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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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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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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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2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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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쪽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DUMMY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010년 7월 21일 수요일 오전 11시경 시내의 한 카페.


“......”


율하는 멍하니 밖을 내다보았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삼각산의 상황 때문인지 아니면 단순히 날과 시간 때문인지 그를 제외하면 다른 사람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서대문 인근의 카페. 그 널찍하고 또 고독한 공간에 홀로 자리 잡은 율하는 그저 멍하니 고개를 들어 창 밖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


그런 그가 이상했던 것일까?

카운터에서 신문 하나를 펴고 여유롭게, 하지만 걱정스럽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카페의 주인은 힐끔힐끔 율하를 쳐다본다. 확실히 이런 평일의 날, 점심조차 이른 이런 시간대에 아직 어려보이는 학생으로 보일 뿐인 사람이 홀로 커피 한잔을 시켜두고 시간을 때우는 것은 그리 흔한 광경이 아닐 것이다. 물론 평소와 같을 때라면 그런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특수한 준전시상황. 바로 앞쪽의 인왕산과 안산, 북악산을 경계로 하여 삼각산을 점거한 괴물들과 대치중이며 아직 상황이 끝나지 않은 이런 상황에서 이곳은 그리 안전한 곳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사실 카페의 주인조차 오늘은 가게를 접고 보다 안전한 시내의 안쪽이나 남쪽으로 피신할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금 이 카페를 제외하고는 이 근방의 다른 가게들 가운데 문을 연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사실 문을 연다고 해도 이런 날 장사가 될 리도 없거니와 자신들의 재산과 목숨 또한 위험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마음을 편히 하고 있을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 카페의 주인 역시 계속 TV를 틀어 관련된 뉴스를 찾아보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조짐이 이상하면 바로 가게를 닫고 강남쪽으로 도망을 갈 생각을 하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딸랑딸랑-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카페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또 다른 손님의 그림자.

그에 카페 주인의 얼굴은 살짝 굳어졌으나 이내 포기한 듯 신문을 접고 카운터의 앞으로 나선다. 가게의 안으로 들어와 안쪽을 둘러보는 또 다른 손님. 그리고 그는-


“아, 거기 있었군요.”


“오셨어요? 제가 번거롭게 한 것은 아니죠? 홍우형님.”


먼저 와서 자리를 잡고 있던 율하를 발견하고 반갑게 다가서는 청년.

그에 율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청년을 향해 깍듯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자리를 권했다.


“아닙니다. 율하님. 어차피 지금은 저희에게도 별 다른 일이 없으니까요.”


부드럽게 웃으며 율하의 맞은편 자리에 앉는 그의 이름은 율하가 언급했던 것처럼 박홍우.

용산의 남쪽 기슭에 자리잡은 한양 전통의 무가 최가에 남은 얼마 되지 않은 박수이자 동시에 현재는 한양, 아니 제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능력을 지닌 영능력자인 그가 자신이 말하는 것처럼 별 다른 일이 없다거나 한가할 리는 없었다. 실제로도 지금 그는 오전에도 두 번 정도 중요한 손님의 일을 처리한 다음 조금 늦게 찾아온 것으로 만약 도움을 요청한 사람이 율하가 아니었다고 하면 이런 만남 약속 역시 최소 일주일 뒤로 밀렸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다른 모든 약속을 미루고 용산에서 제법 먼 이곳 서대문까지 찾아온 이유는 단 하나.


“제가 형님을 너무 번거롭게 한 것 같네요.”


“번거로운 건 아니지만 확실히 이곳부터 시작하여 보다 북쪽으로의 분위기가 그리 좋은 것은 아니군요.”


“네? 아, 삼각산의 이야기 말씀이시군요.”


“네. 저도 뉴스를 잘 봤답니다. 율하님.”


“으으-”


“후후후, 잘 어울리시더군요. 아, 물론 지난번에 함께 찾아오신 분도 잘 어울리시기는 했지만 말이지요.”


“그, 그러니까 홍우형님 그것은-”


“네. 물론 율하님께는 그런 능력과 매력이 있는 건 사실이지요. 아- 물론 이건 제가 지금 이 나이가 되도록 여자친구가 하나 없어서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좀 부럽기는 했답니다.”


