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스트라이커, 최강 골키퍼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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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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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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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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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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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스스로

DUMMY

「성규현 선수가 골을 넣으면서, 한 점 차로 바짝 쫓아갑니다!」

「방금 매우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습니다, 성규현 선수. 공을 받고, 그대로 침투.」



«실시간 댓글»

-성규현 ㅈ되노 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잘 하면서 전반전엔 왜 이렇게 못함

-전반전에 못 한 게 아니라 원래 못함 지금이 이상한 거

–맨날 주워 먹기만 하다가 스스로 만드는 건 처음 보네



“이야, 성규현 이 자식. 갑자기 잘 하는 구만!”


성규현의 활약을 멀리서 지켜 보는 김상철 감독의 입꼬리는 귀에 걸려 있다.

그동안 성규현에게 바라고 또 바래왔던 모습이 마침내 드러난 것이다.


김상철 감독이 성규현을 계속 주전에 고정 시켰던 이유.

빠른 스피드와 힘, 그리고 탄탄한 체력 덕분이다.


그리고 그 장점들은 결코 타고난 것이 아니다.

성규현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물 이기에.

그 끈질김을 높게 샀기에 주전을 고집했던 것이다.


성적이나 활약이 좋게 나오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래, 성규현은 이제 시작이야. 원래 프로 리그에 적응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현재 월드 클래스로 이름을 날리는 유명 선수들도 한 때는 신인에 불과했어.’


김상철 감독의 목표는 언제나 리그 우승이었다.

설령 팀의 순위가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더라도, 그 꿈은 절대 바뀌지 않았다.


사나이라면 포부를 크게 가져야 한다.

그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물론 월드 클래스가 될 만한 재능은 아니지만.’


그래도 현실은 냉정한 법.

김상철 감독은 차갑다.


「이렇게 되면 고릴라 FC는 절대 동점 골을 내주려고 하지 않겠죠!」

「그렇습니다. 지금 전개 방식을 보시면 굉장히 수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1점 차이의 경기는 상당히 불안하거든요.」


추격 골을 허용해버린 고릴라 FC는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시작했다.

기필코 동점 골을 내어 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실시간 댓글»

-이번엔 고릴라가 볼 돌리네

-하위권 경기는 ㄹㅇ 노잼이긴 하구나

-이럴 때 신정아가 한 번 나와서 지랄쇼 보여줘야 하는데



고릴라 FC는 무리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이렇게 시간만 끌다 보면, 2대 1로 자신들이 승리하게 되니까.


오히려 급한 건, 반드시 동점 골을 달성해야 하는 돌핀 FC였다.

그렇기에 고릴라 FC의 공을 빼앗기 위해 전방 압박을 시도할 수 밖에 없는 노릇.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돌핀 FC가 전방 압박을 감행합니다!」

「네. 어떻게 해서든 동점 골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공의 소유권이 매우 중요한 상황입니다. 반대로 고릴라 FC는 이 상황을 이용해서 역공을 시도할 수 있고요.」


“흠···.”


경기를 보며 계속해서 분석 중인 신정아.


“규현이는 인원 압박 보다는 패스 길을 차단하는 쪽이 더 나을 텐데.”


골키퍼라는 포지션에는 전문 지식이 없는 문외한이었지만, 공격수 자리 만큼은 국내 최고의 전문가인 신정아였다.


“저것도 경기 끝나고 말해줘야겠어. 그리고···. 이렇게 보니까 또 다르긴 하네.”


한창 스트라이커로 경기를 뛰었을 때는 대부분 상대 진영과 상대 선수만을 바라보며 플레이를 했었다.

하지만, 골키퍼가 되고 나선 아군 진영과 아군의 움직임을 더 예의 주시하며 플레이 하게 되었다.


‘그리고, 벤치에서 보니까 더 많은 것들이 보이네.’


중계 카메라로도 잡을 수 없는, 현장의 생생함.

그 사이에서 빛나는 선수들의 플레이.

