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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객
작품등록일 :
2024.08.2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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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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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도 못한 나비효과.(1)

DUMMY

사빈은 핸드폰을 맞은 부위를 문지르며 자신의 몸통을 힐끗 내려다 봤다.


명인에게 빌렸던 목걸이형 키즈폰에는 촬영 중 표시가 되어 있고, 화면의 방향도 정면인 현경 쪽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끝났군.'


계획대로 됐어, 긴장이 풀린 사빈은 숨을 한 번 내뱉었다.


김현경은 자신의 앞에 씩씩대며 가만히 서 있었는데, 주먹을 쥔 채 동공이 축소되어 있는 게 아직도 분이 다 팔리지 않은 모양이다.


사빈이 알기로는 사람이 예상치 못한 폭력을 저질렀을 때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피해를 입은 사람의 잘못이고, 자신의 폭력은 합리적인 행동이었을 뿐이라며 자기위로를 하는 것. 두 번째는 폭력을...


—따악!


...폭력을 이어가는 것.


앗따따가, 사빈은 팔에 맞고 튕겨 바닥에 떨어진 소꿉놀이용 스테이크 모형을 바라봤다. 방금 김현경이 핸드폰 다음으로 던졌던 물체다.


'그래, 반성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


그나저나 이거 큰일인걸, 사빈은 살짝 당황했다. 학대 현장만 잡아내면 끝이라고 생각해서 이 뒤는 계획을 안 해 놨기 때문이다.


'으음, 필요 이상으로 맞기는 싫고.'


하는 수 없지, 사빈은 주먹을 쥐었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니까. 바로...


'36계 줄행랑!'


튀는거다.


사빈은 빠르게 달려 막내반으로 내뺐다. 기껏해야 어린애 뛰는 속도라고 무시하는 건 안 된다. 그는 염력을 이용해 가속까지 받았기에 지금 이 순간 우사인 볼트도 이길 수 있었다. 아주 잠깐이지만.


"흐억, 헉, 후, 흐압."

[...뭐하냐?]


그렇게 사빈은 사지 멀쩡하게 막내반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숨은 좀 차고 이마가 아팠긴 했지만.


"어머, 사빈아!"


막내반의 인턴 교사가 조금 놀라고, 곧이어 화장실과 이어진 간이 커튼 문이 아니라 복도와 이어진 나무문으로 김현경이 들어와 '사빈이가 실수로 저희 반에 들어와 있었는데, 지금 막 눈치채서 돌려보냈다'는 말을 전함으로 상황은 끝났다.


그렇게 오후가 되었고, 현빈은 사빈의 하원을 위해 어린이집에 들렸다.


"사빈아~아빠 오셨네! 명인이도 오늘 사빈이랑 같이 가는거야. 나가자!"


아무래도 옆집이니 만큼 두 사람의 하원은 동시에, 현빈이나 선미 씨로 인해 이루어 지는 경우가 많았고, 오늘 역시 그런 날 중 하나였다.


'여기, 받거라.'


현빈은 사빈의 손을 잡고, 사빈은 명인의 손을 잡은 채 뽈뽈뽈 이동하던 중, 현경의 폭력 상황이 담겨 있는 물건-키즈폰-은 주인에게로 전달되었다.


***

그 날 새벽, 두 사람은 아파트 계단에 담요를 뒤집어 쓰고 걸터앉아 핸드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게 편집된 영상이야. CCTV랑 도청장치, 핸드폰에 키즈폰까지 눈에 확 들어오는 부분들만 모은 거지.]


하원하자마자 종일 영상 편집만 붙들고 있었는지, 명인의 눈 밑이 퀭했다.


오오, 사빈은 감탄하며 명인이 가져온 사과니 뭐시기 하는 회사 패드의 볼륨을 0으로 낮춘 채 영상을 틀었다.


[제페토 119에게 부탁해도 알아서 머신러닝 하고 영상을 만들었을 텐데, 왜 내가 해야 한다고 한 거냐?]


영상의 처음 부분은 촬영 영상이 아니라 뒤에 나온 영상들이 어떤 목적으로, 언제 왜 어디서 촬영된 것인지를 설명하는 글을 검은 화면에 띄운 이미지였고, 명인은 이 틈을 타 자신의 불만 사항을 사빈에게 말했다.


'상태가 영 이상하길래.'


사빈은 그리 대답하고는 한숨을 푹 쉬었다. 간만에 켜보라고 했더니 뭔가 오류라도 났는지 화면이 한참을 지직거리고는, 분명 영어인데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가 잔뜩 올라와서 혹시라도 이거 과열인지 뭔지로 터지는 거 아닌가 싶어 잔뜩 긴장하고 있던 게 바로 어제 있던 일이었거늘.


[무슨 단어가 떴는데?]

'잘 기억 안 난다. if, else if나 대괄호가 좀 많았던 것 밖에는 모르는 단어라 머리에 안 남았거든.'