“아하하하.”


율하는 농담인지 아니면 진담인지 알 수 없는 홍우의 그 이야기에 특유의 마른 웃음을 흘리는 수밖에 없었다.


“어쨌건 그 이야기는 거기까지 하기로 하고...아, 그 전에 이런 곳에서는 뭔가를 시켜야 하는 건가요?”


“아, 맞아. 홍우형님, 뭐 드시겠어요?”


“네?”


“제가 살게요. 어떤 거 드시겠어요? 커피? 아니면...”


“이런이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제가 어떻게 율하님께 무언가를 얻어먹겠습니까.”


“네? 하지만-”


“괜찮습니다. 게다가 율하님과 제 나이를 생각해 보면 그건 좀 보기에도 좋지 않은 모습이지요. 음- 그보다도 오늘도 날이 꽤 더운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어떤 것 말인가요?”


“저거- 맛있나요?”


그렇게 말하며 카페의 차창에 붙은 광고를 가리키는 홍우.

그가 가리키는 곳에는 형형색색으로 화려하게 자신의 모습을 뽐내는 과일빙수의 자태가 포스터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저, 저도 안 먹어봐서-”


“그렇군요. 그럼-”


홍우는 결심한듯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로 가서 과일빙수, 그 가운데서도 딸기빙수를 주문한 다음 만족한다는 표정으로 다시 자리로 돌아온다.


“형님께서도 의외로...”


“의외인가요?”


“네. 아무래도 남자들은 저런 걸 잘 안시켜먹는 편이라서요. 아- 물론 개인의 편차는 있겠지만요.”


“그런가요? 하지만 저렇게 맛있어 보이는데...”


율하의 이야기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고개를 기울이는 홍우. 그런 홍우를 바라보며 율하는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최가는 그 뒤로 괜찮은가요?”


“네? 아. 네. 물론 아직은 시간이 그리 많이 지나지 않아 맥을 회복하는 단계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근원을 처리했으니 곧 정상으로 돌아올 겁니다.”


“다행이네요.”


“네. 헌데...”


“번거롭지만 홍우형님을 이곳까지 모신 건 다른 이유가 아닙니다.”


율하는 살짝 한숨을 내 쉬고 본론으로 들어간다.

주섬주섬 자신의 주머니에서 꺼내어 테이블 앞으로 꺼내 놓는 낡은 나뭇조각.

붉은 주사로 언(言)이라는 한자가 한글자 음각으로 새겨 있을 뿐인 그 낡은 나뭇조각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진다.


“이, 이건-”


“형님께서는 이게 무엇인지 알아보시겠습니까?”


“이건, 책이군요. 하지만 이 세상의 것이 아니에요.”


율하가 내민 나뭇조각을 손으로 더듬던 홍우는 눈을 두 번 껌뻑이고는 그렇게 내 뱉었다.


“바로 알아보시네요. 네. 이건 작은영계라 부르는 세계에서 받아온 영계의 책이에요. 아니, 과연 이것을 책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래요.”


“헌데 어째서 이것을 저에게, 그리고 이건 대체 무슨 책입니까?”


“어라? 작은영계라는 말에는 놀라지 않으시는 건가요?”


“율하님이라면, 그리고 율하님을 지키는 그 수호령님의 힘이라면 그 세계를 찾아내고 다녀오는 건 그리 놀라운 일도, 어려운 일도 아닐테니까요. 하지만 이걸 받아서 물질계로 꺼내온 것은 사실 좀 놀라운 일이군요.”


“영왕이라고 했습니다. 그 세계의 왕은.”


“그를 만났습니까?”


“네. 그리고 시험을 거쳤고, 조언을 받았어요. 그리고 이건 그 가운데 하나에요.”


“조언이라-”


“그의 말에 의하면 이건 영계의 언어체계, 그러니까 영언을 배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교본이라 했어요. 그리고 콜린의 힘이라면 이걸 해독할 수 있다고 했고요.”


“그렇군요. 그렇지만 그런 걸 제게 말씀하셔도 되는 건가요? 그리고 이런 걸 제게 보여주시는 건...위험하다는 생각을 해 보시지 않았나요?”


