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천재 걸그룹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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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맛
작품등록일 :
2024.08.16 11:03
최근연재일 :
2024.09.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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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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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확장 (1)

DUMMY

‘이제 데뷔조 평가일까지 얼마 남지 않았구나.’


단 세 명밖에 안 되는 팀이지만, 준비는 빠르게 착착 되어가고 있었다.


강은성이 시간이 모자랄 때마다 환상 세계를 열어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환상 세계에서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는 걸 이렇게 써먹을 수 있었네.’


그렇게 강은성의 다크서클은 심해져만 갔다.


결국 보다 못한 회고의 시계가 강은성에게 경고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폭삭 늙습니다.]


경고를 들은 이후에는 자제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강은성은 지금 얻은 이 기회를 놓치기 싫었다.


‘이건 아이들에게만 해당하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아니야. 내가 프로듀서로서 첫발을 내딛고 나의 능력을 증명할 기회이기도 해.’


게다가 강은성이 다루는 것은 무생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기뻐하기도 하고 상처도 받는다. 실패할 경우엔 그 실패를 끌어안은 채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그게 나쁜 거란 것은 아니지만, 강은성에게는 욕심이 있었다.


‘우리 애들에게는 좋은 경험만 만들어 주고 싶다는, 담당 프로듀서의 욕심이지.’


강은성이 부담감에 짓눌리기 딱 좋은 환경이었다.


‘물론 나에게는 이 시계가 있어서 부담이 덜하지.’


회고의 시계는 강은성에게 여러 가지 정보를 주고 있다. 먼저, 회귀 전 시점을 기준으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려준다. 지금 시점에서는 미래의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다.


게다가, 강은성과 호감도와 연관도가 일정 이상의 인물인 경우에는, 육성법까지 알려준다.


‘앞으로는 부하 직원이 새로 들어올 때마다 나에게 호감을 갖게 만들어서 등록해야겠어.’


물론 아직 인물 슬롯이 10개밖에 되지 않으므로,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육성했다 싶으면 바로바로 삭제할 계획이었다.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 같긴 하지만, 데뷔 날짜가 결정된다면 업무량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테니까 회사에서도 인원을 충원해 주겠지.’


인원을 충원해 주지 않는다? 그러면 회사에 망조가 들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기로 하고.’


지금은 선유리 팀장, 정희수와 함께 세계관을 만들 시간이었다.


***


세계관은 선유리 팀장이 주도해서 만들었다. 강은성이 환상 세계와 아이들에게서 받은 영감을 뽑아내며 서포트한 덕에 단기간에 만들어졌다.


“오오오! 정말 대단하십니다!”


입사 첫날에 아리따우니 어쩌니 했던 정희수도, 지금은 선유리 팀장의 능력에 굴복했다. 이 찬란한 능력 앞에서 그까짓 외모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지경이었다.


‘선유리 팀장님이 모델도 아니고 직장인인데 외모를 칭찬하는 건 나쁜 처신이란 걸 깨달았겠지. 아마 그때 일만 생각하면 쥐구멍에 숨고 싶을 거다.’


강은성은 정희수를 보며 피식 웃었다.


선유리 팀장은 강은성이 환상 세계에서 그려 온 스케치를 마음에 들어 했다.


“은성 씨는 누가 미대생 아니랄까 봐 언제 이런 그림을 그려 왔대?”


“하하하. 감사합니다.”


“이거 컨셉이랑 진짜 잘 어울린다. 나는 다이애나를 흑발로 염색할 생각만 했는데.”


“의상이 무채색 계열에 단정한 느낌이다 보니, 헤어로 반항적인 느낌을 주려 해봤습니다.”


“그래그래, 은성 씨 감각 있네. 예전에는 반항적인 느낌 내겠다고 모히칸 헤어 제안한 신입사원도 있었다? 그것도 걸그룹한테.”


“푸우웁.”


강은성과 정희수가 동시에 마시던 물을 뿜었다.


정희수는 곧 입가의 물을 닦고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훗, 별의별 사람이 다 있었네요.”


“야 이놈아, 입사하자마자 상사 앞에서 아리땁니 어쩌니 하던 인간도 네가 처음이었다.”


“푸우웁!”


선유리 팀장의 일침에 또다시 물을 뿜는 정희수였다.


***


강은성, 선유리 팀장, 정희수는 아이들을 응원하러 연습실에 가기로 했다.


그 전에, 강은성은 잠시 환상 세계에 들렀다.


[사용자 ‘강은성’의 환상 세계 체류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세계가 자동으로 확장됩니다.]


