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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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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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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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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여러 가지 방법 (1)

DUMMY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주저주저했다. 세찬이 형의 표정이 더 일그러지며.


“너 똑바로 말 안할래?”


“형... 그게”


당황해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내 모습을 보고, 두 사람은 내가 제대로 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


어렵게 입을 열었다.


“장필두가 찾아왔었어요”


두 사람은 역시 무슨 일이 있는 줄 알았다는 듯,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세찬 형의 표정이 풀어졌다. 두 사람 모두 내가 알고 있던 그 형들의 모습이었다. 애처로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세찬이 형이 내 머리를 약하게 쥐어박았다.

“너 우리가 이렇게 하지 않았으면 제대로 이야기 안 할려고 했지?”


기석이 형이 나를 보면서.

“세찬이가 너랑 통화하는데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며”

“나한테 이야기하더라”


“작년에 그렇게 큰 일이 있었는데도”

“연락도 별로 없던 녀석이”

“갑자기 세찬이가 ‘괜찮냐,’며 안부를 물었다고”


세찬이 형이 고개를 살짝 한 쪽으로 기울이며.

“근데 내가 괜찮냐고 왜 물었던 거야”


“그게...”


“제 느낌에서는 장필두가 형에게 악감정이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 녀석이 형이 아직 축구하는 지도 묻더라구요”


“하-, 이 자식은 내가 만만했구나”

“결국 대서양 로펌의 아들은 건드릴 수 없고”

“나는 괜찮다는 거야, 뭐야”


기석이형은 어이없다는 듯이, 세찬 형을 흘겨보며.

“야, 왜 불똥이 나한테 튀냐”


“아니, 그렇잖아. 어떻게 봐도 만만한 건 넌데”

“왜 걸고넘어지는 게 나야?”


“이 자식이-”


하아-. 형들 또 시작했네. 도대체 심각한 상황에서도 이 형들은 바뀔 생각들을 하지 않는구나. 철이 없는 건지 아니면, 강심장들이신건지.


“형들!”


투닥거리다가 두 사람은 그제서야 나를 봤다. 흠흠. 몸을 단정히 하는 척을 하며, 기석이 형이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너무 걱정하지 마. 괜찮을 거야”

“지금 그 녀석 다시 사고 치면”

“소년원 출소한지 얼마 안 돼서 가중처벌 받을 수 있고”


“아, 장필두가 이동혁인가를 말했어요”

“장필두가 데리고 다니던 앤데.”

“경찰들에게 장필두와 저 사이의 이야기를 했었나 봐요”


“그래서... 복수한 듯 싶었어요”


“그래? 그럼 심각한데”

“내가 이동혁이라는 친구는 어떻게 됐는지 알아볼게”


“알아볼 수 있어요?”


“응, 아버지 통해서 물어보면 될 거 같아”


세찬이 형이 개구쟁이 같은 표정으로 얼굴을 낮춰 기석이형을 바라보며.

“오-, 대서양”


“야, 고만하고. 너도 조심해”

“그렇게 마음먹고 해코지 하려는 녀석이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을 테니까”


“눼에 눼에”


세찬이 형이 물리적으로 튼튼하고 강한 사람이라는 것은 너무 잘 알고 있었지만. 장필두와 부딪히면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무슨 사고가 터지는 건 아닐까하고 걱정이 됐다.


“형, 저도 형이 저 때문에 피해볼까봐 걱정되요”


세찬이 형은 별일 아니라는 듯이, 손을 휘휘 두 번 저었다.

“괜찮아”

“장필두와 일이 있으면 그건 네 일이 아니라 내 일이야”


내 표정이 단호하다는 것을 읽었는지, 포기하듯이 말했다.

“알았어, 걱정 하지마. 나도 조심할테니”


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다.


***


퍼팅/어프로치 연습장.


연습장 앞에 서 있는 분은, 지난 주 강의를 했던 장준호 프로님이었다. 아카데민에 도착한 나는, 형들과 나누었던 대화들을 되새김질 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수업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찰나에, 카랑카랑 한 프로님의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김산!”

“뭔 생각을 그렇게 해!”


“골프장에서 골프 외에 다른 생각할 게 있어?”


“아, 네!”

“죄송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 외에 5명의 연습생들이 자리를 같이 하고 있었다. 길수와 윤호는 보이지 않았다.