축구 그 자체에 대해서 더 깨닫는 기분이었다.


공격을 잘하니, 수비를 잘하니, 선방을 잘하니···.

그런 것들은 죄다 부수적인 것들이다.


축구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재능은 그런 사소한 것들이 아니다.

그냥 단순하게, 축구 그 자체를 잘 하는가.


그것이 가장 중요한 자질이었다.

제 아무리 개인기가 뛰어나고 드리블이 좋아도 초일류의 선수는 될 수 없다.


경기의 흐름을 짚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진정 축구를 잘 한다고 평가 받는 자들이다.

신정아는 본인의 노력과 시스템의 사기성을 통해서 그 자질을 함양 중이었다.


“야, 정아야.”


말 없이 경기를 지켜 보던 김상철 감독이 신정아에게 말을 걸었다.


“네?”

“너였으면 어떻게 했을 거 같냐?”

“뭐가요? 규현이요?”


신정아의 대답에 너털 웃음을 터뜨리는 김상철 감독.


“아직 스트라이커에 마음이 남아 있구나?”

“아, 아니. 그런 건 아닌데요.”

“맞아. 성규현. 네가 보기엔 어떤 것 같아?”


사뭇 진지한 김상철 감독의 표정에 신정아도 분위기를 잡는다.


“잘 하는데 못 해요.”

“잘 하는데 못 한다?”


신정아의 애매모호한 대답에 김상철 감독은 의아함을 표한다.


“말 그대로예요. 분명 잘 하는 선수는 맞는데, 못 하는 거예요.”

“대충 말 하지 말고 자세히 좀 말해 볼래?”

“그러니까, 본인의 장점을 전혀 못 살리고 있어요.”


김상철 감독은 잠시 곰곰이 생각한다.


“···나도 같은 생각이야. 그런데 그건 아마 너 때문일 거다.”

“예? 그게 무슨···. 책임 전가하지 마세요. 책임을 지는 감독이 명감독이라고요.”

“야 임마. 그런 뜻이 아니잖아.”


신정아의 이마에 꿀밤 한 대를 쥐어 박는 김상철 감독.


“아야.”

“너의 빈 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거겠지. 그래서 왠지 플레이 방식도 무의식적으로 너를 따라하려고 하고 있어.”

“아···!”


‘듣고 보니 정말이네.’


“그런데 후반전은 스타일을 바꾸었는지, 전반전 때 보다 더 잘 하는 것 같더라고.”

“흐흠.”


그거야 당연히 신정아의 조언이 크게 한 몫을 했다.

신정아는 대견스러움과 뿌듯함에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서, 너였으면 어떻게 했을 거 같아. 성규현.”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요.”

“주전 말이야. 뺐을 거 같냐고.”


신정아는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요. 솔직히 규현이 능력 자체는 리그 내에서도 먹힐 만한 수준이예요.”

“그, 그렇지?”

“근데 그건 갑자기 왜···. 악플이라도 받으셨어요?”

“응, 꽤 많이.”


김상철 감독은 자신에게 온 개인 메시지 내역을 보여주었다.



-성규현 안 빼냐? 축알못 새끼야?

-김상철 감독님 부탁인데 신정아 선발 출전하게 해주세요

-차라리 이승우를 톱에 세워라 플메 안 되는 좆규현은 좀 빼고



‘이야···. 그 와중에 나를 넣으라는 메시지도 있네.’

“이런 거에 흔들리면 안 되지만···. 이런 메시지가 너무 많이 와서 고민 좀 했었다. 그런데 오늘 성규현이 만들어 낸 골도 그렇고, 네 말도 그렇고. 내가 맞는 선택을 한 거 같네.”

“에···. 자신이 의심되어서 물어본 거였어요?”


김상철 감독은 조금 쑥스러운 듯한 표정을 비쳤다.


“하, 하도 주변에서 반대가 심하길래···.”

“어, 잠깐! 그런 얘기 할 때가 아니에요, 지금!”

“앗!”


