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스트라이커, 최강 골키퍼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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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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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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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DUMMY

돌핀 FC는 애초에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이었다.

갑작스럽게 경기력이 상승하여 잠깐 순위가 반등한 것 뿐이지, 언젠가는 떨어질 팀이었다.

세간의 평가는 그러했다.



[ㅇㅇ님의 글]

<제목: 솔직히 돌핀 FC는 운이 좋았던 거지>


지금까지 뽀록 승 몇 번으로 중위권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자기 자리 되찾아 가는 거임.


올라갈 팀은 올라가고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

이게 괜히 스포츠계의 명언으로 꼽히는 게 아님. ㅇㅇ


그냥 돌핀 FC 팬들은 아름다운 꿈을 꾸다가 이제서야 깬 거라고 생각하면 됨.

잠깐의 회광반조? 뭐 그런 거 있잖아···.


==


<댓글 목록>

[bappe]

-이거죠 ㄹㅇ ㅋㅋㅋㅋㅋㅋㅋ


[NO7]

-솔직히 돌고래 새끼들 근들갑 떨 때 ㅈㄴ 때리고 싶긴 했음 ㅋㅋ


[맛동산]

-팩트는 성규현 부상 교체, 신정아 후반 출전 때문에 진 거라는 거임 다시 하면 이길 걸?

└[ronaldo]

-우길 걸 우겨라 ㅅㅂ ㅋㅋㅋㅋㅋ 이 정도 경기력 차이면 뭘 해도 졌다

└[라스트댄스]

-근데 신정아는 ㄹㅇ 잘 하긴 존나 잘 하긴 하던데

└[냉철한분석가]

-개새끼견들은 아신이라고 빨아주니까 진짜 신인줄 아노 ㅋㅋㅋㅋ



인터넷 커뮤니티를 비롯한, 각종 매체와 뉴스에서는 돌핀 FC의 경기력에 대해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가장 논쟁 거리가 된 사항은 다름 아닌 주전 골키퍼의 자리.

그리고 신정아의 위치였다.


전반전에서는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헤더 골로 1점을 득점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신정아.

국내의 관계자들은 내심 스트라이커 신정아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어 하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골키퍼 신정아의 활약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전반전, 골키퍼로 출전했던 박현성과 눈에 띄게 격차를 보이던 선방 능력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으니까.


4대 1로 크게 패배하던 순간에도, 신정아가 있는 곳은 빛이 났다.

그렇기에, 돌핀 FC에 대한 시선과 질문은 온전히 신정아와 관련될 수밖에 없었다.


하위권에서 놀던 돌핀 FC의 경기력이 갑자기 뛰어오른 것도 신정아의 경기 출전 이후와 맞물렸고, 신정아 또한 경기 내내 인상 깊은 장면들을 만들어 냈으니까.

돌핀 FC의 변화에 관해 이야기를 꺼낼 때, 신정아의 이름이 거론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김상철 감독님, 이번 경기 어떻게 준비하셨습니까?”

“이글 FC도 충분히 잘 하는 팀이고, 실력 좋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염두하면서 준비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김상철 감독은 패배 팀 감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경기의 패배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우선 감독의 판단 미스가 가장 컸다고 생각하고요, 또 성규현 선수가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전략이 망가진 것 같습니다.”



«실시간 댓글»

-근데 김상철이 ㅈㄴ 명장병 걸린 건 맞는 거 같음

-솔직히 감독도 개 못하긴 했다 ㄹㅇ

-내가 감독이었으면 신정아 톱에 계속 쓰던가 처음부터 골키퍼에 박아 놨을 듯



“그렇다면, 성규현 선수의 부상으로 교체가 된 게 바로 신정아 선수였는데요. 앞으로도 신정아 선수가 스트라이커로 기용될 수 있는 건가요?”


김상철 감독은 곰곰이 생각한다.

마음 같아서는, 신정아의 포지션을 이곳 저곳에 배치하고 싶었다.

그 정도로 다재다능하고 위력적인 선수였다.


하지만, 신정아 본인이 골키퍼에 대한 애착이 깊었고.

다른 포지션에 대한 거부 반응이 이상할 정도로 격했다.


‘이번 경기에서 스트라이커로 출전해준 게 신기할 정도라니까···.’


김상철 감독은 선수의 뜻과 의지를 존중하는 사람이었기에, 강압적으로 요구할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강압적인 지시가 선수의 사기와 자유로운 플레이를 억제한다고 여겨왔기 때문이다.


