그리고 성규현. 너는 폴스 나인이다.”

“포, 폴스 나인이요?”

“그래. 이번에 한 번 해보는 거야. 득점 담당은···. 이승우, 네가 하고.”


폴스 나인(False Nine)


가짜 공격수를 의미한다.

중앙 공격수에 위치한 선수가 득점이 아닌 기회 창출의 역할을 맡고, 다른 미드필더나 윙어가 득점 역할을 담당하는 작전.


“오히려 상대가 1위니까 이런 걸 해보는 거야. 그리고 난 네가 이 역할을 잘 할 거라고 생각한다.”

“제가요···?”


김상철 감독은 성규현의 결정력은 높게 평가하지 않았지만.

공간 창출이나 변칙적인 움직임에는 기대를 걸고 있기에 내린 판단이었다.


“···자 그럼, 이걸로 작전 회의는 끝이다!”


**


{신정아 님의 상태창}


-레벨: 6(500/2000)

-포지션: 골키퍼


-키: 190cm

-순발력: 32(+2)

-점프력: 28(+2)

-지구력: 85


-패시브 스킬: 야수의 심장(B) / 거미손(B)

-액티브 스킬: 정신 집중(S)


-보유 골드량: 3000g

-보유 SP: 0



“오, 순발력이랑 점프력이 꽤 많이 상승했네.”


수련의 성과는 확실했다.

스텟 포인트 자체는 가상 훈련보다 더 많이 받았으니 말이다.


“그래도 경험치랑 골드는 못 받는구나.”


그러나,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가상 훈련은 목표 달성 시, 경험치와 골드를 제공했지만.

실제 훈련은 특별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았다.


“적어도 50은 넘겨야 할 거 같은데. 어떻게 빨리 오르는 법 없나···.”


그때, 신정아의 눈 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팟 하고 떠올랐다.



{시스템-도박장이 새로 생겼습니다.}



“도, 도박장···?”


신정아의 두 눈은 반짝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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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리그 우승을 위해 24.09.13 4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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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튜토리얼 종료 24.09.11 49 1 13쪽
22 인정 +1 24.09.10 53 1 12쪽
21 골키퍼는 차갑다 24.09.09 59 1 13쪽
20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1 24.09.02 58 2 13쪽
19 발단 전개 위기 +1 24.08.30 63 1 12쪽
18 복귀전 +1 24.08.29 65 2 13쪽
17 결전의 날(2) +1 24.08.27 76 2 13쪽
16 결전의 날 +1 24.08.26 73 3 12쪽
15 환골탈태 +1 24.08.25 77 1 13쪽
14 기회는 스스로 +1 24.08.24 76 2 13쪽
13 억까 +1 24.08.23 76 2 13쪽
12 증명의 시간 +2 24.08.22 79 3 12쪽
11 노력과 재능 +1 24.08.21 74 2 12쪽
10 돌려 돌려 돌림판 +1 24.08.20 76 2 13쪽
9 불의 발견 +1 24.08.19 76 2 12쪽
8 구국의 결단 +2 24.08.18 79 1 12쪽
7 마지막 기회 +1 24.08.17 74 1 13쪽
6 악전고투 +2 24.08.16 83 1 13쪽
» 주전 경쟁 +1 24.08.14 99 2 13쪽
4 아 신 +1 24.08.13 94 2 13쪽
3 데뷔전 +1 24.08.12 107 2 15쪽
2 전직 +1 24.08.12 114 2 13쪽
1 국민 역적 +2 24.08.12 14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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