「돌핀 FC, 공간을 내주고 맙니다!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는 돌핀 FC! 그리고 고릴라 FC는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습니다!」

「이거 한 순간에 공격이 급격히 전개가 되는 데요? 김문호를 향한 멋진 로빙 패스였습니다! 김문호 선수, 그대로 달립니다!」


찰나의 순간, 비어있던 좌측 윙 김문호를 발견한 고릴라 FC의 오른쪽 풀백이 김문호를 향해 그대로 로빙 패스를 건넸다.


김문호는 가볍게 공을 받아내고, 빠른 퍼스트 터치로 치고 달리기 시작했다.

중앙에서는 고릴라 FC의 스트라이커, 배준호가 무섭게 돌파하고 있었다.


「고릴라 FC의 빠른 공격 전개! 돌핀 FC의 선수들은 쫓아가기에 급합니다!」

「상당히 위험한 상황인데요, 과연 고릴라 FC가 쐐기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인지!」


“하···. 수비 상태가 별로 좋지 않던데.”


경기를 지켜 보던 신정아는 탄식을 내뱉었다.


“수비가 탄탄하게 받쳐 줘야 공격도 사는 법인데, 오늘 수비 상태가 영 별로란 말이야.”


그건 김상철 감독의 생각도 동일했다.

오늘의 수비 진영은 신기할 정도로 허술했다.


그 이유는 당연히 골키퍼인 박현성과 수비수들 사이의 불화와 불신 때문이었다.

물론 감정 격돌이 크게 번지지는 않았지만, 서로의 마음 속에는 작은 불씨 하나가 죽지 않고 남아 있었다.


팀 게임에서 그런 심리 작용은 매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서로가 서로를 온전히 신뢰할 때 만이, 최고의 성과를 낳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스포츠이다.


「자, 김문호 계속 뜁니다! 뛰어요! 그리고 배준호 쪽을 보았습니다! 빈 공간을 가로 지르는 스루 패스!」

「배준호 선수, 그대로 중거리에서 슈웃—!」


‘이번엔 반드시 막아야 한다!’


이것 마저 막지 못 한다면, 오랜만에 그라운드 위로 복귀한 박현성에 대한 평가는 수직 하락할 것이 분명했다.


지금도 신정아와 비교하는 여론이 상당한데, 이런 중거리 포마저 선방하지 못 한다면 그 여파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었다.


‘제발···!’


수비수들의 키를 넘어서, 골대를 향해 날아가는 슛팅.

박현성은 본인의 왼쪽으로 혼신의 다이빙을 날렸다.


「다행히 실점을 막아 낸 박현성! 온몸을 날린 다이빙으로 배준호 선수의 슛팅을 막아 냈습니다!」

「이번엔 괜찮은 선방을 보여 주었고, 이렇게 해서 코너킥 상황입니다.」


간신히 실점 위기에서 벗어난 박현성.

하지만 고릴라 FC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고릴라 FC의 코너킥 상황. 자, 공을 깊게 퍼 올립니다!」

「오우! 김민성 선수가 공을 잘 걷어 냈습니다!」


돌핀 FC의 수비수인 김민성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을 걷어 내었다.

고릴라 FC의 맹공을 끊어낸 셈이었다.


“나이스, 나이스!”


돌핀 FC의 선수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만족할 수는 없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동점 골을 달성하는 것.


그리고 여전히 공 소유권은 고릴라 FC의 선수에게 있었다.

김민성이 걷어 낸 공은, 고릴라 FC의 수비수 권기태가 받았다.


「다시 공격 찬스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공을 돌리는 고릴라 FC. 굉장히 영리한 경기 운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원래 공격 상황이 끝날 때가 가장 위험한 상황이거든요. 지금 고릴라 FC는 침착하게 흐름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대로 끌려 다니는 경기만 하다 보면 결국 패배할 텐데···.”


김상철 감독은 조급한 마음으로 경기를 바라 보았다.

볼 점유율을 확실하게 지키고 있는 고릴라 FC의 경기 방식이 답답하고 아니꼬왔다.


