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골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퓨전

새글

지니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12 16:48
최근연재일 :
2024.09.18 14:26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2,810
추천수 :
75
글자수 :
141,279

작성
24.08.12 17:02
조회
267
추천
5
글자
11쪽

제1화: 좋은 날, 나쁜 날?

DUMMY

삐익-


후반전 시작이었다. 동성중과 명성중과의 경기.

전국 중학교 축구대회 4강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김산, 올려!”


주장 신기석 선배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사인을 보냈다. 왼발로 공을 감아 크로스를 올렸고, 그의 머리 정중앙에 공이 꽂혔다. 예상대로 공은 골대 안쪽으로 철썩-.


와아앗~~~! 함성 소리가 울렸다.


기석 선배는 검지손가락을 입에 대고 달리는 세레모니를 했다. 그리곤 나에게 달려왔다. 한 팔로 나를 감으며 관중들에게 나를 보라고 손가락질을 했다. 응원단은 다시 한 번 소리 질렀다. 와-


“야, 이 자식 이럴 줄 알았다니까”

“잘했어!”


기석 선배는 내 머리를 손으로 쓰담쓰담 하다 뒷통수를 퉁, 치며 다시 돌아갔다. 공격 포인트 하나, 히힛 기분이 째질 듯이 좋았다.


이제 1-0.


체력이 조금 떨어진 것 같지만, 이 흐름이라면 충분했다. 크로스 이후, 상대팀의 빠른 압박이 들어왔다. 왼쪽 진영에서 내가 공을 잡으면 2명 혹은 3명의 수비수들이 금방 달라붙었다. 공을 후방으로 다시 돌리며, 빠르게 패스를 주고받고 중앙 전방으로 빠르게 움직여 들어갔다.


좌우 빈공간이 보여서 공을 낮게 높게 쓰루패스했지만, 번번이 상대 수비수들에게 막혔다. 그럼에도, 계속 공격 기회를 보고 있었다.


“산아, 산아!”


내가 공을 잡자 또 2명이 달려들었고, 기석 선배는 멀리서 소리쳤다. 반대편에서도 황세찬 선배가 수비수 라인 안쪽에서 침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팬덤드리볼로 공을 왼쪽, 오른쪽으로 옮기고 다시 오른쪽 바깥 발로 살짝 공을 뺐다. 탈압박해서 수비수 한명을 제치고 중앙으로 움직였다.


왼쪽과 오른쪽 공간이 보였다. 왼쪽에서 신기석 선배가, 오른쪽에서 황세찬 선배가 수비수 사이로 들어가고 있었다. 상대 수비수들도 놀라서 그 둘을 잡으려 돌아서 달리기 시작했다. 기석 선배가 그 때 나를 살짝 보며 강하게 윙크 했다.


“우웩-”


봐도 봐도 적응이 되질 않네. 저질스러운 윙크는 주장 선배의 시그니처 사인이었다. ‘나한테 주고 들어가라는.’ 두 사람은 모두 상대편 수비수를 달고 골대 에어리어 진영으로 달려가고 있었고 기석 선배는 하프 턴(Half turn)을 하고 달려가며 나의 공을 주시하고 있었다.


기석 선배에게 길게 패스하고 중앙 빈 공간으로 달려갔다. Yes! 됐다. 경기를 하다보면, 말하지 않아도 감각으로 이어지는 때가 있다. 호흡을 오래 맞춘 결과일 수도 있고, 뭐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제 3의 감각, 뭐 이런 것. 기석 선배는 공이 발쪽에 닿자마자 힐 킥으로 툭, 공을 중앙 빈 공간에 돌려놓았다.


공은, 달려가는 내 오른쪽 발에 착 감겼다. 이거지! 다시 왼발로 뚝 치고 나가며 내 장점인 스피드를 살려서 스퍼트를 했다. 골키퍼와 나는 1:1 상황이 되었다.


세찬 선배를 쫓던 수비수가 놀라서 돌아섰지만, 이미 늦었다!


