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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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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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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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쪽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DUMMY

2010년 8월 6일 금요일 오후 7시 경 일본 혼슈 서단(西端).


철썩- 철썩- 쓰르릉- 쏴-


바다위로 점차 어둑어둑한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한다.

자연의 빛에 의해서 사물의 색이 명확하게 구분이 되는 시간을 지나 모든 것이 점차 짙은 어둠속에 잠겨들기 시작하는 시간. 물론 아직은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태양의 마지막 빛으로 인해 어느 정도 육지와 바다를 구분 할 수 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얼마 남지 않은 것 처럼 보이는 해안의 절벽 한가운데.


그 가운데는 한 명의 젊은 청년, 아니 아직 젊다고 하기에는 어린 소년이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앉아서 저 먼 곳의 해원을 응시하고 있었다.


언제 부터였을까?

사실 한낮부터는 아니었다.

그래, 엄밀히 말하면 그가 여기에서 저렇게 무의미하게 해원의 너머를 바라만 보고 있게 된 것은 불과 한 시간 내지 두 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 시간은...아직이라는 말인가?”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관광지라고도 부를 수 없는, 그러기에는 너무나도 음산하고 위험해 보이는 해안절벽의 위에서 정좌를 하고 앉아 꽤나 고민하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 뱉는 율하.


이곳이었다.

비록 시간대가 다르다고 해도 그것을 착각 할 리는 없다.

하지만 신켄의 안내를 받아 왔던 어제의 밤과 달리 지금의 이곳은 특별한 이상이나 다른 어떤 기운도 없는, 평범하지만 외딴 해안 절벽에 불과한 기운만을 전달할 뿐이었다.


“그렇다고...일부로 시간을 내서 다시 올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우웅.”


그리고 그가 다시 여기를 찾은 것에 대해 어제 큰 봉변을 당할 뻔한 콜린은 정좌를 하고 앉은 율하의 머리 위에 그녀 역시 비슷한 자세로 앉아 볼을 살짝 부풀렸다.


“확실히, 내가 그렇게까지 해야 할 의무는 없지.”


그녀의 그 말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는 율하.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표정은 쉽게 물러날 것만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율하도 오늘 아침부터 계속 바빴잖아. 나 같으면 그냥 숙소에 가서 쉬고 싶을 것 같은데.”


그녀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어제 밤에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정을 전혀 알지 못하는 외부의 사정은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으니까. 이른 아침부터 대한제국 대사관 오사카 지부에서 걸려온 연락을 받고 6시 경부터 출근 아닌 출근을 하여 미리 환주를 통해 간신히 연락이 닿은 과거 고리의 요원과 접선하고 그, 그리고 대사관과, 거기에 더해 기존에 환주가 미리 투입시켜 놓았다고 하는 또 다른 고리의 요원들과 함께 10년 전의 사건으로 완전히 두절된 다른 고리의 요원들의 흔적을 탐사하여 그들과 접선하고 다시 합류할 것인지, 혹은 다른 계획이 있는지, 보상의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논의하고, 일본 정부의 외교부 담당자와 만나 실무진끼리 미리 협의한 내용을 토대로 대한제국의 담당자로서 사인하고 악수하는 일을 잠깐 한 다음에 신켄을 대신해서 온 야스미 일족의 요족과 몇 가지 대담을 나누고 나니 벌써 오후 5시 30분 정도였으니 말이다.


물론 대부분의 실무적인 부분은 대사관의 직원이나 먼저 파견된 고리의 요원등의 실무진들이 처리를 했고 자신은 대한제국의 사감관으로서 [책임]을 지고 상대의 담당자와 만나서 사인을 하고 악수를 하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그것만 해도 상당한 스트레스였으며 정신없는 하루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이이라.


그렇기에 보통이라고 하면 그 일이 끝난 다음 공식적으로 저녁의 일정이 없다는 대사관 직원의 말에 따라 숙소에 틀어박히거나 숙소가 아니라고 해도 전화를 다 꺼 두고 어딘가 안락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어 했을 것이리라. 하지만...


“괜찮아. 아직 젊으니까 말이지.”


“피- 육체는 말이지? 하긴, 다른 사람들도 율하가 담당자라는 말에 상당히 놀라고 당혹해 하는 기색이었지. 감추려고 노력은 했지만 말야.”


