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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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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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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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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여러 가지 방법 (2)

DUMMY

문제가 있으면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가능한 수단과 방법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 문제에 집중해야만 한다.


어프로치가 그러했다. 다양한 상황과 방법을 고민하고 공을 그린 위로 올려, 홀컵에 붙이거나 넣어야 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집중해서, 그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린 위에, 매 18홀. 매번 다른 상황의 문제가 주어지고, 어프로치에 대한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장필두의 얼굴이 떠올랐다. 골프에서 인생을 배운다, 라는 말이 있다. 지금의 어프로치는 내가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대한 방식이었다. 내 삶의 문제도,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중요했다.


지금 내 앞에 공을 홀컵 근처로 보내어, 공을 넣는 것. 그리고 장필두가 갑자기 나타나 그것에 대처하는 것. 모두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고려하고, 최적의 방법을 찾아서, 그것에 집중하고 해결하는 것.


지금은, 내 앞에 놓여 진 공에 집중하자.


공을 몸의 가운데 지점 아래에 놓았다. 그리고 어드레스를 잡고, 핸드퍼스트 자세를 잡았다. 공에서 조금 떨어진 지점에서 연습스윙을 두 번 했다.


장 프로님이 말했던 대로, 내 스윙의 최저점을 확인했다. 스윙이 지나가면서 잔디가 살짝 파여진 지점.


골프 클럽은, 9번 아이언.


앞 그린에 장애물이 없어서 칩샷으로 살짝 띄워서, 길게 굴러가게 만들 예정이다.


45도 정도 백스윙하고, 조금은 느린 동작으로 스윙을 했다.


타악-.


공이 떠서 그린에 떨어져 굴렀다. 홀컵 방향으로 굴러, 홀컵 왼쪽을 스치며 지나갔다. 약 2m 정도 더 굴러간 지점에서 멈췄다.


“오-. 김산 나쁘지 않은데”

“처음 어프로치를 해 본 느낌은 아닌데?”


“친구에게 배웠어요”

“친구?”

“진선미라고. 저희 반 친구예요”

“프로 준비생이고”


장 프로님도 누구인지 알겠다는 듯이, 한 손을 펴서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 주먹을 가볍게 쥐어 탁 쳤다.


“아, 진선미”

“몇 년 전 서울배 초등골프 체전에서 고학년부 우승한 친구잖아”

“우리 학생들 데리고 갔다가 봤었는데”

“모든 샷이 깔끔하고 정확도가 높아서 눈 여겨 봤었지”

“친구였구나”


와-. 진선미 유명인사였구나. 공부만 잘 하는 게 아니었네. 육각형 인물이라는 건, 선미를 두고 하는 말인가. 선미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나도 부지런히 노력해야겠네.


“기본기가 잘 되어 있는 것 같네”


“한 2번 정도만 더 쳐볼까?”

“괜찮으면 다른 친구들과 바로 연습을 해도 될 거 같아”


난 2번의 샷을 반복했다.


두 번의 공이 모두 들어갈 뻔 했지만, 여전히 공은 왼쪽으로 살짝 흘렀다. 장 프로님은, 나의 왼쪽 골반을 살짝 열고 오른발은 조금 더 앞쪽에 두어보라고 했다. 이 방법은 골반 회전 움직임을 줄여주어서 공의 방향성을 좀 더 쉽게 조절 할 수 있다고.

스탠스.png

공의 방향을 조절하기가 좀 더 쉬워졌다. 오호-.


“어프로치 기본은 준비가 된 거 같네”

“이제 다른 연습생들과 같이 다양한 상황에서 그린 올리는 방법을 연습해봐”


“네”


나는 짧게 대답하고, 5명의 다른 연습생이 있는 곳으로 갔다.


“안녕, 난 산이야. 김산”


다른 연습생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보고 인사했다.


“안녕, 난 경수진”

“난, 이찬호”

“난, 명수빈”

“난, 장호진”

“난, 김진수”


지난 주 이론 수업에서 보았던 친구들도 있어서 눈에 띄었다. 경수진, 이찬호. 수업에서 적극적이었던 친구들이어서 기억이 났다.


“지금 우리는 거리별로 홀컵에 붙이거나 넣는 연습을 하고 있어”


‘경수진’이었다. 모든 일에 열성적이고 적극적인 듯, 했다. 긴 머리를 말총머리로 단정히 묶어, 움직일 때마다 뒷머리가 찰랑거렸다. 코는 오똑하고, 얼굴은 살짝 갸름한 편으로 약간의 날카로움과 쾌활함이 적절하게 표정에 묻어 나왔다.


