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천재 걸그룹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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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맛
작품등록일 :
2024.08.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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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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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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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육성 계획 (2)

DUMMY

쭈뼛대는 다이애나의 손을 잡고 보컬 레슨 강사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여, 강은성이.”


가는 길에 1센터 본부장을 마주쳤다.


“본부장님, 안녕하십니까.”


“진짜 정체를 모르겠구만. 면접 때 데뷔조를 몽땅 맞히기를 하질 않나. 내가 본부장인 건 또 어떻게 알았냐? 무당이냐?”


‘그야 회귀 전부터 알고 있었으니까요.’


강은성은 진실을 말하는 대신, 어떤 핑계를 대면 좋을까 머리를 굴렸다.


‘회귀자라는 말을 했다간 백프로 미친놈 취급 받을 테고, 감으로 맞췄다고 하면 무당으로 이미지 굳어진다.’


“참 신기하고 이상한 녀석일세.”


본부장은 강은성의 어깨를 툭툭 쳤다.


‘그래, 역시 약간의 아부를 넣어서 시선을 돌리는 게 좋겠군.’


강은성이 핑곗거리를 생각한 뒤 입을 열었다.


“네버더레스 1센터 본부장님 하면 업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게다가 분위기도 중후하고 카리스마 넘친다고 하시니 말입니다. 보자마자 알겠더군요. 이분이 본부장님이 아닐 수가 없다는 걸 말입니다.”


“으하하하, 강은성이. 아는 것만 많은 게 아니었네. 넉살도 있구만. 참 마음에 들어.”


본부장이 강은성의 등을 팡팡 쳤다.


“강은성이, 그 옆에 아가씨는 처음 보는 얼굴인데?”


“데뷔조 후보입니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아이입니다.”


강은성이 다이애나에게 살짝 눈짓을 하자, 다이애나가 공손하게 인사했다. 한쪽 손은 부들부들 떨렸지만, 강은성과 잡은 쪽 손은 단단하게 잡혀 있어 떨리지 않았다.


“처음 뵙겠사옵니다. 다이애나 위버라고 하옵니다.”


목소리가 떨리긴 했지만, 그리고 말투가 좀 이상하긴 했지만, 무사히 인사를 마친 다이애나의 등을 강은성이 본부장 몰래 토닥였다.


본부장은 다이애나의 얼굴을 뚫어져라 살펴보았다.


“이쁘긴 한데···. 굳이 말하자면 나는 반대. 지나치게 서구적이야. 어차피 지금 2팀 상황이 안 좋아서 걸그룹 데뷔는 엎어질 확률이 높으니까 잘 생각해 보라고, 강은성이. 여튼 수고해라.”


본부장이 떠난 뒤, 강은성과 다이애나는 한숨을 쉬었다.


‘휴, 많이 떨렸다.’


강은성은 회귀 후에 같은 1센터에서 일하게 되어 중요도가 높아진 거물을 상대해 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 거물이 다이애나를 탐탁잖게 여긴다.


‘괜찮아. 어울린다는 걸 보여주면 돼.’


“저는 데뷔를 하지 못하는 것이옵니까?”


“괜찮습니다, 다이애나 양.”


“그래도 저는 기본기도 부족하고···.”


“솔로를 준비하는 거면 기본기가 중요하겠죠. 하지만 다이애나 양은 팀으로 활동할 것 아닙니까. 조금은 다른 멤버들에게 기대보는 게 어떨까요.”


“다른 멤버들 말씀이시옵니까?”


“시간표 바꾸고 나면 소개해 줄게요, 우리 데뷔조 애들. 다들 착하니까 겁먹지 마시고요.”


“정말 감사하옵니다!”


다이애나는 강은성의 단단하고 따뜻한 손을 더 세게 꼭 쥐었다.


‘여신께서 왜 금남의 생을 명하셨는지 알 것 같사옵니다. 손만 잡아도 마음이 녹아내리는 기분이옵니다. 따뜻하고 아늑해서 절대 놓고 싶지 않사옵니다. 딱 하루만 용서해 주시옵소서.’


난생처음 느껴보는 따스한 아늑함에, 왠지 모르게 얼굴이 달아오르는 다이애나였다.


***


강은성이 직접 다이애나의 시간표를 변경하겠다고 하니, 보컬 강사가 마지못해 동의했다.


“분명히 말하지만, 저는 비추천해요. 이거 진짜 모험인데···.”


“하하하, 데뷔조 결성이 급해서 말입니다.”


“그래도 정말 절묘하네요. 성대가 상하지 않게 도움을 줄 정도로만, 딱 최소한으로 기본기 수업이 들어 있어요.”


강은성은 회고의 시계를 만지작거렸다.


‘잘했다, 시계야.’


