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들이 착각한다 괴물 천재 피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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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유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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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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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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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드라마는 선택의 연속 (4)

DUMMY



17화. 드라마는 선택의 연속 (4)




“···방금, 무슨 전화에요?”


그렇게 묻는 박선영 피디의 시선이 내 얼굴에 꽂힌다.

동시에 내 머릿속에서 설마, 하는 의문이 스쳐 지나간다.


이번 촬영의 식사 추진을 담당한 건 박 피디다.


평소라면 제작팀에 말해서 언제 어디로 밥차 불러주세요, 하고 끝이었겠지만 이번엔 제작진 취향에 맞는 특식까지 추가하느라 박 피디의 손을 한 번 거쳤다.


만약 누군가 음식에 손을 쓴 거라면 그게 박 피디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나는 금세 고개를 저었다.


내가 지금까지 봐온 바로 박선영 피디는 이런 일을 할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당했으면 당했지, 누군가와 척을 지고 뒤에서 일을 꾸미는 부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식사 출장 업체 쓰잖아. 몇십 명이 같이 먹는 건데, 혹시 모르니까 한 번 더 확인했지. 아무리 겨울이라지만 식중독 그거 무서운 거거든. 겸사겸사 유 배우님 커피차 쪽도 실장님한테 확인 부탁드렸고.”


그렇게 사실대로 말하자, 박 피디는 평소와 같은 뚱한 얼굴로 고개를 주억거리다 입을 뗀다.


“···이 피디님은 철저하시네요. 식중독이라니. 저는 상상도 못 했어요.”

“어? 어··· 그럴 만하지.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니까.”

“생각해보면 배우 제작진이 저희만 믿고 맡긴 건데, 업체에 위탁하고 아예 손 놓고 있었어요.”


그렇게 말한 박 피디는 스마트폰을 꺼내 들더니 뭔가를 적는 듯 손가락을 빠르게 놀린다.

뭐야, 지금 메모라도 하는 건가?


그리곤 화면을 탁 끄고 다시 시선을 이쪽으로 돌렸다.


“앞으로는 그 부분까지 한 번 더 확인하도록 할게요.”

“어, 그래줄래?”

“네.”


한 수 배웠다는 듯 머리를 끄덕이는 박 피디의 모습에, 사실 나도 손 놓고 있었던 게 생각나서 찔리긴 했지만 뭐. 앞으로 잘하면 되겠지.


세트장으로 걸어가는 박선영의 뒤통수를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도 발걸음을 옮겼다.


업체에서도 확인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테니까, 일단 촬영부터 집중하자.



*



점심 식사를 끝낸 직후, 나는 짬나는 시간을 이용해 감독이 부탁한 걸 처리하고 있었다.


오전에 찍은 촬영 파일 중에 오케이 컷만 따로 표시해두는 간단한 일이다.

그렇게 편집용 대본을 훑으며 노트북을 보고 있는데, 커다란 목소리가 세트장을 울린다.


“이 피디! 이 피디 있나?”


고개를 들어보니 길지훈 음향 감독이다.


나는 쓰던 노트북의 화면만 덮어놓고 손을 든 채 다가갔고, 목에 헤드폰을 걸고 있는 음향 감독은 곧 나를 발견한 듯 반색했다.


“어어, 거기 있었네.”

“네, 감독님. 어떤 일 때문에 그러세요?”

“다른 건 아니고, 다음 씬 세팅 중인데 우리 붐마이크 스페이스가 안 나와서. 동선 한번 봐줄래?”


그 말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려던 찰나, 나는 잠시 멈칫하고 말았다.


음향 오퍼레이터 동선을 몰라서 그런 게 아니라, 루프 전에는 음향 감독이 내게 이런 걸 물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감독님은 어디 가셨어요? 좀 전까지 계시지 않았나?”

“권 감독 배 아프다면서 화장실 갔어.”

“···네?”


내 얼굴이 굳은 게 보였는지 길 감독이 피식 웃으며 말을 잇는다.