아하, 대답을 들은 명인은 대충 넘어가곤 영상들의 내용을 한참 설명했다. 사실 그는 사빈이 말해준 정보를 종합해서 제페토119와 관련된 코드, 그러니까 컴퓨터 언어가 화면에 떴다는 사실을 유추했지만 그걸 굳이 사빈에게 말해줄 필요는 못 느꼈다. 지가 직접 알아봐야지 싶기도 하고.


'좋아. 이해했다. 이제 내가 글을 쓰면 되지?'


곧이어 사빈은 패드의 키보드 패널을 띄웠고, 명인은 영상을 다시 한 번 점검했다.


참고로 이들의 계획은 다음과 같다. 우선 사빈 초안 명인 첨삭의 글을 폭력 영상과 함께 지역 맘카페와 익명 사이트에 올린다. 이후 반응이 생기기를 잠시 기다렸다가 댓글들 캡쳐, 설명과 함께 너튜브 영상도 올린다. 그 다음 서명인이 너튜브의 알고리즘을 해킹해서 국내 불특정 다수의 너튜브 이용자들의 추천 영상 목록에 들게 하고, 이어서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알아서 판을 키우도록 하는 것이다.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건 다시 생각해도 신기하단 말이야. 그럼 현대의 사업가들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마케팅을 하는 건가?'


예전에는 상품이나 포스터를 이용했는데 말야, 고발글 초안을 쓰던 도중 사빈이 명인에게 물었다.


[뭔 소리야? 해킹은 범죄야.]


...응? 사빈이 아리송한 얼굴로 소리 없는 질문을 했다. 방금 뭐라고?


[범죄라고.]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게?'


현실을 부정하고 싶어 하는 사빈의 말에 명인이 꼴값 떤다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왜 생전 범죄 한 번 안 지은 것처럼 구는거지?]


윽, 사빈은 그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그 나름대로 규칙은 있었다지만 그는 대부분의 삶에서 가난하거나 불행했고, 법보다는 주먹이 더 가까운 인생을 살았으니.


맞기도 많이 맞았고 때리기도 많이 때렸다. 학자였을 때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논문을 표절하는 놈들에게는 늘 결투를 신청했고, 조금 얍삽한 수를 써서라도 죽였다.


그치만, 그치만!


'이번 생에서는 그럴 일 없을 줄 알았지!'


할렘가도 아니고 고아도 아니다. 나라는 선진국이요 부모는 그 안에서도 평균 이상의 벌이를 가졌고, 자신에게 다정하다. 범죄에 손 댈 일이 뭐가 있단 말인가?


[속 편한 소리 그만하고, 앉아!]


앗, 사빈은 어느샌가 당황한 자신이 일어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덩달아 명인의 담요도 흘러내려 둘 다 맨몸에 잠옷만 걸친 상태였다.


크흠, 머쓱해진 사빈은 얌전히 앉고 다시 담요를 둘렀다.


'...앞으론 안 할거야.'

[어쩌라고.]


그렇게 어리숙하게 다짐과 합리화를 마친 사빈은 다시 글을 써내렸다.

***

새벽 4시 경, 사빈은 <새벽하늘 어린이집의 원아폭력 실태 고발에 관한 글>초안 작성을 끝냈다.


'후후, 이것 봐라! 별로 고칠 것도 없을거다.'


역시 학자로써 글 쓰던 실력이 아기가 된다고 어디 가진 않는 법이로군, 사빈은 스스로를 기특해 했다.


빠악!


그리고 명인이 만든 종이 몽둥이로 맞았다.


'대체 왜...아얏, 아얏!'


빡! 빡!


응징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사빈은 자신의 머리 위로 다가오는 종이 몽둥이를 손으로 잡았다.


'왜 이러는데? 이유라도 말해라!'


명인은 설명하기도 귀찮다는 표정으로 방금 사빈이 넘긴 글을 띄운 패드를 사빈의 얼굴 앞에 들이밀었다.


---

<목차>

1. 고발 목적

2. 고발 이유

3. 폭력의 과정과 방법

4. 결과 해석

5. 마무리

6. 참고 문헌


초록

본 고발의 목적은 새벽하늘 어린이집에서 교사에 의하여 원아에 대하여 발생하는 폭력을 근절하는 것이다...

---


사빈은 자신이 쓴 글을 화면에 보이는 부분까지만 훑었다. 잘 썼는데 왜?


그러자 명인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다. 가차없이 날아오는 종이 몽둥이는 덤이다.


빡! [내가!] 빡! [고발글을!] 빡! [쓰라했지!] 빡! [논문을!] 빡! [쓰라했냐!] 빡!


'아악!'


계속 맞으니까 진짜 아프네, 순식간에 6대를 맞은 사빈이 머리를 부여잡고 굴렀다.


[네가 해낼 거라고 믿은 내가 바보지. 전생에 일반 책이나 기고문 같은 것도 안 보고 산 거냐?]