“나이 17에 외교 담당자라니, 이상한 일이기는 하지. 그것도 어딘가의 약소국도 아닌 대한제국에서 공식으로 파견한 외교 담당자이자 5품의 고위 관리직에 올라 있는 사람이...아직 고등학당도 정식으로 졸업하지 않은 사람이라니 말이야.”


율하는 자기 자신이 자조적으로 어깨를 으쓱하며 그 사실을 언급한다.

그것은 일본의 담당자나 실무자 만은 아니었다.

대한제국의 대사관 직원들이나 실무진들, 고리의 요원들 역시 처음에는 율하가 담당자라는 말에 심히 의심이 간다는 표정과 태도로 대했으며 하루가 지난 지금도 몇몇을 제외하고는 영 믿음직하지 못하다는 모습이었으니까.


그래, 그들은 율하를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가 운 좋게 태자의 눈에 띄어 낙하산으로 그 자리에 온 것이라 여기고 있을 것이며 율하 또한 그것을 인정했다. 그렇지만 그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실제의 율하는 그렇지 않잖아.”


“글쎄...”


“어? 아냐? 그치만 분명히...”


“응. 알아. 내가 거짓을 말한 건 아니야. 하지만...그건 어디까지나 처음 내가 지니고 있었던 기억일 뿐이야. 그게 진실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으니까.”


“그 말은-”


“맞아. 나 역시 다르지 않을지 몰라. 그저 처음에 그런 [기억]을 가지고 있었을 뿐 그 기억으로 부터 지금의 나 까지 전혀 매끄럽게 연결되어 있지도 않은데다가 난 그것을 제외하고는 나 자신에 대해서 무엇 하나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게 없으니까.”


율하는 그렇게 말을 한 다음에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다.

시간이 좀 더 지나자 불빛 하나 없는 해안가 전체를 휘감아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기듯 컴컴하게 가라앉은 검은 바닷물. 하지만 그것 역시 아직은 아니었다.


그래, 아직은 아니다.

아직은 어제 밤에 숙소에서 나와 거리에서 부터 느꼈던 이질적인 [텅빈 느낌]을 주지 못했다. 지금 이곳 역시 그저 사람들의 손길이 거의 닫지 않은 외진 곳이라는 느낌이지 거리나 지형이 죽어가고 있다거나 죽어 있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았다.


그렇다는 것은 역시 어둠이 그 매개가 되는 건 아니라는 말인가?

확실히 어제도 거의 해가 진 다음에 대사관에 등록을 하고 숙소에 들어갈 때 까지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아 그게 조건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무엇일까? 무엇이 어제처럼 해안을 포함하여 거리, 그리고 도시 자체가 죽어간다는 느낌을 주게 하는 걸까?


그 아귀 괴물, 검은 입 때문일까?

그게 아니면 북방의 교룡족의 또 다른 수작?

그것조차 아니라면 아직 자신들이 잡지 못하는 또 다른 원인이 있을까?

아직은 알지 못한다.

그리고 그것을 알지 못하는 이상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도...율하는, 율하잖아.”


“응. 그렇지. 콜린도 다른 사람들도 받아들인 것을 내가 하지 못해서야 안 될 일이니까.”


콜린의 그 말에 진행하던 생각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거리는 율하.

그녀의 말 처럼 지금의 자신은 자신이다.

과거에 자신이 무엇이었는지, 무엇 때문에 게이져의 눈에 들어 이 세상에 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진행되던 프로젝트를 망치고 거의 완성단계에 있었다는 마도의 세계를 자신의 손으로 망하게 만들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리고 그 일에 대해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 어떻게 그 사실을 대해야 하는 지도 아직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러니까 율하가 이렇게까지 책임을 지려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정말로...”


“책임이라- 꼭 그런 건 아냐.”


“그렇지만 다른 이유가 없잖아?”


여전히 별로 기분이 좋지 않다는 듯 입술을 삐죽거리는 콜린.

율하는 몸을 일으킨 채로 머리 위에 여전히 앉아서 머리칼을 잡고 균형을 잡고 있는 콜린을 자신의 양손으로 감싸 얼굴의 앞으로 한다.


