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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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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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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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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7화: 미필적 고의(2)

DUMMY

명성중학교 인근 공터


“에이, XX”

“또 김산 때문에 꼰대에게 혼났잖아”


“내 인생의 걸림돌이야”

“그 자식은”


“야, 이동혁 장민수 어떻게 생각해?”

“에이 형 말이 맞죠”

“김산 보니까 얍삽하게 생겼더라구요”

“요리 조리 잘 빠져나가고”


이동혁은 장필두가 하는 말마다 맞장구를 치고, 장민수는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필두 말에 동의했다.


“하아, 아무튼 당분간 조용히 있어야겠다”

“꼰대가 나 사고 치면 가만 안 두겠다고 하더라”

“이번엔 진짜인거 같더라고”

“젠장, 우리 집에는 형 밖에 없나?”


“에이 오빠 괜찮아?”

“뭘 그런 걸 신경써”


차민지는 근심 어린 장필두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옆에서 교태를 부렸다.


“당분간만 좀 참어”

“그리고 내가 있잖아”


“하하 그렇지 민지가 있었지”

“너 때문에 내가 산다”


검은 색 잠바, 갈색 잠바를 입은 남자 두 명이 장필두 무리에게 다가왔다. 한명이 얼굴 깊게 주름이 패어 있고 눈썹이 짙어 멀리서 봐도 호랑이 같은 인상을 주었고, 다른 한 명은 조금은 앳된 얼굴이었지만 눈빛이 날카로웠다.


“장필두 학생 여기 있죠?”


장필두와 그 무리는 두 사람의 분위기에 순식간에 압도당하였다. 그리고 장필두 옆에 있던 친구들도, 긴장한 탓인지 슬금슬금 장필두에게 몸이 조금씩 멀어져 갔다. 무리 가운데 있는 것이 ‘장필두’라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장필두에게로 왔다. 주름 있는, 좀 더 나이가 많아 보이는 남자가 다가와 가슴팍에서 명찰 줄을 천천히 끌어당겨 경찰 공무증을 보여 주었다.


“김산 사건 때문에 왔는데 잠깐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여기 있는 친구들도 함께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사고 당일, 장필두 한 명만 있었다고 들은 게 아니라서요”

“보통 이렇게 무리 지어서 다녀요?”


주변 친구들이 장필두의 눈치를 봤다. 차민지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경찰들을 보며 두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고 어깨를 위아래로 흔들거리며 모른다는 시늉을 했다.


“김산이 누구죠?”

“경찰 아저씨들은 그것 때문에 오신건가요?”


장필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문제를 키우지 않으려면 뭐라고 대답 하는 게 좋을지 찾는 듯 했다. 정 변호사가 한 말이 떠올랐다. 누가 찾아오면, 직접 답변하지 말고 변호사와 말하는 것으로 해달라고.


“저희가 여기에 있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

“이렇게 찾아오는 건 불법 아닌가요?”


“학생, 정식 수사를 받고 찾아오는 건 불법이 아니예요”

“장필두 학생도 그렇게 여기 있는 학생들도 인근에서 유명하더라고”

“거의 모르는 사람들이 없던데”

“여기에 자주 있다고 해서 와 봤는데 여기에 있네”


“그럼 그 날의 일을 좀 물어봐도 될까?”

“여기 있는 친구들하고도 잠깐 간단하게만 대화를 나누면 될 것 같은데”


“아, 전 할 말 없으니 딴 데 가서 알아보세요”

“정 궁금하면 제 변호사에게 물어보시던가요”

“J&J 아시죠? 거기에 정 변호사라고 있거든요”


“다른 친구들도 할 말이 없을까?”


두 형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움찔하는 친구를 보았지만, 일부러 못 본 채 하였다. 장필두 역시 눈으로 다른 친구들에게 눈치를 주었다.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 같은 것이었다.


“알았다”

“괜히 너희들을 귀찮게 한 것 같구나”


나이가 어린 형사가 주름 있는 형사에게 물었다.

“정말 이대로 가도 될까요?”

“검사님께서 수사를 면밀히 해달라고 부탁까지 하셨는데”


나이가 많은 형사는, 어린 형사 귀에 손을 가져다 대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나한테 다 생각이 있으니”


그들이 떠난 후에, 장필두는 무리들을 쳐다봤다.

“다들 오늘처럼만 해”

“형사들이 찾아와도 아무 일도 없으니까 그냥 모른다고만 하면 돼”

“그 날 그 자리에 없었다!고”

“알았지?”


이동혁은 형사들을 보고 마음이 쫄렸다. ‘형사들이 찾아오다니?,’ ‘내가 너무 큰 사건에 휘말린 건 아닐까?’라는 등의 생각을 했다.


“필두 형, 우리 정말 괜찮은 거 맞죠?”


장필두는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이동혁의 표정을 살폈다.

“이동혁! 왜 쫄리냐?”