장 프로님은 이론수업을 진행할 때와 같이, 능숙하게 코칭 수업을 진행했다. 연습생들의 반응을 살폈고, 연습생들이 해이해지지 않게 적절한 제스처와 실제 동작들을 예로 보여주면서 연습을 진행했다.


“오늘은 어프로치 연습을 할 거야”

“모두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포인트”

“오늘은 이 두 가지에 집중해서 연습할 수 있도록”


장프로님은 앞에 나와서 어프로치 자세를 잡았다. 스윙하는 모션을 취하고, 가볍게 스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첫 번째는, 몸의 중심 위치와 스윙의 최저점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


경사도에 따라서 몸의 기울기나 공의 위치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드에서 경사도에 따라서, 내 골반의 기울기를 땅의 경사도와 맞추어야 한다고.


프로님은 한손으로 웨지 클럽을 들고,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어프로치 샷에, 뒷땅이나 탑볼을 치는 미스 샷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는 모두 몸의 중심 바로 잡지 못해서 일어나는 실수야”


대부분의 경우, 어프로치 샷을 할 때 몸의 중심은 왼쪽에 두어야 한다고 했다. 장 프로님은 바로 땅을 가볍게 쓸며 스윙을 두 번 정도 하였다. 웨지의 클럽헤드가 땅을 치며 살짝 파졌다.


“모두 이곳으로 와서, 파진 부분을 봐”

“이곳이 바로 스윙의 최저점이야”


“공은 이 최저점과 같은 선상에 위치시키고”

“실제 샷을 할 때 같은 동작으로 때려야해”

“스윙의 최저점은 그 날의 컨디션이나 몸의 상태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질 수 있어”


장프로님은 연습생들 모두 자리로 보내고, 다시 웨지 클럽을 잡았다.


“두 번째는, 핸드퍼스트(Hand First)를 하고 스윙할 때 손목을 과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해”


장 프로님은 “핸드퍼스트는 모두 알겠지만”이라고 말하고, 나를 잠시 보았다. 내가 혹시 모를까, 하고 신경 쓴 것 같았다. 어드레스 자세를 잡았다.


그립을 잡은 두 손이 공보다 앞에 있어, 옆으로 살짝 뉘여진 V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스윙을 하는 시늉을 했다. 백스윙으로 살짝 들어 올려 공까지 다가가서 멈췄다. 여전히 손목은 살짝 꺽인 V자 모양을 하고 있었다.


“여기 공을 맞는 임팩트 지점에서 여전히 공보다 손이 앞에 위치하고 있지?”

“이게 핸드퍼스트라는 거야”


그는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 동작을 억지로 하려고 하면 안 되고 손목에 과한 힘을 주어서도 안 돼”

“몸통의 움직임으로 자연스럽게 따라오도록 해야 해”


“공에 도착하기 전에 손목이 풀리면, 미스 샷을 칠 확률이 커져”


장 프로님은, 연습생들에게 오늘 말한 두 가지를 꼭 염두에 두고 어프로치 연습을 하라고 하였다. 10m, 30m, 60m 정도의 샷을 계속 연습하고, 홀컵 근처로 보낼 수 있도록 하라고.


그리고 나를 따로 불렀다.


“산, 내가 너를 부른 이유는 알고 있지?”

“다른 연습생들보다 수업내용이 뒤처지니까 오늘은 개인연습도 병행하자”


장 프로님은 열정적이었다. 연습생들의 ‘실력성장’이 자신의 기쁨이 되는 것 같았다. 가르치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천생 ‘선생님’이었다. 단점은, 말이 많다는 것.


“어프로치(Approach)는 어떤 때 할까?”


“그린 주변에서 공을 홀컵 가까이 보낼 때요?”


“그렇지”


“숏게임은 스코어의 핵심(The short game is the key to scoring)이라고 말할 정도로, 숏게임의 실패는 큰 타수로 이어지지”


“그 시작점이 바로 어프로치인거야”


“어프로치는 그린 주변에서 짧은 거리를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컨트롤과 섬세함이 요구돼”


“그러면 뭐가 중요할까?”

“기술은 우선 빼고”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 아닐까요?”


“맞아, 골프에서는 항상 긍정적인 생각과 자신감이 중요하지”

“생각은 몸에 영향을 미치거든”


“그것에 플러스, 목표에 대해서 항상 집중해야해”

“어떻게 공을 홀컵에 가까이 보낼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하지”

“연습이라도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스윙은 도움이 되질 않아”


음흉한 미소를 띠며 나에게 질문을 했다. 아마도 내가 답할 수 없는 질문을 하겠지?


