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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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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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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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자해지(結者解之)

DUMMY

“못 들은 척을 하는 건지..아니면 진짜로 못 들은 건지..모른다고 얘기 했잖아?”


테츠야는 고민에 빠졌다


주원이 말하는 걸 들어보면 이번에 옥좌에게서 지령이 온 것은 정훈이 사주한 일인 것 같았다.


그렇다면 정훈은 옥좌와 관련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정작 눈 앞에 있는 주원이 옥좌를 모르니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해 풀어줘야 할지 아니면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계속 붙잡아둬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테츠야는 자리에서 일어나 덴의 사무실로 찾아갔다.


정훈이 사주한 일이라는 것을 알아도 옥좌의 지령인 이상 덴은 움직이리라.


그 정도로 옥좌는 ICS내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그렇다면 의문을 해결하는 것이 먼저였다.


“테츠야! 어때 조사는 해봤어?”


테츠야는 덴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대뜸 물었다.


“너..김주원이라는 녀석을 알아?”


그러자 덴은 인상을 찌푸리며 고민하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이 손벽을 치며 말했다.


“아! 알겠다. 분명 한국에서 정훈이 넘어올 때 같이 있었던 녀석이야.”


“그럼 사진은 가지고 있어?”


“아니..그런 것 까지는”


그제서야 테츠야는 덴이 주원을 알았음에도 못 알아본 이유를 깨달았다.


“왜 그래?”


“지금 들어가있는 녀석..김주원이야..”


“뭐 정말이야? 그럼 우리는 정훈을 완벽하게 옭아맬 수 있겠는걸?”


“꼭 그렇지도 않아..”


“응?”


“하..이번에 옥좌가 우리에게 내린 지령 말이야..아무래도 정훈이 사주한 일인 듯 해.”


순간 덴의 표정이 굳어졌다.


“..잠깐만! 그러면 정훈이 옥좌와 관련이 있다는 말이야?”


“김주원을 털어보니 그런 것 같더군. 정작 본인은 옥좌에 대해서 모르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알지? 그게 김주원이 사주한 일이든 뭐든 간에 옥좌의 지령이라면 무조건 이행해야돼. 그런 걸 따질 수 있는 레벨이 아니라고..”


“알고 있어..그래서 녀석을 풀어줘야 할지 아니면 계속 잡아둬야 할 지가 의문이야.”


“..만약에 우리가 김주원을 계속 잡아둔다면 어떻게 될까?”


테츠야는 결과가 머릿속에 그려졌기 때문에 눈을 감았다.


사실은 알고 있었다.


정훈이 정말 옥좌와 관련되어 있다면 김주원을 풀어줘야 한다는 것을.


“정훈이 정말 옥좌와 관련이 있다면 옥좌를 움직여서 우리를 공격해 올 거야..그렇게 되면..”


“알고 있어..우리는 끝장나겠지..미안 쓸데없는 질문을 해서..풀어주러 갈게..”


주원은 입구 쪽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갈 거면 이거라도 좀 풀어주고 가든가..! 이렇게 의자에 묶어두고 가버리면 뭘 어쩌라고!!”


그러자 뒤에서 철창 안에 갇혀 있던 큐리미가 소리쳤다.


“조용히 좀 해! 시끄럽네 정말..그보다 우리 정말 어떻게 되는 거야?”


“내 도박이 성공했다면 지금 쯤 풀어주러 오고 있을 거야..”


그 말에 대답하듯 입구 쪽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들어온 것은 테츠야 하나였다.


테츠야는 어두운 표정으로 주원의 뒤로 가더니 결박하고있던 밧줄을 풀었다.


“흠..무슨 일이래? 나를 풀어주시다니?”


“네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라.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마.”


주원은 오랫동안 묶여 있어서 뻐근했던 몸을 풀었다.


“으읏! 오랜만에 몸이 자유로워지니 살 맛이 나는군. 그럼 나를 풀어준 이유나 한 번 들어볼까?”


테츠야는 말 없이 여전히 어두운 표정으로 주원을 바라보았다.


“뭐..풀어주면 나야 좋지..그런데 저기는 안 풀어주나?”


주원은 손가락을 뻗어 큐리미가 갇혀 있는 방을 가리켰다.


그러자 테츠야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철창 쪽으로 다가가더니 열쇠로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갔다.


곧이어 큐리미의 당황하는 목소리가 들리더니 테츠야와 함께 방 밖으로 빠져나왔다.


“다시는 이곳으로 오지 마라..! 알겠나?”


주원은 코웃음을 치더니 큐리미의 손을 잡아끌어 위로 올라갔다.


큐리미는 두 눈을 깜빡이며 주원에게 물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형이 손을 써 놓은 걸 그대로 이용해 먹었을 뿐이야.”


올라온 곳은 많은 사람들이 서류를 들고 돌아다니는 것으로 보아 1층인 것 같았다.


“비록 임무는 완수하지 못했지만 이만 나가는 수밖에 없겠네..”