“없지 않아.”


“으으? 뭔데 대체?”


“어제 그 괴물이 콜린을 다치게 할 뻔 했잖아.”


“응-에?”


김빠진 듯 흘러나오는 비명.

율하의 양손에 잡혀 율하의 눈 바로 앞에서 멍하니 율하가 내 뱉은 그 말에 시선을 피할 곳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그녀. 그녀는 허공에 잡힌 채 자신도 모르게 몸을 파르르 떨며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율하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그녀를 자신의 얼굴 가까이로 옮겨 왔다.


“그 괴물이 콜린을 다치게 할 뻔 했어. 아니, 실제로 콜린은 다쳤어. 조금만 일이 잘못되었어도 난 콜린을 잃을 뻔 했다고. 그런 건...용납할 수 없어.”


“유...유, 율하?”


“감히 나의 콜린에게 그런 짓을 한 괴물을...가만히 두어서야 남자가 아니잖아?”


“나의...콜린?“


“응? 그거야 당연한 거잖아? 콜린은...응, 내 수호령인걸.”


“에헤헤.”


콜린은 순간 멈칫하며 곰곰히 그의 말을 곱씹는다. 그리고는 이내 아까 전의 기분 나쁜 표정은 어딘가로 집어 던진 듯 배시시하게 웃어 보이는 풀린 표정이 되어 그대로 율하의 얼굴을 껴앉는다.


“코, 콜린?”


“그치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해 주는 건 처음인 걸?”


“그, 그런가? 하지만 난 꽤나 여러 번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콜린은 소중하다고,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고...”


자신이 직접 말을 하면서도 아직은 익숙하지 않고 부끄러운지 끝까지 뻔뻔하게 대하지 못하고 시선을 피하는 율하.


“그치만 이것하고 그건 다른 이야기라고. 에헤헤.”


“어, 어쨌거나...그런 이유도 있다고. 응. 그래.”


“내 복수?”


“그런 셈이지.”


“후후, 물론 그것만은 아닐 테지만...고마워. 율하.”


“자, 잠깐 그렇게 비비면...”


“응? 뭐가?”


“아, 아냐. 아무것도. 그 보다도 콜린, 너는 정말 괜찮은 거지? 어제...”


“응. 이제는 괜찮아. 어제는 많이 당황했지만, 응. 다시 만나면 당하지 않을 거야.”


“무리는 하지 마. 나도 나지만, 콜린은 이따금 나보다도 무모하단 말이지.”


“우웅...그치만...그게 율하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면.”


“그러니까. 도움이 되는 건 고맙지만, 그래도 콜린이 다치거나 잘못되는 건 싫으니까.”


“고마워. 하지만 그건 나도 그런 걸? 율하가 다치거나 잘못되는 거 싫다 뭐.”


“알겠어. 나도 주의할게.”


“뭐, 말은 그렇게 해도 율하는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 그거야. 끙.”


“아무튼...율하도 무리는 하지 마. 하지 말라고는 하지 않을 테니까. 응. 그리고 가능하다면 내 복수는 내 손으로 하고 싶어.”


“괜찮겠어?”


“피- 말했잖아. 처음에는 그놈의 능력이 뭔지 몰라서 저항하지 못하고 당한 것 뿐이야. 그 불빛에 영체를 유혹하는 힘이 있다는 것만 알았어도 쉽게 안 당했어.”


“그래. 콜린은 인왕의 주인이니까.”


“응. 내가 바로 인왕의 주인인걸 엣헴...물론 아직 마도서도 없지만.”


“콜린의 마도서라.”


율하는 과거에 시스템창을 통해 그녀와 관계된 임무를 통해 더글라스 가문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인왕의 마도서-호문쿨로노미콘]이 특수보상으로 주어진다고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인왕의 마도서. 지금으로서는 인왕이 마도제국 시대에 진행되던 불국계획의 핵심이며 그 여파로 인해 현재의 인류와 아인종들이 파생되었다는 것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명확하지 않다. 그것을 콜린이 손에 넣게 되면 좀 더 명확하게 과거를 알 수 있을까? 그럴지도 모른다. 그리고 만약 그것을 손에 넣게 되면 아지단과는 달리 [원본]의 마도서로서 더욱 더 핵심이 되는 정보에 접근하게 될 지도 모르는 일. 하지만 그것은 미래의 일, 적어도 미국으로 넘어가 더글라스 가문과 관련된 임무를 완벽에 가깝게 소화했을 때에나 가능성이 있는 일이다.


