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천재 걸그룹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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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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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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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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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의 손, 혹은 마이너스의 손 (4)

DUMMY

이제 한성준은 거의 다 영업이 됐으니, 양설희를 영업할 시간이었다.


‘우리 애들의 첫 개인 활동이 될 수도 있겠네. 이 기회를 잘 잡아야겠어.’


한성준이 즉석 오디션을 보고, 송민준 감독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이것저것을 시켜 보았다.


“이름이 한성준이랬나요?”


“그렇습니다, 감독님!”


“아~주 좋아요. 조만간 봅시다.”


“···!!! 정말 감사합니다!”


한성준이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이건 진짜 되겠다.’


강은성 또한 좋은 예감이 들었다.


비록 자신의 담당은 아니지만, 회귀 전에 같이 일했던 아이가 잘되려는 걸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물론 회귀 전처럼 이 영화가 잘 안될 확률도 있었지만, 강은성은 자신의 감각을 믿었다. 강은성이 송민준 감독의 미래를 바꿨으니, 미래가 바뀐 사람의 영화 또한 달라질 것이다.


‘송 감독 영화 중에 망작은 딱 그거 하나였지. 평소 하던 대로만 해도, 흥행은 어떻게 될지 몰라도 작품성만큼은 잡을 거야.’


강은성이 양설희를 영화에 출연시키려는 이유도 배우로 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팔방미인 같은 양설희의 능력을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겸사겸사 영화가 뜨면 그룹 인지도도 높아지고, 손해 볼 게 없었다.


한성준의 경우에도, 주연으로 출연해서 노래와 춤에 대한 능력치를 증명한다면, 앞으로 남자 솔로 댄스 가수를 하든, 배우로 틀든, 앞날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정도면 회귀 전 담당 매니저로서의 도리는 다한 것 같고.’


이제 한성준은 됐고, 양설희의 담당 프로듀서로서 일을 할 생각이었다.


다만 문제가 있었으니, 송민준 감독은 강은성을 한성준의 담당 매니저, 즉 배우 매니저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강은성은 그 착각을 굳이 풀어 줄 생각이 없었다.


‘계약서에 성준이랑 설희랑 도장 찍기 전에는 신뢰 관계를 파탄 내서는 안 되겠지.’


그래서, 강은성은 처음으로 부하 직원 정희수를 써먹기로 했다.


‘개똥도 약에 쓸 데가 있다더니, 그동안 설희 영화 감상 숙제 내주길 잘했다.’


강은성은 정희수에게 문자를 보냈다.


- 정희수 씨, 오늘 하루는 2팀 걸그룹 데뷔조의 매니저를 해 주십시오.


그리고, 그동안 숙제로 했던 양설희 필모 감상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라고 했다.


이제 정희수가 네버더레스에서 준비하고 있는 동안, 강은성이 아이나 E&M에서 입을 털 시간이었다.


***


막상 입을 털려고 생각하니,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회귀 전에는 입보다는 얼굴을 더 많이 썼다. 담당 배우들의 프로필을 들고 발로 뛰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았다. 딱히 포장할 것 없이, 거짓말할 것 없이, 있는 그대로 말하면 됐다. 강은성이 잘하던 게 좋은 작품, 대본 고르기 쪽이어서, 굳이 말빨을 세울 일이 있으면 강은성이 아닌 다른 직원이 나서곤 했고.


하지만 지금은, 회장 아들에게 견제받는 걸그룹 데뷔조를 맡고 있는 프로듀서다. 팀원도 현재로서는 셋밖에 되지 않는다. 곧 충원된다는 팀원 중 하나도 스파이라고 한다.


‘이제는 나 혼자서 해결할 때야.’


[혼자가 아닙니다. 회고의 시계와 함께입니다.]


때마침 울리는 시계의 알림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양설희’와 임시 매니저 ‘정희수’를 아이나 E&M으로 불러서 즉석 오디션을 보게 하는 것을 권고드립니다.]


시계의 말을 따라, 강은성은 정희수에게 문자를 보냈다.


‘선유리 팀장님이 오신다면 더 든든하겠지만, 지금은 회사 내부의 적이랑 싸우느라 바쁘실 테니까.’


아마 지금쯤 선유리 팀장은 스파이에 대해 물밑에서 정보를 모으고 있을 것이다.


[추가적으로 좋은 정보가 있습니다. ‘양설희’의 즉석 오디션이 끝나면 아이나 미술관에 들러 보십시오.]