“왜 그렇게 놀라? 화장실 갈 수도 있지.”

“아, 그렇죠. 그렇긴 한데.”


그러고 보니 딱 지금쯤, 점심 먹고 나서 감독이 화장실을 한번 들렀던 것 같다.

···그래. 화장실이야 그냥 갈 수도 있지.


아무래도 내가 루프 전에는 하지 않았던 일들을 하면서, 시간대가 조금씩 밀린 것 같았다.


점심 식사로 추진한 도시락은 스탭들에게 뿌리기 전에 업체에 확실히 체크하고 기미까지 해봤는데, 전혀 문제없었다.


그리고 업체와 다시 한번 통화하면서 들었는데, 저녁 특식 메뉴 중에 무침에 들어가는 조개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얘길 들었다.


그게 원인이었던 것 같아서 해당 메뉴는 일단 빼달라고 전달한 참이다.


권 감독이야 뭐, 진짜 배 아파서 화장실 간 거겠지.


“일단 알겠습니다. 다음 씬이면 박도진 방이죠?”

“어, 맞아. 근데 여기 천장이 낮게 설계돼서, 구영회 감독님 말로는 미디엄만 찍어도 마이크 끝이 앵글에 걸리나 봐.”


음향 감독을 따라 세트장 안쪽으로 들어갔고, 촬영팀까지 잠깐 불러서 화면을 체크했다.


그러자 길지훈 감독의 말처럼 화면에 털 달린 마이크 끝이 자꾸 들어온다. 세트 설계 미스거나 조립 미스다.


이 씬은 지친 윤슬에게 자기 침대를 내준 박도진이 침대방을 들락거리면서 감정도 잡고, 베란다에서 두 사람이 얘기도 나눠야 하는 씬이라 미디엄 샷 그 이상도 들어갈 텐데.


곰곰이 생각하다가, 권 감독이 내렸을 법한 답을 말했다.


“어쩔 수 없네요. 이건 찍으면서 소리만 한 테이크씩 따로 따겠습니다. 체크해놨다가 감독님이랑 배우들 오면 제가 말씀드릴게요.”

“그래? 좀 수고로워도 그래 주면 고맙고.”


내심 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길지훈 감독이 이를 씩 드러내며 웃는다.


길 감독이 내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 등을 돌리자, 나는 마침 세트장 입구를 종종걸음으로 들어오는 권 감독을 발견했다.


얼굴이 아주 밝은 게 쾌변이라도 보고 온 모양이다.

괜히 탈이라도 났을까 봐 걱정한 게 아까울 정도다.


역시 점심이 아니라 저녁 특식이 문제인 게 확실하네.


나는 그제야 한시름 놓으며 감독에게 다가갔고, 감독은 그런 나를 보며 살짝 놀란다.


“뭐야, 오전에 찍은 거 벌써 분류 끝냈어?”

“아뇨. 그건 아직이고, 길 감독님이 잠깐 부르셔서.”

“그래? 왜? 뭔 일인데?”


상황을 대강 설명하고, 박도진의 방에서 찍을 씬들을 한 번 더 찍어야겠다고 말하니 권 감독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그렇게 가면 되지. 이제 뭐, 아주 척하면 척이구만?”

“그럼요. 누구 밑에서 배웠는데.”

“하하하. 짜식, 아예 싹 맡겨두고 나는 놀러 갈까 보다.”


장난스럽게 등을 툭 친 권태용 감독은 다시 모니터 앞에 앉으면서 촬영 재개를 공지했다.


미술팀의 손놀림이 빨라지고, 이미 대본을 다 외운 듯한 유수현과 최필립이 분장팀의 손길을 받으며 입에서 문장을 굴린다.


나는 조용히 뒤로 빠져서, 누가 부르면 바로 뛰어나갈 수 있도록 대기 상태로 들어갔다.


-지이이잉


하지만 휴대폰을 넣어둔 주머니가 울리길래, 꺼내서 화면을 확인했다. 박 피디다.


