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네이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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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yer
작품등록일 :
2012.04.04 22:06
최근연재일 :
2012.04.0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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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1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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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네이로이 - 하진과 수아, 접속하다 30화 -

DUMMY

똑똑

“ 들어오게.”

하얀 사무실.

그 넓은 공간에 문을 열고 수인의 보디가드 중 한명 수아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박호진 박사는 서류를 보던 것을 멈추고 그를 보았다.

“ 그간 경과보고서입니다.”

보고서는 두껍지 않았다.

그가 내민 보고서를 박사는 진지하게 훑는다.

“ 예상대로군.”

박호진 박사의 굳게 다문 입이 열렸다. 이미 젊을 때부터 천재라 명성이 자자한 그였다.

이 정도는 예상했다는 것일까.

“ 무엇보다 보고드릴 것은 도련님께서 최근 ‘오닌의 눈’의 존재를 알아차렸다는 점입니다. 알아차렸을 뿐 아니라, 사용법까지 어느 정도 눈치채신듯 보입니다.”

“ 어느 정도가 아니다. 전부 알아챈 것이나 마찬가지지. 나머지들은 시간 문제일 뿐이야.”

확신하는 그의 말에 수아는 고개를 숙였다.

‘ 무서우신 분……. 대체, 본심이 무엇입니까.’

수아는 눈 앞의 박사가 두려웠다.

속 내를 알수가 없었다. 자신의 자식을 정말로 사랑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야망을 위해 혈육까지 이용하는 것인지.

‘ 오닌의 눈……, 이런 것을 자식이 사용하게 놔두는 이유가 뭔가.’

그 동안 자신은 수인을 감시해왔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감시라기 보다는 캡슐이 보내주는 그 동안의 자료를 정리하고 분석했다.

수인이 사용하고 있는 ‘오닌의 관’

세계에서 오직 한 개인, 저 눈 앞의 박사가 직접 설계한 최첨단 캡슐이다.

명목상의 목적은 오로지 하나였다.

자신의 아들이 오네이로이의 세계를 더욱 즐길 수 있도록, 현실의 절망감에서 벗어나도록 한다는.

하지만, 정말 그렇다면.

오닌의 눈까지 사용하게 해서는 안되는 법이다.

‘ 처음에는 나도 잘 몰랐지. 하지만, 이 기능은…… 위험하다.’

인간의 의식을 증폭시켜, 원하는 대상을 찾게 해주는 오닌의 눈……. 이것은 오로지 오닌의 관 시스템에서, 박사가 직접 설계하면서 집어 넣은 기능이라는 것을 수아 자신도 최근에서야 알았다.

하지만 왜?

무슨 목적으로 넣은 것인가.

오닌의 눈을 사용하면 할수록, 유저의 뇌에 굉장한 부담을 주는 것을 알고 있는 그가 자신의 자식에게 사용하도록 유도한 이유는 무엇인가.

“ ……수아.”

“ 네.”

“ 이제 더 이상 보고서는 필요없다.”

“ 그 말씀은?”

“ 수인한테 돌아가라. 돌아가서 본래 일을 할 수 있도록.”

“ ……알겠습니다.”

“ 그 외에 보고할 특별한 사항은 있나?”

수아는 문득 하진이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올 때 최신 캡슐 2개를 가져다 달라는.

“ 그러고 보니 도련님 캡슐 2개를 가져와 달라고 말하더군요.”

“ 캡슐 2개를?”

“ 네. 도련님께서 저희들 보고 같이 게임하자고…….”

“ 뭐? 정말 그랬단 말인가?”

박사가 놀란듯 동시에 기쁜듯 말했다.

“ 놀랄 일이야. 혹여나 게임에 금방 싫증을 느끼면 어떡하나 했더니. 수아.”

“ 네.”

“ 하진과 함께 게임에 접속해. 앞으로 너희들의 임무는 수인이가 게임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캡슐은 최상으로 보내주지.”

“ 아, 알겠습니다. 그럼, 앞으로 저는 도련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따로 내리실 임무는 없습니까.”

박사가 잠시 고민한다.

“ 그래, 간간히 메일로 수인이 상태 좀 보고해주었으면 좋겠어. 녀석이 아비의 전화는 도통 받질 않아서 말이야.”

“ 알겠습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막 나가려는 찰나, 박호진 박사가 입을 연다.

“ 아참, 수아.”

“ 네?”

“ 오네이로이, 꽤 재밌을 거야. 내가 기획했지만 정말 재밌더군.”

“ …….”

“ 휴가라고 생각해. 그리고 수인한테 말해서는 안되는게 하나 있는데…….”

안되는 것?

“ 원래 게임의 접속 제한 시간이 12시간이라는 사실은, 절대발설하지 않도록.”

수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도 잘 아는 바였다.


* * *


- 최근 TFH사에서 기획하여 내놓은 ‘오네이로이’가 엄청난 호응을 얻고 게임시장의 60%를 장악했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국내 뿐 아니라 이미 전세계 시장으로 수출…….