“무언가 플레이 메이킹이 필요해.”


돌핀 FC에게는 플레이 메이킹을 해줄 선수가 필요했다.

스트라이커 선수 시절의 신정아는 그 롤을 수행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에이스 플레이어였지만.

현재 그는 골키퍼로 전향 후 명단마저 제외된 상태.


김상철 감독은 신정아 감독을 한 번 쳐다보았다.


“왜요?”

‘이 녀석만 있었다면 손 쉽게 이겼을 텐데···.’


신정아와 같은 스타 플레이어가 절실한 돌핀 FC였다.

그때, 경기장의 침묵을 깬 것은 다름 아닌 성규현이었다.


「엇, 성규현 선수! 공을 가로 챘습니다! 고릴라 FC의 패스 미스를 잘 받아 먹었어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경기의 흐름이 급격하게 돌변하기 시작한다.

성규현이 공을 빼앗아 오면서, 돌핀 FC 선수들은 일제히 공격 전개에 들어갔다.


이 기회를 무조건 살려야 한다.

실패하더라도 반드시 도전해야 한다.

설령 역공을 당할 수가 있더라도 말이다.


“그렇지!”


성규현의 나이스 플레이에 김상철 감독은 환호한다.

성규현을 주전으로 세워두었던 자신의 행동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한 기쁨이었다.


「돌핀 FC의 선수들이 모두 공격 태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동점 골을 만들어 내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습!」

「그렇습니다. 동점 골을 넣게 되면, 상황은 완전 달라지는 거예요!」


전력을 쏟아 부으며 달리는 성규현.

그런 성규현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 선수는 전무했다.

성규현은 어느새 고릴라 FC의 페널티 박스 부근까지 도달했다.


“승우형!”


하지만, 이번에는 직접 슛팅을 때리지 않았다.

뒤에서 재빠르게 쫓아 오던 이승우를 발견한 것이다.


「성규현의 깔끔한 컷백! 이승우 선수가 받았습니다!」


골대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고 있던 성규현 덕분에, 고릴라 FC의 수비수들은 전부 성규현 쪽에 몰려 있던 상황이었다.

다시 말해, 이승우는 현재 완전한 노 마크 찬스.


「이승우, 슈웃—!」


공은 이승우의 발을 떠나 골대를 향해 빨려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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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리그 우승을 위해 24.09.13 43 1 12쪽
24 의외의 결과 24.09.12 52 2 12쪽
23 튜토리얼 종료 24.09.11 49 1 13쪽
22 인정 +1 24.09.10 53 1 12쪽
21 골키퍼는 차갑다 24.09.09 59 1 13쪽
20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1 24.09.02 58 2 13쪽
19 발단 전개 위기 +1 24.08.30 63 1 12쪽
18 복귀전 +1 24.08.29 66 2 13쪽
17 결전의 날(2) +1 24.08.27 77 2 13쪽
16 결전의 날 +1 24.08.26 73 3 12쪽
15 환골탈태 +1 24.08.25 77 1 13쪽
» 기회는 스스로 +1 24.08.24 77 2 13쪽
13 억까 +1 24.08.23 76 2 13쪽
12 증명의 시간 +2 24.08.22 79 3 12쪽
11 노력과 재능 +1 24.08.21 74 2 12쪽
10 돌려 돌려 돌림판 +1 24.08.20 76 2 13쪽
9 불의 발견 +1 24.08.19 77 2 12쪽
8 구국의 결단 +2 24.08.18 79 1 12쪽
7 마지막 기회 +1 24.08.17 74 1 13쪽
6 악전고투 +2 24.08.16 84 1 13쪽
5 주전 경쟁 +1 24.08.14 99 2 13쪽
4 아 신 +1 24.08.13 94 2 13쪽
3 데뷔전 +1 24.08.12 107 2 15쪽
2 전직 +1 24.08.12 114 2 13쪽
1 국민 역적 +2 24.08.12 15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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