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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맛
작품등록일 :
2024.08.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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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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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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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바람 (2)

DUMMY

강은성을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정희수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호감도 최상을 찍었다.


회고의 시계는 호감도 최상을 찍은 인물은 꿈이 아닌 실제 상태인 채로 환상 세계에 불러올 수 있다고 알려 주었다.


강은성은 그런 그가 1팀의 프락치인지 폭탄인지 알아볼 목적으로 환상 세계에 초대했다.


물론 믿을 수 없는 인물이었으므로, 실제 상태가 아닌 꿈 상태로 초대했다.


강은성은 차가운 느낌의 금속 테이블과 의자를 상상해서 불러왔다.


‘드넓은 밀밭의 차가운 의자와 테이블. 이 정도면 분위기 좀 잡을 수 있겠지.’


곧 정희수가 꿈속의 상태로 초대되어 밀밭으로 왔다.


“워후, 여기는 어디인가. 아, 그렇군. 드넓은 밀밭이로구나.”


‘저 자식은 뭐지? 혼잣말을 하고 있어. 지금 연극하냐?’


강은성은 정희수가 테이블까지 걸어오기를 기다렸지만, 길을 잃은 정희수는 점점 더 멀어져갔다.


‘저 자식, 길치구나.’


하는 수 없이 정희수를 데리러 갔다.


“정희수 씨, 잠깐 나 좀 봅시다.”


“아니 이게 누구인감. 강은성 선배님이 아닌감.”


꿈속에서마저 이상한 정희수였다.


“···저쪽에 가서 이야기 좀 합시다.”


“내가 존경하는 강은성 선배님이시다. 어떻게 데뷔조 애들이 그렇게 믿고 따를 수가 있지? 나도 강은성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


“애들 이름도 못 외웠으면서 애들 마음을 얻을 생각을 하셨습니까··· 뭐 13인조라도 되면 모를까, 달랑 다섯 명인데.”


“으하하, 그건 그렇죠!”


그렇게 정희수를 금속 테이블까지 초대한 강은성은 최대한 무게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


“정희수 씨.”


“으하하, 무엇이든 물어보십쇼!”


“1팀하고 무슨 관계가 있으십니까?”


“으하하, 1팀 말입니까? 제가 입사하자마자 인사드리러 간 곳이군요.”


강은성은 어떻게 해야 정희수의 정체를 캐낼 수 있을지 머리를 굴렸다.


‘내가 지능 캐가 아니라서 그런가, 회귀 전에도 겨우 27살밖에 안 돼서 그런가, 뭐 어떡해야 정보를 캐낼지 모르겠네.’


강은성은 결국, 자기가 가장 잘하는 방식을 쓰기로 했다.


‘정공법으로 가야겠군. 먼저, 프락치가 맞는지 확인해 본다.’


강은성은 정희수를 똑바로 바라보고 말했다.


“혹시 1팀에서 저희 팀 분위기를 망치라는 언질을 받은 적이 있으십니까?”


“에헤이, 전혀 없습니다!”


‘프락치 쪽은 아니라고 주장하네. 그렇다면, 다음은 폭탄 쪽이 맞는지 확인해 볼까. 먼저, 1팀에서 이 자식이 폭탄인 걸 알아보고 2팀에 짬 시켰을 가능성.’


강은성은 심호흡을 한 뒤,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1팀에 있다가 2팀으로 옮겨가신 겁니까?”


“에이, 전혀요! 저는 원래 배우 매니저를 지망했는데, 사람 모자란다면서 1센터로 온 겁니다, 핫핫핫.”


‘핫은 무슨 핫이야. 너 때문에 내 마음이 아이스로 꽁꽁 얼었다.’


강은성은 ‘1팀에서 폭탄인 걸 알아보고 짬 시켰을 가능성’을 지웠다.


‘그렇다면 회사 차원에서 저 자식이 폭탄인 걸 알아보고 짬 시켰을 가능성이 남지만, 이건 아마 아닐 거야.’


이미 1센터 본부장의 입을 통해 정식으로 데뷔조의 위치를 인정받았다. 회장 아들인 김피터도 아직 팀장을 달지 못한 상태다.


그런 2팀에게, 1팀 독단도 아니고 회사 차원에서 짬을 시켰을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일단 정체를 캐는 건 여기까지 하고, 지금은 저놈의 능력을 캐 볼까.’


어쨌든 한 팀이 된 데다 강은성이 곧 승진하면 직속 후배가 될 인물이므로, 잘 써먹어 볼 생각이었다.


“정희수 씨는 무엇을 잘하십니까?”