홍우는 여전히 딱딱한 표정으로, 마치 장군의 갑주를 걸치고 그 안의 팔부신장 수라의 인격을 꺼낸 것 같은 표정으로 율하와 영언의 교본이라는 것을 번갈아 바라본다.


“하지 않은 건 아니지요. 하지만 저는 홍우형님을 한 번 믿기로 했으니까요.”


“저를 믿는 다는 것과 이것을 제게 보여주시는 건 다른 이야기랍니다.”


“그럴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도움을 얻으려면 적어도 그에 관련 되서는 진실된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일 테니까요.”


“제 도움이 필요하시다고요?”


“네. 저는 홍우형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제가 대체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째서 제게-”


“그건 형님께서 제게 마도서를 빌려주셨기 때문이죠.”


“마도서...아지단, 그렇군요.”


홍우는 어느 정도는 알겠다는 듯 표정의 경계를 조금 풀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형님께서 지금 들고 계시는 교본을 보시자마자 마음이 동하신 건 압니다. 그리고 그건 당연한 일이고요.”


“견물생심. 저도 수련이 부족하군요.”


“사실 그건 단순한 물건이나 재보라기보다는 다음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매개일 수도 있으니까요. 특히 영계와 영가에 대한 자료는 이 세상에 거의 없잖아요? 그러니까 형님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


“그렇기에 저는 형님께 도움을 구하고 싶으며, 또 도움을 받고자 합니다.”


“저는, 저의 힘으로는 이걸 해독할 수 없어요. 할 수 있다고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릴 거예요.”


“홍우형님만으로는 그럴 수 있지만 남양선자님과 선자님이 모시는 다섯 신령의 도움이 있다면 그렇지 않을거에요.”


“그 말씀은-”


“어차피 같은 것 아닌가요? 홍우형님께서 아시는 건 최가가 아는 것과 같은 이야기일터. 구분을 두는 것은 일시적이고 또 어리석은 제약일 수밖에 없지요. 그런 건 결국 파국을 초래한다는 건 저도 잘 압니다.”


“율하님은...대체.”


홍우는 고개를 흔들었다.

물론 그도 단 두 번의 만남으로 율하가 뛰어나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영적인 능력과 배짱에 대한 것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세 번째로 만난 그는 지난번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영언의 교본이라는, 자신과 같은 영가와 무가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절세비급이나 금은보화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보물을 가지고 자신을 쥐어흔들며 협상을 이끌어 나가는 그의 모습은 지금까지 제법 많이 겪어본 노회한 [주요손님]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그건 결코 연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험이 받쳐주지 않으면 행하기 어려운 것. 대체...이율하, 이 소년은...


“저는 형님을 믿습니다. 지난 번에 저희에게 보여주신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말이지요. 그렇기에 보통은 한두달 고민하고 저울질했을 것에 대해 바로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다만- 형님께서도 저를 조금 도와주셨으면 하지만요.”


“제 도움이라는 건 단순히 해독의 이야기가 아니군요.”


“네.”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며 가게의 한편에서 여전히 속보로 삼각산의 뉴스를 흘려보내는 TV로 고개를 돌리는 율하. 홍우 역시 그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려 뉴스를 본다. 어제부터 지금까지는 큰 변동을 보이지 않는다는 뉴스. 다만 구 자치군의 장비가 새로 보급되고 시 자치군이 정면으로 나서 전선을 보다 북쪽으로 밀어 냈으며 괴물들의 우두머리 셋을 더 처치했지만 구기쪽을 지키던 종로구 자치방위군의 소규모 분대 둘이 전멸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동시에 흘러나온다.


“형님께서는 저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괴물들 말입니까?”


“네.”


“괴물의 일은...저희와는 큰 관계가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정말로 홍우형님께서는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


“형님께서도 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고리에 속해 있습니다. 그리고 고리는 작금의 사태에 대해 [인수대호]라 불린 과거의 망령이 부활한 것은 아닐까 하고 판단을 하고 있고 말입니다. 그리고 아마 그 판단은 단순히 저희의 자체적인 판단만은 아닐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불암, 그리고 용산. 한양을 양분하는 그 두 무가의 의견이 아니었다면 그런 결론은 나오지 않았겠죠?”