골키퍼는 다리를 벌리며 뛰어 들었고, 나는 칩샷으로 살짝 공을 띄워 골대 오른쪽 코너 쪽으로 공을 차 넣었다.


철썩-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곧, 와아앗! 동성중 관객석은 서로 부둥켜안고 모두가 날뛰며 소리 질렸다.


“야잇 이 미친 놈!”


뒤에서 황세찬 선배가 등을 퍽, 세게 치며 말했다. 다들 나에게 달려와, 머리며 어깨며 짓눌렀다. 세찬 선배가 얼굴에 뽀뽀 하려고 하자 나는 기겁하고 얼굴이 다가오지 못하게 두 손으로 꽉 잡았다.


욱- 우웁웁-


“으이구, 이쁜 놈”

세찬 선배는 힘으로 눌러 결국 내 머리에 뽀뽀했다. 제길, 내가 힘으로 힘센 세찬 선배를 당할 리 없지.


에잇-


얼굴을 찡그리며 두 손으로 뽀뽀했던 곳을, 파파팍! 때렸다.


2-0.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나는 잠시 하늘을 보고 엄지를 치켜 올렸다. ‘아빠! 아들이 해냈어요’


삐익-


공격수와 수비수가 다시 자리를 잡고, 하프라인에 상대편 한 명이 공을 잡고 위치했다. 심판은 휘슬을 불고 다시 경기 시작을 알렸다.


이제 10분 정도 남았다. 우리 팀은 여전이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2-0 충분히 뒤집힐 가능성이 있는 점수였다. 후-


수비 진영에서 소리쳤다.


“아직 안 끝났어!”

“수비 라인 맞춰!”


기석 선배도 주장답게 중앙으로 내려가며, 주변 동료들을 다독였다. 그리고 나를 보고 다시 징그러운 윙크를, 보냈다.


찡긋-


‘우웩- 왜 그래, 지금 우리는 공격도 아닌데’


명성중은 더욱 거칠어졌다.

“이야, 산 많이 컸다”


장필두였다. 개XX.


명성중의 수비형 미드필더이자 ‘볼흡입기’로 불리는 녀석이었다. 초등학교 때, 한 살 많은 학교 선배였지만, 개차반 같은 성격으로 동네 아이들 돈을 뜯고 다녔었다. 호리호리하고 날카로운 눈매에, 필요한 곳에는 근육이 잡혀 있어 날래면서도 단단한 몸을 가졌다.


다른 동네 학교로 전학 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도했었다. 명성중 주전 축구선수가 되었다는 것은 이후에 알게 되었다. 그의 호전적인 성격은 ‘수비형 미드필더’와 잘 맞았다.


호기가 발동했다. 실력으로 좀 눌러줘야겠는 걸.


“오랜만이네요, 필두 형”


공을 헛다리 집기로 발을 2~3번 놀리다가 오른쪽으로 치고 나갔다. 장필두는 내가 가는 방향으로 막으려 쫓아왔다. 다시 공을 오른 발바닥으로 잡고 뒤로 살짝 빼면서 뒷꿈치로 왼쪽으로 찼다. 장필두는 역동작이 걸려 쉽게 움직이지 못했고 나늘 빠르게 왼쪽으로 치고 나갔다. 그가 쫓아오지 못하는 것을 본 후, 중앙으로 볼을 돌렸다.


‘이 자식이’

나는 장필두를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저 X끼가.”


그가 화가 나서 나를 째려보고 있었다. 뭐, 어쩌라고.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상대편 진영으로 달려 나갔다.


나는 빈공간을 찾아 움직이면서 상대편 수비 라인을 의식했다. 왼쪽 코너 쪽으로 깊숙이 움직이며 크로스가 올라오길 기다렸다.


잠시 주춤, 상대 수비수 안쪽으로 들어가는 페이크모션을 취하다가 다시 바깥쪽으로 돌아나가며 상대 진영 오프사이트 트랩을 무너뜨렸다. 공이 내 발에 투웅, 도착했다. 나는 몸 안쪽으로 최대한 붙여 공을 떨어뜨렸다.


