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천재 걸그룹 프로듀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새글

과일맛
작품등록일 :
2024.08.16 11:03
최근연재일 :
2024.09.17 09: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441
추천수 :
57
글자수 :
141,959

작성
24.08.22 16:00
조회
61
추천
2
글자
11쪽

최고의 육성 계획 (1)

DUMMY

[설정한 목표 ‘걸그룹 프로듀서’로서 연습생을 육성할 때의 중요한 분기점이 나타났습니다.]


[해당 연습생 ‘다이애나’ 앞에서 뜀뛰기를 하며 걸그룹 노래를 부르며 회귀자 님의 폐활량을 자랑해 보세요.]


[그럼 ‘다이애나’ 육성 커리큘럼에 도움이 될 정보를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이놈의 시계. 정보 뱉는 건 유용하지만, 쪽팔린 일을 시키는 건 아직도 적응이 안 되는군.’


강은성은 마음의 준비를 한 뒤 입을 열었다.


“다이애나 양, 제가 지금 뭔가를 할 건데,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겨주십시오.”


“그러겠사옵니다!”


강은성은 휴대폰의 너튜브를 켜서 걸그룹 노래를 검색했다.


‘뜀뛰기도 같이 해야 하니까, 중간중간에 숨 쉬는 구간이 많은 걸로.’


폭발적인 가창력을 요구하는 노래를 제외하고, 잘 모르는 노래도 제외했다.


그렇게 고른 노래가 바로 아이리스의 ‘슈팅 스타’였다.


“너는 나의 슈팅 스타, 입에서 톡 하고 터지지. 흐르는 땀방울을 식혀 줄 쿨 아이스.”


강은성이 열심히 뜀뛰기를 하며 슈팅 스타를 열창했다.


그걸 다이애나가 반짝반짝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강은성은 왠지 부끄러웠지만, 다이애나가 아주 초 집중을 하며 보고 있어서 일단 열심히 뜀뛰기를 하며 노래를 불렀다.


“나는 너의 슈팅 스타, 펑펑 터져버린 불꽃 같지. 차가운 네 마음을 녹일 파이어.”


그렇게 열심히 2절까지 부르고 나니, 회고의 시계가 자체 환호성 소리를 재생해 주었다.


[와우, 휘오오! 휘익! 참 잘했어요!]


‘으윽, 내가 유치원생이냐? 그나저나 이 소리, 다른 사람에게도 들리는 건 아니겠지?’


[회고의 시계에서 나오는 소리는 사용자이자 회귀자인 ‘강은성’을 제외한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고.’


[축하드립니다! 뜀뛰기를 하며 걸그룹 노래를 부르며 데뷔조 후보 ‘다이애나’에게 폐활량을 자랑했습니다.]


[음색이 뛰어나지만 호흡이 짧은 ‘다이애나’는, 강은성 님의 폐활량을 보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과연 진짜로 감명을 받은 건지 아닌지 알 수 없었지만, 어차피 시계가 주는 정보가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그러려니 넘기기로 했다.


다이애나는 눈을 반짝이며 강은성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저렇게 쳐다보는 걸 보니, 진짜로 감명을 받은 건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미지의 신을 위해 노래하는 듯한 그 성스러운 분위기!”


‘그냥 노래가 내 얼굴빨 받은 것 같은데···.’


자기 객관화가 잘 되는 강은성이었다.


[‘다이애나’의 착각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착각에 양념을 뿌려 봅시다.]


‘양념은 왜 뿌리라는 거지?’


순진한 애를 뭐하러 착각시켜야 하냐는 의문을 가진 강은성이었지만, 이어서 나온 알림에 마음이 흔들렸다.


[태양 경배 요가 자세까지 마무리할 시, 데뷔조 후보 ‘다이애나’ 뿐만 아니라, 데뷔조 모두의 최적 육성 커리큘럼을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데뷔조 모두의 최적 육성 커리큘럼이라니, 안 할 수가 없었다.