“아니요. 신정아는 골키퍼입니다. 이번에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급하게 투입한 거였지만, 신정아 선수가 골키퍼 자리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고, 저는 그 뜻을 존중하기 때문에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실시간 댓글»

-신정아 이 새끼는 무슨 병 걸린 거냐

-특종)무사시의 개새끼 광견병 걸려···

-광견병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채팅 ㅈㄴ 더럽네



“그럼 신정아 선수는 앞으로 골키퍼로만 기용될 예정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확고한 어투의 김상철 감독.

결연한 그의 표정을 본 기자들은, 더 이상의 관련 질문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다음 질문입니다. 현재 돌핀 FC의 골키퍼 자리를 두고 논쟁이 첨예한데요, 현재 주전 골키퍼는 박현성 선수로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까?”

“맞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정아 선수를 주전으로 출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번에도 역시 신정아와 관련된 질문이었다.

김상철 감독은 속으로 피식, 헛웃음을 지었다.

역시 어떻게 해도 우리 팀의 간판은 신정아였던 건가.


“둘 다 훌륭한 선수이기 때문에 충분히 고려하여 주전 골키퍼를 선정할 생각입니다.”

“혹시 정해둔 사람이 있습니까?”

“···좀 더 고민해 보겠습니다.”


김상철 감독은 자신의 생각을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기로 했다.

사실, 이미 머릿속에서는 진작 결정 내린 사안이었다.


‘아무래도 신정아를 주전 골키퍼로 세워두는 게 더 낫겠군···.’


그러나, 이것을 대놓고 얘기하기엔 너무 잔인한 현실이었다.

선수들 간의 주전 경쟁은 건전한 행동이지만, 그것이 지나치게 과열되어 팀의 분위기를 저해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인터뷰 자리와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공표하는 것은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박현성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언급을 꺼린 것이었다.


“몇몇 전문가들이나 관계자들이 돌핀 FC의 경기력 성장이 신정아 선수의 출전 덕분이라고 얘기하던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정아 선수를 주전 출전 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수 입니다.”


무수히 쏟아지는 신정아와 관련한 질문과 발언.

김상철 감독은 이골이 날 정도로 지긋지긋한 느낌을 받았다.


“하···. 신정아 선수가 저희 팀의 에이스였던 것은 당연한 사실이고, 또한 여전히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선수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까 발언했듯이, 주전 선수 결정은 차차 고민하겠습니다.”


‘이거 완전히 신정아와 아이들 수준이잖아···.’

\

김상철 감독은 계속되는 질문 세례에 완전히 지쳐버렸다.


**


매 순간이 증명의 시간이고, 언제나 경쟁에 놓여진 선수들이 승리를 간절히 열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본인의 활약과 팀의 승리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자신이 해트트릭을 달성했다면, 경기의 승패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스트라이커 선수도 존재하고. 반면에 아무리 자신의 플레이가 안 좋았어도, 승리만 한다면 상관 없어 하는 선수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골키퍼는 전혀 다르다.

골키퍼라는 포지션의 선수는, 100% 본인의 활약보다 팀의 승리를 압도적으로 바란다.


아니, 자신이 별로 활약하지 못해도 괜찮다.

오히려 본인이 활약하지 못한 경기는 팀의 경기력이 좋았다는 반증이니까.


반면에 골키퍼의 활약이 뛰어나게 두드러지는 경기는 팀의 입장에서 그다지 좋은 신호는 아니다.

그 사실 또한 골키퍼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경기장의 제일 끝 부분에서 모두의 움직임을 관찰하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신정아도 기분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기분이 좋기는커녕, 오랜만에 겪은 참패에 잔뜩 침울해진 상태였다.


“왜 그래, 넌 잘 했잖아. 왜 이렇게 주눅 들어있어?”


신정아에게 물을 건네며 말을 거는 이승우.


“골키퍼의 자리에서 팀의 패배를 지켜보는 건, 뭔가 무기력하더라고.”

“뭐, 항상 승리만 할 수는 없잖아. 패배도 해봐야 발전이 있는 거야. 근데 너 겁나 잘 하긴 하던데? 저번이랑 완전 딴판이었어.”


그것이 신정아를 괴롭히는 또 다른 문제이기도 했다.

객관적으로 평가해도, 이번 경기의 신정아는 매우 잘 해주었다.


4대 1의 불리한 상황에서 물려 받은 골키퍼 자리.

상대 공격수들의 거친 압박과 슛팅 세례 속에서도 후반 무실점을 지켜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게 내 실력은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신정아는 그 모든 게 본인의 실력이라고 인정할 수가 없었다.

이번 경기에서는 상점에서 구매한 영약을 복용하고 출전했으니까.


‘아무리 약물로 취급되지 않고, 검사로도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왠지 모르게 사기를 치는 기분이란 말이야.’


자신이 보유한 실력보다 곱절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니, 다른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는 것과 같은 감정이 들었다.