“율하님께서 고리에 속해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홍우는 율하의 그 질문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한숨을 내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은 낮아진 그들의 목소리. 아무래도 대 놓고 나눌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기에 그들은 적어도 카페주인의 귀를 의식하며 소리를 낮추었다.


“......”


“......”


서로를 바라보며 잠시 이어지는 침묵.


“빙수나왔습니다. 손님.”


직접 자신이 그들이 있는 테이블로 빙수를 가지고 오는 카페 주인.


“아, 감사합니다.”


“맛있어 보이네요.”


두 사람은 그에 순간 눈싸움 아닌 눈싸움을 멈추고 그들 사이에 놓인 먹음직한 빙수 그릇을 바라보며 눈을 빛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저 수저를 들어 빙수를 섞어 한술을 입으로 가져가는 것을 마지막으로 다시 이어지는 침묵.


“하지만, 저희 쪽은 인수대호의 부활을 이야기 한 적은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네. 적어도 저는 말이지요.”


“그렇습니까? 그렇다는 것은...”


“아니요. 아마 그것은 불암쪽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네?”


“그 말의 뜻을 율하님이라면 대충은 눈치를 채셨겠지요?”


“설마...”


율하는 눈을 껌뻑이며 표정을 어둡게 하고는 고개를 젓는다.

분명 그는 홍우가 하는 말의 뜻을 금방 알아들을 수 있었다.

용산도 아니고, 불암도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적인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무언가의 부활을 고리에서 알고 있다는 것은...고리가, 그 안의 누군가가 그 사건의 원인 제공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 그리고 율하는 어째서인지는 모르지만, 아니 실은 알지만 한 사람의 얼굴을 절로 그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면 고리에는 그가 있군요.”


“그...라면.”


“네. 율하님께서 생각하시는 그 사람이 맞습니다. 천태석. 현재 고리의 환주라는 자리에 올라 있는 그.”


“홍우형님께서도 그를 의심하십니까?”


“아마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를 의심하겠지요. 왜냐하면 그는 그런 인간이거든요.”


“마치 그를 잘 아신다는 말처럼 들리는데요?”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몇 번 일을 같이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와 동갑이고 말이지요.”


“그 말은 환주 역시-”


“네. 서른다섯입니다. 물론 저도 그를 그다지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지요.”


“......”


“하지만 아마 그는 아닐겁니다.”


“네?”


“그는 언제나 그랬지요. 항상 원흉처럼, 그리고 흑막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의심을 사지만 그 결과를 보면 언제나 그는 방관자 내지 피해자, 혹은 사건을 해결하는 위치에 있었답니다. 물론 보통 다른 사람들은 그걸 인정하지 않지만요.”


“......”


“그러니까 아마 이번 일도 그의 소행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고리가 알고 있는 사실, 즉 인수대호가 부활하여 지금의 괴물들을 새로 규합했다는 정보를 얻은 것은 그가 주축이 되는 건 사실일겁니다. 그리고 그게 사실이라면 이번 일 또한 그가 해결사의 위치에 더 가깝다는 게 되겠죠.”


“그는 대체-”


“저도 그를 잘 모릅니다. 아니, 그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의 친구도, 그의 상관도, 그의 부하도 말이죠. 다만 한 사람, 그를 통제할 수 있을 법한 사람이 있다면-”


“그의 스승이라는 만상회의 회주말이군요.”


“네. 율하님도 그를 아시는군요.”


“덕범 할아버지께 들었어요. 그리고 이번에 초대도 받았군요.”


“조심하세요.”


“네?”


“태석과는 달리 만상회의 회주는 그런 저희들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존재니까요. 아마 그에 대해서는 덕범 어르신조차 장담할 수 없을 겁니다.”


“그, 그렇군요.”


“네. 하지만...인수대호...30년 전의 그 악몽을 불러왔던 존재의 부활이라...이건 저희도 간과하기 힘든 일이군요. 확실히.”


