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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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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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DUMMY

“하지만 한 가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신켄의 이야기를 지금까지 쭈욱 들은 다음에 잠시 생각에 잠겼던 율하는 여전히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신켄과 다른 요족들을 쭈욱 둘러 보았다.


“무엇입니까?”


“설사 그 말씀이 사실이라고 해도...그 정보를 일본 정부에게 일단 감추고서 야스미 일족 혼자 감당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는데 혹시 그 가운데 제가 모르는 일이 더 있지는 않은지요...”


“거기에 대해서도 말씀을 드리려 했습니다. 물론 원칙상으로는 그렇습니다. 야마타노오로치의 해방은 분명 저희 일족만이 감당해야 할 문제는 아니지요. 하지만 윗선에서는 확실하지 않은 정보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이며 차후에 정보를 보강한다고 해도한 번 우선순위가 미루어진 일에 대해서는 다시 돌아보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말씀은...”


“대한제국의 분께, 그것도 외교관의 책무를 맡아 오신 분께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상당히 죄송스럽고 또한 곤란합니다만 현재 저희 일본의 사정이 그렇습니다. 네- 대한제국과는 달리 공화정을 표방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뒤에 있는 아주 높으신 분들에 의해 많은 것들이 좌지우지되는 경향 또한 분명히 있습니다.”


“높으신 분들이라. 헌데 그런 말은 제게 해도 괜찮은 겁니까?”


“물론 이 모든 것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외비 이상으로 다루어질 영역이기는 하지만...어차피 대한제국의 정보관련 부서에서 일을 하셨던 율하님이라면 이미 아시는 내용 아닙니까.”


“그래도 신켄님께서도 일본의 특무부 소속의 관리 아니십니까.”


“그렇지요. 적어도 아직은 나라꼴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깊은 한숨을 내 쉬는 신켄.

사실 율하는 신켄이 말했던 것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확실히 그가 말했던 것 처럼 그는 대한제국의 정보쪽 부서라 할 수 있는 고리의 요원이었으며 이미 그 사실이 일본을 포함한 몇몇 나라의 정보부에는 파악이 된 모양이었으며 그를 토대로 하여 자신이 외국의 주요 정보에 대해서도 정통하고 있을 거라 여기고 있는 모양이었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율하는 굳이 그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그렇게 심각합니까?”


“물론 그들도 나름대로 이 나라를 신경 쓰고 있으며 짊어지고 간다고 생각을 하는 모양이지만...그 방향이 상당히 잘못되어 있다는 것이 저희의 입장입니다.”


“저희라고 하심은 야스미 일족 말씀이신지요.”


“이런. 계속하여 저를 떠 보실 생각이십니까?”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무표정하게 시선을 돌리는 율하를 향해 인상을 살짝 찡그리며 히죽 웃어 보이는 신켄. 인자해 보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상당히 조금 비틀려 있는 것 같은 표정. 그런 그를 보며 율하는 속으로 한숨을 삼키고는 잠깐 멈칫거리고는 한 단어를 뱉어내었다.


“명신(明信)단 말씀이시군요.”


“제국에게는 그렇게 불리겠군요. 네, 그렇습니다. 메이신단에서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것 보라면서, 이미 알건 다 알지 않느냐며 표정을 펴는 신켄.

그러나 율하는 여전히 잘 모르고 있었다.

단지 그 단체를 언급한 것은 말 그대로 여객선 위에서 환주가 건네준 단기속성 자료를 통해 외워둔 이름일 뿐이었으니까. 다만 그렇다고 해도...


“메이신단에서는 그렇다면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 겁니까?”


“이런...그렇다고 너무 성급한 이야기는 저희로서도 곤란합니다. 계획이라니요, 저희는 일본국의 미래를 걱정할 뿐 따로 계획이 있는 건 아니랍니다.”


“저는 야마타노오로치와 북방의 교룡족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뿐입니다만.”


“......”


“제가 틀린 이야기를 한 것입니까?”


“아닙니다. 과연 그런 이야기였군요.”


“그리고 분명 이 일은 동아시아 전체의 판도에 큰 영향을 줄만한 일이라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만...일본 내의 높으신 분들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제국이 섣부르게 움직이는 것도 이상한 일 아니겠습니까? 물론 저는 신켄님의 말씀이 허황된 것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 저 역시 윗분들을 설득할만한 어떤 증거나 일본 내의 계획을 알아야 움직임이 쉬워지지 않겠습니까.”


“실례. 확실히 그 말씀이 옳군요.”


율하의 그 말에 대해 잠깐 멈칫하더니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신켄.


“물론 어디까지나 공식적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 이야기가 어디까지 공론화될 수 있을지는...지금 막 이 이야기에 끼어들기 시작한 제가 무어라 말을 할 수는 없을 것 같군요.”


“저희는 제국의 공식적인 개입을 원하지 않습니다.”


“공식적인...말이군요. 야스미의 입장에서입니까, 아니면 메이신에서의 입장입니까.”


“그 둘 다입니다. 또한 미래의 일본정부의 입장에서도 말입니다.”


“......”


신켄이 내 뱉은 미래의 일본정부라는 말에 대해 흠칫하는 율하.