- 출시된지 2달만에 세계 미국, 중국 등 13개국이 ‘오네이로이’를 적극 수입하기로 결정,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 오네이로이 급성장과 더불어, 게임시장에는 캡슐의 보급 또한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일부 고급 게임에만 사용되었던 캡슐이, TFH사의 지원으로 값싸게 보급되는 가운데…….


- 한편 의학분야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과연 가상현실 게임이 우리의 뇌와 인식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과학적인 보고가 없는 가운데, 오네이로이의 급속한 보급은 자칫 치명적인 문제를 낼 우려가 있다며…….


- 오네이로이의 일부 폭력적인 장면, 극 사실적인 묘사 등으로 인해 청소년 보호법에 위반되는 것은 아닌지 법정 공방이 진행이 되고…….


“ 이런 게임이었군.”

하진과 수아, 그리고 수인이 한 자리에 모여 같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하진이 팔이 없는 수인을 위해 대신 떠 먹여주며, 그 동안 오네이로이와 관련된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수아가 검색해주고 있었다.

“ 이래저래 매스컴 타고 있는 게임이었구만.”

하진이 투덜대며 말한다.

“ 그럴 수밖에. TFH사가 야심차게 준비한 거니까. 이 프로그램 하나를 위해서 투자한 인력과 돈이 얼만데. 무엇보다 한국에서, 이러한 가상시스템을 최초로 구축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거라고.”

수인은 수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직접 겪어보지 않았던가. 어떤 게임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현실감. 마치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은 몰입감. 부분적인 가상시스템을 사용하는 타 온라인 게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 어쨌든 하진도 수아도, 게임을 허락 받은 거지?”

“ 뭐, 그런 셈이죠. 후우.”

하진은 투덜대며 거실에 놓여진 캡슐 2개를 보았다. 이미 설치가 다되어 거실에 떡하니 자리 잡은 캡슐이 왠지 시체관처럼 느껴지는 하진이었다.

“ 대체 사장님은 어쩌자고 저희더러 게임하라고 말씀하신거지. 대체 정신이 있으신거야? 없으신거야?”

“ 명령이다.”

수아가 차갑게 말했다.

“ 거참, 알았어. 알았다고. 수아 넌 어째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냐. 생각 좀 해봐라. 우리가 게임하는게 중요하냐, 아니면 우리의 본 임무를 하는게 중요하냐.”

“ 판단은 우리의 권한이 아니다. 임무에 충실하면 될뿐. 너의 그런 의구심이 많은 문제를 일으켜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 알았다, 알았어. 하면 되잖아, 하면.”

하진과 수아는 지난 십년간 수인을 지켜주던 보디가드였다. 그가 어렸을 때부터, 언제든지 그의 곁에서 함께 해왔던 형이자, 친구들이다.

수인은 왠지 가슴이 설렜다.

이제 게임을 혼자 하는게 아니라 다른 이들과 같이 한다. 그것도 자신과 오랜 추억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말이다.

마치 옛날로 돌아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 하진. 너무 그러지마. 생각보다 꽤 재밌을 거라구. 후회하진 않을껄.”

수인의 말에 하진이 한숨을 쉰다.

“ 에혀. 게임이 재밌으면 뭐합니까. 그거 때문이 아닙니다요. 이제 앞으로 저를 쭈욱 부려드시면서, 제가 겪을 고생을 생각하니 그럽니다요.”

갑자기 하진이 허리를 굽신거린다.

오랜만에 보는 장난인지라 수인도 킥킥거리며 웃었다. 하진은 이제 농담에 웃을 정도로 마음이 치유된 수인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 킥킥. 눈치는 여전히 빠르네? 뭐, 말 나온김에 선포해야겠는데? 크크크.”

조용히 사태를 관망하던 수아조차 긴장한다. 하진은 그냥 정색하며 머리를 부여잡는다.

과거 수인과 함께 했던 악몽들이 떠오른 게다.

“ 이제부터 너희들은 내 부하들이야. 너희들의 오네이로이에서의 존재목적은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나를 보좌하는 것.”

“ 아아아~ 안돼.”

하진은 절망하고,

“ ……뭐 예상했던 바다.”

수아는 담담한척 애쓴다.

“ 게임에 대해서는 나보다도 모를 테니, 직업도 내가 다 설정해줄게. 하진은 마법사하고, 수아가 전사해.”

하진이 깜짝 놀라 입을 열었다.

“ 도련님! 어째서 제가 마법사?! 여태 게임하면 매일 전사는 제 담당이었잖아요?”

“ 오네이로이는 조금 달라. 이 게임은 게임 자체 특성상 자신이 잘하는 것, 성향이 맞는 것을 해야 실력발휘가 편해. 하진 넌 잡다한 거 잘하잖아. 그러니 마법사해.”

“ 자, 잡다한 거…….”

“ 앞으로 넌 사냥할 때는 딜러역할 하고, 평소에는 물약같은 거 만들고, 요리하고, 팀 회계관리, 물품 거래 같은거 책임지고 처리해. 너에게 모두 일임할테니”

“ 크흑!”