'논문처럼 쓰지 말란 법은 없지 않나!'


난 가장 익숙한 형식을 쓴 것 뿐인데, 사빈이 억울한 눈빛을 지었다.


물론 명인에겐 통하지 않았다.


[익숙하다고 무조건 정답인 건 아니야!]

빡!


하아, 명인도 어린아이의 몸으로 풀스윙을 하느라 지쳤는지 팔을 툭 늘어트렸다.


[그냥 내가 처음부터 쓰고 말지.]


그러고는 잠깐 닫아놨던 패드를 다시 열었다.


***

다음 날, 새벽하늘 어린이집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띠리링 띵~


"여보세요?"

"맘카페 글 보고 전화드리는데요, 거기..."

"사실 아닙니다.


뚝.


원장 임미숙 씨는 아침부터 이런 전화를 받은지가 벌써 17번째에 달한다. 이유인 즉슨 어제 지역 맘카페와, 한 익명 SNS에 각각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

제목: ㅅㅂㅎㄴ 어린이집에 애 보내시는 분 있나요?


(링크)

어쩌다가 너튜브 추천영상에 뜬 걸 봤는데~세상에...ㅠㅠ

2살인지 3살인지 하는 애를 막 떼리더라구요~...

요새 딥페이크인지 뭔지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한 번씩 확인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위의 글이 맘카페,

---

제목: 원래 어린이집에서 애들 막 때림?


씨씨 하는 남사친(안 친함)이 어린애 참교육 ㅇㅈㄹ하면서 보내준 영상인데 어디 주작 아니고 우리나라 진짜 같아서 그럼

(영상 첨부)

이거 신고해야 하는 거 아냐?

---

위의 글이 익명 사이트에 올라왔었다.


그 아래 달린 댓글들이 수십 개가 넘었다. 물론 당장이라도 영상은 조작이며 글 내리지 않으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엄포를 놓을 수도 있었다. 그러고 싶었다!


허나 문제는, 그런 건 일단 영상에서 중점적으로 나온 아이의 보호자와 명목상의 대화나마 해야 한다.


그럼 하면 되지 뭐가 문제냐고?


거기 나온 막내반 아이가 오늘 어린이집에 안 나왔으니까 그렇지!


그렇다.


—사빈아!

—응?

—너 오늘 어린이집 안 간다?

—왜?

—블루 홀 레스트랑 광고 촬영하러 갈 거니까.

—...헉.


사빈은 오랜만에 심리전 좀 하겠다며 오늘을 폭로의 정점으로 점 찍어 놨으나, 정작 본인이 결석해 버렸다.


바로 그의 첫 광고 출연으로 인해서 말이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벽하늘 어린이집의 구조는 제가 다녔던 어린이집의 구조를 참고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다녔던 곳은 폭력 없이 말로 타이르는 곳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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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상상도 못 한 나비효과.(3) NEW 2시간 전 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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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도 못한 나비효과.(1) 24.09.18 12 0 10쪽
25 새로운 변화.(4) 24.09.17 13 0 11쪽
24 새로운 변화.(3) 24.09.16 17 0 8쪽
23 새로운 변화.(2) 24.09.14 27 1 11쪽
22 새로운 변화.(1) 24.09.13 31 1 10쪽
21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2) 24.09.12 33 1 9쪽
20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1) 24.09.11 36 1 12쪽
19 맹신은 금물. 24.09.10 43 1 12쪽
18 이상한 아이.(2) 24.09.09 67 1 11쪽
17 이상한 아이.(1) 24.09.08 80 2 11쪽
16 합격했다. 24.09.07 81 3 11쪽
15 나 말고 다른 놈 합격이 더 중요해!(2) 24.09.06 86 3 11쪽
14 나 말고 다른 놈 합격이 더 중요해!(1) 24.09.05 101 3 10쪽
13 차기작을 찾자!(2) 24.09.03 112 3 12쪽
12 차기작을 찾자!(1) 24.09.02 120 3 10쪽
11 배우 선우사빈의 탄생.(2) 24.09.01 132 4 10쪽
10 배우 선우사빈의 탄생.(1) 24.08.31 140 3 11쪽
9 첫 촬영.(4) 24.08.30 147 5 10쪽
8 첫 촬영.(3) 24.08.29 157 5 10쪽
7 첫 촬영.(2) 24.08.28 180 5 10쪽
6 첫 촬영.(1) 24.08.27 209 6 9쪽
5 외모 만렙 아기의 등장.(2) 24.08.26 227 6 12쪽
4 외모 만렙 아기의 등장.(1) 24.08.25 261 6 11쪽
3 부부와 아들과 ???.(2) 24.08.25 277 5 11쪽
2 부부와 아들과 ???.(1) +1 24.08.25 323 8 9쪽
1 프롤로그. 결혼과 탄생 24.08.25 357 1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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