그것은 해석하기에 따라서 상당히 위험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야기였다.

게다가 아직 전반적으로 흘러가는 상황과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에 대한 파악을 다 끝내지 못한 율하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이야기.


“이런, 오해는 하지 말아주십시오. 어디까지나 미래에도 분명히 존재할 일본에 대한 우국충정으로 인한 발언이었을 뿐이지 다른 계획이나 마음은 조금도 없었으니 말입니다.”


아닐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그게 아니라는 것쯤은 이 바닥에 막 들어온 신참이라고 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해 보였다. 히죽 웃어 보이는 신켄의 표정. 물론 그는 개인적으로 나쁜 기운이 느껴지지는 않는 사람이었지만...위험한 사람이라는 건 분명해 보였다.


“그렇군요. 물론 아무래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침식과 북방의 교룡족이겠죠.”


“물론입니다.”


“그래서 신켄님께서는 제가 거기에 대해 어떻게 힘써주기를 원하시는 지.”


아직 자신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이야기에 대해서 더 이상 언급되는 것을 피하듯 조금 더 이야기의 핵심을 향해 바로 들어가는 율하. 보통 외교업무를 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오늘이 첫 대면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더더욱 하지 않을 금기였으나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잘 모르는 이야기를 계속하여 한계가 한 번이라도 드러나느니 이렇게 약간은 조급한 초짜의 모습을 조금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계산을 한 것이다.


“도와주실 수 있으십니까?”


“신켄님께서 안씨 일가와 서한님을 언급한 이상 모른 체를 할 수는 없으니까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혹시 제국 내에서 다른 이야기를 혹시 들으신 건 없으신지요.”


“...어떤 이야기를 말씀하시는 지 저는 잘 모르겠군요.”


“혹, 율하님께서는 제국 내에 존재하는 만상회를 통해 저희에 대한 무언가의 이야기를 들으신 건 없으십니까?”


만상회.

혹시 일본의 명신단와 연결된 것이 제국의 만상회일까?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일본이 제국 내에서 모종의 공작을 벌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제국 역시 일본 내에서 연결되는 모종의 세력이 없을 리 없을 것이며 그게 바로 이 명신단, 메이신단일 수도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여기에서는 쉽게 답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설사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우선은...


“저는 태한님의 직속일 뿐입니다. 다른 이야기는 잘 모르겠군요.”


딱 잘라서 자신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이야기라고 선을 긋는 율하.

사실 지금까지 조심스럽게 나누었던 이야기도 약간은 위험했지만 거기에는 별 다른 자신의 약점이 드러나는 이야기가 없었던 것에 비해 이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으니까. 그래, 지금까지는 그저 일본 내에 존재하는 명신단의 이야기, 그리고 일본 정부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높으신 분들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이 언급되었을 뿐 제국이나 율하 자신의 판단, 그리고 계획에 대해서는 조금도 언급된 바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분위기를 틈타 신켄의 유도에 따라 율하 역시 여기에서 [제국의 내부]에 대해 조금이라도 언급이 되게 된다면 그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어 버린다. 물론 아닐 테지만 지금까지의 대화를 녹취하여 두었다가 후에 결정적인 상황에서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신중하는 편이 좋다.


“과연, 그렇군요. 제가 실례를 범했습니다.”


“아닙니다.”


“총관어른, 움직임이 잡혔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약간의 침묵이 그들 사이에 감도는 순간 요족의 남성 하나가 다급하게, 하지만 낮은 소리로 신켄을 부르며 무언가의 움직임이 잡혔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잡았는가?”


그에 대해 율하에게 시선을 떼고 다급히 자신을 부른 그 요족 남성의 옆으로 다가서는 신켄. 그리고 이어 그 사이에서 빠르게 울리기 시작하는 그들끼리의 이야기. 어지러웠고 알아듣기 힘들었다. 물론 지금 율하가 신켄과 대화를 나눈 것 역시 아까 전에 걸린 정령의 효과 때문인지 요족의 언어로 한 것이었지만 지금 그들의 대화는 여러 은어와 축약어가 섞인 기이하고 빠른 대화였기 때문에 율하로서는 알아듣기 힘들었다.


대체 무슨 일일까?

잡았다는 것은 침식을 일으키는 주범에 대한 이야기일까?

그게 아니라면 윗선에 제출할 증거를 잡은 것일까?

그 긴박한 대화에 끼지 못하고 잠시 그 자리에 서서 그들의 행동을 잠시 지켜만 볼 뿐이었던 율하. 하지만 그 때였다.


“괜찮아. 오늘은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아.”


“어?”


자신의 앞까지 다가와 아까 전 신켄에게 그러했듯이 웃옷의 자락을 잡아당기는 소녀.

요우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지만 어찌 보면 그녀보다도 어려보이는 그녀.

야스미 미리라고 했던가?

아까 전에 들었을 때는 교감자라 불렸고, 그 전후의 사정을 보았을 때 여객선을 공격했던 거대한 거북 카메카메를 다루는 것으로 보였던 그녀.