강은성은 웬 아이나 미술관이냐고 의아해하면서도, 일단 메모해 두었다.


한성준은 송민준 감독의 요청대로,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성준이, 잘하고 있네.’


강은성은 조용히 한성준의 계약을 준비했고, 아니나 다를까 곧 한성준은 가계약을 마쳤다.


송민준 감독은 아쉬워하며 말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계약을 마쳐버리고 싶은데, 제작사에서 최종 컨펌을 받아야 해서요. 가계약으로 만족해 주세요, 성준 씨.”


“가계약을 하게 된 것만으로도 정말 영광입니다!”


강은성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원해서 하는 게 맞나 보네, 성준이.’


그리고 이제 강은성의 차례다.


강은성이 송민준 감독에게 다가가니, 송민준 감독이 반갑게 그를 맞이했다.


“매니저님, 성준 씨 정말 주인공 배역에 딱인 것 같습니다. 데리고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하하하, 감독님께서 뮤지컬 영화를 한다고 듣자마자 딱 성준이가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한 명이 더 떠올랐는데, 그 아이도 데려와 볼까요?”


“그럼 저야 좋죠. 어떤 아이인가요?”


“16살짜리 걸그룹 연습생이고, 아역 배우 출신이라 연기를 진짜 기똥차게 잘합니다. 그 아이 매니저님께 연락드려서 데려와 볼까요?”


“좋습니다. 저도 한번 보고 싶네요.”


그렇게 강은성은 정희수에게 전화를 걸었고, 임시 매니저 정희수는 양설희를 데려오기로 했다.


양설희와 정희수가 올 때까지, 강은성과 한성준은 송민준 감독과 영화에 대한 수다를 떨었다.


한성준은 강은성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 있는 지식 없는 지식을 다 쥐어짜 냈고, 강은성은 회귀 전에 배우 매니저였기 때문에 영상 매체에 대해 알고 있는 게 많이 무리 없이 수다를 이어갔다.


그렇게 한참 뒤, 정희수가 양설희를 데려왔다.


“안녕하십니까, 설희 매니저 정희수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양설희라고 합니다!”


밝게 미소 지으며 인사하는 양설희를 보며, 송민준 감독이 미소를 지었다.


강은성은 그 미소가 어떤 미소인지 알 것 같았다.


‘아빠 미소네.’


강은성이 데뷔조 아이들을 보며 자주 짓는 미소였다.


송민준 감독이 아빠 미소를 지으며 정희수에게 말을 걸었다.


“잠깐 이야기 좀 나누실까요, 매니저님?”


그렇게 송민준 감독과 정희수만 따로 나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편, 양설희는 두근대는 마음으로 강은성과 나란히 앉아 있었다.


“정희수 프로듀서님이 임시 매니저라고 해서 놀랐어요.”


“사실 내가 배우 매니저로 위장 중이거든. 그래서 나 대신 희수를 내세웠어.”


“아하, 그런 거군요! 어른의 사정!”


“그런 거지.”


“감사해요, 프로듀서님! 저희를 위해서 배우 매니저로 위장까지 해가면서 기회를 잡아 주셔서요. 아마 처음부터 저를 부르려고 성준 님의 오디션을 계획하신 거겠죠?”


강은성은 ‘아이구 우리 설희 똑똑하네.’라고 말할 뻔했지만, 프로듀서로서의 신비함을 지키기 위해 꾹 참았다.


대신, 양설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기특해.”


“헤헷, 저도 나름 연예계 짬이 있으니까요. 이왕이면 다섯 명 다 같이 왔으면 좋았겠지만요.”


“메인이 성준이라 어쩔 수 없었어. 엄밀히 말하면 설희는 서브로 밀어 넣은 거라, 다섯 명 모두를 데려오기엔 무리였거든.”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열심히 해서 언니들까지 유명해지게 만들게요!”


강은성은 속으로, 영화가 개봉하고 유명해지는 것보다 아이들의 데뷔가 더 빠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영화 개봉 전에 유명해지는 게 베스트 플랜이다.


물론, 미리 말했다가 양설희가 실망할지도 모르므로 그저 따스하게 미소 지어 주는 것만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프로듀서님, 정희수 프로듀서님 혼자서 잘하실 수 있을까요?”


“왜, 희수가 미덥지 않니?”


“아하하, 대놓고 그렇게 말할 수는 없죠. 단지, 그분은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셨잖아요.”