“무, 물론 그런 거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율하가 그런 생각을 하며 다소 먼곳을 바라보자 그것을 조금 어려운 일, 혹은 복잡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여겼던 것인지 콜린은 금방 고개를 저으며 별로 신경쓸 필요 없다고 말을 했다.


“아냐. 언젠가는...찾아줄게. 콜린의 마도서, 호문쿨로노미콘을.”


“에? 그, 그거...”


“말했잖아. 여기 일을 마무리 지으면...다음은 미국이야. 콜린의 집에 콜린의 소식을 알려주어야지.”


“율하.”


“뭐야, 설마 안 믿었어?”


“그치만 그거...어려운 일이잖아. 중요한 일도 아니고.”


“중요한 일이야. 인왕의 마도서라는 것도 그렇지만...콜린의 일이니까.”


“오, 오늘따라 립서 비스가 과한 거 아냐? 물론 나야 좋지만. 에헤헤.”


“사실이라니까 안 믿네.”


율하는 그렇게 말을 하고 아무래도 오늘은 그가 찾고자 하는 감각을 찾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그게 아니라고 해도 어제와 비슷한 시간이 되기까지 여기에서 이렇게 죽치고 있어봐야 별로 변할 것이 없겠다는 생각을 하며 일단 저녁이라도 먹고 다시 오거나 아니면 신켄, 서한등에게 연락을 넣어 요족들의 연락망 사이에 무언가 특별한 정보가 없는지를 찾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 자리에서 뜨려는 그 때였다.


“응?”


“에?”


변화한다.

공기가, 세계가 일순 반전된다.

적막하고 쓸쓸하기는 하지만 분명히 살아있던 대지가 어제 느꼈던 죽음의 대지로 치환되어 율하의 오감을 강하게 자극했다.


“큭-”


“뭐...야. 이건.”


어제는 느끼지 못했다.

이렇게 급작스러운 변화가 있었다고는 어제 숙소에 있었을 때는 미쳐 눈치채지 못했다.

단지 거리에 나왔을 때만 갑자기 낮에 느꼈던 기운과 달라졌다고만 여겼을 뿐 이정도로 급작스러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알지 못했다.


동요하는 율하와 콜린.

하지만 그것도 잠시 율하는 자신의 영기를 제법 강하게 일으켜 그 죽음의 공간으로 부터 자신과 콜린을 지키는 영적인 성역을 만들었고 그 안에 다시 아까 처럼 정좌를 하여 앉아 흔들리는 영적인 장막을 안정시키고자 했다.


주륵-

한줄기의 땀이 그의 볼을 타고 흐른다.

세계가 불균형하게 흔들리는 탓인지 영적인 장막 역시 쉽게 고정되지 않는다.

침착하자.

어차피 이것은 공간일 뿐이다.

물론 어째서인지 어제보다 좀 더 심하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세계 자체만으로는, 이 공간 자체는 자신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율하의 생각도 잠시-


“뭔가...잔뜩 몰려오고 있어.”


율하가 설정한 영적 장막의 경계에 걸리는 것은 물론이고 콜린의 경고 역시 이어지는 것 처럼 무언가 무수한 것들이 새카맣게 몰려들고 있다는 느낌이 걸렸다. 물고기? 아니, 그런 게 아니다. 이건 어제 ‘검은 입’과 처음으로 대면하기 전에 느꼈던 불길하고 기이한 기운. 사이한 것은 아니지만 음습한 느낌을 주는데다가 깊고 끈적끈적한 느낌을 주는 무언가. 설마 그 말은 검은 입이 하나가 아니라 다수의 개체였으며 그 전부가 일제히 이 해안을 공격하는 것일까?


아니, 그건 아니다.

다행인지 그 개체 하나하나가 전해주는 느낌은 검은 입보다는 훨씬 작은 것이었다.

그 개체가 너무나도 많아서 거대하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그 하나하나는 비교도 되지 않게 약한 개체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상황이 호전되는 것은 전혀 아니었다.