“느하하, 저는! 잘하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으흐흑···.”


이쯤 되면 강은성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 그럼 대체 어떻게 입사하셨습니까?”


“면접 때 면접관님께서 자네는 말하는 걸 보니까 물에 빠뜨려도 세 치 혀만 동동 뜰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흐음? 세 치 혀로 합격했다기에는 선유리 팀장님께 무례한 발언을 일삼던데.’


그 순간, 강은성은 월말 평가와 관련해서 선유리 팀장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개인기 평가는 진짜 개인기를 보는 게 아니야. 자기 매력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보여달라고 해. 얼마나 자기 매력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점검차 보는 거야. 가끔 영 안 어울리는 스타일링을 고집하는 애들이 있거든.’


그리고, 눈앞의 정희수가 막상 데뷔조 아이들이 앞에 있을 때는 젠틀하게 행동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 모습이 연기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정희수도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게 아닐까?’


비록 회고의 시계에 등록되지 않은 인물이라 최적 육성은 하지 못하고 있지만, 어쩌면 정희수도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아직 찾지 못해 일부러 센 척을 하려다 팀장 앞에서 괴기한 소리를 하는 황당한 일을 벌였는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회고의 시계에 정희수가 추가되지 않는 걸 봐서, 내 목표와 별로 연관성 없는 인물인 건가?’


[이제 사용자이자 회귀자 강은성 님이 시계 사용법에 익숙해졌다고 보아, 직접 인물 추가를 할 수 있습니다. 단, 아직 레벨이 1이므로 추가할 수 있는 인물이 10명으로 제한됩니다.]


[현재 추가된 인물: ‘선유리’, ‘유마린’, ‘다이애나’, ‘이하루’, ‘정원’, ‘양설희’입니다.]


[새로운 슬롯에 인물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혹시 추가한 인물을 다시 뺄 수도 있어?’


[호감도와 연관도 모두 최상이 되지 않은 인물을 제외하면 뺄 수 있습니다.]


‘호감도만 있는 게 아니고 연관도라는 것도 있었구나.’


그리고 강은성은 고민이 들었다.


대체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정희수의 호감도는 이미 최상을 찍었다.


‘일단 일손이 너무 부족하긴 하니까 등록해 뒀다가, 나중에 연관도가 최상 찍기 전에 삭제해야겠다.’


지금은 데뷔를 앞둔 상황이라 2팀이 꽤 바빠진 상황이다. 그런 팀에 단 세 명밖에 없어서, 찝찝하지만 정희수라도 키워서 써먹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새로운 인물을 등록하겠어. 정희수.’


[7번째 슬롯에 인물 ‘정희수’가 등록되었습니다.]


그때, 강은성의 머릿속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럼 혹시 본부장님이나 회장님도 등록하면 되는 거 아니야?’


[인물은 사용자 ‘강은성’과 호감도, 연관도가 일정 이상 쌓인 인물만 등록할 수 있습니다.]


‘그렇구나.’


그렇게 정희수를 시계 속 인물 슬롯에 등록한 강은성은, 어떻게 해야 정희수의 육성법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정희수를 육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먼저 정희수의 배경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지난번에 읽었던 데뷔조 아이들의 프로필처럼, 정희수에 대한 정보가 적힌 문서를 얻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렇다면···.’


강은성은 지난번에 정원과 면담하며 계약서 사본을 얻었던 것처럼, 정희수의 입사지원서를 얻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맨정신으로 자기의 입사지원서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강은성 본인조차도 그건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환상 세계에서는 꿈꾸는 상태인 채로 불러올 수가 있지.’


마침 정희수도 이미 불러다 놓은 상태라, 이대로 물어보기로 했다.


“정희수 씨, 입사지원서를 저에게 보여주실 수 있겠습니까?”


“퍄하하, 뭐 어려운 것도 아니고. 여기 있습니다.”


꿈꾸는 정희수는 김피터 이상으로 단순한 인간이었다.


‘뭐지 이 새끼···.’


의아한 건 의아한 거고, 정보는 정보다. 일단 정보를 얻었으니, 정보에 집중해 보기로 했다.


입사지원서의 성장 과정을 요약해 보면 이랬다.


정희수는 아직 21살밖에 되지 않은 인물로, 예술고등학교 만화애니과를 졸업한 오타쿠였다. 20세가 된 그는 가난해서 대학을 못 가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려 했는데, 하필 영화 연출부 막내로 일하는 바람에 최저시급만큼도 벌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던 그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나름 전공을 살리겠다며 배우 매니저로 지원했다는 게 입사 지원서의 요약이었다.