큐리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밖으로 나오자 따가운 햇빛이 두 사람의 눈을 관통했다.


“아악..! 한동안 어두운 곳에 있었더니 밖이 너무 밝네..”


주원이 손으로 빛을 가리고 큐리미를 보자 그녀도 고통스러운 듯 손으로 눈을 가리고 있었다.


“돌아가자..”


*


정훈은 땀을 흘리며 숨을 헉헉댔다.


그의 앞에 있는 류마도 힘든 듯이 숨을 헐떡였다.


“믾이 컸네..헉헉..나를 지치게 만들 줄도 알고.”


“후아..후아..아직 당신을 쓰러뜨리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야. 오늘은 이만 끝내고 내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래..후..내일 보자고..”


정훈은 돈을 건네주고 자리를 떠나 본거지로 돌아갔다.


방에 들어가니 주원이 침대 위에 앉아있었다.


“네가 왜 여기 있어?”


“아 형..그게 말이지..”


초췌한 행색의 주원은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래서 들켰었는데 내가 손을 써 놓은 걸 이용해먹고 빠져나왔다?”


“미안..기껏 형이 일을..응?”


정훈은 미소를 지으며 주원을 쓰다듬었다.


“고생했어. 그래도 목적을 거의 달성하고 빠져나왔네..”


“무슨 말이야? 거의 시작도 못 했는데..그보다 애 아니니까 머리 쓰다듬지 마!”


“네가 옥좌와의 관련성 때문에 빠져나왔다며? 그럼 일단 우선적으로 우리를 쉽게 건드리지는 못 할 거야..자세한 조사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그런데 형은 언제 그런 사람하고 일을 꾸미게 된 거야?”


“나 혼자 한 거 아냐. 그냥 ICS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을 요코에게 소개해 달라고 했을 뿐.”


“아..그래서..그런데 츠케시라구미 내부에 그렇게 큰 혼란을 주지는 못한 거 같아서 정보상에게 정보를 받기는 힘들지 않을까?“


“그건 괜찮아..네가 그렇게 말해준 덕분에 이제 그 녀석 한테도 헛방을 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주원은 도무지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뭐..직접 보면 알 거야.”


장훈은 일전에 받은 다크웹 주소를 요코에게 받은 휴대폰으로 입력했다.


‘일을 끝냈습니다.’


답장은 생각보다 금방 날아왔다.


‘무슨 일인가? 일본 지부 내에 아무런 반응이 없는데?’


‘옥좌를 이용해서 지령을 만들도록 했으니 당분간 그쪽에서 무슨 짓을 벌이지는 못할 겁니다. 그 동안에 다른 곳으로 도망가시죠.’


‘자네..옥좌와도 알고 있는 사이인가? 그 정도 인물이 움직인 거라면 내가 눈치를 못 챌 만도 하군.’


‘글쎄요..그건 생각하시기 나름이죠.’


‘..내가 모르는 루트로 무슨 일을 꾸민 모양이구먼. 뭐 됐네. 그렇게 자신만만 한 것을 보면 확실한 거겠지.’


‘이제 스바루노이구미의 정보를 알려 주시죠.’


‘알겠네..스바루노이구미의 구미초는 야마 카제 약삭 빠르고 머리가 잘 돌아가는 놈일세. 녀석에게 당해서 인생 망친 녀석도 한 둘이 아니지. 주로 하는 사업은 마약 거래일세. 신종인데 텔로스티스조이스라고 하는 종류지. 들어본 적 있나?’


‘죄송하지만 처음 듣는군요.’


‘어쨌든 녀석들은 그 마약을 한국을 거쳐 중국으로 유통시킨 다음에 세계로 퍼뜨린다네.’


‘이름은 생소한 것에 비해 루트는 꽤나 전형적이군요.’


‘아직 세간에 공개되지 않은 물질로 만들어져서 규제를 하지 못하니까 말일세.’


‘음..그런 거였습니까..’


‘서비스로 스바루노이구미는 거래에 사용하는 마약을 일본에서 보관하고 있다더군.’


‘그건 확실한 정보입니까?’


‘자세한 위치까지는 모르지만 믿을 만한 녀석이 말한 거니 확실하네. 그럼 건투를 빌지.’


‘잘 피해 가십시오..’


대화가 종료되자마자 다크웨은 오류를 일으키며 사라지고 말았다.


아마 왕하위 쪽에서 손을 쓴 것 같았다.


“봤지?”


“잠깐만..그럼 그냥 사건만 터트리고 나는 잠입을 하지 않아도 됐던 거 아냐?”


“직접 일을 만드는 쪽이 훨씬 유리해서 그런 거야. 그 정도면 이렇게 사건 하나 터트리는 것보다 훨씬 츠케시라구미를 약하게 만들 수 있었거든. 이렇게 단기적으로 끝날 일은 잠깐 눈을 돌리기에는 좋지만 장기적으로 써먹기에는 무리야. 결국 다음에 우리가 츠케시락구미를 잡을 즈음이 되면 원래의 힘을 회복하겠지.”