왼발로 치고 나가는 찰나, 장필두가 멀리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흥, 네 까짓 것쯤이야!”


왼쪽 코너 진영에서 골대 에어리어 쪽으로 가볍게 치고 나갔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 컷백으로, 골대 근처 안쪽으로 낮게 찔러 줄 생각이었다.


‘장필두! 이 새X’ 어느 샌가 몸으로 밀고 들어와 차징했다.


퍽-


나는 몸이 떴다. 쿠당탕- 몸이 구르면서 골라인 밖 에어리어 근처로 나가 떨어졌다.


이건 100% 고의다. 공과 상관없이 밀고 들어왔다.


‘어, 이 XX’


몸을 일으키고 나니 상대편 수비수 한명과 심판 사이의 시야가 가려져 있었다. 부심 역시 공을 건드리며 차징한 건지 그냥 차징을 한 건지 판단이 안 되는 거리에 있었다.


“레프리!”


나는 심판에게 두 팔을 벌려 소리치며 항의했다. 오른쪽 어깨와 갈비뼈가 시큰거렸다.


장필두 XX, 양아치 짓은 여전하네.


기석 선배와 세찬 선배도 달려와서 심판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장필두를 봤다. 그 새끼, 나를 보고 ‘씨익,’ 웃었다.


분명 아까 자신을 제친 것에 대한 복수가 확실했다.


심판은 두 사람과 거리를 두고 손가락과 고개를 저으며 표시를 했고, 단순 파울로 선언했다.


기석 선배가 와서 물었다.

“괜찮아?”

“네, 형 괜찮아요”

“저 자식이 일부러 밀고 들어왔어요”

“심판은 공을 건드렸다고 생각하고 단순 경고로 끝날 것 같아”

“도발하는 거니까 감정 가라앉혀, 오케이?”


풀죽어 짧게 대답했다.

“네”


어느 샌가 황세찬 선배가 와서 등을 툭, 치고 다시 달려 나갔다.


선배들은, 축구부에 들어와 내가 어떤 노력들을 해왔는지 알고 있었다. 힘든 체력 훈련과 축구부 스케쥴을 소화한 후에도, 늦은 저녁까지 드리블과 슛 연습을 하고 집으로 들어갔다. 고생하는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프로데뷔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싶었다.


두 손으로 뺨을 탁탁, 쳤다. 그래 정신 차리자. 장필두, 저 자식한테 내가 겁먹을 줄 알아? 그냥, 그런 녀석이었으니까.


상대편 오른쪽 코너 끝 에어리어 근처에서 김정도 선배가 공을 올렸다. 아쉽게도 수비수들이 밀집된 곳에 공이 떨어졌고, 공은 다시 명성중의 소유가 되었다.


“모두 수비!”


달려가는 명성중 공격수 한 명을 잡고 압박 수비를 했다. 동성중은 전방 압박부터 잘 훈련이 되어 있었다.


“공격수 보고 패스길 막아!”

세찬 선배가 소리쳤다.


명성중 공격수들도 달려가며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상대편 오른쪽 윙어인 김대호 선수가 달려가는 곳을 마크하며 따라 달려갔다. 나도 빠른 편이었지만, 김대호 선수는 생각 이상으로 빨랐다.


퉁-, 상대편 중원에서 미드필더가 쓰루패스로 김대호 앞쪽 공간으로 공을 찔러 넣었다. 레프트 백 수비수, 가강명 선배를 불렀다.


“강명 선배, 대호 선수 잡아줘요!”

“알았어!”


나는 중앙 수비 공간으로 찔러 들어가 다른 공격수가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공이 속도가 있었음에도 김대호 선수는 공을 잡았다. 그리고 치고 달렸다. 다행이 강명 선배가 대호 선수를 수비하며 공격 속도를 지연하고 있었다.


또 다른 공격수가 한 명이 중앙으로, 그리고 다른 반대편에도 공격수 한 명이 우리 진영으로 쇄도했다.