“야 이 XX아, 문제가 생기면 내가 생기지? 왜 니가 생기냐”

“왜 뒷통수 때리게?”

“한번 해봐봐!”


“아니 무슨 그런 소릴요”

“그냥 형사들이 두 명이나 찾아와서 걱정이 돼서 하는 소리죠”

“원래 형사들은 둘씩 다녀”

“아이, 멍청한 XX”

“내가 왼팔이라고 했더니 완전 새가슴이네”

“꺼져”


“아니, 필두 형”


이동혁은 장필두의 싸늘한 말투와 표정에 할 말을 잃었다. 장필두가 한 번씩 화가 나면 아무도 말리지 못했다. 다른 친구들도 장필두의 눈치를 살폈고, 이동혁을 싸늘하게 바라봤다.


“필두 형... 죄송해요... 오늘은 이만 돌아가 볼께요”


***

공터 인근 카페

공터에서 돌아 나오는 길에 위치한 카페에서, 두 형사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한참이 지났을까, 이동혁이 터벅터벅 걸어 나오는 모습을 발견하였다.


“거봐 내 말이 맞지”

“네, 선배님 어떻게 아셨어요?”


“내가 저런 소년들 하루 이틀 본 게 아니야”

“빨리 가서 데리고 와”

"분명 다툼이 있어서 무리에서 나왔을테니"


나이 어린 형사는 이동혁 앞으로 다가가 말을 걸었다.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있던 그는 아까 본 형사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랐다.


“음료 사 줄테니 잠깐만 시간을 내줄 수 있을까”


동혁은 우물쭈물 하다가 짧게 ‘네’라고 대답하고 카페로 같이 들어갔다. 나이 많은 형사는 이동혁이 들어오자마자 능숙하게 편안한 자리로 이끌었다.


“편하게 말할 수 있게 안쪽 자리로 옮기지”


동료 형사에게 음료 주문을 맡기고, 나이 많은 형사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동혁 학생 부담 갖지 말고 우선 음료 오면 마시면서 이야기하자”

“제가 이동혁인 건 어떻게 아셨어요?”

“그럼 우리가 그곳에 갈 때 간단한 신원도 모르고 갔을 것 같아?”


이동혁은 이 상황이 불편했다. 두 형사가 앞에 있고, 장필두가 보기라도 하면 완전히 배신자로 낙인찍히는 상황이 아닌가.


“동혁 학생이 중학교 1학년, 14살이지?”

“조사 중에 어떤 잘못이 있더라도 동혁 학생의 경우는 ‘촉법소년’이라 형사처벌은 받지 않을 거야”

“잘못을 뉘우치고 잘 이야기하면 우리가 도와줄 수도 있고”


이동혁은 촉법소년이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몰랐지만, 나이가 어려서 큰 처벌을 받지 않을 거라는 것을 어렴풋이 이해했다.


“너희들이 이 근방에서 돈을 뺏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져 있더라고”

“그 날도 김산 돈을 뺏으려고 했던 거니?”


“아니예요”

“절대 그런 일은 없었어요”

“하지만... ...”


“하지만이라면, 어떤 일이 있었을까?”

“그날 장필두는 조금 화가 나 있었어요. 그리고 장민수에게 어디 갈 데가 있으니 따라 나서라고 했구요"

“김산에게 시비를 걸라고 했는데, 어깨를 부딪친 건 장민수의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김산의 말로는 장민수 말고 누가 협박을 했었다고 했는데, 그건 본인이 맞나?”

“그건... ...”


“그럼 그건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김산 집 근처로 간 건 장필두의 생각이었다는 거지?”

“그리고 김산과 대립하다가 다들 쫓았다는 거고?”

“김산이 돌을 던졌다고 하던데 그건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 줄 수 있어?”


“저희가 다가가자 김산이 돌을 장필두에게 던졌어요”

“옆에 머리를 스쳤던 것 같은데”


“근데 머리를 꿰맸다고 들었는데 장필두는 많이 다쳤어?”

“아니요, 사실 스쳐서 거의 다치지 않았어요”

“그건 민수가 칼로 그은 거예요”

“장필두가 상처가 커 보여야 한다고 나중에 긋고 병원에 간 걸로 알고 있어요”


“그렇구나”

“우리가 알고 싶어 했던 내용들은 거의 물어본 것 같아”


“우리가 CCTV로 확인해 보니 다른 친구들은 교통사고와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것 같더라고”

“오늘 잘 이야기해줘서 고마웠다"

"다음에 다시 보자”

***


가정법원 소년부 심리기일

가정법원 심리기일에 장필두는 사건진술을 했다. 정변호사가 함께였고, 장필두 아버지는 함께 오지 않았다. 잘못했지만 고의가 없는 우발적 사고였다고. 더욱이 김산을 도와주려는 마음이 컸다고 진술했다.


장필두는 15세, 1년 차이로 촉법소년이 아닌 범죄소년에 해당되었다.


판사가 질문했다.

