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네이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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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yer
작품등록일 :
2012.04.04 22:06
최근연재일 :
2012.04.0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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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2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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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네이로이 - 재회(再會) 36화 -

DUMMY

“ 이 자식들…… 다음에 만나면 아주 게임도 못하게 작살을 내주마. 젠장할.”

“ ……그 정도에서 끝난 게 다행이다. 그러니까 왜 마법사가 근력하고 민첩, 분노를 찍느냔 말이다. 마나에 올인해도 부족할 판에.”

“ 쳇.”

하진은 할 말이 없는듯 투덜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조폭들과의 싸움에서 수아의 도움이 없었다면 죽어도 몇 번이나 죽었을 하진이었다.

그래도 수아와 하진은 그 전투에서 ‘이기적인 늑대’ 길드원 5명을 상대로 승리했고, 이 소문은 바로 게시판을 통해 쫘악 퍼졌다.

2명이 5명을 상대로 이기는 것이 쉬운 일인가? 더군다나 그 때 싸움에서는 레벨 100이 넘는 녀석도 있었다고 했다. 그런 녀석들을 이긴 ‘미친 2인조’였다.

이미 볼로냐에서 활동하는 유저들 중에 이 미친 2인조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고, 반대로 이기적인 늑대 길드는 완전 망신을 당해버렸다.

덕분에 이제 ‘이기적인 늑대’와는 완전 적대관계였지만. 하진과 수아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자신들이 처한 상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그들이었다.

“ 크흠. 야, 수아.”

“ 왜.”

“ 도련님이 언제부터 이렇게 소심한 남자였냐.”

“ …….”

수아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냥 조용히 수인을 쳐다본다.

“ 후……. 그냥 남자답게, 맘에 들면 맘에 든다고 말하면 되는 것을. 이렇게 스토커처럼 뒤따라 다녀서야…….”

하진은 말하다 말고 피식 웃는다.

수인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자신이 아니었던가.

“ 하긴, 나 였어도 이랬겠지.”

그들은 한 여자의 뒤를 쫓고 있었다.

정확히는 두 명이다.

한 명은 혜인이었고, 다른 한 명은 그녀의 친구로 보이는 사람이었다.

수인은 한바탕 싸움 직후에, 그녀를 쫓았다.

당장 가서, 그 동안 쌓인 질문을 하고 싶었던 그였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자신이 너무 비참해질 것 같아서,

그런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또 물어본다고 해서 그녀가 진심을 말해줄 것 같지도 않았다.

대체 만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 …… 사냥을…… 너무 힘들게 하네.’

정작 쓸데없는 생각만 한다.

혜인은 사제고, 그녀의 친구로 보이는 사람은 궁수인듯 보였다. 친구가 활을 쏘면, 혜인도 옆에서 마법공격을 한다. 공격하다 마물이 다가오면 친구는 도망가면서 활을 쏠수 있지만, 재수없게 사제인 혜인을 쫓아오면 그 때부터는 난전이다.

사제가 망치들고 싸우고, 궁수도 단검을 들고 허겁지겁 헤치운다. 마물 한 마리 잡고 나면 치유하고 버프하는데 상당시간을 할애한다.

‘ 굉장히 비효율적인 사냥을 하는구나.’

궁수와 사제의 조합.

팀을 맺고 사냥하는 것이 추가 경험치가 보정돼서 좋은 것은 확실했지만, 그것도 인원이 어느 정도일 때의 이야기였다. 단 2명이서, 그것도 탱커도 없이 딜러와 힐러만 있는 파티로 효율적인 사냥은 힘든 법이다.

더군다나 저 둘은 딱 봐도 초보자가 아닌가.

전투를 하는 법도 잘 모르는 듯 보였고, 스킬 쓰는 법도 매우 서툴렀다.

‘ 이긍. 여기 말고 좀 더 레벨이 낮은 데서 사냥하지.’

문제는 사냥터 선정에도 있었다.

