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천재 걸그룹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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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맛
작품등록일 :
2024.08.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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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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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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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랏, 프롤레타리아 (1)

DUMMY

강은성은 노골적으로 시비를 거는 김피터를 가볍게 무시하며 연습실 앞으로 돌아갔다.


비록 목표하던 애들 숙소 옮기기는 실패했지만, 다른 것을 얻었다.


첫 번째로 얻은 것은 다이애나의 호감도였다.


처음에는 뜬금없이 호감도가 최상으로 올랐다고 해서 놀랐지만, 곧 그 이유를 추측할 수 있었다.


‘내가 무릎 꿇는 모습을 본 거지.’


1팀 직원들마저 ‘저건 좀’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자신의 담당 프로듀서가 자신을 위해 무릎을 꿇은 모습을 보면 그 마음이 어떻겠는가?


그리도 두 번째로 얻은 것은, 1팀에서의 김피터 호감도 하락이다.


‘사원한테 갑질하는 회장 아들의 모습을 눈앞에서 직관한다? 호감도 하락 안 하고 배기겠냐고.’


언젠가 김피터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서서히 김피터의 평판을 조져 놓는 게 유리할 것이다.


‘내가 굳이 손 안 대도 조질 것 같긴 하다만, 2팀의 원활한 회사 생활을 위해 기름을 좀 부어 주는 게 좋겠지.’


김피터가 워낙 단순한 데다 사악하기까지 하므로, 기름 붓는 것 정도는 쉽게 할 수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나도 지능 캐릭터는 아니긴 한데, 방법은 시계가 다 알려주니까 괜찮아.’


시계 하니 떠오르는 게 하나 있었다.


‘시계가 열어 준 환상 세계에서 얻은 사과가 있었지.’


일곱 명을 데려와서 일을 시켰더니 열린 일곱 난쟁이의 오두막에서 얻은 사과였다.


먹으면 10퍼센트의 확률로 통증의 원인을 영구적으로 없애 주거나, 90퍼센트의 확률로 새로운 부상을 입는다는 사과였다.


‘확실하게 통증을 없애 주는 사과였다면 당장 하루 먹였겠지. 하지만 90퍼센트의 확률로 부상을 입는다는데, 춤추는 애한테 이런 걸 먹일 수는 없어.’


언젠가 확실하게 부상을 막는 방법이 생기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기로 했다.


연습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정원이 울먹거리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은 정원 곁에 둘러앉아 그녀를 토닥여 주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깜짝 놀란 강은성이 정원에게 다가갔다.


“훌쩍, 프로듀서님 감사합니다.”


정원은 우느라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정원이 계약 새로 했대요.”


유마린의 말에, 강은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노예 계약을 해지했구나. 정말 다행이네.”


“훌쩍, 선유리 프로듀서님이 알려주셨어요. 강은성 프로듀서님 덕분이라고···”


정원은 감정이 북받쳤는지, 말을 잇지 못하고 목 놓아 울었다.


“고생 많았어, 정원아. 겨울을 견뎠으니 이젠 봄이 올 거야.”


강은성이 말을 마치자, 시계가 알림을 울렸다.


[‘정원’의 호감도가 최상이 되었습니다.]


[이제 ‘정원’을 깨어 있는 상태로 환상 세계에 초대할 수 있습니다.]


강은성 덕분에 노예 계약을 해지하게 되어서 호감도가 치솟은 모양이었다.


‘다섯 명 중 두 명이나 호감도가 최상이네.’


강은성은 한편으로는, 가장 먼저 호감도 최상을 찍은 정희수에 대해 의심이 들었다.


‘정희수 이 자식은 뭐 하는 놈이길래 뭐 한 것도 없는데 호감도가 최상을 찍어?’


호감도 최상을 찍으려면 희생정신을 발휘해 무릎을 꿇거나, 노예 계약을 해지하거나, 아무튼 이런 중요한 일을 해야 하는 게 아니던가?


그런데 정희수는 입사하자마자, 별로 한 것도 없는데 호감도가 최상을 찍었다.


‘아직까지 나온 건 없지만 그래도 수상해.’


물론, 일손이 급하므로 시계의 인물 목록에 등록하고 육성하는 중이었다.


‘진짜 중요한 탑 기밀에는 인턴인 정희수가 접근할 수 없으니까, 일단은 괜찮겠지.’


강은성은 정희수의 머릿속이 궁금해졌다.