“사실 그 때문에 지금 콜린이 몇 가지를 알아보러 이 자리에 없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항상 같이 다니시던 그 분이 안 보이시는 이유는-”


“네. 그리고 그것 외에도 지금 삼각산의 음기가 약간 이상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그곳에서 떠돌던 혼령들이 소요를 일으키고 있다고 하여 자세한 것을 알아보러 콜린이 움직이고 있어요. 그리고 그 때문에 영언을 해독하는 일도 조금 늦어지고 있는 형편이고 말이에요.”


“흠.”


“그리고 이건 제 예감이기는 하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한양의 자치군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사태가, 아니 어쩌면 중앙군조차 버거운 일이 벌어질지도 몰라요.”


“그렇군요.”


“율하님의 예감이라면 다른 사람들의 예감보다 훨씬 더 신뢰 할 만하죠. 적어도 저보다 훨씬 더 영감이 뛰어나신 분이며, 또한 영왕을 만나고 그의 시험을 통과하셨다고 하면 저는 그것을 믿어야 겠죠.”


“하지만-”


“네. 물론 저도 누님을 찾아뵙고 여러 가지를 여쭈어야겠습니다. 그리고 만약 인수대호의 부활이 사실이며 그게 영적인 어떤 특이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면 저희와 불암이 움직이지 않을 이유는 없지요. 게다가 삼각산의 영기가 이상하게 흐려지기 시작한 것은 저희도 어느 정도 감지한 것. 그게 인수대호나 괴물의 일들과 연관이 있다고 하면...율하님의 도움요청이 없다고 해도 다방면으로 움직여야 할 겁니다.”


“다행이네요.”


“하지만...율하님께서 제게 원하는 도움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아하하.”


“역시 그렇군요.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율하님이 아닌 고리의, 그리고 나아가 보면 시나 구 자치 방어군의 차원에서 요청할만한 협조였으니까요. 그러면 율하님께서 제게 바라는 건 무엇인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


하지만 홍우의 그 말에 선뜻 입을 열지 못하는 율하.


“율하님?”


“아, 네. 죄송합니다. 잠시 생각을 해 보느라 말이지요. 그리고 사실 이제 정말로 도움이 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지금 저는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봐야 하는 입장이라서요.”


“대체 무엇을 하려고 그러는 건가요? 단순히 지금 괴물들의 침공을 대비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말이지요.”


“그것도 해야 할 일이지요.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제외하면 다른 것은 자치군이나 중앙군의 수준에서 해결할 일. 거기에서 제 역할은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지요.”


“만상회와 관련된 일입니까?”


“네. 형님.”


율하는 고개를 끄덕인다.

무언가를 결심한 눈으로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율하.

그리고 그의 입술은 마침내 그가 원하는 것을 언급한다.


“그렇기에 저는 최가에서 보관하고 있는 특급의 영보, [장군의 갑주]를 잠시 빌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장군의 갑주를 말입니까?!”


놀란 눈으로 손에 든 스푼을 접시 위에 떨어뜨리는 홍우.

그도 설마 율하가 그것을 요구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물론 그 이유는 그 장군의 갑주가 아까워서라고 하기 보다는 그게 율하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기에 그가 그걸 요구할 것이라는 예상을 전혀 하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율하는 진심으로 그것을 원하는 듯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전에 형님께서 보여주신 바가 있던 그 갑주. 정확히는 그 갑주에 깃든 팔부신장 - 수라의 힘과 지식을 빌리고 싶습니다.”


“이유를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음- 이건 약간 곤란하긴 한데...”


“장군의 갑주를 빌려드리는 것도 저희로서는 곤란한 일입니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유는 간단합니다. 팔부신장에는 불국에 관련된 지식이 깃들어 있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불국?”


“네. 물론 신화적인 내용이 아닌 보다 복잡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아무튼 지금으로서는 제가 거기와 관련되어 하나라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수라라고 생각했습니다.”


“......”


“그리고 또 한 가지. 전에 보니 아지단과 수라는 서로를 모른다고 할 수 없는 사이 같았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아지단, 즉 마도서의 사본이 겪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그 모태를 찾을 정보도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지요.”


“율하님은 그런 것도 생각하셨습니까?”


“네. 왜냐하면 살고 싶거든요.”