“..무슨 뜻인지 이해는 했어. 그래서 다음 일정은 어떻게 할 예정이야?”


“상대가 약팔이를 한다고 했잖아. 그리고 그 약은 일본 내에서 보관 중이라고 했고..”


“분명 그랬지..”


“그렇다면 장사에 손해를 입히면 알아서 튀어나오게 될 거야.”


“뭘 어떻게 하시게?”


“약이 있는 장소를 찾아서 훔치자. 그러다 보면 분명 그쪽에서도 움직임이 있겠지.”


“그 천하의 정보상도 모르는 곳을 우리가 쉽게 알아낼 수 있을까?”


“시도는 해봐야지..”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던 찰나 요코에게서 연락이 왔다.


‘큐리미가 돌아왔어요. 어떻게 된 일이죠?’


‘아..거기도 왔나보군. 직접 가서 설명할게. 부탁하고 싶은 것도 있고.’


‘..또 일을 시키려는 건가요..’


‘나중에 가부키초를 다스리실 분이 그 정도 기반은 잡아 놓으셔야지.’


‘하아..알겠어요.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금방 오세요.’


“흠..”


“왜 그래 형?”


“자야카케구미 쪽도 큐리미가 돌아온 모양이더군. 아무래도 직접 가서 설명하는 게 낫겠어.”


*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ICS본부에 있는 회원한테 연락하던 테츠야는 소리쳤다.


“허가 받은 서류 중에 옥좌의 서류가 없다고?!”


그러자 반대편에서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 확실해.”


“그럼 이번에 받은 문서가 옥좌가 쓴 게 아니라는 말씀이십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어. 하지만 화실한 건 ICS몰래 이렇게 가짜 지령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소수라는 점이지.”


“..만약 옥좌가 쓴 게 맞다면 왜 저희에게 가짜 지령을 보냈겠습니까?”


“글세..하지만 옥좌가 보낸 게 맞다면 가능성은 두 가지겠지. 옥좌 자신과 관련 된 일에 너희가 휘말렸거나 더 위의 일이라든가.”


“지금으로써는 확실한 건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알겠습니다. 이만 연락을 끊겠습니다.”


테츠야는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책상을 두 손으로 내려치며 격분했다.


“정훈..네 이놈..! 우리에게 삽질을 두 번이나 하게 만들다니..대가를 치루게 해주마!”


테츠야는 신경질적으로 책상 위에 있는 가짜 지령의 사본을 찢어서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렸다.


*


잠시 생각에 잠긴 요코는 자신의 사무실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들겼다.


“그러니까..우리가 짜 놓은 판을 그대로 이용해 먹고 빠져나왔다는 거지?”


정훈은 율무차를 한 모금 들이키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요코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가짜 지령이라는 걸 이미 알아챘겠는데?”


“그런가..”


“그런가 라니..목적을 달성시키지 못했는데 괜찮은거야?”


“노리고 있던 건 받았으니 됐어.”


“뭐? 노리고 있던 거라니..설마 츠케시라구미의 정보를 노리고?”


“아니. 이번 일은 왕하위가 스바루노이구미의 정보를 걸고 부탁한 일이었어.”


“아..그럼 스바루노이구미의 정보를 얻은 거야?”


“어. 사실 이렇게 직접 찾아온 것도 그거 때문이야.”


요코는 한숨을 깊게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스바루노이구미를 잡으려는 거지? 뭘 도와달라는 건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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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함정 24.09.16 12 0 12쪽
26 강제 진압 24.09.15 9 0 11쪽
25 길거리 강도 24.09.14 8 0 12쪽
» 결자해지(結者解之) 24.09.13 14 0 12쪽
23 심문(2) 24.09.12 13 0 11쪽
22 심문 24.09.11 11 0 12쪽
21 성동격서(聲東擊西) 24.09.10 10 0 12쪽
20 밀회 24.09.09 13 0 12쪽
19 준비 24.09.08 13 0 12쪽
18 작전 24.09.07 15 0 11쪽
17 침투 24.09.06 14 0 11쪽
16 시험 24.09.05 15 0 11쪽
15 재회 24.09.04 17 0 11쪽
14 스승 24.09.03 24 0 12쪽
13 경고 24.09.02 17 0 12쪽
12 계약 24.09.01 18 0 12쪽
11 공성전 24.08.31 19 0 12쪽
10 데뷔전 24.08.30 17 0 11쪽
9 태동(胎動) 24.08.29 21 0 12쪽
8 심문 24.08.28 23 0 12쪽
7 발각 24.08.27 26 0 12쪽
6 잠입 24.08.26 26 0 11쪽
5 쇼핑 24.08.25 29 0 12쪽
4 화끈한 신고식 24.08.24 39 0 12쪽
3 탐색 24.08.23 48 0 11쪽
2 부탁 아닌 부탁 24.08.22 135 0 12쪽
1 부당한 거래 24.08.21 7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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