그녀는 물색을 띤 머리칼을 바닷바람에 살랑거리며 바로 앞에서 지긋이 율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약간 가늘게 뜬 눈으로 별 다른 의심 없이 오늘 처음 본, 아니 두 번째 보는 그에게 별 다른 경계심 없이 다가서는 그녀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며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


“미리...라고 했지?”


“응. 나, 야스미 미리.”


율하는 잠시 그 자리에 앉아 한참이나 낮은 곳에서 자신을 올려다보는 그녀와 시선을 맞추는 율하.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보니 자신이 생각하던 것 보다 한참이나 더 어려 보였다. 물론 자신이 비교대상으로 삼고 있는 요우 역시 그 나이 또래에 비해서 조금은 어려 보인다는 것을 감안해 볼 때 그 보다 훨씬 어린 것으로 여겨지는, 어쩌면 초등교육기관에 다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물론 그녀는 보통의 사람이 아닌 요족이었기에 자신의 그 판단이 틀릴지도 모르지만 어쩐지 율하는 그 아이를 보고 푸근한 미소와 함께 손을 뻗었다가 잠깐 주춤 거렸다.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손을 뻗어 그대로 쓰다듬고 싶을 정도로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게 실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머뭇거리는 율하. 그렇지만...


탁-


“어?”


“바람 냄새...좋아. 이 아이들도 싫어하지 않아.”


머뭇거리는 율하의 손을 자신이 잡아 이끌어 머리에 대는 그녀.

그리고는 여전히 보통 사람으로서는 알아듣기 힘든 말을 하는 그녀.

하지만...


“바람 냄새라는 건 이걸 말하는 건가?”


율하는 그녀의 말처럼 잠깐 그녀의 머리칼을 쓰다듬은 다음에 그 손의 손목에 걸려 있는 띠를 풀어 보였다.


“아-”


그리고는 멍하니 율하의 손 끝에 들린 그 녹색의 띠를 바라보는 소녀의 시선.

아무래도 그런 모양이었다.


“자아, 그럼...잠깐 볼래?”


“괜찮아?”


“응. 저 멀리 던져 버리지만 않으면 돼.”


그렇게 말을 하고는 자신을 향해 앙증맞은 양손을 내미는 소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다음 띠를 건네주는 율하. 그녀는 율하로부터 그 띠를 건네받아 신기하고 기쁜 표정으로 잠시 만지작거리다가 양손에 꼭 쥔 다음 볼에 살짝 가져다 대었다.


마치 곰인형을 선물 받은 아이마냥 즐거워 보이는 그녀의 모습.

그리고 율하의 감각에는 낯설지만 익숙한 다른 존재의 손에서 튀어나오는 바람의 흔적이 잡히기 시작한다. 그래, 이 띠는 자신이 일본으로 건너오기 전 이나에게 받은 가호의 띠. 지금은 손목에 감고 있었지만 저렇게 어디에서건 풀고 묶을 수 있어 다양하게 활용을 할 수 있는데다가 그녀가 자신의 힘 일부를 제법 많이 담아 정령의 기운, 안씨 일가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지는 물건으로 아마도 자신과는 다르지만 역시나 요족의 기운, 정령의 기운이라 할 수 있는 바람의 기운 때문에 저 어린 소녀의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눈에는 그저 희미한 바람이 일어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율하의 눈에는 분명히 보였다. 띠에서 일어나는 녹색의 기운, 바람의 정령과 소녀의 몸에서 일어나는 파란 기운, 바다의 정령이 서로 뒤섞여 함께 춤추며 노는 것 처럼 보이는 광경이. 그리고 그 두 정령들의 춤사위 사이에서 마치 정원에서 놀고 있는 어린 공주와도 같은 모습을 보이는 야스미 미리.


“귀엽네.”


“뭐가 말이지?”


무심결에 튀어노아는 율하의 그 한 마디에 옆에서 날카롭고 심기 불편한 감정을 담아 찌릿 하니 찌르는 콜린의 한 마디와 응징.


“으윽...아니, 그, 그냥 말이야. 그렇잖아.”


콜린이 가볍게 잡아당긴 구레나룻이 따끔한지 그 부분을 문지르며 콜린을 향해 황급히 변명 아닌 변명을 하는 율하.


“율하는...저런 타입?”


“뭐, 뭐가 말이야?”


“...로리콘?”


“그, 그럴 리가 있냐.”


의심스럽게 추궁을 거듭하는 콜린.

거기에 대해 율하는 자신도 모르게 화들짝 놀라 소리를 높일 뻔 했지만 가까스로 추스른 다음 아니라고 강한 부정을 한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짱을 낀 다음에 약간, 아니 상당히 실망이라는 시선을 지어 보이는 콜린.


“흐응...그렇다면 방금 전에 한 이야기는?”


“그, 그러니까 귀여운 건 사실이니까. 하지만 그 뿐이잖아. 내가 다른 말을 한 것도 아니고.”


“하지만 지금까지는 누구에게도 율하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


“그...그거야.”


시선을 회피하는 율하.

하지만 콜린은 그런 율하의 시선을 끝까지 따라간다.


“그거야?”


“...어린애잖아.”


“단지 그 뿐?”


“그럼 뭐가 다르겠어.”


“즉, 수비범위가 아니라는 거라고 해석해도 되는 거야?”


“...콜린, 넌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데?”