“네가 김산이구나”


이찬호가 끼어들며 말했다. 찬호는 안경을 쓰고, 모범생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보통의 준수한 외모를 지닌, 적당한 체형을 지닌 친구였다.


“나를 알아?”


“그럼 알지”

“너 유명하잖아”


명수빈이라는 친구가 말했다. 키는 조금 작은 편으로 머리를 양쪽으로 딴 말괄량이 같은 머리모양을 하고 있었다. 얼굴도 개구쟁이 같기도 하고 약간 귀염상이기도 하고, 눈이 큰 강아지 상 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되물었다.

“어떻게?”


“아...”

그녀는 말하기를 주저했다.


조심스럽게 장호진이라는 친구가 말했다. 장호진은 큰 덩치에 맞지 않게, 순딩순딩해 보이는 친구였다. 통통한 사각형 얼굴에 머리는 약하게 웨이브가 있고,백곰 같은 이미지였다.


“그게... 낙하산이라던가”

“길수랑 트러블 있었던 애?”


“아... 그게 그런 이야기가 있어서”

“너를 알게 됐다고”


아-. 좋은 이야기로 나를 알게 된 건 아니었구나.


“괜찮아”

“뭐 나도 알고 있었던 말인데”


김진수는 말이 별로 없고, 까칠해 보이는 친구였다. 마른 체형에, 옆으로 찢어진 날카로운 눈매 때문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힘들어 보였다. 다른 친구들이 무언가를 말하면, 그것을 따라가면서 말없이 자신의 연습만 하는 친구였다.


“나도 같이 연습할 수 있을까?”


나는 그 친구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럼!”


경수진이 반기며 말했다.


다들 그린 주변에 자리를 잡고, 서로 겹치지 않도록 섰다. 그리고 위치를 번갈아 바꾸어 가면서 홀컵 그린으로 공을 쳐서 보내는 연습을 했다. 처음 10m, 30m, 60m 식으로. 서로 피드백을 주기도 하고, 한 개의 홀컵에서 연습을 어느 정도 마치면 다음 홀컵으로 이동했다.


“산아, 넌 여기 홀컵이 처음이니까 그린 주변 경사도와 라인을 먼저 살펴봐”


“응 고마워”


나는 홀컵부터 가능한 방법들을 생각하며, 그린을 걸어 다니며 경사도를 파악했다. 머리 속에 경사도와 같이, 그린의 이미지를 충분히 상상했다.


각자 자리를 잡고, 어프로치 연습을 했다.


따악-.


따악-.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나 역시 다른 친구들이 어프로치 하는 모습을 주의 깊게 보았다. 스윙의 각도와 치는 템포는 비슷했지만, 모두 조금씩 다른 스윙모션으로 쳤다.


내 차례에, 난 스윙 준비를 하고 스윙을 했다.


따악-.


공이 살짝 떠서, 충분히 굴렀다. 그리고 홀컵으로 도로록, 토옹-. 들어갔다. ‘예쓰’ 속으로 환호했다.


명랑하고 쾌활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명수빈이었다.


“이야, 김산 잘하는데”


연습을 계속 했다.


따악-.


따악-.


거리감이 조금씩 잡혀갔다. 홀컵에 근접하거나 들어가는 확률도 점점 커졌다. 집중하느라 피로도가 높아졌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수진이 잠시 쉬었다가, 다시 연습을 시작하자고 했다. 그녀는 여기에서 반장 같은 역할을 했다. 다들 쉬는 동안, 나는 동작을 다시 잡고 거리감을 다르게 하는 연습을 했다.


경수진이 옆으로 왔다.

“거리감 연습하는 구나”


“응”


“이제 거리감이 익숙해지는 것 같아”


그녀는 격하게 동의하며, 자신만의 거리감을 완벽히 익히면 그게 숏게임에서 큰 무기가 될 거라고 했다. 그리고 로브샷 연습을 더 하고, 벙커 상태에 따라 바운스 각도를 달리하며 쳐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를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거리에 따라 30도, 60도, 90도 스윙이 익숙해졌다면”

“각도를 조금 더 쪼개어 봐”


“어떻게”


“15, 30, 45, 60, 75, 90도 이렇게 말이야”

“그럼 더 정밀하고 세밀한 샷을 할 수 있을 거야”


“그건 생각 못 해봤는데”


“사실 어프로치는 정답이 없어”

“본인의 감각이 더 예민하다면 충분히 공을 좀 세밀하고 정확하게 보내는 게 가능하지”

“롱게임에서 100% 정확한 샷은 불가능하지만, 숏게임에서는 그래도 100% 정확도에 가까워지는 건 가능하니까”


그녀는 나에게 좀 더 다가왔다.