시계의 알림 때문이었다.


‘세계가 확장되었다면, 뭔가 새로운 게 생기지 않았을까?’


[시계의 확장은 ‘강은성’의 무의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강은성도 모르는 강은성의 무의식을 알고 있는 시계라니, 정말 이상하고도 신묘한 시계였다.


‘회귀 전 마린이는 이런 이상한 물건을 어떻게 손에 넣었던 걸까?’


그건 나중에 시간이 나면 알아보기로 하고, 지금은 확장된 세계를 구경하기로 했다.


그런데, 확장되었다는 세계는 여전히 똑같아 보였다.


끝도 없이 펼쳐진 금빛 밀밭.


변한 건 없어 보였다.


‘어디가 확장되었다는 걸까···.’


강은성이 곰곰이 생각해 보던 순간, 시계에서 또 다른 알림이 울렸다.


[어딘가에 숨겨진 힌트를 확인하세요.]


아마 이 밀밭 어디에 새로운 장소로 향하는 힌트를 만들어 둔 모양이었다.


‘이 넓은 곳을 다 찾아봐야 한다는 건가?’


혼자서 힘겹게 밀밭을 뒤지던 강은성에게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다른 사람들을 불러서 도와달라고 하면 되겠다!’


그렇게 강은성은 데뷔조 아이들, 선유리 팀장, 정희수를 꿈꾸는 상태로 불러왔다.


여차저차 해서 숨겨진 장소로 향하는 힌트를 찾고 있다고 말하니, 일곱 명 모두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강은성에게 호감이 많이 쌓인 덕분인 듯했다.


강은성은 감사를 표한 뒤, 일곱 명과 함께 열심히 숨겨진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


그때, 시계가 예상하지 못했던 알림을 울러 주었다.


[일곱 명을 불러왔습니다. 세계의 숨겨진 진화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숨겨진 진화 조건?’


[강은성이 작업 중인 ‘동화풍 컨셉’과 관련된 여러 편의 동화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고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의 동화인 ‘백설 공주’는, 중요 조연이 일곱 명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일곱 명의 일꾼!]


[새로운 장소를 해금했습니다. 장소: 숲속의 오두막.]


[숲속의 오두막으로 이동하고 싶다면, 사과를 상상해 불러온 뒤 한 입을 베어 물면 됩니다.]


강은성은 아직 못 찾은 확장된 세계 대신, 가는 방법이 확실하게 나온 숲속의 오두막에 가보기로 했다.


사과를 상상해서 불러온 뒤 한 입을 베어 물었다.


‘오, 맛있다.’


그 순간, 주변의 풍경이 뒤바뀌었다.


‘숲?’


어느새 주변에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숲으로 이동해 있었다.


‘잠깐, 불러온 사람들은?’


[급격한 배경 전환으로 인한 위화감으로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잘 돌아갔다는 거구나.’


강은성은 숲속의 오두막에 노크를 했다.


“계세요?”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고, 대신 문이 끼이익 소리를 내며 열렸다.


‘왠지 으스스한데···’


오두막 내부는 예상외로 아늑했다.


작고 귀여운 침대 일곱 개가 주르륵 늘어서 있었고, 벽난로의 불은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따뜻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힐링 되네.’


작은 테이블 위에는 사과 한 알이 있었는데, 수상한 메모가 한 장 붙어 있었다.


- 먹으면 둘 중 하나. 10퍼센트의 확률로 통증의 원인을 영구적으로 없애 주거나, 90퍼센트의 확률로 새로운 부상을 입습니다.


‘이런 걸 누가 먹냐.’


강은성은 바로 사과에서 눈을 돌렸다.


그렇게 고개를 돌린 벽면에, 새로운 메모가 한 장 나타났다.


- 일단 챙겨두는 게 좋을 텐데?


강은성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위험한 걸 진짜 챙겨둬야 하나?’


그러자, 새로운 메모가 나타났다.


- 나는 너의 무의식. 너에게 해가 될 일은 하지 않지.


강은성은 그 메모를 보고 생각했다.


‘인간에게는 자기 파괴욕이란 게 있다고 어디서 들었는데.’


그러자 메모가 한 장 더 나타났다.


- ;;;너는 안 그래. 한 번 죽어본 이후로 그 욕구 다 해소됐어.


강은성은 여전히 수상한 메모를 믿지는 않았지만, 사과는 챙겨두기로 했다.


‘정 써먹지 못하겠으면 나중에 갖다 버리면 되겠지.’