“공격수들 한명씩 잡아!”

중앙 수비수인 박대희 선배가 소리쳤다.


“저 중앙으로 들어가요!”


숨이 찼다. 김대호 선수가 공을 낮게 깔아 중앙으로 찔러 넣었다. 상대편 공격수 나기수 선수가 중앙으로 공을 잡으로 가고 나도 달려 나갔다. 공을 아슬아슬 컷할 수 있는 공간으로 들어왔다.


갑자기 뒤에서, 쾅-


으아악- 지이익-


공은 내 앞으로 스쳐 지나가고, 나는 꼬꾸라졌다. 나기수 선수는 공을 잡았고, 가볍게 툭 쳐서 공을 넣었다.


2-1.


잠시 정신을 잃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주변에서 여러 소리들이 들리는데, 가늠할 수가 없었다. 어깨, 갈비뼈, 그리고 넘어지면서 머리도 부딪힌 것 같았다. 낙법으로 몸을 보호할 시간도 없이, 뒤에서 미는 힘과 앞으로 달려 나가던 힘으로 나는 5m 정도 미끄러져 나간 것 같았다.


어두웠고 주변에서 소음만 들렸다. 삐익- 이명이 들렸다. 머리가 웅웅 울리고, 혼미했다.


“김산, 괜찮아?”

“정신차려!”


기석 선배? 세찬 선배?


“야, 임마!”

“목소리가 들려?”


내 뺨을 툭툭, 누가 치고 있었다. 으- 주변이 흐릿하지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멀리 응원석부터, 고개를 조금 들기 시작하면서 세찬 선배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너머로 웃고 있는 장필두의 얼굴도.


작가의말

첫 작품입니다. 많이 사랑해주세요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갓생골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추석 당일 하루 휴재 (17일) 합니다. 24.09.16 21 0 -
27 제27화: 두근거림 NEW 14시간 전 23 1 12쪽
26 제26화: 알 수 없는 감정 24.09.16 39 2 11쪽
25 제25화: 여러 가지 방법 (2) 24.09.13 50 3 12쪽
24 제24화: 여러 가지 방법 (1) 24.09.12 54 2 11쪽
23 제23화: 불필요한 긴장감 24.09.11 56 3 12쪽
22 제22화: 그 놈의 등장 24.09.10 55 3 12쪽
21 제21화: 스크린골프 (2) 24.09.09 71 3 12쪽
20 제20화: 스크린골프 (1) 24.09.06 74 3 12쪽
19 제19화: 들통 24.09.05 76 2 11쪽
18 제18화: 첫 주말 24.09.04 74 3 12쪽
17 제17화: 다툼, 그리고 마무리 24.09.03 91 4 12쪽
16 제16화: 혼란스러운 감정 24.09.02 93 3 12쪽
15 제15화: 마음의 봄날 24.08.30 104 3 11쪽
14 제14화: 골프의 시작 (2) 24.08.29 106 3 12쪽
13 제13화: 골프의 시작 (1) 24.08.28 104 3 12쪽
12 제12화: 뜻밖의 발견 24.08.27 108 3 12쪽
11 제11화: 고민의 시간 (2) +1 24.08.26 108 3 11쪽
10 제10화: 고민의 시간 (1) 24.08.23 112 3 11쪽
9 제9화: 좌절 24.08.22 115 2 12쪽
8 제8화: 사건의 마무리 24.08.21 122 2 12쪽
7 제7화: 미필적 고의(2) 24.08.20 126 3 12쪽
6 제6화: 미필적 고의(1) 24.08.19 128 2 12쪽
5 제5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할 일 +2 24.08.16 136 2 12쪽
4 제4화: 알 수 없는 악의(惡意) 24.08.15 159 2 11쪽
3 제3화: 지긋지긋한 악연 24.08.14 166 3 12쪽
2 제2화: 또 다른 영역 24.08.13 192 4 12쪽
» 제1화: 좋은 날, 나쁜 날? +2 24.08.12 268 5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