강은성이 태양 경배 자세를 하자, 다이애나의 눈이 확신으로 빛났다.


“역시, 역시 은인께서도 마녀셨군요!”


강은성이 당황해서 얼음이 된 채 가만히 있자, 다이애나는 동지를 만났다는 즐거움에 다다다다 이야기를 했다.


“저는 아르테미스 여신을 섬기는 마녀이옵니다! 은인께서는 어떤 마녀이신지 궁금하옵니다! 혹, 무소속으로 달빛의 힘만 받는 마녀이신가요?”


마녀를 영어로 번역하면 witch이기 때문에, 다이애나는 한국어로 마녀가 여자만 뜻한다는 것을 몰랐다.


‘뭐지, 다이애나가 지금 나를 여자로 보는 건가? 나는 남자인데.’


고개를 돌려 유리문에 얼굴을 비춰보니, 잘생긴 남자 그 자체의 얼굴이 보였다.


‘봐, 역시 남자 맞잖아.’


강은성이 혼란에 빠져 있을 때, 다이애나가 강은성의 귀에 비밀 이야기를 소곤댔다.


“같은 마녀라면 믿을 수 있사옵니다! 은인께서도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어서 마법을 믿는 것이겠지요. 제 소원은, 잃어버린 어머니를 찾는 것이옵니다!”


그렇게 자신의 비밀 이야기를 쏟아낸 다이애나는 부끄러워서 다시 총총걸음으로 멀어지려 했다.


강은성은 멍한 정신을 붙잡고 다이애나의 시간표를 고쳐 주었다. 시계가 제공해 준 육성 커리큘럼을 참고해서였다.


“일단, 이렇게 시간표를 바꾼다고 해 보십시오. 안 된다고 하면 다시 나한테 오십시오. 2팀 사무실로 오면 됩니다.”


“알겠사옵니다, 은인이시여!”


다이애나가 다시 총총총 사라졌다.


‘여러 번 들어도 적응 안 되는 말투라니까.’


***


강은성은 다시 데뷔조 아이들이 있는 연습실로 향했다.


“마린이, 하루, 정원이, 설희. 잘하고 있었니?”


유마린과 이하루를 제외한 아이들은 땀범벅이 되어 기운이 빠진 채 모기만 한 소리로 대답했다.


“네에에.”


“정원이랑 설희는 다른 연습을 한 거니? 왜 이렇게 힘이 없어.”


“아니에요, 오빠.”


유마린이 말을 꺼낸 뒤 강은성에게 가까이 다가와 바짝 붙었다.


“다 똑같은 연습이었는데, 저야 연습생 생활도 길고 이게 일상이라 적응됐고, 하루 쟤는 발레하던 애라 체력이 장난 아니거든요.”


“그랬구나.”


“그건 그렇고, 오빠는 이제 저희 담당 프로듀서인데, 같이 축하주 마시면 어때요?”


“애들 미성년자라 안 돼.”


“저는 미성년자 아닌데. 성인인데.”


유마린이 손가락 끝으로 강은성의 손바닥을 간질였다.


“저, 오빠랑 단둘이 축하주 마시고 싶어요.”


하지만 강은성은 유마린이 이렇게 자신을 유혹하는 것은 데뷔에 대한 간절함이 이상한 방향으로 삐뚤어진 결과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았다.


“마린아, 불안하다고 담당 프로듀서를 유혹하는 것보다 더 나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있을 거야.”


그 말에, 유마린이 손가락을 뗐다. 그리고 부루퉁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에요, 오빠. 처음에는 불안해서 그런 거 맞는데, 지금 이러는 건 좋아해서예요.”


강은성은 얼음이 되었다.


‘이 여자애들이 자꾸 나를 당황시키네. 마녀가 아니냐는 다이애나에, 다짜고짜 좋아한다는 마린이에···. 아이구 내 팔자야.’


물론 죽는 팔자보다는 여자애들이 자꾸 당황시키는 팔자가 훨씬 나았다.