“그럼 어프로 샷에는 어떤게 있을까?”


“칩샷(Chip Shot), 피치샷(Pitch Shot), 로브 샷(Lob Shot)이 아닐까요?”


“에, 어떻게 알았지?”


“그럼 차이가 뭘까?”


“우선 공이 날아가는 궤적이 달라요”

“칩샷은 낮게, 피치샷은 중간 높이, 로브샷은 높게 날아가는 샷이고”

“날아가는 궤적이 다르기 때문에 굴러가는 거리도 달라지게 되구요”


장 프로님은 흡족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어떤 상황에서 이 다양한 샷들을 사용할까?”


나는 선미에게 배웠던 내용과 찾아보았던 내용을 정리해서 설명했다. 스크린골프에서의 경험이 내 어프로치의 전부였지만, 다양한 상황에서 어프로치 하는 장면을 무수히 많이 상상했다.


“칩샷은 가까운 거리에서 굴려 홀컵 근처로 보내거나, 넣을 때 사용하구요”

“피치샷은 중간에 피해야 할 장애물이 있거나 조금 더 먼 거리를 보낼 때 사용하고, 로브샷도 장애물을 피하고나 높게 띄워서 구르지 않고 그 자리에 멈추게 할 때 사용해요”


“내용을 잘 알고 있네”


“그럼 지금 말한 샷들을 할 때 어떤 클럽들을 사용할까?”


나는 골똘이 생각했다. 하지만 명확한 답이 생각나지 않았다.


“하하-. 정답은 정해진 게 아니라 네 선택에 달려있지”

“다만 로프트 각도(Loft Angle)와 바운스 각도(Bounce Angle)는 알고 있어야해”

loft.png

“로프트 각은 클럽헤드페이스와 샤프트사이의 각도를 말하는데, 로프트 각이 낮을수록 멀리 높을수록 더 높게 더 적게 날아가지”


“예전에는 웨지를 P (44~48도), A (50~54도), S (54~58도), L (60도 이상) 이렇게 구분했는데 요즘은 정확한 로프트 각도로 50도, 56도, 60도 이렇게 부르는 경향이 많아졌지”


“바운스 앵글은 바닥면에 따라서 다르게 사용하는 게 좋은데”

“낮은 바운스(0~6도)는 딱딱한 지면, 중간 바운스 (7~10도)는 다양한 지면에서, 높은 바운스 (10도 이상)은 부드러운 모래에서 사용하는 게 좋지”


“제일 많이 사용하는 건 벙커에서니까 비가 온 후 딱딱한 모래 위라면 낮은 바운스를 잡고, 날이 맑아 부드럽다면 높은 바운스의 클럽을 잡는게 좋아”


“와, 복잡한데요”


“결국 선택은 골퍼 자신의 몫이야”

“여러 가지 클럽을 사용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클럽으로 홀을 공략하면 되지”


장 프로님은 이제 그 샷들을 보여주겠다며, 가까운 홀컵 근처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다. 거리는 약 30m 정도였다.


공을 몸의 중심에 놓고, 핸드퍼스트로 어드레스 자세를 잡았다.

백스윙을 약 45도 정도 뺀 후에, 천천히 다운스윙하며 쳤다.


타악-.


공이 떠서 굴러 홀컵을 살짝 스쳐 멈췄다.


와아-.


장프로님은 연습이지만 공이 들어가지 않은 것을 아쉬워했다.

“아쉽다. 들어갈 뻔 했는데. 크-”


“자 이제, 산이가 직접 쳐볼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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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4화: 여러 가지 방법 (1) 24.09.12 55 2 11쪽
23 제23화: 불필요한 긴장감 24.09.11 56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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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제18화: 첫 주말 24.09.04 74 3 12쪽
17 제17화: 다툼, 그리고 마무리 24.09.03 91 4 12쪽
16 제16화: 혼란스러운 감정 24.09.02 93 3 12쪽
15 제15화: 마음의 봄날 24.08.30 104 3 11쪽
14 제14화: 골프의 시작 (2) 24.08.29 106 3 12쪽
13 제13화: 골프의 시작 (1) 24.08.28 104 3 12쪽
12 제12화: 뜻밖의 발견 24.08.27 108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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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제6화: 미필적 고의(1) 24.08.19 12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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