“나도 입사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장난기가 발동한 강은성이 씨익 미소 지으며 되묻자, 양설희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렇지만요, 강은성 프로듀서님은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가요. 처음 봤을 때부터 그랬어요.”


“그래? 나를 좋게 봐주는구나.”


“좋게 보게 만드시니까요. 입사하자마자 능력을 발휘하시는 데다가, 다이애나 언니가 그러던데, 저희를 위해서 무릎까지 꿇으셨다면서요?”


“그럴 수밖에 없었지. 너희는 인생을 걸었잖아. 내가 그 마음을 어떻게 모르겠니.”


“그러니까요, 프로듀서님이 특이한 거예요. 제가 만난 연예계 어른들은 거의 다 저희를 소모품 보듯이 쳐다봤거든요. 이렇게 능력 있는 사람이 인간적으로 대해 주는데, 안 반하고 배길 리가 있나요?”


“어른으로서 해야 할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실컷 의지해도 되는데, 반하지는 마. 안 그래도 나 좋다는 여자가 많아서 곤란하니까.”


“푸훗, 프로듀서님은 유머 감각도 출중하시네요.”


“칭찬 고맙다. 여하튼 희수는 내가 준비시킨 게 있으니까, 일단 믿고 맡겨 봐.”


“아, 혹시!”


양설희는 정희수가 자신에게 출연한 영화에 대해 묻던 일이 생각났다.


“정희수 프로듀서님이 제가 출연한 영화 보신 거, 강은성 프로듀서님께서 시키신 일인가요?”


강은성은 양설희의 추론력에 감탄했다.


“어떻게 알았니?”


“그냥, 딱 보면 그분은 아직 입사한 지 얼마 안 돼서 어리벙벙하고 하루 언니 빼고는 이름도 못 외우고 있다가, 갑자기 제 영화를 줄줄이 본다는 게 누가 시킨 일이 아니면 말이 안 됐거든요.”


“하하, 그렇긴 하지. 그래도, 이제 희수도 점점 적응하고 있으니까, 너무 못 미덥게 여기지는 말고.”


아이들의 멘탈을 위해서는 자신들을 돌봐 주는 프로듀서들을 의심하게 만들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와는 별개로, 강은성은 정희수에 대한 의심을 계속할 예정이었다.


‘아직 김피터가 보낸 첩자가 아니라는 의심을 지울 수는 없어.’


물론, 아이들이 마음 편하게 연습할 수 있도록 비밀로 할 거고, 선유리 팀장도 지금 새로 투입 예정인 스파이를 잡아내느라 힘들 테니 굳이 말하지 않기로 했다.


‘일단 시계의 인물 목록에 등록해 놨으니까, 지금 감정 상태가 어떤지 감시할 수 있지.’


마침 생각난 김에 정희수의 감정 상태를 알아보기로 했다.


[‘정희수’는 현재 ‘평온’ 상태입니다.]


‘한성준 감독이랑 이야기가 잘 되고 있나 보네.’


그렇게 정희수가 한성준 감독을 데리고 돌아오자, 강은성은 또다시 이건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성준 감독이 양설희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설희 배우, 매니저님이 아주 연기력 칭찬을 엄청 하던데? 덕분에 나도 설희 배우가 어떤 연기를 잘하는지, 어떻게 연출하면 잘 살릴지 감을 좀 잡았어.”


강은성은 미리 의도하고 시킨 건 아니었지만, 정희수에게 양설희의 필모를 따라가 보는 숙제를 내주길 아주 잘했다고 생각했다.


‘일이 이렇게 잘 풀릴 수 있나? 하긴, 원래 영화 쪽에서 일하던 애였으니까, 잘 해낸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지.’


그렇게 양설희의 즉석 오디션도 시작되었고, 송민준 감독은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이며 흡족해했다.


그렇게 양설희까지 가계약을 마치고, 강은성은 시계의 조언을 따라 잠시 아이나 미술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강은성이 강렬한 유혹의 시험에 들게 되었다.


절대 잡으면 안 되지만, 놓치기에는 달콤한 기회.


회귀 전, 유마린과 정원이 잡고 침몰했던 그런 기회였다.


물론 강은성은 상황이 달랐다. 그는 회귀자이자, 신비로운 회고의 시계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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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데뷔조를 지켜라 (1) 24.08.19 87 3 13쪽
3 시계가 명함을 삼킴 24.08.18 117 4 12쪽
2 이번 생은 걸그룹 프로듀서 24.08.17 151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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