“으으으. 그치마안...”


“게다가 정말 그런 단어는 어디에서 배워서...”


“응? 이건 율하와의 지식이 어느 정도 공유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하아.”


율하는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 뾰롱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콜린을 자신의 양손으로 감싸 잡으며 오른손에 그녀를 올려두고 왼손으로 그녀의 머리칼을 쓰다듬는다.


“칫, 누가 이거 안 해줬다고 이래?”


그렇지만 말은 그렇게 해도 그의 손길을 거부하지는 않는 콜린. 그리고 끝부분의 목소리가 조금 작아진 것과 합해 진심으로 화가 난 것은 아닌 것 같은 그녀.


“...그렇지만 정말 그렇잖아.”


“계속 그럴 거야?”


“정말인지 왜 이상하게만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원래 그냥 저런 어린애를 보면 귀엽다는 생각이 드는 건 정상이 아닐까 싶은데 말이야.”


“그건...뭐, 이상한 생각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지.”


“이상한 생각이라...설마 내가 저런 아이에게 그런 생각을 할 것 같아?”


“그치만 율하인걸?”


“...나 그 말에 화내도 될까?”


율하는 그 말을 하며 가볍게 한숨을 내 쉬었다.

대체 이 수호령 아가씨는 무얼 걱정하는 것일까?

아니,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었다.

세상에는 너무나도 다양한 사람이 있는 법이었으며 그런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한 제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서로에게 있어 큰 상처가 될 만한,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큰 물의를 일으킬 사건을 일으키기도 하니까.


하지만 지금 율하가 품은 감정은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어린 아이, 순수하고 예쁜 어린 아이를 보며 가지게 되는 자연스러운 감정일 뿐이다. 아직 자신의 [실제]나이나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볼 때 저만한 딸을 가진다는 것은 힘든 일이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기대를 가지게 될 법 하기도 한 나이라는 것 까지 고려해 보면 더욱 그러 할지도 모른다.


물론 현실의 자신에게...그런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우우웅...”


“알았어. 화는 안 낼 테니까 그렇게 울먹이듯 바라볼 건 없다고. 그리고 콜린이 생각하는 그런 것도 아니고 말이야.”


“정말이지?”


“그래.”


율하는 그렇게 단언하고는 재차 콜린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하지만 율하와 콜린이 그런 대화를 나누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 지 율하가 건네준 바람의 띠와 거기에 머물고 있는 바람의 정령, 바다의 정령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느라 다른 것에는 안중에도 없어 보이던 미리.


율하는 여전히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미소가 머금어지며 저대로 계속 놀게 놔두어도 좋겠다는 생각도 잠시 해 보았지만 지금의 상황과 장소로 보아 이제는 그래도 적당히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을 내리고 그녀에게 다가선다.


“자, 이제 그거 오빠 다시 줄래?”


“...응. 여기.”


율하의 우려와는 달리 떼를쓰거나 하지 않고 다시 순순히 율하에게 그 띠를 건네주는 미리.


“잘 놀았어?”


“응. 역시 바람은 좋아. 상쾌해. 불의 아이들과는 달라.”


“불의 아이들은 싫어?”


“싫은 건 아냐. 하지만 많이 뜨거워. 그리고 장난도 심하고.”


싫은 건 아니라고 했지만 아까와는 달리 분명히 인상을 다소 찡그리며 고개를 도리도리 하는 그녀.


“그렇구나. 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나중에 또 놀게 해 줄 거야?”


“미리가 말 잘 들으면.”


“우와, 그거 꼭 ‘아저씨가 사탕사줄까.’ 같아.”


율하는 옆에서 다시 삐죽거리는 콜린의 말에 속으로 시끄럿 했지만 겉으로는 그걸 표현하지 못하고는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응. 나, 오빠 말 잘 들을 거야. 할아버지 말도 잘 들을 거고.”


“그래. 그래야 착한 아이지.”


그렇게 말을 하며 이번에는 아까 전과 달리 머뭇거리지 않고 그녀의 머리칼을 제대로 쓰다듬는 율하.


“미리, 착한 아이야. 그리고 카메카메도 착한 아이고. 하지만 지금은 놀 때가 아니라고 해.”


“응? 누가?”


“이 아이들이. 응. 그리고 다가오고 있어.”


“다가오고 있다고? 뭐....아.”


고개를 끄덕이며 저 먼 곳의 해원을 응시하는 그녀.

거기에 대해 뭐가 다가오고 있는지를 묻는 율하.

하지만 그의 그 물음이 채 문장으로서 끝을 내기 전 그의 감각에도 무언가가 잡히기 시작한다.


크다.

말 그대로 거대하다.

하지만 그건 단순한 크기가 아니다.


“이...건.”


“오빠도, 봤어?”


“뭐야. 이건 대체.”


“카메카메, 무서워하고 있어. 도망치고 싶대. 하지만...그래서는 안 돼. 그러면 또 일족 가운데 누군가가 다쳐. 하지만 결국에는 카메카메도 다쳐. 아파하고 있어. 그리고 다음을 두려워하게 돼. 그래서...오늘처럼 되는 거야.”


이해하기 힘들게 뜨문뜨문 불완전한 문장으로 중얼거리는 그녀.