‘연관도 최상을 찍으면 심리 상태 파악이 가능해지지만···’


그건 사양하고 싶었다. 호감도와 연관도가 둘 다 최상을 찍으면, 인물 목록에서 삭제를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직은 10명밖에 등록이 되지 않으니까, 적당히 유능해지면 놓아주고 다른 사람도 키워야지.’


물론 강은성이 존경하는 선유리 팀장과, 강은성과 운명 공동체인 다섯 명의 데뷔조 아이들은 예외였다.


‘본부장님이 다이애나를 탐탁잖게 여기고 있긴 하지만, 네 명일 때보다 다이애나가 합류했을 때 그림이 더 잘 나오니까 그걸로 설득하면 되고.’


문제는 숙소였다.


다이애나는 지금, 고시원 생활을 하고 있었다.


‘창문도 없는 곳이라고 했지.’


여성 전용 고시원이라고는 하지만, 고급 아파트처럼 보안이 좋지 않았다.


‘데뷔를 앞두고 있는데, 최소한 보안은 좋은 곳에 있어야지.’


확실히 데뷔 도장을 쾅 찍기 전까지는, 어떤 일로 흔들릴지 모르는 게 데뷔조 생활이다. 데뷔 날짜까지 정해졌는데 어디 다치기라도 하면, 그대로 빠져야 할 수도 있고, 그룹 자체의 데뷔를 미뤘다가 영영 미뤄질 수도 있었다.


연예기획사 사장들이 미신에 그렇게 의존한다고 하는데, 불확실성이 지나치게 강한 직업적 특수성 때문일지도 몰랐다.


정원을 다독이며 고민에 빠져 있던 강은성은, 또다시 울리는 시계의 알림 때문에 놀라야 했다.


놀란 이유는 타이밍이 아닌, 내용 때문이었다.


[강한 연관도가 느껴지는 새로운 인물이 존재합니다.]


[‘강은성’에게 강한 집착을 보이는 ‘김피터’를 인물 슬롯에 등록할 수 있습니다.]


[등록하시겠습니까?]


강은성은 뒤도 돌아볼 것 없이 등록을 거부하려고 했다.


하지만, 갈 곳 없는 다이애나의 처지를 생각하니, 다른 생각이 들었다.


‘연관도가 최상을 찍으면 심리 상태 파악이 가능해진다고 했지.’


어차피 호감도는 오를 일은 없고 지하까지 떨어질 일만 남았다.


‘등록해 놓고 언제든지 삭제할 수 있겠네.’


강은성은 김피터를 인물 슬롯에 등록했다.


[8번째 슬롯에 ‘김피터’를 등록했습니다.]


[경고! 해당 인물의 호감도가 지나치게 낮아 측정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좋지.’


김피터가 어느 날 갑자기 강은성을 좋아한다? 소름 끼쳐서 퇴사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끔찍한 일이겠지.’


강은성이 노리는 건, 이대로 김피터의 연관도를 쭉쭉 높여서, 김피터의 심리 상태를 언제든지 파악하는 것이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지.’


상대는 무려 회장의 아들이다. 아무리 단순하다고 해도, 회장의 아들이라는 혈통빨에 대항하려면, 무기는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언젠가 무너뜨리겠다. 회귀 전 선유리 팀장님하고, 우리 애들 눈물 나게 한 값을 치르게 만들겠다.’


그렇게 다짐하며, 정원의 울음이 완전히 그칠 때까지 다독였다.


선유리 팀장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조용히 다가온 다이애나의 이야기를 듣고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괜찮으십니까?”


강은성이 선유리 팀장의 상태를 확인할 때, 시계의 알림이 울렸다.


[인물 ‘선유리’의 호감도가 최상에 도달했습니다.]


[이제부터 ‘선유리’를 깨어 있는 상태로 환상 세계에 초대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숙소를 위해 무릎까지 꿇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강은성에 대한 호감이 쭉 오른 것이다.


‘은성 씨는 정말 아이들을 아끼는구나. 애들을 돈으로밖에 보지 못하는 작자들과는 그릇이 달라.’


선유리는 역시 강은성을 알아보자마자 영입 제안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눈물을 훔쳤다.


“팀장님! 어디 다치셨습니까?”


“아니야 은성 씨. 그냥, 눈에 먼지가 들어가서.”


강은성에 대한 인간적 호감이 갈수록 상승하는 선유리 팀장이었다.


***


그날, 강은성은 대리로 승진했다.


“고속도로 승진 축하해, 은성 씨.”


선유리 팀장과 정희수가 케이크를 사 들고 와서 조촐한 축하 파티를 열어 주었다.