강은성은 사과를 챙긴 뒤, 다른 건 없나 오두막 안을 둘러보았다.


‘특별히 신경 쓰이는 건 없네.’


강은성은 다시 오두막을 나왔다.


나무가 빽빽한 숲에 있다 보니,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아 어두컴컴했다.


‘독일의 블랙 포레스트가 이런 느낌이려나?’


그때, 시계에서 새로운 알림이 울렸다.


[데이터베이스 속의 새로운 동화가 개방되었습니다.]


[블랙 포레스트를 배경으로 한 동화 ‘헨젤과 그레텔’이 개방되었습니다.]


[숲속에 ‘과자로 만든 집’이 추가되었습니다.]


강은성은 과자로 만든 집은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해서 찾아 나서려 했지만, 나무가 지나치게 빽빽한 나머지 길을 잃고 말았다.


‘아쉽지만 그건 다음에 찾아보기로 하고, 이만 돌아가 볼까?’


환상 세계를 나가서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내가 뭐 하고 있었더라? 맞다, 애들 응원해 주러 연습실 가고 있었지.’


환상 세계에 지나치게 몰입한 후유증이었다.


‘안 되겠어. 이러다 일상생활에 지장 생기면 안 되니까, 급한 경우를 제외하면 환상 세계는 퇴근하고 집에 가서 들어가기로 하자.’


***


강은성, 선유리 팀장, 정희수가 연습실에 들어가자, 데뷔조 아이들이 그들을 엄청나게 반겼다.


아마도 그들의 손에 들린 이온 음료 때문인 것 같았다.


“일부러 제로 칼로리로 사 왔으니까, 이거 좀 마시면서 숨 돌려.”


선유리 팀장의 말에, 다섯 명 모두가 기뻐했다.


아이들이 땀을 흘리며 이온 음료를 마시는 광경은, 그야말로 광고 속 한 장면 같았다.


‘애들이 확실히 예쁘긴 하다니까.’


게다가 다섯 명이서 항상 같이 붙어 다니다 보니, 케미가 더 살아난 느낌이었다.


‘다이애나는 아직 숙소를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데도 처음부터 한 팀이었던 것처럼 잘 녹아드네.’


강은성은 조만간 숙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볼 생각이었다.


‘시계야, 요즘에는 정보 안 줄 거냐? 나 이제 신도림역에서 스트립쇼 하라고 해도 할 자신 있는데.’


이젠 처음에 시계가 시킨 행동을 할 때 느꼈던 쪽팔림도 없어진 강은성이었다.


[급하시군요. 관련 있는 타임라인이 보이면 천천히 미션을 내드리겠습니다.]


‘다이애나는 안 그래도 나중에 합류한 아이인데, 혼자 숙소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으니까 걱정된단 말이지.’


아무래도 이건 1팀장 김피터의 방해 공작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금수저 물고 태어나서 한다는 게 선유리 팀장님 하는 일에 훼방 놓기라니, 정말 찌질하다니까.’


한편, 선유리 팀장은 아까 봤던 풍경을 떠올리고 있었다.


‘아까 갑자기 눈앞에 보였던 그거, 뭐였지? 은성 씨가 그려왔던 스케치랑 비슷했는데.’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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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밝은 빛을 바라보며 살기 위해 (2) 24.09.05 24 2 11쪽
20 밝은 빛을 바라보며 살기 위해 (1) 24.09.04 2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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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가랏, 프롤레타리아 (1) 24.09.02 25 1 11쪽
17 세계 확장 (2) 24.09.01 26 1 12쪽
» 세계 확장 (1) 24.08.31 31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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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새로운 바람 (2) 24.08.29 40 1 11쪽
13 새로운 바람 (1) 24.08.28 4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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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환상을 포장하라 (2) 24.08.26 50 2 11쪽
10 환상을 포장하라 (1) 24.08.25 54 2 13쪽
9 최고의 육성 계획 (3) 24.08.24 51 2 11쪽
8 최고의 육성 계획 (2) 24.08.23 57 1 12쪽
7 최고의 육성 계획 (1) 24.08.22 62 2 11쪽
6 데뷔조를 지켜라 (3) 24.08.21 71 3 12쪽
5 데뷔조를 지켜라 (2) 24.08.20 76 4 12쪽
4 데뷔조를 지켜라 (1) 24.08.19 87 3 13쪽
3 시계가 명함을 삼킴 24.08.18 117 4 12쪽
2 이번 생은 걸그룹 프로듀서 24.08.17 151 5 14쪽
1 배우 매니저, 회귀하다 +1 24.08.16 221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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