“어, 연락왔어?”

-네, 피디님. 저녁 식단 곧 현장에 도착한대요. 제가 먼저 살펴보고 있을게요.



*



내가 세트장을 잠시 빠져나왔을 때쯤, 업체 직원들은 밥차의 짐칸을 열고 세트장 옆에 간이 테이블과 천막을 설치하고 있었다.


직원들에게 가볍게 목례하며 배식대로 다가가자, 박선영 피디와 먼저 얘기를 나누고 있던 아주머니가 겸연쩍게 웃으며 나를 바라본다.


우리 방송국에서 이 업체를 쓴 게 하루 이틀이 아닌지라, 나도 얼굴이 낯익은 분이다. 피디들에게 항상 감독님이라고 불러주시는 분이고.


“아이고, 연락 받았어요 감독님. 죄송해서 어떡해.”

“아닙니다. 그런데, 정확히 어떤 일이었는지 들을 수 있을까요?”


나는 확실하게 변수를 제거하기 위해 상세히 물었고, 아주머니는 연신 미안해하시면서도 한편으론 조금 화가 나신 듯했다.


“얼마 전에 수산물 들여오는 곳을 바꿨거든요. 근데 거기서 냉동으로 배달해야 되는 걸 겨울이라고 그냥 트럭으로 갖다줬나 봐. 그걸 우리 직원이 모르고 낼름 받아서 냉동실에 넣었다네.”


냉동 식자재가 중간에 한 번 녹는 바람에 그게 맛이 갔구나.

아주머니는 당장 그곳과 거래를 끊었다고 말씀하시면서,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셨다.


“미안해요. 감독님이 따로 말씀 안 하셨으면 진짜 큰일날 뻔했어. 연속극 찍는데 단체로 탈이라도 났어 봐.”

“하하, 아닙니다. 번거로우셨을 텐데 협조해주신 것만 해도 감사하죠.”


그렇게 말한 아주머니는 새로 골뱅이가 들어간 무침을 해오셨다면서, 맛이나 보라고 나와 박 피디에게 한 컵씩 퍼서 주셨다.


박 피디는 이쑤시개로 매콤한 골뱅이를 하나씩 집어먹으면서도 이 상황이 믿기질 않는 눈치였다.


“···진짜 문제가 있었어요. 이 겨울에.”

“어, 그러게. 식사 전에 찾아서 다행이네.”

“···네? 아무렇지도 않으세요?”


아차, 너무 당연하게 대답했나?

나는 얼른 이맛살을 구기며 십년감수한 척 대답했다.


“아무렇지도 않긴. 나도 식겁했다 야. 꼼꼼하게 확인했으니 망정이지.”


그러자 잠시 눈만 깜빡거리던 박선영 피디는 빈 종이컵을 내려놓고, 스마트폰에 또 뭔가를 메모한다.

저기엔 대체 뭘 적고 다니는 거야?


그러다 입술을 떼며 내게 묻는다.


“일단 이건 감독님한테 보고하고, 톡방에 다시 공지할까요?”

“음, 감독님한테만 보고하는 게 낫겠는데. 일이 잘 끝났으니 굳이 전체에 공지해서 입맛 떨어지게 할 필요는 없으니까.”


머리를 주억거리는 박 피디와 함께, 우리는 다시 세트장 안쪽으로 복귀했다.


이후 촬영은 루프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별문제 없이 진행됐고, 마침내 권태용 감독의 저녁 식사 공지가 떨어지자마자 제작진이 벌떼 같이 몰려나와 밥을 먹었다.


시간을 돌리기 전까지만 해도 정말 평범하기 그지없는 식사 시간이었는데.


지금 둘러보니 다들 새삼 행복한 얼굴로 밥을 먹는다.

그사이엔 내 등줄기에 식은땀 줄줄 흐르게 했던 최필립 배우도 보이고.