스포츠 선수들은 매 경기마다 심판대에 오르는 것과 같다.

그 심판에서, 선수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것 뿐이다.


‘뭔가 정정당당하지 못한 기분···.’


신정아는 박현성의 얼굴을 흘긋 쳐다본다.


‘주전 경쟁에서 이기고 싶어서 한 행동이었지만, 막상 하고 나니까 박현성 한테도 미안하단 말이지.’

“어휴, 넌 너무 쓸 데 없는 생각들이 많다니까.”


복잡해 보이는 신정아의 등을 세게 후려치는 이승우.


“악!”

“정신 차려 이 새끼야. 오늘 잘 했다고 다음 번에도 잘 할 거라는 보장은 없어. 마찬가지로 오늘 못했다고 계속 못할 거라는 법도 없고. 너무 개의치 마.”

“···”


가만히 보면, 이승우는 항상 무언가를 알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 녀석, 독심술사인가···?’


그것은 이승우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했다.


“다음 경기에서는 승리하면 되지. 이번엔 그냥 날이 아니었다고 생각해. 물론 넌 오늘 날이었던 것 같지만···. 그건 아쉽게 됐어.”

“···그래. 네 말이 맞아.”


신정아는 마음을 다잡는다.


‘그래도 당분간 영약은 봉인이다. 이걸 사용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나 잠깐 화장실 좀.”

“어, 그래라.”


방광을 비우기 위해 화장실에 방문하는 신정아.

화장실에 들어서자, 거울을 보며 머리를 손질하는 박현성이 있었다.


“···”\

“···”


아무 말도 없이 들어가 볼 일을 보는 신정아.

박현성 또한 입을 열지 않았다.


숨막히게 길어지는 침묵.

그 침묵을 깬 것은 다름 아닌 박현성이었다.


“···신정아.”

“어? 어. 어 왜?”


갑작스러운 박현성의 말에 순간적으로 당황하는 신정아였다.


“솔직히, 나 네가 골키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기분이 안 좋았거든. 네가 골키퍼라는 자리를 굉장히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졌어.”

“응, 그래···.”


‘···그럴 만 한 것 같은데?’


신정아는 박현성의 말에 공감했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충분히 납득이 갈 만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를 보고 깨달았다. 넌 결코 골키퍼를 얕본 게 아니라는 걸···.”

“응?”


박현성은 돌연 수도꼭지를 틀어 찬 물로 세수를 했다.


“네가 이렇게까지 골키퍼에 진심일 줄은 몰랐다. 내 생각 이상으로 넌 진지하고 진중했어.”


박현성은 고개를 돌려 신정아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박현성의 부담스러운 시선 처리에, 신정아는 눈을 회피했다.


“뭐, 뭔데!”

“···미안하다.”

“응?”


박현성의 입에서 나올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단어가 튀어나왔다.

신정아는 본인이 잘못 들은 게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 이번 경기를 보면서 말이야···. 내가 졌다는 거다, 신정아. 네가 이겼어.”


손의 물기를 탈탈 털어내는 박현성.

그 말을 끝으로, 박현성은 화장실을 나갔다.


“어, 야! 박현성!”


다급히 박현성을 붙잡는 신정아.

하지만 신정아의 말을 뒤로하고, 박현성은 그대로 사라졌다.


“아이 씨, 뭐야.”


신정아는 황급히 바지를 올려 입고, 지퍼를 잠궈 올렸다.

세면대에서 대충 물로 손을 씻어내고, 재빠르게 화장실 문을 열어 나갔다.

저 멀리서 박현성의 뒤통수가 보인다.


“야, 박현성!”


성큼 성큼 뛰어가 박현성을 붙잡는 신정아.

그런 신정아의 모습에, 박현성이 되려 당황을 하였다.


“왜, 왜 그래···?”


신정아는 박현성의 눈을 바라보며 얘기한다.


“나, 골키퍼 좀 알려주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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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결전의 날 +1 24.08.26 7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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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억까 +1 24.08.23 76 2 13쪽
12 증명의 시간 +2 24.08.22 79 3 12쪽
11 노력과 재능 +1 24.08.21 74 2 12쪽
10 돌려 돌려 돌림판 +1 24.08.20 76 2 13쪽
9 불의 발견 +1 24.08.19 77 2 12쪽
8 구국의 결단 +2 24.08.18 7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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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악전고투 +2 24.08.16 84 1 13쪽
5 주전 경쟁 +1 24.08.14 99 2 13쪽
4 아 신 +1 24.08.13 94 2 13쪽
3 데뷔전 +1 24.08.12 107 2 15쪽
2 전직 +1 24.08.12 114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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