율하는 그렇게 말하며 싱긋 웃어 보였다.

진지함을 지운 것은 아니지만 보다 가벼운 표정으로 홍우를 향해 웃어 보이는 율하.


“그것은 하지만...”


“네. 어려운 일이라는 건 압니다. 그리고 장군의 갑주가 최가에게 얼마나 귀한 것인지도 말이지요. 하지만 그렇기에 제가 처음에 영언의 교본이라는 조건을 꺼내든 것입니다. 아마 그것이라면 충분히 대가가 될 거라 생각해서 말이지요.”


홍우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감 넘치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율하를 보며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그것은 확실히 율하의 말대로였다. 장군의 갑주는 중요하다. 자신이 율하에게 빌려준 사령의 마도서 사본과 마찬가지로 특급의 영보로 구분되는 영보. 게다가 장군의 갑주는 마도서 사본과는 달리 가문의 시초부터 이어 내려오는 영보로 최가의 정체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런 것이었다. 물론 남양선자가 모시는 다섯 신령이 좀 더 핵심이 되기는 했으나 장군의 갑주와 수라의 혼은 최가를 지키는 방패이자 검이자 동시에 갑옷이라 할 수 있는 것. 하지만 그것만을 생각하여 거절하기에는 율하가 처음 꺼내 든 영언의 교본이라는 대가는 결코 놓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만약 이것을 해독하여 자신들이 영계의 언어를 이해 할 수 있다면...


“그리고 또 가능하시다면 불암쪽과도 연결이 되었으면 합니다.”


“네? 설마.”


“하하, 아니에요. 불암쪽은 홍우형님이나 최가와 같은 신뢰가 아직 없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도 똑같이 영언의 교본을 대가로 내세우는 것은 형님에 대한 모독 아니겠습니까? 저는 아직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그, 그런가요?”


“네. 하지만 그들과도 다른 것으로 거래를 할 수는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거래라...저희가 좋아하는 단어는 아니군요.”


“그럴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건 단어의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형님.”


“저희와 불암 뿐입니까?”


“그럴 리가요. 말씀드렸지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겠다고요.”


율하는 다시 한 번 그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웃으며 할 이야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며 표정을 푸는 그를 바라보는 홍우는 무어라 할 말을 찾지 못했다. 만상회와 만상회의 회주. 자세한 것은 말하지 않았지만 지금 그는 그만큼 그들에게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리라. 그리고 그것은 그가 그들에게 강탈당할만한 무어가를 지니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고 싶지 않다는 것일 터. 그것은 대체 무엇일까?


“무엇입니까?”


“네?”


“무엇이 율하님을 그렇게 몰아세우는 것입니까? 설마 마도서 때문입니까?”


“관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마도서 때문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네. 저는 그 마도서를 이해했고, 아지단에게 길을 제시받았습니다. 지금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정한 [마도사]의 길을 말이지요. 그리고 그걸 만상회에서 알아버린 겁니다.”


“그건-”


홍우는 혼란스럽다는 듯 고개를 기울였다.

마도서, 마도사. 그게 그렇게 가치 있는 것이었던가?

물론 마도서를 그들의 가문에서도 특급의 영보로 분류했으며 그것이 지니는 힘이 엄청나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게 만상회에서 탐낼 정도는 아니라 생각했는데 이건 대체 무슨 일인가. 그리고 마도사라는 것은-


“형님. 마도서를 가지고 그 힘을 빌린다는 것과 마도사가 된다는 것의 의미는 다릅니다. 설마 모르고 계셨습니까?”


“관련된 정보는 저희에게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저희의 선조도, 지금까지 사령의 마도서 사본을 사용하던 다른 마도사들도 말이지요.”


“그건 그들이 마도사가 아니라 그렇습니다. 단지 마도서의 사용자일 뿐이었지요.”


“......”


“일단 제가 형님께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거기까지 입니다. 그것도 형님을 제가 믿기에 말씀드리는 것이고 말입니다. 가급적이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씀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위험해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허허...”


“저는 형님에게도, 최가에게도 해를 끼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도움을 얻고 싶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걸 최가의 영고에서 밖으로 꺼내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제가 그것을 직접 한번 살펴보고 수라와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면 합니다.”


