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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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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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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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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의 손, 혹은 마이너스의 손 (3)

DUMMY

“어쩌죠? 감독님께서 갑자기 나가셔서 돌아오지 않고 계세요.”


아이나 E&M의 직원이 난감하다는 듯 말했다.


그러나 강은성은 걱정하지 않았다.


[‘아이나 E&M’에 방문하고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아이나 E&M’의 타임라인이 활성화되었습니다.]


‘됐다.’


[첫 활성화 기념으로, 지금 상황과 관련된 정보를 무료로 풀어드립니다.]


강은성의 예상대로, 첫 정보는 아무 조건 없이 무료로 풀렸다.


‘그럼 감상해 보실까?’


시계가 영상 하나를 재생하기 시작했다.


회귀 전에 아이나 E&M에서 있었던 일로, 송민준 감독이 실연당한 뒤 뮤지컬 영화의 각본도 뒤집어엎고 여자 배역도 몽땅 빼버리는 짓을 해 버린 것이다.


그 결과, 여성 보컬이 다 빠져서 영화 수록곡이 다 암청색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소수 매니아를 제외한 사람들에게 외면받아 흥행도 폭망하고, 급하게 수정한 흔적 때문에 작품성도 폭망했다는 것이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역시 실연을 막는 게 영화도 살리고 여자 배역도 살리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같았다.


강은성은 한성준을 아이나 E&M에 두고, 잠시 길을 나섰다. 지금쯤 실연당하고 있을 송민준 감독의 멘탈을 완화해 주기 위해.


***


갤러리 아이나.


송민준 감독의 여자친구 아세희가 도슨트로 일하는 곳이자, 그녀의 엄마가 소유한 곳이다.


그동안 여배우만 사귀다가 난생처음으로 재벌 딸을 사귀게 된 송민준 감독은, 그동안 받아보지 못했던 화끈한 영화 지원과 재물에 푹 빠져버렸다.


지원을 팍팍 받으며 영화를 찍으니 퀄리티도 높아졌고, 인생 만족도도 높아졌다.


그런 선물을 준 사랑스러운 여자친구 아세희의 부름에 한달음에 달려왔더니, 오늘은 분위기가 이상했다.


“송민준, 이제 우리 사이 끝내자.”


청천벽력같은 아세희의 말에, 송민준이 아세희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붙들었다. 한참 전부터 아이나 E&M에서 전화가 오고 있었지만, 그걸 받을 정신이 없었다.


“안 돼, 세희야! 나 이제 너 없으면 안 된단 말이야!”


아세희는 거머리처럼 자신을 붙들고 늘어지는 송민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원래대로라면, 여기서 아세희의 폭언을 듣고 충격을 받은 송민준 감독이 잠시간의 여자 공포증에 걸리게 된다. 차기작인 뮤지컬 영화까지는 아이나 E&M과 계약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까지 찍고 폭망한 뒤, 다시는 아이나 E&M과 함께하지 않는다. 물론 기본기가 있는 감독이었기 때문에 다른 제작사와 함께 부활하기는 한다.


그러나, 여기서 회귀자 강은성이 끼어들며, 한국 뮤지컬 영화사의 계보가 완전히 뒤바뀌게 되었다.


영화계의 역사를 뒤흔들 강은성은 지금, 미술관 직원과 실랑이 중이었다.


“외부인은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아니라니까 그래요. 송민준 감독님이 절 부르셨다니까 그래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감독님은 지금 도슨트님과 약속이 되어 있는데요.”


“그래도 저 진짜 감독님 뵈어야 하는데···”


“이야기 끝나시면 어련히 나오실 건데요, 기다려 보세요.”


강은성은 완강한 직원에게 막혀서 출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건 안 돼! 멘탈이 박살 나기 전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방해해야 하는데···.’


마음이 급해 발만 동동 구르던 강은성은, 결국 마공을 쓰기로 했다.


‘이거 하면 자괴감 쩔게 들겠지만, 원래 연예계는 비정하고 냉혹한 곳이야. 나도 살고, 우리 애들도 살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어!’


마침 지금은 옆에 한성준이 없기 때문에, 좀 망가져도 소문낼 사람이 없었다.


강은성은 불쌍한 아기 고양이 같은 표정을 지은 채 직원을 바라보았다.


“···누나!”