저 둘의 렙은 많이 쳐줘도 50이 갓 넘은 상태다. 헌데 이곳 사냥터는 렙 70대가 사냥하는 곳이었다. 2명이라 높은 경치를 얻고자 이곳으로 온 것 같았지만, 그냥 약간 낮은 사냥터로 가서 빠르게 몹을 잡는게 효율적으로 보였다.

어쨌거나 저 둘의 끈기 만큼은 알아줘야했다.

정신없이 도망다니며 사냥하다 한 마리 잡으면 한탐 쉬고, 다시 사냥하고.

마치 기계처럼 반복한다.

‘ 안 지겹나.’

그래도 수인은 계속 지켜보았다.

도리어 지겨운 것은 하진과 수아다. 대체 며칠 째인가.

게임시간으로 무려 3일 째였다.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사냥을 하는 것도 지겨운데 그런 사냥을 지켜보고 있다. 이보다 더한 고문도 없으리라. “ 그나저나, 진짜 대책없네.”

하진의 말에 수아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저 파티의 사냥은 자신들이 보기에 답답함 그 자체였다. 동작도 굼뜨고, 스킬 사용도 제때 하지 못하고.

안쓰럽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참다못한 하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 저기, 도련님.”

“ ……왜.”

“ 언제까지 이러실 건지.”

“ ……나도 몰라.”

“ 그러실게 아니라, 그냥 가서 ‘보아하니 사제이신데 저희랑 같이 파티사냥해봐요.’ 라고 물어보기라도 하는 것이.”

“ 저도 그러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수아도 거든다.

그 동안 수인이 정리할 시간을 주었다.

사고 이후, 수인이 느꼈을 절망을 모르는 하진이 아니었다. 옆에서 계속 지켜보지 않았던가.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게임하고,

그러던 어느 날 여자친구와 관련된 물건들을 다 치우라 해서 정리했던 적도 있던 하진이었다.

하지만 물건을 치운다고 기억까지 지워지나.

마음은 힘든 법이다.

그것도 자신이 사고를 당하고 나서 헤어진 것이라면, 그 때 얻었던 상처는 얼마나 컸을 것인가. 사랑했던 만큼, 상처는 더욱 컸을 것이 아닌가.

그래서 하진은 한 번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했다. 수인이 만나고자 했던 사람이, 여자친구 혜인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내심 기뻐하던 그였다.

‘ 마음의 상처. 지금 도련님에게는 그것부터 치유해야 되.’

하진 또한 많은 연애를 해보았다.

수많은 만남을 가졌고, 또 이별도 겪었다. 그러나 그런 이별 중에서 가장 가슴이 아픈 것은,

자신이 못나서, 능력이 부족해서,

내 자신이 사랑하는 그녀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무능력한 자임을 느낄 때였다.

그래서 헤어질 때였다.

그 때, 자신은 어떠했는가.

그 사실을 잊고자 매일 미친듯이 샌드백만 두들기지 않았던가. 내 자신의 비참함에 하루 종일 절망 속에 있지 않았던가.

대체 수인과 자신이 다른 점이 무엇이 있단 말인가.

하진은 그래서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마음의 상처가 얼마나 큰 것인지. 그것을 치유하지 못하면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도 잘 알고 있었다.

보디가드로서, 그가 해야할 일은 명확했다.

자신이 보호하고 있는 수인을, 안전한 상태로 만드는 것. 그것은 비단 육체적인 상태뿐 아니라, 정신적인 상태또한 포함되었다.

그려려면, 먼저 둘이 만나야한다.

이야기를 해야하고, 서로 시간을 가져야한다.

“ ……잘 모르겠어.”

수인은 망설인다.

‘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려나.’

하진은 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마음이 흘러가는 데로 갈 것이다. 수인의 마음은 이미 그녀로 향해있다.

그 때, 사냥을 하던 혜인과 그 친구가 움직였다.

수인일행은 조용히 그녀 뒤를 쫓았다. 그녀는 도시로 들어가 한 신전으로 들어가 NPC들과 대화를 한다.