물론 그래도 율하는 대충 그녀가 무엇을 말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거대한 무언가.

사이하다는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느낌 이전에 아주 거대하다는 느낌이 그의 영감이 감싸고 있는 저 멀리 바닷속에 잡혔다. 아직 수면에는 그 영향이 끼치지 않았지만 그 느낌은 꼭 처음 [바람의 대정령]을 보았을 때와 비슷했다. 하지만 이 느낌은 정령은 아니었다. 단지 영적인 흐름 외에도 그 영적인 흐름이 동반하는 주변의 환경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흐름까지 고려해 보면 이건 육신을 지닌 거대한 무언가.


마치 원산에서 보았던 해룡과 비슷한 크기지만 거기에서 풍기는 기운은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렇다면 혹시 이것이 교룡족 가운데 하나일까? 만약 그들 가운데 상당히 높은 지위에 올라 있는 대장급의 괴물이라고 하면 아예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아직 확신을 할 수는 없었다.


“미리.”


“무서워. 카메카메도 계속 무섭다고 해. 하지만...어른들은 아직 몰라.”


율하의 옷자락을 잡으며 아까와는 다르게 두려워하며 그의 다리에 꼬옥 매달리듯 하는 미리. 율하는 그녀를 잠시 내려다본 다음에 고개를 돌려 콜린과 눈을 맞춘다.


“확인...해볼까?”


“괜찮겠어?”


“나는 율하의 수호령이니까. 응. 아, 혹시 모르니까 마도변혼을 걸어줘.”


“콜린, 그거 싫어하잖아.”


“...딱딱한 곳에 부딪히지만 않으면 괜찮아. 응.”


“알겠어. 그러면 부탁할게.”


율하는 콜린에게 미안하다는 눈빛을 보낸 다음에 마도서를 펼쳐 마도력을 끌어올린 다음에 예의 그 영창을 읊어 끊는다.


“[-히므(Huymue)]”


[마도서 사령의 책 아지단 제 22장 - 1급 봉인마도주문 마도변혼(魔道變魂)]


그와 함께 율하의 마도력 대부분이 콜린에게 덧씌워지며 아까 전과는 달리 분명한 실체를 지니기 시작하여 은은한 은빛의 기운이 흐르기 시작한다.


“율하...님?”


“오빠?”


그리고 그 기운의 흐름을 느끼고 고개를 돌리는 신켄과 바로 아래서 신기한 듯 콜린을 바라보며 그녀와 눈을 맞추는 미리.


“다녀올게.”


콜린은 그 한 마디를 남겨 둔 채 율하가 감지한 방향의 멀고 깊은 곳, 하지만 실제로는 그 깊이가 깊을 뿐 육지와 가까운 저 아래를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대체 그건 뭐야?”


물끄러미, 신기하게 율하를 올려다보며 아까 전의 그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미리. 하지만 율하는 그녀의 질문에 답을 해 주는 대신 그저 머리를 한 번 더 쓰다듬은 다음 손에 든 마도서를 파르르 떨려 넘기며 아지단까지 부르기 시작한다.


“아지단.”


“아아. 대기하고 있었다. 주인.”


“만약을 대비해서 충격 흡수의 술진을 그렸으면 한다.”


“지금 말인가? 그건 주인도 나도 생소한 영역의 술법이다. 잘 될 리가 없다.”


“알고 있어. 거창한 건 아냐. 단지...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불길한 기운이 조금 들었다.

물론 콜린은 괜찮을 것이다.

마도변혼으로 강화된 데다가 영적인 존재로서 꽤나 강한 힘을 지닌 그녀에게 큰 해를 끼칠만한 존재는 이 세상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제 아무리 청국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괴물들의 대장군이라고 해도 그녀를 소멸시킬 수 없는 것 처럼 애초에 영적인 존재인 그녀를 해할 수 있는 괴물은 이 세상에 거의 없다고 보아도 좋았으니까.


하지만...지금 율하의 직감은 무언가 대비를 세워 두어야 한다고 말을 하고 있었다.

이것은 영적인 예감. 무엇일까? 그리고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말렸어야 하지 않을까?

콜린이 다녀오겠다고 했을 때 일단은 그만두라고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계속해서 일어나는 좋지 않은 생각들.

율하의 등에는 조금 식은땀이 일기 시작한다.


“예감인가?”


“아아.”


“...그렇다면 해 보겠다. 물론 정상적인 충격흡수의 진은 불가능하다. 시간 내에 맞는 것은 고사하고 첫 시전에는 일주일 이상의 준비를 갖추어 진행한다고 해도 제 성능의 2할도 내지 못할 것이며 그 마저도 5할의 확률로 실패할 것이 뻔하니까.”


“그렇다면?”


“이원분산이다. 원래라면 주변의 사물에 충격을 분할 전달하여 대지로 흡수하게 만드는 게 정상이지만 이 경우에는 그녀가 받는 충격이 그대에게 전가될 것이다.”


“절반...인가?”