그렇게 다이애나의 시간표를 바꾼 뒤, 데뷔조 아이들이 있는 연습실로 돌아갔다.


“은성 오빠!”


강은성이 도착하자마자 유마린이 그의 팔에 매달렸다.


“마린아, 이것 좀 놓고.”


“오빠가 없으니까 불안해서 미칠 것 같았어요.”


강은성은 당황스러웠다. 잠깐 좀 나갔다 왔다고 유마린이 이렇게 불안해할 줄 몰랐다.


“잠깐밖에 안 나갔다 왔는데도?”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오빠만 보면 심장이 뛰고, 오빠가 안 보이면 우울해져요.”


강은성은 유마린이 회귀 전보다 상태가 안 좋은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회귀 전의 너는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하면 당장 돌아갈 것처럼 굴었는데, 지금은 왜 이러는 거니, 마린아.’


그들 사이에 끼어 어쩔 줄 모르던 다이애나가 뻘쭘하게 인사를 했다.


“저, 다이애나 위버라 하옵니다. 취미는 오컬트 책 읽기이고, 특기는 타로점 보기이옵니다. 한국 나이로는 스무 살이옵니다.”


그런 다이애나를 이하루와 양설희가 반갑게 맞이했다.


“와아아, 신기하다아아.”


“다음에 저희도 타로 한 번 봐주세요, 언니!”


정원은 부끄러워서 인사를 못 하고 있었는데, 양설희가 눈치 좋게 다이애나를 정원 쪽으로 데리고 갔다.


“정원 언니도 다이애나 언니랑 인사하자!”


“아, 아, 안녕하세요···.”


정원이 얼굴이 새빨개진 채 인사를 하자, 다이애나의 볼도 새빨개졌다.


“세상에! 너무너무 아름답사옵니다!”


“가, 감사합니다···.”


그렇게 다이애나가 인사를 나누는 동안, 유마린의 상태는 더 안 좋아진 듯했다.


“오빠··· 결국 데려오셨네요. 다이애나.”


“응, 마린이랑 비주얼이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저 너무 불안해요.”


갑자기 유마린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데뷔조에 새로운 아이가 들어올 때마다 불안해요. 나보다 더 예쁘고 잘하는 아이면, 내가 밀려날까 봐 불안해서 미칠 것 같아요.”


“걱정하지 마, 나는 이 5인조를 데뷔조로 밀 거니까.”


“가끔은 그냥 콱 죽어버리면 이 불안함을 영원히 안 느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말을 들은 강은성이 얼음처럼 굳었다.


‘마린이 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한데?’


회귀 전에는 데뷔가 엎어진 뒤 배우로 전향한 다음 강은성과 만났기 때문에, 이맘때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강은성은 회고의 시계가 알려 준 유마린 최적 육성 시간표를 확인했다.


‘역시.’


이미 실력적으로 완성된 유마린이었기에, 최소한의 실력 유지를 위한 연습 시간을 제외하면 전부 멘탈 테라피로 채워져 있었다.


“지금은 오빠를 계속 좋아하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어요. 제발 사라지지 말아 줘요. 오빠 없으면 난 무너져서 어떻게 될지 몰라요.”


“괜찮아, 마린아. 괜찮으니까, 울지 말고.”


“안아주세요.”


“그건 안 돼. 누가 위에다 찌르면 우리 둘 다 백수 된다.”


“저랑 사귀어 버리면 괜찮아요. 오히려 더 좋아할걸요? 남자 연예인이랑 연애하는 것보다 비밀로 하기 더 편하다고요.”


“그건 안 돼. 나는 너희 모두의 프로듀서니까, 너희를 공평하게 좋아하려고 최대한 노력할 거야. 게다가 너희들 데뷔시키려면 연애할 시간도 없다.”


“오빠, 믿음직하다.”


유마린의 표정이 풀어졌다.


“여자에 헤까닥 미쳐서 1초 만에 넘어오던 옛날 프로듀서랑 차원이 다르네, 우리 은성 오빠. 그래서 내가 오빠한테 반했나 봐. 어떡하지? 갈수록 오빠가 더 좋아져요.”


강은성은 방금까지 사귀자고 매달리던 애가 맞나 조금 황당했지만, 눈물 맺힌 유마린의 눈을 보니 마음이 짠해졌다.


‘에휴, 마린이 녀석. 종잡을 수가 없다니까. 그래, 5년간의 정도 있으니까 내가 베이비시터 해 준다.’


강은성과 유마린이 한동안 서로를 바라봤고, 유마린의 눈물이 완전히 그쳤다.


유마린은 강은성의 팔을 놓고 데뷔조 아이들에게로 향했다.


“얘들아, 청승 떨어서 미안. 언니 이제 그만 울게.”


“뭐라는지 하나도 안 들렸으니까 걱정하지 마, 언니!”