하진은 상상했던 우려가 현실화되자 미칠 것만 같았다. 앞으로 이리저리 전투끌려다니며 모든 귀찮은 일들을 다 맡게 된 것이다.

“ 수아는 전사계열로가. 뭐 취향대로 키우는 것에 상관은 하지 않겠지만, 일대일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대인 캐릭으로 만들 생각하고.”

“ 알겠습니다.”

수아는 앞으로 자신이 해야할 일이 하진보다는 가볍다는 사실에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수인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 앞으로 게임 내에서의 정보, 정탐, 추적 같은 일은 모두 수아가 담당해서할 생각해. 퀘스트 관리도 수아가 하고. 게임전략 담당도 수아가 해.”

“ ……큭!”

하진은 고소하다는 듯 킥킥 거린다.

“ 게임 상으로 한 보름쯤이면, 볼로냐에 도착할 예정이야. 이번에 베타가 끝나면서 시작지점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하니까, 다 ‘로프티국’에서 시작하고. 내가 도착하기 전까지 기본적인 거 다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어. 바로 임무투입될 수 있도록 말이야. 후훗.”

“ 보름 만에 말입니까?”

“ 그래 보름 만에.”

수아가 땀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 그래도 보름은 너무 빠듯합니다. 게임 상에서 보름이래봤자, 겨우 이틀. 이틀 동안 게임 적응하다보면 시간 다 갈듯 싶은데…….”

“ 그건, 뭐, 수아가 있으니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 지금부터 미리 게임 공략보고 준비하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 그……, ……알겠습니다.”

“ 우옷. 기대된다. 그럼 나 먼저 올라가 있는다. 우리 볼로냐에서 보자구!”

수인이 말을 마치고 2층으로 올라갔다.

식탁에는 하진과 수아만이 남았다.

곤히 생각에 잠긴 하진과 수아.

먼저 입을 연 사람은 하진이었다.

“ 어쩌지……. 이거 너무 빡셀거 같잖아. 방법 없냐?”

“ 방법이야…….”

둘 다 거실에 설치된 캡슐을 본다.

“ 에혀.”

“ 어서 해보는 수 밖엔.”

“ 앞으로는 노예생활이구나.”

하진이 모든 걸 포기한 듯 입을 열었다.

거실에는 두 남자의 한숨만이 가득 메웠다.



Episode 1 -End-


작가의말

과제로 인해 A4용지 8장, 대충 8000자에 가까운 글을 썻네요. 이거 쓸 시간에 소설썻으면... OTL...

여튼, 여러분의 늘어난 댓글과 펀에 힘을 얻고 글을 쓰는 비응이었습니다. (슬슬 한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너무 과제가 많네요. 발표 과제도 ㅠ 이번 주만 어찌하여 넘기면... 연참은 완주할 수 있을 거 같네요. 크흑...)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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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0

  • 작성자
    Lv.29 Tant
    작성일
    12.03.16 20:34
    No. 1

    오오오오! 1등이닷....이라고 숫자놀음이긴 하지요ㅋ
    잘보고 갑니다!
    이제 3인파티 결성!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ACHT.W
    작성일
    12.03.16 21:02
    No. 2

    건필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SOJIN
    작성일
    12.03.16 21:16
    No. 3

    그런데... 수아가....남자였나요?????

    전 이름보고 여태까지 여자인줄 알았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강한강하지
    작성일
    12.03.16 22:01
    No. 4

    저는 팀과제가 좀 있어요...
    아직은 모르지만... 나중에 가면 고생 꽤나 할 듯 하네요.
    수인의 종이 생겼군요. 이젠 본격적인 광렙의 시작인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낭만냥
    작성일
    12.03.17 01:49
    No. 5

    건필입니다 건필!
    근데 그여자랑 어떻게 될지 기대되네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Picktion
    작성일
    12.03.17 03:30
    No. 6

    저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름이 계속 햇갈리네요
    수인 수아 <== 이제야 좀 감잡았습니다 ㅎㅎ

    항상 학교가 먼저입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취서생
    작성일
    12.03.17 12:44
    No. 7

    접속제한 시간 12시간은 게임 홈페이지나 댓글에 거의 공개되어 있어 금새 알 수 있을 것 같은데...비밀로 처리하라는 것은 좀 이상할 듯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금기린
    작성일
    12.03.19 17:11
    No. 8

    취서생님 말쓸에 공감.. 게임 시간 제한..저건 당연히 공개되는 것 아닐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벨콧
    작성일
    12.03.24 09:12
    No. 9

    십년동안 보좌했으며 왜 처음 별장에 만났을때 자기소개를 한건가요?ㅠㅠㅠㅠㅠ누가 제발 설명 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직설법
    작성일
    12.03.24 10:40
    No. 10

    벨콧님// -_-;;; 죄송합니다. 제 실수입니다. 하도 간만에(무려2년만에;) 이글 쓰다보니 설정을 그만 날로 먹었다는... (쿨럭...) 이글 보고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나중에 초반 부분을 손보든가 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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