“아니, 그것도 피해흡수량이 정량의 아래일 경우의 이야기지. 만약 그녀가 입게 되는 피해가 그 총량조차 넘어서게 되면 그녀가 빌려간 주인의 마도력 역시 함께 역류하여 모든 피해는 1.2배 수준으로 주인에게 전가되게 된다. 그리고 모르기는 몰라도...그 경우에는 주인은 죽게 된다.”


평소였다고 하면 절대로 추천하지 않았을, 아니 추천은 고사하고 언급도 하지 않았을 술법. 마도서로서 주인의 안위를 지키는 것을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아지단의 입장상 결코 바람직하다 할 수 없는 술법을 언급하는 것은 아까 전에 있었던 심경의 변화 때문일까? 그건 모르겠다. 단지 그는 주인이 바라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주는 것이 옳다고 판단을 내린 것뿐이다. 게다가 냉정하게 주인에게는 아직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 있다고 했으니...


“그건-”


“율하님, 대체 방금 전의 그것은 무엇입니까?”


미리 대신 이번에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다가 허겁지겁 달려오는 신켄과 다른 요족들이 율하에게 방금 전의 그건 무엇인지를 묻는다. 대답을 해 줄 시간은 없다. 아니, 지금이라도 콜린에게 강제명령을 내려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게 만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아지단의 냉정한 판단과 현재의 상황에 대해 율하는 일단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 그녀에게 얼른 돌아오라고 신호를 보내려는 그 때였다.


“카메카메? 카메카메!”


“큿?”


순간 비명처럼 소리를 높이며 카메카메의 이름을 부르짖는 미리.

그리고 율하 또한 콜린의 전음보다 빠르게 전달되는 마도력의 역류에 가슴을 부여잡고 그 자리에 그대로 무릎을 꿇고 인상을 찌푸렸다.


“미리? 율하님!”


“주인, 괜찮은가?”


괜찮지 않다.

어지러운 것을 넘어 순간 정신을 잃을 뻔 했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율하는 그 순간 볼 수 있었다.

콜린에게 덧씌워진 마도변혼의 술법이 일순 벗겨지며 그와 함께 역류한 그녀의 감각 일부가 뒤섞이듯 그의 뇌리에 흘러든다.


어둡고 차가운 심연의 아래.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더 깊은 저 아래에서 카메카메와 콜린, 그리고 이 육지를 뒤흔드는 거대한 흐름. 그리고 그 사이에서 반짝이듯 보이는 발광체 하나. 하지만 그 전체적인 모습은 분명 그가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아귀(angler)]라는 물고기를 닮아 있기는 했다.


“아...귀?”


어지럽게 멀어지는 정신을 애써 붙잡고 그 한 마디를 내 뱉어내는 율하.

하지만 그건 엄연히 아귀는 아니었다.

아귀를 닮았지만 아귀와는 달리 저 아래쪽의 심해어처럼 대가리에 돋아난 두개의 촉수에서 밝은 빛을 내고 있었으며 턱의 아래에는 마치 메기처럼 긴 수염이 달려 있었지만 단지 감각기관에 불과한 메기의 그것과는 달리 마치 촉수처럼 휘둘러 땅을 내리쳐 울리거나 거대한 돌덩어리를 휘감아 집어 멀리던지기 까지 할 수 있는 것 처럼 보였다.


물론 그것만 보아도 끔찍한 바다의 괴물인 건 분명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해를 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


“콜린...어째서?”


마지막 순간에 간신히 피하기는 했지만 콜린은 그 거대한 아귀의 촉수가 자신을 내려칠 때 까지 율하에게 어떠한 정보의 전달도 하지 않았으며 그저 그 자리에서 멍하니 그것을, 그것이 내 뿜는 불빛을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긴박한 순간에 그녀의 앞을 스치듯 지나던 카메카메가 아귀의 촉수를 대부분 대신 맞아준 덕에 그녀는 무사 할 수 있었지만...이건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카메...카메.”


“미안. 미리.”


“...아냐. 카메카메는 자기 할 일을 다 했어. 응, 다른 누군가를 지키는 게 그 아이가 할 일인 걸. 다만...”


거기까지 말을 한 다음에 입을 앙다무는 미리.

바다는 여전히 조용했다.

그리고 무언가를 물어야 했지만 묘한 분위기 때문에 아무도 먼저 입을 열지 못하는 신켄과 다른 요족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왔다.”


잔잔하게 흐르는 해면에서 힘없이 비실비실 올라오는 은빛의 구체.

무사했던 것일까?

그 마지막 역류를 끝으로 아무런 소식도,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던 콜린.

하지만 지금 저렇게 그녀가 떠올랐다는 것은 적어도 그녀는 무사히 그 상황을 빠져나왔다는 이야기. 율하는 그렇기에 상당히 침울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미리를 힐끗 쳐다보고는 해안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


“콜린.”


“미...미안, 저항에 실패했어.”


힘없이 추욱 늘어져서 영체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물에 흠뻑 적은 것 같은 표정으로 율하의 옆에 다가서는 콜린. 율하는 자신의 양손으로 그녀의 몸을 받쳐 들고는 자신의 품쪽으로 감쌌다.


“저항?”


“저 아래 있는 건 괴물이 아냐. 응, 단순히 그런 게 아니야.”


