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네이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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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yer
작품등록일 :
2012.04.04 22:06
최근연재일 :
2012.04.0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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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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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네이로이 - 그녀를 찾아서 27화 -

DUMMY

제 15화 그녀를 찾아서


몬스터토벌은 예정보다 꽤 길어졌다.

아무리 늦어도 열흘 안으로 끝날 것으로 생각되던 여정은 보름이 넘어서야 간신히 끝을 맺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한센이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크아아아아!

주변의 나무가 흔들릴 정도로 엄청난 포효가 수인의 몸을 때렸다.

수인은 생전 처음 느껴보는 공포감에 몸이 떨려왔다.

대형급 몬스터 ‘오우거’

흔히 게임에 자주 등장하는 몬스터였다. 그러나 오네이로이에서의 오우거는 그 위엄부터가 남달랐다.

후웅!

공기를 가르는게 아닌 눌러버리는 듯한 주먹질에 나무 한 그루가 날아간다.

사람 세 명은 세워 놓은 듯한 거대한 키에, 핏빛 눈동자. 양 입가에 난 거대한 송곳니.

온몸의 구릿빛 피부는 사람의 연약한 피부와 차원이 달랐다. 일반적인 칼질로는 흠집만 날정도로 질기고 단단했다.

“ 크흡!”

자경단 한명이 날아간다.

한센과 브릭이 최선을 다해 시선을 분산시키며 지휘를 하지만, 그것도 굉장히 아슬아슬해 보였다.

“ 화살을 쏴!”

한센의 외침에 멀찍이서 지켜보던 단원들이 석궁을 조인다.

퍼버벅!

오우거의 몸에 화살이 박히는 소리가 시원하게 들려온다. 하지만 얕았는지 오우거의 거친 동작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쾅!

한센의 방패가 오우거의 공격을 막아내며 뒤로 밀려난다. 나무도 박살내는 녀석의 펀치다. 그런데 한센은 그런 녀석의 공격을 완전히 막아낼 뿐 아니라, 이어 반격까지 한다.

수인은 창을 잡았다.

브릭과 한센이 시선을 끌며 오우거의 움직임을 제한한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지시에 따라 뒤에 있는 5명의 단원이 궁을 날린다. 자신을 포함한 열명의 단원들은 브릭과 한센이 잠시 숨을 돌릴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합공을 한다.

오우거와 전투 양상은 이랬다.

이 전략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한센과 브릭의 실력이 매우 뛰어났던 것이다.

순간, 열명의 창이 오우거를 향했다.

크앙!

녀석도 꽤 겁먹는지, 손을 휘저으며 날아오는 창들을 쳐냈다. 하지만 모두 쳐낼 수는 없는 법.

푹!

크아아아악!

수인은 자신의 창이 녀석의 배를 정확하게 꽂았음을 느꼈다. 화면에는 크리티컬이라는 표시가 떴다.

‘ 역시 급소를 정확하게 노리니까 되는구나.’

창대를 돌렸다.

크아앙!

창대가 돌아가자 상처부위가 더욱 벌어지며 피를 쏟아냈다. 수인은 망설임없이 창을 뽑았다.

“ 이런! 인연 왼쪽을 조심해!”

“ 어?”

눈 에는 오우거의 분노의 주먹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 느, 늦었다!’

주먹이 닿지 않았는데도 몸이 날아갈 것만 같은 압박이 느껴졌다. 수인은 본능적으로 방패를 들었다.

쾅!

“ 컥!”

몸이 날아 나무에 부딪혔다.

실제로 몸이 고통스러운 것은 아니었지만, 순간적으로 몸에 경직이 오면서 호흡이 곤란했던 것이다.

‘ 와, 이 녀석. 뭐 이리 힘이 쎄.’

단 한방에 체력 100이나 나가버렸다. 그나마 방패로 가드를 해서 그 정도였던 것이다. 스태미나도 150이나 날아갔다.

‘ 방패 내구도도 확 줄어버렸네.’

대충 계산해봐도 제대로 맞았으면 체력 절반이 날아갈 정도의 공격력이다.