뿌듯한 얼굴로 나도 피디들과 함께 수저를 들었고, 식사 내내 테이블 건너편에서 나를 대단한 사람처럼 쳐다보는 박 피디의 시선에 시달려야 했다.


그렇게 식사가 끝난 뒤, 유수현 배우의 커피차에서 따듯한 커피 한 잔을 받아 세트장으로 들어오자, 안쪽히터 근처에 제작진이 바글바글하다.


그래, 이게 정상이지. 저녁이라 더 추워지는데 굳이 바깥을 돌아다닐 일이 뭐가 있겠어.

루프 전과 비교하면 정말 천지 차이다.


그런데, 딱 그렇게 생각하며 입꼬리를 올릴 때쯤.


프리뷰 모니터 쪽에서 대본을 뒤적거리던 막내가 기겁하며 소리쳤다.


“가, 감독님! 코피, 코피요!”


그 말과 함께 스탭용 간이 의자에 앉아 있던 권 감독이 고개를 젖히며 막내가 내민 티슈로 황급히 코를 막는다.


하지만 티슈가 붉게 물드는 게 멀찍이 떨어져 있던 내게도 보일 정도다.


심상치 않음을 느끼자마자 내 다리가 움직였고, 주위의 스탭들이 소리치는 게 잘 안 들릴 정도로 머리가 멍해졌다.


···혹시 내가, 뭔가 잘못 알고 있었던 건가?


권 감독은 어지럽기라도 한 건지 눈가를 찡그리다가 결국 힘없이 옆으로 쓰러졌고, 곁에 있던 막내가 겨우 그 몸을 받아냈다.


다가간 내가 쓰러진 감독을 부축해도, 근처에 있다가 달려온 최필립의 팔을 붙들어도 다시 시간이 되돌아가질 않는다.


대체 뭐가 잘못된 거지?



*



권 감독은 파주 인근의 응급실로 옮겨졌다.


근처 지리를 잘 아는 구영회 촬영감독이 운전대를 잡았고, 나는 같은 차를 타고 감독을 이송하면서 CP와 전미주 작가에게 곧바로 사실을 알렸다.


세트장엔 박 피디와 막내를 일단 남겨두고 왔지만 촬영은 올스탑이다.


그렇게 응급실에 도착해서 정신을 잃은 권 감독을 눕히고, 당직 의사의 안내에 따라 CT를 찍은 게 몇 분 전이다.


곧이어 자차를 타고 왔는지 유수현 배우와 매니저 이 실장, 최필립에 몇몇 스탭까지 응급실로 뛰어 들어왔다.


“이 피디님! 뭐, 뭐래요? 뭐 때문이래요?”

“아직 결과가 안 나왔습니다.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그렇게 답하며 내가 감독이 누운 침대 팔걸이에 기대어 한숨을 쉬자, 옆에 앉아 있던 촬영감독이 내 등에 툭 손을 얹는다.


“···별일 아닐 거야. 뭐, 그래봤자 과로겠지.”


정말 그랬으면 좋겠는데. 잦은 밤샘에 제작진 픽픽 쓰러져나가는 거야 몇 번 보긴 했으니까.


하지만 정작 구영회 감독의 표정에도 근심이 덕지덕지 붙었다. 전혀 안심시키려는 사람의 얼굴이 아닌데.


내가 GTBN으로 이직한 이래로, 권 감독이 쓰러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 더 불안한 것도 있었다.


일단 식중독으로 의심됐던 루프 전의 사고는 확실하게 막았다. 권 감독을 제외한 다른 제작진 중 이상을 일으킨 사람이 없으니 그건 분명하다.


혹시 감독에게 내가 모르는 지병 같은 게 있었나?


그렇게 마음 졸이는 가운데, 마침내 응급실 자동문이 열리고 CT를 찍었던 의사가 다시 들어온다.


침대를 둘러싼 사람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자, 의사가 진정하라는 듯 살짝 웃으며 우리를 다시 앉힌다.


“다행히, CT 소견 상으로는 단순한 과로로 보입니다. 요 옆에 촬영장에서 오셨죠?”