몸을 부르르 떨며 자신이 마주한 그 거대한 무언가에 대해 심히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그녀. 그것은 그녀가 처음 삼각산에서 사신과 대면했을 때와 비슷한 반응. 그렇다는 것은 그 아귀 형태의 괴물 역시 영적인 무언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일까?


“율하님, 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그리고 그 은빛은...게다가 카메카메라니, 대체 무엇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아, 그러고 보니 카메카메, 그 거북이는 어때?”


율하는 콜린과 함께 미리와 신켄의 옆으로 다가와서 자신이 보았던 마지막 광경을 떠올리고 슬그머니 운을 떼었다.


“살아는 있어.”


“살아 있다고?”


“아-”


콜린이 말한 살아 있다는 말에 안색이 회복되는 미리.

그녀는 교신이 끊어진 카메카메가 무언가 크게 잘못되지 않았을까 걱정을 했던 모양이다.


“응. 살아 있어. 하지만 나 때문에 크게 다쳤어. 무섭다고 하면서도...나를 지켜주고 대신 상처를 입었어.”


“크게 다쳤다고?”


“응. 그래서 며칠 동안은 집에서 잠을 자야 할 것 같대. 그리고 지금은 연락을 할 수 없는 몸이라 전달 할 수 없으니 대신...자신은 괜찮다고 전해달라고 했어.”


콜린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안도 절반, 걱정 절반의 표정을 하고 있는 미리와 율하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물론 그런 말을 하는 그녀 역시 멀쩡한 것은 아니었다. 아주 추운 곳에 맨 몸으로 떨어져 있었던 것 같이 자신의 몸을 양팔로 감싼 채 부들부들 떨고 있는 그녀. 그나마 그녀가 지금처럼 자기 자신을 제대로 유지하는 것은 그녀의 격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이었으며 또한 율하가 덧씌워준 마도변혼의 힘과 카메카메의 도움 때문인 것이다.


“그렇구나. 미리. 괜찮대. 며칠 자면 자신은 괜찮아 질 거라고 전해달라고 했대.”


“정...말?”


“응. 그리고 신켄님.”


“말씀하십시오.”


“혹시...야스미 일가나 일본의 요족 사이에 거대한 아귀 형태의 바다 괴물에 대한 정보가 있습니까?”


“아귀...말입니까?”


살짝 의외라는 듯 고개를 기울이는 그.

분명 그 표정은 자세한 것은 알지 못한다는 듯한 그런 표정이었다.

그것은 신켄 뿐 아니었다.

다른 요족들 또한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서로서로 무언가를 웅성거리는 그들.

하지만...


“난, 알아.”


“미리?”


“미리?”


카메카메가 무사하다는 말에 다시 안색을 회복한 그녀는 신켄과 율하 사이에서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그녀 역시 안다는 말을 하면서 조금 두렵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고, 그런 그녀의 기분 때문인지 그녀의 주변에는 지금까지 보았던 것 가운데 가장 강한 푸른빛이 주변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상당히 많은 숫자의 바다의 정령들이 함께 흘러나와 그녀를 위로하는 듯 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아이들이 말해줬어. 원래 그건 여기에 살던 게 아니래. 하지만 얼마 전부터 이쪽에 올라와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고대의 괴물로 정령들 사이에서는 [검은 입]이라 불린다고 했어.”


“검은...입?”


“응. 바다에 빠져 죽은 혼령을 유혹하여 잡아먹는 괴물. 그래서 이 아이들도, 바다에 사는 다른 여러 아이들도 전부 무서워하는 괴물이래. 카메카메도 무섭다고 했어. 하지만 자신이 아니면 일족과 일족의 수호신 가운데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하며 계속 막아주었어. 하지만...”


“대체 어째서 그런 걸 지금 말하는 게냐.”


“그치만 나 말했는걸? 처음 카메카메가 무섭다고 내게 했을 때 할아버지에게 바다에 괴물이 나타났다고 했는 걸?”


“...괴물...이라면.”


신켄은 손녀딸의 그 말에 얼굴을 크게 일그러뜨렸다.

물론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로서는 그 아이가 말하는 괴물이 다른 여러 괴물들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어차피 일본은 공격받고 있다.

대전이 이후로 무수한 바다의 괴물들로 부터 공격을 받았고 그로 인해 사람 뿐 아니라 야스미 일족 또한 상당히 많은 자들이 죽거나 다쳤다. 그렇기에 그녀가 그렇게 말을 했어도 그건 일반적인 일,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고 그저 넘어갔을 뿐이다. 물론 최근 들어서 일족의 수호신인 카메카메가 상당히 난폭해지고 소심해졌으며 여러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이 이상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교감자로 있는 손녀딸의 힘이 조금 부족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져서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하지만 만약 그 아이의 말이 다른 것이었다고 하면-


“응. 검은 입. 보통 살아 있는 건 잡아 먹지 않는대. 하지만 이미 이 일대에는 그게 먹을 것이 다 떨어졌고 그래서 새로 잡아먹을 것을 만들기 위해 계속 계속 계속 공격한다고 그렇게 말을 했어.”


“미안하구나. 미리. 이 할애비가 네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아서...”


낭패에 가득찬 표정으로 손녀딸과 시선을 맞추며 그녀의 작은 몸을 꼭 끌어안는 신켄.