‘ 대형몬스터가 괜히 대형이 아니구나. 쳇. 공격이 성공해서 너무 방심했어.’

수인은 좋은 교훈을 배웠다.

다른 중형급까지만 하더라도, 크리티걸이라는 회심일격을 당했을 때 반격까지 하는 몬스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대형몬스터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크리가 터져도 대형몬스터에게는 경직이 없다.

도리어 유저입장에서는 공격이 성공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한 순간일 수 있었던 것이다.

수인은 창을 들고 다시 일어섰다.

전투가 얼마나 치열한지, 자신 말고도 쓰러지는 몇몇 자경단원이 보였다.

브릭과 한센은 아직까지는 비교적 여유로워보였지만, 그것도 녀석의 펀치 한방이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 이 근처에 대형몬스터는 없다고 했었지.’

오우거와 처음 맞닥드렸을 때 당황하던 한센의 모습이 떠올랐다.

지난 몇십년의 토벌에도 이런 대형몬스터는 나타난 적이 없다고 했다. 실제로 대형몬스터는 쉽게 볼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실제로 오우거 정도의 대형몬스터는 상급기사와 마법사로 이루어진 파티는 돼야 무난히 상대할 수 있다 알려져 있다.

‘ 게시판에도 오우거와 싸워봤다는 사람이 아직까지는 많지는 않아. 그만큼 드문 녀석이라는 이야기지. 그런데 왜 이런 녀석이 여기서 나오는 거지.’

토벌로 나온 자경단원들의 실력은 잘 쳐줘야 일반 제국 병사들보다 조금 나은 정도다. 그나마 브릭과 한센이 있기에 이 정도나 버틴 것이지, 만약 그 둘마져 없었으면 진즉에 박살났을 터였다.

“ 커헉!”

단원중 한명이 날아가 벽에 부딪힌다.

수인은 비어버린 자리로 달려갔다. 한 군데라도 자리가 비기 시작하면 진형이 무너진다.

고개를 돌려 쓰러진 단원을 보았다.

입에서는 거품과 피를 동시에 흘리고 있었다. 딱 보기에도 굉장히 상태가 안좋아 보였다.

‘ 잠깐, 그러고보니……, 이 사람들 한 번 죽으면 그걸로 끝이잖아.’

지금까지 누군가가 죽는 것을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그였다. 그래서 생각을 못했다.

자신은 죽어도 다시 부활할 수 있지만, 여기 사는 NPC들은 한 번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사실이 생각난 것이다.

‘ 이런. 그럼 안되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다급해졌다. 단원들이 지쳤는지 한 두사람씩 뒤로 밀려난다. 화살도 다 떨어져, 뒤에서 지켜보던 단원들도 검을 빼들고 합세했다.

이미 온 몸이 상처투성인 오우거의 상태를 보면 이대로 시간만 끌면서 싸우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순간 녀석의 예상치 못한 공격이 한센을 향했다.

콰직!

브릭을 공격하는 척하다 한센을 공격하는 갑작스러운 오우거의 변화에 당한 것이다.

녀석의 주먹은 정확히 한센의 방패를 치고, 옆구리를 스쳐 지나갔다.

“ 크흑!”

오우거는 오직 한센을 향해 달려들었다.

아무래도 한센이 지금껏 시선을 끌었던 탓인지 몬스터의 공격방향이 자연스레 그쪽으로 향한 것이다.

“ 젠장!”

수인은 급한 데로 차고 있던 검을 던졌다. 동시에 몸을 날렸다. 녀석의 주먹을 향해 방패를 앞세운 체로.


“ 괜찮으시죠?”

“ 크흐. 너야말로 괜찮냐?”

“ 뭐, 저야 방패가 저를 살렸습니다.”

수인은 박살이 난 방패를 들어보며 웃었다.

한센은 동료들에 실려가면서 그 때일을 회상하는듯 했다.

“ 정말, 인연. 네가 그렇게 배짱있는 놈인지 몰랐다. 어떻게 거기서 몸을 날려. 미치지 않고서야…….”

“ 하하. 그래도 이렇게 살았잖습니까. 하늘이 살린거죠. 뭐.”