“내가 왜 오빠 좋아하는지 알아요?”


“그래, 대체 나를 왜 좋아하는 거니? 단순히 잘생겨서 그러는 거니? 우리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


회귀 전에 우리가 친하긴 했지만 너에게는 그 기억이 없잖아, 라는 뒷말은 삼켰다.


“나 얼굴만 보는 바보 아니에요. 내가 오빠를 좋아하는 이유는, 자꾸 꿈에 나와서예요.”


“우리 오늘 처음 보지 않았니?”


“아니에요.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그랬던 것처럼, 처음 보자마자 알 수 있었어요. 자꾸 내 꿈에 나왔던 왕자님이 바로 오빠라는 걸요.”


강은성은 ‘그 설정은 특정 영화사 애니메이션에만 나오는 거 아니니?’라고 딴죽을 걸고 싶었지만, 그럴 분위기가 아니라 참았다.


“아무튼 그러니까, 난 오빠 계속 좋아할 거예요.”


“그래도 유혹하는 건 참아 주라. 애들이 위화감 느끼면 팀 분위기에도 영향 가.”


“피. 그래도 다들 어린애들이니까 어쩔 수 없죠. 유일한 성인 여자인 내가 참아야지.”


“아, 그거 말인데, 새로 들어올지도 모르는 아이도 성인이더라. 너랑 동갑. 스무 살.”


“설마, 다이애나 걔 말하는 거예요?”


“그래, 다이애나. 일단 시간표를 바꿔 놓으라고 하긴 했는데, 잘 바꿨으려나 모르겠네.”


“아직 월말 평가도 못 뚫은 애가 데뷔조라뇨, 말도 안 돼요.”


“마린아, 너무 그러지 말고, 마음을 좀 열어 봐.”


“마음을 열기엔 너무 오래 달려왔어요. 오빠, 저 너무 힘들어요.”


***


‘회귀 전에는 가수 하고 싶었다고 엉엉 울어서 그런 줄만 알았는데, 마린이가 요즘 많이 힘든가?’


혹시 다이애나가 시간표 변경을 허락받지 못하고 강은성에게 올 수도 있어서, 사무실로 가는 길에 혼자 생각해 보는 강은성이었다.


유마린이 가지 말라고 붙잡아서, 잠시만 있다가 오겠다고 달래느라 힘들었던 강은성이었다.


“내가 프로듀서인지, 여자애들 베이비시터인지 참···.”


그렇게 걸어가는 강은성 옆을 익숙한 얼굴이 지나쳤다.


“어? 성준이?”


강은성이 회귀 전에 맡았던 남자 배우, 한성준이다. 타고난 재능이 뛰어난 건 아니었지만, 죽도록 연습해서 연기력을 키워 결국 거장 감독 영화에 출연하게 된 배우였다.


그런 한성준을, 왜 배우 파트인 2센터가 아니라 가수 파트인 1센터에서 마주친 것일까?


“안녕하십니까!”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마자 90도 칼각으로 인사하는 한성준이었다.


“부르셨습니까?”


‘성준이가 마음고생이 심하나 보다. 눈 밑이 퀭하네. 지금 1센터 지원이 몽땅 보이그룹으로 쏠렸다는데, 얘는 거기 안 낀 것 같기도 하고.’


강은성은 지금 한성준이 어떤 상태인지 조금 캐 보기로 했다.


“지금 어떤 걸 준비하고 계십니까?”


“솔로 데뷔를 목표로 달리고 있습니다!”


강은성은 자신도 모르게 뒷목을 잡았다.


“설마, 솔로 데뷔라는 게, 남자 솔로 댄스 가수 데뷔를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강은성의 머릿속에 순식간에 ‘이 미친놈들은 왜 연기로 잘 풀릴 애를 성공 확률도 낮은 남자 댄스 솔로라는 바늘구멍으로 밀어 넣는 뻘짓을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흘러갔다.


“성준 씨는, 연기에는 관심이 없으십니까?”