잘생긴 강은성이 애처롭고 귀여운 표정으로 말하자, 직원은 그 모습을 차마 외면할 수가 없었다.


“누나! 제가 사실 연기자 지망생인데요, 지금 꼭 저어기 들어가서 배역을 지켜내야 해요! 제 소속사가 힘이 약해서 지금 배역을 뺏기기 직전이에요. 제발 도와주세요!”


강은성은 회귀 전에 담당한 배우들이 연기했던 모습을 떠올리며 메소드 연기를 했다.


강은성의 미모와 급조된 연기력에 마음이 흔들리는 직원은, 결국 강은성을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다.


“누나, 정말 고마워요! 이 은혜는 꼭 갚을게요!”


“뜨고 나면 저 잊지 마시고 사진 한 번 찍어 줘요!”


“네, 누나! 꼭 그럴게요!”


그렇게 강은성은 미술관으로 들어가서, 송민준에게 막 독설을 퍼부으려던 아세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어?”


강은성을 바라보는 아세희의 동공이 흔들렸다. 풀 죽은 아기 고양이 같은 미남이 들어오니, 왠지 돌봐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송민준에게, 하려던 독설을 멈추고 강은성에 대한 질문을 했다.


“민준, 쟤는 누구야? 아는 사람이야? 영화 출연 내정자?”


“나도 처음 보는데? 저, 실례지만 누구신가요?”


강은성은 그대로 아세희의 코앞으로 걸어갔다.


“세희 누나!”


아기 고양이 같은 연하남이 누나라고 부르자, 아세희의 마음이 콩닥거렸다.


“와, 잘 생기셨네요. 진짜 제 취향이신데, 혹시 저를 아시나요?”


순식간에 부드러워진 아세희의 목소리를 듣고, 송민준이 착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한순간에 곧바로, 처음 본 남자에게 마음이 흔들린다고?’


송민준의 마음이 차갑게 식어가는 동안, 강은성은 아까 시계가 보여줬던, 아세희가 송민준 감독과 헤어지려 했던 이유를 떠올렸다.


“저 형의 멘탈을 부숴 놓아서 영화를 망치면, 아이나 그룹의 지분을 받기로 약속된 거죠?”


아세희의 표정이 순식간에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 말, 어디서 들었지?”


“아이나 E&M에 소문 쫙 돌고 있던데요? 방금 갔다 왔거든요. 그러니까 누나가 세운 계획은 통하지 않을 거예요. 송민준 감독님이 회사로 복귀하면 곧 진실을 알게 될 테니까요!”


강은성의 말에, 송민준이 차가운 표정으로 아세희를 쳐다보았다.


“세희야, 그거 진짜야?”


“아니야, 오해야, 오해!”


강은성은 자신의 계획이 성공했다고 느꼈다.


‘일단 이 정도면, 당장 송민준 감독 멘탈 깨지는 건 막았네. 재벌들 집안싸움은 진짜 지독하다니까. 다른 라인 휘청이게 하려고 영화 하나를 망쳐 놓으려 들다니 말이야.’


송민준 감독은 차가운 표정으로 아세희에게 말했다.


“내가 세희 널 만난 이유는 예술에 대해 진지하다는 것 때문이었는데, 너는 욕심 때문에 영화 하나를 망치려고 들던 사람이었구나.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것 같네.”


“송민준, 너 배은망덕하다. 내가 밀어줘서 네 영화도 잘 된 거야. 내 덕분에 확 치고 올라올 수 있었던 게, 이제 와서 이러면 어이없지.”


“뭐? 아니거든? 다른 제작사에서도 러브콜 왔는데 너한테 의리 지키느라 아이나로 간 거거든?”


“입에 침이라도 바르고 구라를 쳐라. 우리 회사가 제일 크니까 좋다고 달라붙은 게.”


“뭐? 달라붙어? 팬이라고 먼저 싸인해달라고 하던 게 누군데.”


“내가 알아봐 주고 홍보해 줘서 떴으면 고마운 줄 알아야지, 팬이라고 뭐 을인 줄 아냐?”


그들의 다툼을 지켜보던 강은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회귀 전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그렇게 한참 동안 말싸움을 하던 송민준은, 아세희에게 이별을 통보하며 미술관 밖으로 나갔다.