하지만 미리는 그대로 그저 멍하니 서서 가만히 있었을 뿐이었다.


“최근...이라고?”


하지만 그런 신켄과는 달리 율하는 그녀가 말한 것 가운데 최근이라는 말에 주목했다.

다른 바다의 괴물과는 상당히 다른 것으로 보이는 거대한 아귀. 검은 입.

콜린 또한 저항 할 수 없었다고 했으며 살아 있는 것 대신 죽은 것에 관심을 더 가진다는 거대한 바다의 괴물. 그게 왜 하필 최근에 여기로 올라오게 된 것일까? 혹시 이 괴물 또한 북방의 교룡족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응. 최근. 하지만 시기 몰라. 카메카메도 모른다고 했어. 그 아이도 눈치챘을 때는 주변이 텅텅 비었다고 했으니까. 하지만 최근이야.”


“율하.”


“모르겠군. 아직은. 그것보다 콜린은 어때? 괜찮은 거야? 역시...보내는 게 아니었는데.”


“괘, 괜찮아. 응. 지금은. 하지만 그 불빛은 정말 위험해.”


“그 불빛 말이야?”


“응. 그 불빛을 보는 순간 거기로 다가가야겠다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았어. 물론 마지막 순간에 간신히 벗어나기는 했지만 내가 그 정도라면 다른 영적인 존재들에게는 상당히 치명적인 것이리라 생각해.”


“...그래, 알겠어. 일단은 쉬고 있어.”


“미안. 율하. 도움이...못...으음.”


거기까지 말을 한 다음에 율하의 손아귀에서 가볍게 잠이 든 것 처럼 정신을 잃는 그녀.


“심각한 문제로군요.”


“무어라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율하 뿐은 아니었다.

곤란한 것은 신켄이나 다른 요족 또한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는 이 땅이 조금씩 가라앉아가는 정도가 커진 것이 북방의 교룡족에서 보낸 후방교란조의 공격 때문일 것이라 생각했고 그 증거를 잡으려 했었다. 하지만 검은입이라는 고대의 바다괴물이라니...대체 그건 어디에서 튀어나온 놈이며 대체 교룡족이나 야마타노오로치와 어떻게 연결을 지어야 하는 것일까? 물론 짓자면 지을 수 있었다. 교룡족의 사주를 받았거나 그 괴물 역시 과거 야마타노오로치의 권속으로 북쪽의 바다를 교룡족이 흔든다면 남쪽에서 홀로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틀린 것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단순히 그렇게 연관을 지어 버리기에는 아무런 증거도 그들에게는 없었다.


“일단 오늘은 잠잠해 진 것 같군요.”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저도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이야기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쓴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손아귀를 바라보는 율하.

그런 율하를 바라보며 신켄은 머뭇거리듯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실례가 많았습니다. 저희도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아, 그리고 인사를 드리지 못했지만 정말 감사했습니다. 어쨌거나 덕분에 이 아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를 알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미리의 말에 조금만 더 귀를 기울이셨어도 알아겠지요. 물론 어려운 일입니다만 말이지요.”


“그렇게...말입니다. 아무튼 숙소까지는 저희가 모셔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그럴듯한 곳에서 대접을 해야겠지만.”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오늘은 힘들 것 같습니다.”


“예. 그럼 다음 기회에 율하님을 정식으로 모실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미리.”


“응.”


“내일 다시 보자. 가능하면.”


“응. 오빠도.”


작가의말

오늘은 조금 길게.

바다에는 무서운 괴물이 많죠.

거북과 아귀가 등장했으니 다음에는 그렇군요, 불가사리 정도가 적당하겠군요(어?)


요약 - 아귀 : 이걸 사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Lv.94 Noctic
    작성일
    13.12.16 15:58
    No. 1

    1타1타!!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무경
    작성일
    13.12.16 17:48
    No. 2
  • 작성자
    Lv.48 ShahEltz
    작성일
    13.12.16 19:03
    No. 3

    ㅋㅋㅋ 아귀라..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티말
    작성일
    13.12.16 21:55
    No. 4

    콜린 : 아우 피곤해..작가가 너무 치사하네. 율하 놀렸다고 날 고생시키다니.
    율하 : 애초에 그리 정해져 있었다면 별로 방법이 없었을껄.
    미리 : 나, 이 오빠 따라가야겠다. 재미있어보여. 우선 준비 좀 하고..
    율하 : 재미있어보인다니..으윽.
    콜린 : 하긴 따라가면 그 가지고 논거의 주인을 만날 수 있을꺼야. 같이 잘 놀아줄꺼야.
    미리 : 역시..재미있어 보여~ 작가랑 합의할께.
    이나 : 어머? 뭘 한다고? 나도 같이 가자. 요족일은 요족끼리 뭉치는 편이 더 날 수도 있겠지.
    독자 : 이로서 작가는 한동안 고생했다고 알려졌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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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1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6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4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6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2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1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53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8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6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3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1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6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1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64 79 21쪽
97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10 4,464 74 23쪽
96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05 5,147 56 21쪽
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8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903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5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4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2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79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9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59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19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6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33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0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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