의사는 이런 일을 자주 겪었는지 쓰게 웃으며 말했다.

다른 세트장에서도 쓰러진 사람이 꽤 있었나 보다.


나는 그제야 온몸에 들어갔던 힘이 쫙 빠지면서 축 늘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진짜 십년감수라는 말을 이때 쓰는 건가 싶다.


“···근데, 왜 의식은 안 깨어나는 거죠?”


근심 어린 얼굴로 침대를 붙들고 있던 유수현이 묻자, 의사는 유수현을 알아봤는지 눈을 크게 키우면서 대답했다.


“아, 그···. 의식이 없는 게 아니라 주무시고 계신 겁니다.”

“···네?”

“지금 입술 움직이는 거, 보이시죠? 잠꼬대도 하시네요.”


그러자 유수현은 가자미눈을 뜨더니, 감독을 돌아보면서 애꿎은 팔을 퍽 친다.

맞아도 싼 거 같아서 그냥 내버려 뒀다.


다른 문제로 쓰러진 게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긴 한데, 그럼 혹시 루프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감독은 과로로 쓰러졌던 걸까?


확인할 수는 없지만 그랬을 것 같다. 단체 식중독과 우연히 타이밍이 겹친 모양이다.


10부 방영 전부터 온갖 일들이 이어졌던지라, 권태용 감독도 조금 무리하고 있는 것 같긴 했다.

4시간 이상 자는 것 같지도 않고, 날밤 깠다는 얘기야 수두룩하게 들었고···


“수액 맞고 충분히 수면 취하시면 자연스럽게 일어나시겠지만, 그래도 며칠 정도는 계속 8시간 이상 주무시면서 쉬시는 게 좋을 겁니다.”


그렇게 말한 의사가 몸을 돌리자,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여기처럼 걱정하고 있을 CP와 작가, 세트장의 스탭들에게 소식을 전달했다.


그러자 메신저를 주시하고 있었는지 지영국 CP에게서 곧바로 전화가 온다.


“전화 받았습니다.”

-어, 난데. 지금-

-이 피디! 권 감독 진짜 괜찮은 거 맞대?!


CP의 말을 끊은 건 전미주 작가였다. 소식을 듣자마자 둘이 같이 오고 있는 듯했다.


“하하, 네. 좀 쉬면 괜찮아진답니다.”

-어휴, 그러게. 여유도 있는데 살살 좀 하라니까 그 양반 진짜.

-···전 작가. 내가 먼저 얘기 중이었는데.

-그래요? 미안해요. 내가 성격이 급해가지고.


기운 넘치는 전 작가의 목소리를 들으며 실실 웃고 있으니, 헛기침 소리와 함께 CP의 말이 이어진다.


-···크흠. 현장 스케줄은 얼마나 진행됐어?

“아, 오늘 예정 씬들 중에서는 일단 7할 정도 찍었습니다.”

-그래. 그 정도면 됐다. 오늘은 이만 정리하고 철수해. 태용이 제수씨도 곧 병원 도착하신다니까, 상황 잘 말씀드리고.

“예.”


그렇잖아도 세트장 쪽은 일단 정리하는 걸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짧게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드라마는 오늘 찍은 걸 포함하면 14화까지 대부분 촬영을 마쳤고, 후처리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15, 16화에 들어갈 씬들이야 작품 초기부터 차곡차곡 찍어둔 분량이 꽤 있고.


아슬아슬하긴 하지만 감독이 3, 4일 정도는 푹 쉬어도 남은 일정에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CP의 생각은 조금 다른 모양이었다.


-아, 그리고. 이진혁이 넌 내일 아침에 한 시간쯤 일찍 출근해.

“···네?”

-남은 촬영 관련해서 얘기 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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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화. 드라마는 선택의 연속 (4) +1 24.08.26 1,537 32 16쪽
16 16화. 드라마는 선택의 연속 (3) +2 24.08.25 1,574 3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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