“레슨 시간표에 들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춤과 노래를 사랑해서 연예인이 될 결심을 한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생각이 없습니다.”


그 말을 들은 강은성의 머릿속에 두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아직은 없다? 그렇다면 나중에는 할 수도 있다는 뜻이겠네.’


희망적인 생각 하나와,


‘춤과 노래를 사랑해서 도전하고 있다고? 마음만으로는 진짜 응원하고 싶은데, 연기로 틀면 확실히 성공하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아도 바늘구멍을 뚫으려는 도전을 할까?’


가슴이 깝깝한 생각 하나였다.


한성준, 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안타깝지만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야. 내 목표는 걸그룹 프로듀서고, 얘는 내 담당이 아니니까.’


책임질 수 없는 사람에게는 미련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내심 신경이 쓰였다.


“잠시만요, 성준 씨!”


“무슨 일이십니까?”


“번호 좀 찍어 주시겠습니까?”


혹시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도와줄게요, 라는 말은 하지 않은 채, 번호만 받았다.


“···정말 감사합니다!”


왠지 말로는 하지 않았는데, 의미가 전달된 기분이었다.


***


사무실에 도착하자, 다이애나가 울상을 짓고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표 변경은 안 된다고 하옵니다!”


“일단 알겠어. 내가 다시 이야기해 볼게.”


강은성은 쭈뼛대는 다이애나의 손을 잡고 보컬 레슨 강사를 찾아갔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얼굴천재 걸그룹 프로듀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9월 17일부터 매일 오전 9시에 연재합니다. 24.09.16 3 0 -
공지 손목 부상으로 휴재합니다. 24.09.11 11 0 -
27 죄송합니다, 늦었습니다. (1) NEW 17시간 전 7 1 11쪽
26 마이더스의 손, 혹은 마이너스의 손 (4) 24.09.10 25 1 12쪽
25 마이더스의 손, 혹은 마이너스의 손 (3) 24.09.09 25 1 11쪽
24 마이더스의 손, 혹은 마이너스의 손 (2) 24.09.08 22 1 12쪽
23 마이더스의 손, 혹은 마이너스의 손 (1) 24.09.07 22 1 11쪽
22 밝은 빛을 바라보며 살기 위해 (3) 24.09.06 22 2 11쪽
21 밝은 빛을 바라보며 살기 위해 (2) 24.09.05 24 2 11쪽
20 밝은 빛을 바라보며 살기 위해 (1) 24.09.04 23 2 12쪽
19 가랏, 프롤레타리아 (2) 24.09.03 24 1 12쪽
18 가랏, 프롤레타리아 (1) 24.09.02 25 1 11쪽
17 세계 확장 (2) 24.09.01 26 1 12쪽
16 세계 확장 (1) 24.08.31 30 2 11쪽
15 새로운 바람 (3) 24.08.30 37 2 12쪽
14 새로운 바람 (2) 24.08.29 40 1 11쪽
13 새로운 바람 (1) 24.08.28 45 2 11쪽
12 환상을 포장하라 (3) 24.08.27 49 2 12쪽
11 환상을 포장하라 (2) 24.08.26 50 2 11쪽
10 환상을 포장하라 (1) 24.08.25 54 2 13쪽
9 최고의 육성 계획 (3) 24.08.24 51 2 11쪽
8 최고의 육성 계획 (2) 24.08.23 57 1 12쪽
» 최고의 육성 계획 (1) 24.08.22 62 2 11쪽
6 데뷔조를 지켜라 (3) 24.08.21 71 3 12쪽
5 데뷔조를 지켜라 (2) 24.08.20 75 4 12쪽
4 데뷔조를 지켜라 (1) 24.08.19 87 3 13쪽
3 시계가 명함을 삼킴 24.08.18 117 4 12쪽
2 이번 생은 걸그룹 프로듀서 24.08.17 151 5 14쪽
1 배우 매니저, 회귀하다 +1 24.08.16 220 6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