“ 퀘스트 중이군요.”

수아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 퀘스트? 무슨 퀘스트인데?”

수인의 질문에 수아가 즉각 대답했다.

“ 네. 아까부터 몹 잡는 것을 주의깊게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오는 것을 보고 알 수 있었죠. 사제관련, ‘신앙의 실천’ 퀘스트입니다. 직업을 부여 받고, 기본적인 사제 마법스킬을 배우기 위해서 필수적인 퀘스트죠. 장비도 얻을 수 있고.”

이 때, 신전에 들어갔던 그녀 일행이 나온다.

“ 흠. 저 사제의 지팡이를 얻을 것을 보니 그 다음 퀘스트는 ‘시련의 동굴’에서 이루어지겠군요. 그곳에서 ‘주니어데빌’들을 사냥할 겁니다.”

하진은 멍하니 그를 본다.

수아의 설명은 막힘 없었다.

사실 말이야 쉽지, 이렇게 몇 개의 단서만 보고 이정도 추리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다 외우고 있다는 의미가 아닌가.

“ 미친. 그 짧은 시간에 벌써 다 외운거냐.”

“ 초반에 필요한 것 중심으로 숙지해놓았다.”

“ 질리네 진짜.”

수아가 어깨를 으쓱인다.

언제나 느끼지만 수아의 저 기억력 만큼은 알아줘야 했다. 그러니 회사에서도 귀히 쓰이지만.

“ 움직이자.”

수인의 말에, 일행은 다시 그녀를 쫓았다.

역시나 수아의 말대로 ‘시련의 동굴’ 앞에서 그녀는 멈췄다. 그리고는 망설임없이 안으로 들어간다.

“ 어떻게 하죠? 도련님.”

“ ……글세.”

동굴 안은 공간이 좁다.

길도 한쪽 방향으로 난 동굴이 많기 때문에, 안에서 그녀를 지켜보는 일도 쉽지 않다.

“ 그냥 여기서 기다리자.”

하진이 한숨을 쉰다.

또 한동안 지겨운 잠복근무를 해야할 생각에 벌써부터 답답한 게다.

“ 잠깐.”

수아가 입을 열었다.

“ 도련님.”

“ 왜?”

“ 이상합니다.”

“ 뭐가?”

수아가 갑자기 인상을 찡그리며 입을 연다.

“ 저, 시련의 동굴……. 분명 사제의 서품를 받기 위한 초반 필수퀘스트이긴 한데.”

“ 그런데?”

“ 저거 퀘스트 완료하려면 적어도 50대 유저 5명이상이 파티를 맺고 들어가야 깰수 있는 퀘라고 하더군요. 한마디로 팀 퀘스트라는.”

다들 할 말을 잃었다.

대체 저 두 명은 퀘스트 등급도 확인하지 않는 것인가. 초보도 이런 생초보가 없었다.

하진이 입을 열었다.

“ 도련님. 도와주러 가죠. 죽게할 수는 없잖아요.”

수인은 잠시 망설인다.

“ 어차피 이대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습니다. 도련님. 우선은 만나봐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어차피 우리들의 정체를 알지 못할 겁니다. 도련님도요. 그냥 초보들 도와준다 생각하십시오.”

문득 수인은, 이미 본래 모습과 상당히 다른 자신의 모습을 생각했다. 처음 캐릭터를 만들 때, 남들이 알아보는 것이 싫어 많은 것을 수정했던 그였다.

하진과 수아도 원래부터 친분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알아보기 쉽지 않다.

수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행은 동굴로 들어갔다.


작가의말

요즘 들어 느끼는 건데요,
게임 소설이 좀 쓰기 힘들군요. 이렇게 힘든 것이었다니, 써보기전에는 몰랐다능...
다음부턴 게임소설 안쓴다 -_-
(5권완결분량 생각하고 있었는데, 3권으로 줄일까 오늘 쓰면서 심각히 고민했다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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