한숨을 쉬며 미술관 앞 벤치에 앉아 있던 송민준 감독의 옆에, 강은성이 나란히 앉았다.


“···아까는 실례했습니다. 제대로 인사도 못 드렸네요. 영화감독 송민준이라고 합니다.”


“네버더레스에서 일하고 있는 강은성이라고 합니다.”


강은성은 지금 배우 영업을 하러 온 것이기 때문에, 프로듀서라는 사실은 숨기고 대답했다.


“네버더레스라, 거기 좋은 배우분들 많으시죠.”


송민준도 강은성이 아이돌 파트가 아니라 배우 파트에서 일한다고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하하하, 그렇습니다. 때마침 감독님께서 뮤지컬 영화를 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연기 되고 노래 되고 춤 되는 아이들을 들이밀어 보고자 이렇게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강은성이 한성준과 양설희의 프로필을 송민준에게 건넸다.


“한성준이라는 이 친구, 느낌이 좋네요. 저랑 이름도 비슷하네요.”


“하하하, 어쩌면 운명이 아닐까요?”


“언제 한번 오디션 오라고 해 주세요.”


이제 됐다며, 오디션에서 보겠다는 뜻이었다. 물론 강은성은 이대로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성준이 정말 잘하고 책임감 있는 친구입니다. 아이나 1층에서 감독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충 거절하려 했던 송민준은, 자신의 영화가 망할 뻔한 걸 막아준 은인이 이렇게까지 권하자 더는 거절하지 못했다.


“그렇다면야, 회사에 복귀해서 한 번 봐야겠네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


강은성이 송민준 감독을 데리고 아이나 E&M으로 복귀하자, 한성준과 함께 감독을 기다리던 직원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감독님이 이대로 잠수타버리는 줄 알고 얼마나 심장이 철렁했는지 몰라요.”


“저 그렇게 책임감 없는 사람 아닙니다.”


물론 회귀 전 송민준 감독이 멘탈이 터진 채로 했던 일을 기억하는 강은성은 속으로 혀를 찼다.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세상은 이성적으로만 돌아가는 게 아니니까 말입니다.’


그렇게 짠한 눈으로 송민준 감독을 바라보자, 감독이 강은성을 직원에게 소개해 주었다.


“이분 덕분에 위기에 빠질 뻔했던 영화를 구했습니다.”


그러자, 강은성을 보는 직원의 눈빛이 달라졌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희 감독님이 멘탈이 약하셔서 걱정하던 중이었거든요.”


섬세한 연출이 장점으로 평가되는 감독인 만큼, 그 마음 또한 섬세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여자친구한테 실연당했다고 영화를 망작을 만들 뻔한 건가. 막아서 정말 다행이네.’


강은성은 한성준을 송민준 감독에게 소개했다.


“여기, 이쪽이 성준이입니다.”


“실물보다 화면이 잘 받을 얼굴이네요. 까는 게 아니라 칭찬입니다. 아주 마음에 들어요. 저랑 이름도 비슷하고.”


아무래도 송민준 감독은 한성준의 이름에 꽂힌 모양이었다.


“영화 주인공이 저를 본떠서 만든 캐릭터라, 저와 비슷한 면이 있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마침 이렇게 인물도 괜찮고, 이름도 비슷하고, 노래랑 춤도 잘한다는 배우를 만나니까 좋네요.”


강은성은 거의 다 넘어왔다고 생각했다.


“성준이가 오디션을 꼭 보고 싶다고 하는데, 마침 오늘 시간이 된다는 말씀을 들어서 이렇게 데리고 왔습니다.”


“그랬었죠. 아까는 못난 모습을 보여 송구합니다.”


“아닙니다. 사랑은 이성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습니까.”


“강은성 님과는 통하는 게 많은 것 같습니다. 영화 주제도 그거거든요. 이성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운명적인 사랑.”


영화 주제가 그거였다니, 강은성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회귀 전에 찍었던 영화는 절망, 고통, 아픔, 뭐 그런 게 주제로 보였는데··· 대체 실연을 어떻게 당할 예정이었던 거지, 이 사람?’


이제 한성준은 거의 다 영업이 됐으니, 양설희를 영업할 시간이었다.


‘우리 애들의 첫 개인 활동이 될 수도 있겠네. 이 기회를 잘 잡아야겠어.’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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