“고속도로 승진이라니, 과찬이십니다. 일을 열심히 하라는 의미의 승진이라고 여기겠습니다.”


“겸양 떨지 않아도 돼. 그만한 능력이 있으니까. 이젠 강 대리라고 부를게. 축하해, 강 대리.”


선유리 팀장이 강은성에게 노트북 하나를 내밀었다.


“편곡이랑 아트워크 작업할 때 쓸 만한 프로그램 라이센스가 다 깔려 있으니까, 앞으로 작업하기 편해질 거야.”


“감사합니다.”


그리고 선유리 팀장은 옆에서 케이크를 바라보며 멍때리던 정희수를 콕 찔렀다.


그러자, 정희수도 강은성을 바라보며 외쳤다.


“강은성 대리님, 축하드립니다!”


오늘 정희수는 강은성이 내준 숙제를 성실히 해 왔다.


‘육성을 잘 따라와 주는 것과는 별개로, 아직 신뢰는 할 수 없어.’


강은성은 노트북에 음악과 아트워크를 저장했을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를 상상해 보았다.


‘혹시라도, 꼭 정희수가 아니더라도, 1팀 프락치가 몰래 유출할 수도 있으니까 조심해야지.’


강은성은 이 노트북을 환상 세계에 보관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기로 했다.


그렇게 노트북을 가져다 두러 환상 세계 속으로 들어갔다.


금빛 밀밭이 여전히 아름답고도 쓸쓸하게 펼쳐지며 강은성을 맞이했다.


‘여기서 백설 공주와 난쟁이들의 오두막에 들어가려면, 사과를 깨물라고 했지.’


강은성은 사과를 상상해서 소환한 뒤 한 입 깨물었다.


‘됐다.’


바로 앞에 오두막이 나타났다.


오두막에 노트북을 두고 나와 생각해 보니, 문득 떠오르는 게 있었다.


‘다이애나를 여기서 재우면 안전할 텐데.’


강은성은 고시원의 보안과 안전을 믿지 않았다.


‘화재라도 나면 탈출하기 어려운 구조로 보였어.’


하지만 이 침대는 난쟁이들의 몸무게에 맞춘 침대라서 그런지, 왠지 약해 보였다.


‘집이 하나 더 있다고 했지.’


헨젤과 그레텔 동화에 나오는 과자 집이 숲속 어딘가에 있다고 했는데, 아직 찾아가는 방법을 몰랐다.


‘백설 공주 오두막은 사과를 베어 물었는데···. 혹시 헨젤과 그레텔의 오두막도 상징성 있는 걸 베어 물면 되는 걸까?’


강은성은 과자를 상상해 소환한 뒤, 헨젤과 그레텔을 떠올리며 베어 물었다.


그러자, 강은성은 눈 깜짝할 사이에 과자로 만든 집 앞으로 이동해 있었다.


‘찾았다.’


과자의 집 내부는 따뜻하고 아늑했다.


‘겉만 과자고 안쪽은 북유럽 느낌 물씬 나네.’


디자인이 상당히 깔끔했다.


‘역시 내 무의식이야.’


미대생의 자화자찬이었다.


그리고, 강은성은 거기서 특별한 물건 하나를 얻었다.


- 먹으면 설득력이 10% 줄어드는 각설탕.


강은성은 그걸 보고, 엄청난 계략을 떠올렸다.


‘저번에 얻은 물건이랑 같이 쓰면, 데뷔조 평가 때 김피터를 깨부술 수 있겠는데?’


강은성은 저번에 얻은 물건을 꺼냈다.


- 프롤레타리아의 손수건: 두르고 있을 시, 귀족이나 부르주아를 상대로 대결할 때 전투력이 상승합니다.


‘내가 이걸 쓰고, 김피터가 각설탕을 먹으면, 말빨로 처절하게 발라버릴 수 있어!’


프롤레타리아가 출격할 시간이었다. 혈통 하나만 믿고 까부는 부르주아 애송이를 깨부수기 위하여.


‘김피터의 커피잔에 각설탕을 어떻게 탈지 생각해 봐야겠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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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데뷔조를 지켜라 (2) 24.08.20 76 4 12쪽
4 데뷔조를 지켜라 (1) 24.08.19 87 3 13쪽
3 시계가 명함을 삼킴 24.08.18 117 4 12쪽
2 이번 생은 걸그룹 프로듀서 24.08.17 151 5 14쪽
1 배우 매니저, 회귀하다 +1 24.08.16 221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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