“ 임마, 웃을 일이 아니야. 다음부터 그런 짓 하지마. 그 때 브릭이 녀석의 빈틈을 노리지 않았으면, 너나 나나 모두 죽었을 거라고. 그런 상황이 오면 날 구하려는 생각보다 놈을 죽일 생각을 하라고. 알겠냐?”

‘ 그래도 목숨은 하나입니다.’

수인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을 질책하며 말하지만, 그의 눈 빛에는 걱정이 담겨 있는 진심어린 말임을 또한 알았기 때문이다.

“ …… 뭐 그래도 덕분에 목숨은 건졌으니까. 고맙구만.”

그 사건 이후로 수인은 자경단에서 확실한 신뢰를 얻었다.

동료를 위해 몸을 던진다는 것이 말이 쉽지 누가 그 상황에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인가. 그 동안 수인을 타지인이라고 거리감을 가지고 있었던 단원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그에게 큰 신뢰감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만약 그 때 수인이 녀석의 빈틈을 만들지 않았더라면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지 못할 사람도 생겼을 테니까.

‘ 그건 그렇고. 경험치가 진짜 엄청나구나. 하긴, 잡은 몬스터 숫자들만 하더라도 이 백마리가 넘어가니까.’

수인은 스탯창을 열어보았다.

지난 보름간 몬스터토벌은 엄청나게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었던 기간이었다.

‘ 레벨이 벌써 57이야. 지난 거의 십 개월동안 올린 게 35였는데. 보름만에 22나 올리다니. 물론 렙보다는 다른 거 신경쓰느라 지금까지 많이 못 올린 거였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빨라. 사람들이 몬스터사냥을 하려고 하는 이유를 알겠구나.’

사실 자신은 운이 좋은 편이다.

몬스터사냥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여정인가. 유저들도 그 몬스터사냥이 얼마나 많은 경험치를 주는지 알고는 있지만 쉽게 하지 못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파티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파티에 딜러도 있어야하고, 뒤에서 서포트해주는 유저도 있어야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팀을 이끌 리더가 있어야 했다.

몬스터가 어디서 주로 나오는지, 어디서 살고, 어떤 식으로 전투를 하는지, 약점은 무엇인지 잘 아는 리더가 절대적으로 팀을 이끌어야 했다.

만일 그런 리더가 없다면,

사냥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마물과 달리 한 곳에 일정한 지역에서 나오는 놈들이 아니다. 진짜 현실에서와 같이 살아 움직이는 동물들을 직접 사냥한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한다.

아직 오네이로이는 초창기의 게임이다.

공략도 부족하고, 개발자들조차 모르는 세계를 가진 게임이다. 그러니 팀을 이끌 리더들은 유저들 중에서는 소수일 수 밖에 없었다.

‘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어. 몬스터들과의 싸움법도 익혔고. 그들의 습성도 배울 수 있었으니.’

자신은 NPC들과 사냥을 같이 했다.

한센은 정말 뛰어난 리더였다.

이 곳에서 어렸을 때부터 토박이라고 했으니, 자신의 마당처럼 훤한 게다.

또 자경단의 사람들은 어떠한가. 그들은 모두 한명한명이 자신보다 더 강했다. 이런 자들 틈에서 사냥하며 경험치를 얻을 수 있던 것은 개인적으로 행운이라 말할 수 있었다.

수인은 그들과 함께 하면서, 장비를 고쳐주고 또 야영하며 팀을 이끄는 법, 응급조치하는 법 등도 배울 수 있었다.

‘ 그나저나 그 녀석들은 잘 있으려나’

수인은 문득 자신이 구해주었던 세 마리 레이크베어 새끼들이 떠올랐다.

자신을 경계하면서도, 먹을 것에 금방 정신을 놓던 녀석들.

‘ 정리가 끝나는 데로 한번 가봐야겠어.’

마을이 보였다.

마을 사람들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라이라의 모습도 보인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나를 반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이제야 소중함을 느낀다.


작가의말

연참의 압박. 이거 생각보다 꽤 힘들군요. 그래도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그냥 지나가는 당신의 소중한 댓글과 펀의 관심이, 한 글쟁이를 살립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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