“필두 학생, 정말 김산 학생을 해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거지요?”


정 변호사가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전 필두 학생에게 물었습니다.”

“변호인은 제가 변호인에게 질문할 때만 대답해주세요”


“네 정말 저는 김산을 해하려는 의도가 없었어요”

“초등학교 땐 축구부 후배였었는데, 제가 왜 그 친구를 괴롭히겠어요”


“알아보니, 전학 한 전력이 있더라구요”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진 않았지만, 경찰이 폭행과 금품갈취 내용으로 학교에 처분을 전달한 바가 있구요”

“이런 내용만으로 봤을 때도 장필두 학생이 김산 학생을 도와주지는 않은 것 같은데”


장필두는 당황해서 정변호사를 흘깃 쳐다보았다. 정변호사는 손바닥을 아래로 손짓하며 최대한 반성하는 기미를 보이라고 했다. 판사는 정변호사의 수신호를 보고 모른 척하며 질문을 이어갔다.


“필두 학생, 그럼 더 질문하겠습니다”

“정말 교통사고가 난 것에 고의가 없었나요?”


장필두는 자신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 맞습니다. 사고를 낸 것은 제가 잘못했지만 정말 그런 의도는 없었습니다.”


“필두 학생”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물어보는 것 같아요?”

“반성의 여지가 없군요”


정변호사가 보다 못해 수습하려고 나섰고 태도를 바꾸었다.

“판사님, 정말 죄송합니다”

“필두 학생이 잘못한 걸 알지만 사건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정변호사님! 필두 학생이 자신이 한 일을 본인이 모른다니요”

“일부러 한 건지 아니면 우발적인 건지는 본인이 제일 잘 알 꺼 아닙니까?”

“제가 많은 소년을 봤지만 그 정도는 스스로 판단할 줄 압니다”


“네... ... 판사님 말씀이 맞습니다.”


“장필두 학생! 내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김산 집에 일부러 찾아갔다는 것도 확인했어요”

“그래도 본인 사고가 고의가 아니라고 말할 건가요?”

“잘못을 시인하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 또한 스스로의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장필두 학생은 본인의 잘못을 잘 반성하지 않는 듯 하군요”


정 변호사는 상황이 변했다고 판단하고 화급히 판사님께 부탁을 드렸다.

"저희의 잘못을 통감합니다"

“변론 기일을 다시 잡아주시면, 장필두 학생과 다시 이야기하고 저희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한 후에 다시 뵙기로 하겠습니다”


다음 변론일에,

장필두는 180도 태도를 바꾸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하지만 끝까지 교통사고는 밀친 것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고. 김산에게 사과문까지 작성해서 제출했고, 김산 집에서 협박하고 폭력을 행사한 것 머리의 상처도 스스로 낸 것임이 밝혔다.


변론일 장필두의 진술로 형사사건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이 과정에서는 법무법인 J&J의 역할이 컸다. 첫 번째 심리기일 이후 장필두와 변호인은 김산에게 사과하고 합의하려는 노력을 하였다. 진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법무법인 대서양도 마찬가지로, 장필두의 잘못이 대부분 밝혀졌기에 형사사건으로 키우진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가정법원 소년부 공판기일이 되었다.


엄숙한 장내 분위기 속에 장필두, 정변호사는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다. 당일에도 여전히 장필두의 아버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판사는 최종판결을 내리기 위해서 판사봉을 탕, 탕, 탕 두드렸다.

“그럼 판시하겠습니다”


작가의말

이번 화도 즐겁게 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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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23화: 불필요한 긴장감 24.09.11 56 3 12쪽
22 제22화: 그 놈의 등장 24.09.10 55 3 12쪽
21 제21화: 스크린골프 (2) 24.09.09 71 3 12쪽
20 제20화: 스크린골프 (1) 24.09.06 74 3 12쪽
19 제19화: 들통 24.09.05 77 2 11쪽
18 제18화: 첫 주말 24.09.04 74 3 12쪽
17 제17화: 다툼, 그리고 마무리 24.09.03 91 4 12쪽
16 제16화: 혼란스러운 감정 24.09.02 94 3 12쪽
15 제15화: 마음의 봄날 24.08.30 104 3 11쪽
14 제14화: 골프의 시작 (2) 24.08.29 106 3 12쪽
13 제13화: 골프의 시작 (1) 24.08.28 104 3 12쪽
12 제12화: 뜻밖의 발견 24.08.27 109 3 12쪽
11 제11화: 고민의 시간 (2) +1 24.08.26 108 3 11쪽
10 제10화: 고민의 시간 (1) 24.08.23 112 3 11쪽
9 제9화: 좌절 24.08.22 115 2 12쪽
8 제8화: 사건의 마무리 24.08.21 122 2 12쪽
» 제7화: 미필적 고의(2) 24.08.20 127 3 12쪽
6 제6화: 미필적 고의(1) 24.08.19 12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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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2화: 또 다른 영역 24.08.13 19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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