“그건...누님께 한 번 여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오늘은 힘들고 말이지요.”


“네. 이해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주에는 가능했으면 합니다. 최대한 빠르게 말이지요.”


“율하님.”


“갑작스러운 이야기라는 것도, 또 곤란한 이야기라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부탁드립니다. 형님.”


율하는 그렇게 말하며 홍우를 향해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그런 율하를 난처하게 바라보는 홍우. 그는 고민했다. 하지만 그 고민은 길지 않았다. 길 수가 없었다.


“알겠어요. 율하님.”


“형님.”


“누님께 말씀드려...내일, 아니 내일 모레에는 준비를 하도록 해볼게요. 그리고 동시에 영언의 독본 해독도 서둘러 보지요.”


“감사합니다. 형님.”


“아니에요. 율하님께서 저를 믿어주신다고 한 것 처럼 저 역시 율하님을 믿을 뿐이지요. 그리고 그게 제가 생각하는 율하님과의 인연인 것일테고 말이지요.”


“아하하.”


“그럼 녹기 전에 얼른 이것부터 먹을까요?”


홍우는 그렇게 말하며 아직 채 1/10 이상 사라지지 않은 채 반쯤은 녹아든 빙수를 바라보며 수저를 들어 보이다. 아주 환하게 기대하는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작가의말

아하하, 주말 잘 보내셨습니까?


저는 어제 kbs에서 1:100 에서 100인으로 참가하여 녹화하고 왔습니다. 물론 상금은 못탔지만 재미있게 놀고 왔습니다. 두번 다 4단계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아깝게 말이죠. 참 이상한게 4단계 이상의 5, 6,7단계 문제는 다 아는 건데 4단계가 어려워서, 아니 어렵기 보다는 저와 궁합이 맞지 않는 문제라 아쉽게 되었네요. 게다가 인터뷰도 한 번 못해서 좀 심심했지만 재미있게 놀다왔어요. 아마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나가서 이번에는 상금을 탈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


어쨌거나 새 파트 시작합니다.

아, 그리고 네크로세이지 전기의 후속작인 건 사실이지만 계속 말씀드리는 것 처럼...모르셔도, 읽지 않으셔도 크게 상관은 없어요. 읽으신다면 소소한 재미는 있으시겠지만 말이지요. 


그리고 이제 연참대전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8월에는 다시 네크로세이지 전기 출판본에 신경쓰느라 지금처럼 일일연재는 힘들지 모르겠지만 불태우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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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67 이제하
    작성일
    13.07.29 15:30
    No. 1

    잘보고 갑니다. 중간에 인수대호가 인수대로라고 되있는거같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zx******..
    작성일
    13.07.29 19:16
    No. 2

    네크로 세이지 책으로 출판하는건가요? 인터넷에서 E-Book으로 파시는건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햇살가듹
    작성일
    13.07.29 19:53
    No. 3

    회요일이라고 나왔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티말
    작성일
    13.07.29 19:56
    No. 4

    푹 쉬었으니, 이제 고생하기 위한 일만 남았는데 그 전에 준비 좀 해서 살아남고 봐야죠.
    여주인공들만(?) 남기고 죽으면 안되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만월이
    작성일
    13.07.30 13:51
    No. 5

    와웅......멋지시네요.... 저는 상식이 무척 부족한데.....ㅜㅜ 1:100에 참가하시다닛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용석손권
    작성일
    14.10.24 07:19
    No. 6

    퀴즈 프로그램이나 대회엔 언제나 그런 함정문제들이 있지요. 그런 경우 사람들을 탈락시키기 위해 일부러 배치한 문제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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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8 1,488 48 24쪽
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34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76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27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25 43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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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4 5,802 61 19쪽
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41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33 66 16쪽
119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11 13.08.20 5,838 59 23쪽
118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7 13.08.18 4,348 46 19쪽
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8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14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4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2 72 29쪽
»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2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7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5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8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3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3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54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9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7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4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3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7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3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65 79 21쪽
97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10 4,465 74 23쪽
96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05 5,147 56 21쪽
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8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904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6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6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4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81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50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60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20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8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34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1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1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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