“어, 어떻게 할 생각이야?”


“일단은...막아야지. 저런 게 도시를 공격하게 두어서는 안 돼.”


게다가 더한 문제는 어제와는 달리 단지 땅을 공격해서 조금씩 흔들고 가라앉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무수한 개체들이 해안절벽을 타고 올라오는 느낌. 그렇다고 하면 저것들은 이대로 해안절벽을 점거하고 나아가 쭈욱 뚫린 길을 따라 오사카의 시내로 들어가게 되면 어떤 참사가 벌어지게 될 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으으으-”


샤샤사사사-

가까워지는 그것들의 접근.

바위 위를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소리, 서로가 부딪혀 사각사각 긁히는 소리들이 겹쳐 소름끼치는 공명을 사방에 울린다. 그리고 그 정체를 미리 알았는지 몸을 부들부들 떨며 정말 싫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콜린.


그리고 이내 율하의 눈에도 그 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뭐...야. 저건.”


“바, 바, 바퀴...꺄아앗!”


수천, 수만의 검은 군세가 물결을 이루어 해안절벽을 집어삼키듯 모습을 드러낸 것은 콜린이 내 뱉는 비명처럼 검은 바퀴. 그것도 독일바퀴는 저리가라고 할 만큼 굵직굵직하고 검고 단단하며 날개를 파닥거리는 기이한 바다바퀴들. 저건 갯강구가 아니었다. 말 그대로 바다바퀴벌레였다. 조금의 발 딛을 틈 없이 넓은 해안절벽의 대지를 까마득히 감싸며 그들이 지나는 모든 것을 갉아먹듯이 스치듯 지나는 그것들. 그리고 율하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실제로 그것들이 지나는 길 앞에서 이끼를 비롯한 그 어떤 유기물도 남아 있지 못했다.


“아지만- 그리고 콜린, 정신 차려.”


“시, 싫어. 바퀴벌레...지네, 저, 저리가!!”


어제의 아귀보다도 더 끔찍하게 그녀의 트라우마를 자극한 탓인지 도통 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콜린.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율하는 입술을 가볍게 깨문 다음에 그녀를 자신의 품 안에 감싸 보호를 하고는 대신에 부른 아지단과 마도서를 꺼내 잡고는 홀로 수만 대군의 앞을 가로막는 최후의 일인이라도 된 것처럼 비장하게 앞을 바라보았다.


“어떤 주술을 준비하는가. 주인.”


“화염.”


“알겠다. [시-게엔...]”


그렇게 아지단에게 화염계열의 술법을 준비해 줄 것을 부탁한 율하는 자신의 손에 빠르게 염봉을 만들어 쥔 다음에 영적인 장막에 영기를 더해 물리적인 간섭력을 높인 다음에 염봉으로 땅에 일직선을 만들어 긋는다. 그리고-


“깃들어라.”


동요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자기 자신이 할 술법을 완성시킨 아지단의 주술, 싱의 과거를 통해 배운 염화의 술법 가운데 가장 기초적이지만 또한 가장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불꽃의 주술을 염봉에 깃들게 만들어 단순한 [염봉(念棒)]에서 [염봉(炎棒)]으로 전환시킨 다음 그것이 전달하는 자세를 따라 정면에서 몰려드는 바퀴의 군단을 향해 가볍고 유려하게 그것을 휘두르는 율하.


화르르륵-

불타오른다. 그리고 주춤한다.

그리 강하지 않은 불꽃이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런 바퀴벌레들에게 있어서는 꽤나 치명적으로 느껴지는 것인지 처음으로 주춤하며 전진을 멈추어선 바퀴의 군단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전열은 멈추어 섰지만 바다에서부터 끊임없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후열에 의해 짓밟히고 밀리고 또 밀려 꾸역꾸역 밀려드는 그것들을 근본적으로 멈추어 서게 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큿....”


휘두른다.

그리고 또 휘두른다.

꽤나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었던 휘두르기의 기술.

그동안 그것을 상향시킬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고 그럴 필요도 없어서 가만히 내버려 두고 있던 유일한 무투기술로 염봉이 전헤주는 투로를 간신히 따라 움직이는 율하의 육신. 처음에는 무아지경으로 그 길에 그대로 몸을 맡겼지만 이전에 삼각산에서도 그러했듯 시간이 지나자 점차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느껴진다.