“이건 나의 비법이니까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말고”

“알았지?”


“응... 으응”


조금 당황했다. 자신의 비법을 왜 나에게 알려주는 거지? 의문이기는 했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고마워”


다들 모여서, 홀마다 10m, 30m, 50m 거리를 연습하고 마치자고 했다. 늘 느끼는 거였지만, KM아카데미에서의 모든 연습은 “자율적”이었다. 그건 무언가를 배우는 것에서, 수동적이면 안 된다는 원장님이 철학이 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연습생들은 모두 무언가를 하는데 익숙해져 있었고, 부족함이 있을 때는 주저 없이 코치 프로님들을 찾아갔다.


10m 거리에 우리 모두는 일렬로 섰다.


경수진은, 퍼터를 들었다. 오엥. 어프로치에 퍼터를? 그녀는 우리들에게 자신이 치는 것을 보라며, 자신만만해 했다.


투웅-.


퍼터를 짧은 어프로치처럼 쳤다. 공은 곧바로 홀컵 방향으로 굴러서 토옹-, 하고 들어갔다.


“봤지, 내 퍼터 칩샷”


홀에 넣고 나서 방방 뛰었다. 수진은 매사에 자신만만하지만, 나서고 자랑하는 것도 좋아하는 구나. 재밌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한 명씩 칩샷을 시도했다.

찬호, 진수는 넣었지만, 수빈과 호진은 홀컵 옆을 지나며 성공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안타까워했다.


나 역시 자리에 섰다. 클럽을 뭘 선택할지 고민하다가 퍼터를 잡았다. 경수진이 놀라했다. 나 역시 새로운 걸 시도해 보고 싶었다. 이걸 마스터하면 새로운 무기가 하나 더 생기는 거니까.


몸이 중심을 약간 왼쪽에 두고, 퍼터로 약한 칩샷처럼 쳤다. 긴 러프 잔디에서 살짝 뜨고, 바로 앞 그린에 착지하여 굴러갔다.


또로로록, 토옹-


“예스”


진수는 표정 변화가 크지 않았지만, 모두 눈이 동그래졌다. 특히, 경수진의 반응이 컸다. 난 성공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다.


“이야야-”

“너 퍼터 칩샷 쳐 본 적 있어?”


“아니, 네가 친 거 보고 한번 해 봤지”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뭐 이런 애가 다 있지’라는 듯 어이없는 표정으로 나를 봤다.


“너 솔직히 구력이 1달이라는 거 뻥이지”


경수진이라는 친구가 조금은 파악이 되는 것 같았다. 긍정적이면서 승부욕이 강했고, 본인이 앞장 서는 것을 좋아하고 뒤처지는 것을 싫어하는.


“아니, 진짠데”


“아닌데... 그럴 수가 없는데...”


혼자 중얼중얼되며, 30m 어프로치 장소로 이동했다. 경수진이 제일 먼저 쳤고, 차례로 칩샷을 했다. 탄도는 모두 달랐지만, 5명 모두 1m 이내 안쪽으로 공을 붙였다. 역시나 수진의 어프로치 실력이 월등히 좋았다.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0.1m 이내로 붙여 톡 건들 면 들어갈 수 있는 위치로 공을 보내 놓았다.


나도 샷을 했다. 중심을 잘 잡고, 스윙궤도가 내가 정한 지점을 바라보며.


타악-. 공은 15m 지점을 넘어 굴러갔다. 또로로록-. 홀컵으로 향했다.


들어갈까?


아-. 살짝 왼쪽을 스치며 지나갔다. 수진과 똑같이 0.1m를 남기며.


“이야-”


이번엔 호진이가 소리쳤다.


“대단한데”


경수진을 보니 눈에 불이 붙은 듯 했다. 수진아, 이건 연습훈련이라고. 그녀는 50m 지점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녀는 도착하자마자 우리를 재촉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너에게는 지지 않겠어’라는 표정이었다.


“뭐해 다들 빨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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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제19화: 들통 24.09.05 76 2 11쪽
18 제18화: 첫 주말 24.09.04 74 3 12쪽
17 제17화: 다툼, 그리고 마무리 24.09.03 90 4 12쪽
16 제16화: 혼란스러운 감정 24.09.02 93 3 12쪽
15 제15화: 마음의 봄날 24.08.30 104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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