유마린과 강은성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다이애나와 타로를 보느라 초집중을 한 데뷔조 아이들이었다.


“으잉? 마린 언니 울었다아.”


“어? 진짜네! 눈물 자국 있어!”


“히, 힘내, 언니.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고민거리가 있으시면 타로를 봐 드리겠사옵니다!”


유마린을 위로하는 네 명의 아이들을 보며, 강은성이 흐뭇하게 미소지었다.


‘애들이 다 착하고 순해서 잘 맞을 것 같네.’


유마린이 눈물 콧물을 훌쩍이며 아이들을 안아주었다.


“착하다, 우리 애기들. 새로 온 애기 다이애나도 착하네.”


“저는 애기가 아니옵니다! 어엿한 스무 살 어른이옵니다!”


“너 모솔이지?”


“모솔이 무엇이옵니까?”


“모태솔로. 한 번도 연애 안 해본 사람.”


“저는 종교적인 이유로 금남의 생을 맹세했사옵니다!”


“모솔 맞네. 딱 봐도 모솔 같더라. 사랑 한 번 안 해본 애가 무슨 어른이야, 너도 애기야.”


“아니옵니다!”


“그냥 애기 해. 나 혼자 어른 할 거야.”


“저도 어른 하고 싶사옵니다!”


강은성은 ‘얘들아, 어른은 하는 게 아니라 되는 건데, 그걸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어른답지 않은 일이란다.’라고 말하고 싶은 욕망을 꾹 눌렀다.


‘이제 최종 데뷔조 결성을 인정받아야 해. 선유리 팀장님은 좋은 곡 잘 고르고 계시려나?’


그 생각을 한 순간, 팔뚝의 솜털이 바짝 섰다.


‘느낌이 안 좋은데. 설마, 1팀에서 또 방해하나?’


***


강은성의 불길한 예감이 맞았다.


선유리 팀장은 불안에 떨던 유마린보다 더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


“난 쓰레기예요···.”


“팀장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꼴랑 하나 있는 부하직원만도 못한 쓰레기···. 그게 바로 나예요···.”


“팀장님?”


[인물 ‘선유리’의 상태 이상, 과로가 느껴집니다. 원인은 1팀에서 좋은 곡을 독식하고 2팀에는 쓰레기 곡만 넘겼기 때문이라고 파악됩니다.]


[목표 ‘걸그룹 프로듀서’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핵심 인물 ‘선유리’의 과로를 해결하십시오.]


[추천해 드리는 해결 방법은 ‘재우기’입니다.]


[‘선유리’의 과로를 해결할 경우, <데뷔조와 선유리 앞에서 사랑 노래를 부르면 ‘설득력’ 5분 이용권 획득>의 조건이 완화됩니다.]


조건 완화고 뭐고, 선유리가 쓰러지면 강은성 혼자 뭘 할 수가 없었다. 그만큼 중요한 사람이었다.


“팀장님, 저에게 업히십시오.”


“업히라니요?”


“수면실로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안 돼요, 어떻게든 괜찮은 데모곡을 찾아내야···.”


“일단 건강해야 일은 하든 말든 하죠. 전 팀장님만 믿고 있으니까 무능하니 어쩌니 하지 마시고요. 일단 업히십시오.”


“안 되는데, 부하 직원한테 업히지 말고 내 발로 가야 하는데···.”


“됩니다.”


강은성은 선유리를 업은 채로 수면실로 향했다.


지나가는 길에 그들을 마주친 김피터가 비웃음을 흘렸다. 강은성은 그를 잠시 노려보았다.


‘개자식, 너 때문에 팀장님이 과로로 맛이 갈 뻔했다. 네놈이 좋은 곡을 전부 가져가고 우리한테는 찌끄레기만 넘겨서.’


강은성은 김피터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다시 수면실로 향했다.


“저 새끼는 나한테 인사도 안 하네. 얼굴만 반반해서는. 선유리도 알만하네. 얼굴만 보는 속물적인 나쁜 여자.”


그렇게 강은성과 선유리에게 열등감을 폭발시키는 김피터였다.


“암만 용써봐라. 피보다 진한 게 있나. 승리자는 내가 될 거다.”


강은성과 선유리의 뒷모습을 보며 비웃는 김피터였다. 나중에 강은성에게 얼마나 처참하게 깨질 줄 모르는 채로.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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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최고의 육성 계획 (1) 24.08.22 61 2 11쪽
6 데뷔조를 지켜라 (3) 24.08.21 71 3 12쪽
5 데뷔조를 지켜라 (2) 24.08.20 75 4 12쪽
4 데뷔조를 지켜라 (1) 24.08.19 87 3 13쪽
3 시계가 명함을 삼킴 24.08.18 117 4 12쪽
2 이번 생은 걸그룹 프로듀서 24.08.17 150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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