‘신기하네. 회귀 전의 나는 아이돌 프로듀서로 지원했다가 배우 매니저가 됐고, 얘는 배우 매니저 지원했다가 아이돌 프로듀서 하게 생겼네.’


그리고 강은성에게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다.


‘연예계 일은 빡세서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들도 힘들어하는데, 딱히 아이돌에 관심이 없던 애가 잘할 수 있으려나···.’


물론 회귀 전 강은성은 배우 매니저를 원해서 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보너스가 많이 꽂혀서 버틸 만했다. 유마린, 한성준을 비롯한 담당 배우들의 커리어가 탄탄하게 뻗어나가는 걸 보는 재미도 있었고.


‘정희수 이놈도 금융 치료를 받으면 일에 재미를 붙이게 되려나?’


게다가, 정희수는 고등학교에서 영화 연출이 아니라 만화 애니를 배웠다.


‘고등학교 때 배운 걸 더 잘 써먹으려면, 오히려 아이돌 관련 일을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


그렇게 정희수에 대해 알아보는 것을 마친 강은성은 환상 세계에서 나갔다.


***


회고의 시계에게서 정희수 육성 계획표를 받은 강은성은, 한참 동안 그걸 들여다보았다.


[정희수 육성 계획: 침묵의 미덕 가르치기. *해당 인물은 입을 다물고 있을 시 최대 잠재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침묵의 미덕 좋지. 그런데 그런 걸 어떤 방법으로 가르치지?’


고민하던 강은성은 정희수를 불러 말했다.


“숙제를 하나 내드리겠습니다.”


“말씀만 해 주십시오, 선배님!”


“<사랑의 파르페>라는 영화를 본 뒤, 감상문을 써 오십시오. 데뷔조의 양설희 양이 아역으로 출연한 영화입니다.”


“어쩐지 낯익은 소녀가 한 명 있었는데, 아역 출신이 있었군요, 크하하!”


“이왕이면 웃음소리도 평범하게 해 주십시오. 저희가 잘못된 처신을 하면 아이들이 그 화살을 맞습니다.”


“넵, 조신하게 웃겠습니다! 훗.”


이상한 웃음소리가 그나마 좀 고쳐졌다.


‘크하하보다는 훗이 훨씬 낫지.’


일단 이 정도로 해둔 뒤, 강은성은 선유리 팀장과 함께 세계관 만들기 작업을 시작했다.


강은성의 초안을 본 선유리 팀장은 눈을 빛냈다.


“이거, 딱 보니까 5번 곡 골랐네.”


“···! 맞습니다. 역시 팀장님의 안목은 대단하십니다.”


“호호, 내가 좀 대단하긴 하지. 은성 씨의 안목을 알아본 게 바로 나라는 걸 잊지 마. 저기 1팀한테 넘어가지 말고.”


“그 아저씨에게만큼은 절대로 넘어가지 않겠습니다.”


“아이구, 믿음이 가네, 우리 은성 씨. 일도 잘하고, 배신도 안 하고. 진짜 나는 복 받았다니까.”


강은성은 속으로 회귀 전이나 후나 선유리 같은 능력 있는 상사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자기 자신이 더 복 받았다고 생각했다.


선유리는 회귀 전, 전혀 다른 분야로 좌천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강은성처럼 시계도 없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했으니까 말이다.


‘발굴하는 배우마다 진짜 엄청났지. 내가 배우 매니저로 잘 나갈 수 있던 건 선유리 팀장님 덕분이기도 하고.’


***


머지않아, 좋은 소식 하나와 나쁜 소식 하나가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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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밝은 빛을 바라보며 살기 위해 (2) 24.09.05 2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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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가랏, 프롤레타리아 (1) 24.09.02 25 1 11쪽
17 세계 확장 (2) 24.09.01 26 1 12쪽
16 세계 확장 (1) 24.08.31 31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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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새로운 바람 (1) 24.08.28 4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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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환상을 포장하라 (1) 24.08.25 54 2 13쪽
9 최고의 육성 계획 (3) 24.08.24 51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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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최고의 육성 계획 (1) 24.08.22 62 2 11쪽
6 데뷔조를 지켜라 (3) 24.08.21 71 3 12쪽
5 데뷔조를 지켜라 (2) 24.08.20 76 4 12쪽
4 데뷔조를 지켜라 (1) 24.08.19 87 3 13쪽
3 시계가 명함을 삼킴 24.08.18 117 4 12쪽
2 이번 생은 걸그룹 프로듀서 24.08.17 151 5 14쪽
1 배우 매니저, 회귀하다 +1 24.08.16 221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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