삐걱거리는 움직임.

아직은 괜찮다.

하지만 온몸이 지르는 비명으로 볼 때 이 휘두르기를 지금처럼 할 수 있는 것도 잠시 뿐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좋은 술법이 있는가? 물론 없는 것은 아니다. 역탄을 비롯하여 지금이라도 충분히 여러 마도주문을 만들어 낼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가 가용할 수 있는 그 술법 가운데 지금 이렇게 불꽃의 몽둥이를 휘둘러 막아내는 것 이상으로 높은 효율을 지닌 주술은...아직 찾지 못했다.


꿰뚫기형, 파사의 가시군주, 변혼마도, 사령제혼등등...거의 죽은 것들을 상대하는 것에 특화된 그의 마도주문 가운데 그 무엇 하나 변변하게 지금의 상황에서 쓸 만한 것은 없었다. 있다고 하면 이 술법을 변이시킨 [소 염마사신]정도. 하지만 그것은 콜린의 도움 없이는 제대로 쓸 수도 없었으며 그 때와는 달리 이 벌레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는 게 적기에 효용이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한 마디로...이런 상황에서 그의 마도주문은 그다지 쓸모가 없다는 이야기.


“[시-기에...엔 - 토]”


사사사사삭-


그나마 지금처럼 옆에서 보좌하여 별대로 불꽃의 주술을 만들어 내는 아지단의 도움이 없었다고 하면 벌써 지금의 방어선을 뚫렸을 것이다.


“시...싫어.”


“콜린.”


이상한 것은 콜린이었다.

단지 바퀴벌레를 보았다고 패닉에 빠질 그녀는 아닐 것이다.

물론 여자애들이 그런 것에 약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지금 이건 단순히 그런 것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심한 반응. 아니, 그러고 보면 그녀는 처음에 바퀴...그리고 지네 싫어라고 했다. 그리고 무척이나 심하게 몸을 떨고 두려워하는 것을 보면 무언가 심각하게 그녀의 내부에 있던 것이 흔들린 모양이었다. 이것 역시 어제의 영향일까? 그럴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지금까지 잊어버리고 있던 죽음의 순간, 그 이후 자신의 몸이 벌레들, 그것도 지네들에 의해 갉아 먹혔던 때의 기억이 떠올라 그 환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그렇다고 하면...더욱 용서 할 수 없었다.

그녀에게 그런 고통을 준 검은 입. 그리고 눈앞의 바퀴벌레들.

그리고......


“주인, 더는...힘들다.”


율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더는 버티기 힘들다고 말하는 아지단.

인정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 또한 불완전한 방법.

망설일 틈은 없다. 어차피 답은 없는 것. 모 아니면 도, 아니 개 아니면 도라고 할 때 최소한 개라도 노려야 하는 것이 자신의 입장.


“야스미 일족. 그것밖에 없겠지.”


“주...인?”


“버티는 건 내가 하겠어. 아지단은 내 품에서 전화를 꺼내 신켄이나 다른 아무에게나 연락해서 현재의 상황을 전해!”


“알겠다. 과연, 그것 밖에는 없겠군. 허나 주인. 나는 마도서의 정령이다. 주인 외에 다른 무엇에도 물리적인 간섭은-”


“내 마도력을 가져가서 소변혼을 하면 일시적으로 가능하잖아.”


“뭐? 하지만 그건-”


“얼른.”


“알겠다.”


아지단은 지금 율하가 주문한 것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알고 있었다.

마도서의 정령인 자신에게 임시로나마 물리적인 간섭력을 주기 위해 빌려야 하는 마도력은 상당한 수준의 것. 콜린에게 주는 것 또한 그럴 진데 애초에 살아 있어 본 적이 없는 자신이 실체적인 물리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마도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순간 주인에게 그 정도의 마도력이 일시적으로 빠져나온다고 하면 그의 생명이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어떤 부작용이 있을 지 알 수 없는 일. 그렇지만 지금으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도 다른 마도서의 공용열람망을 통해 가용 할 수 있는 주술을 찾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유용한 주술은 단기 속성으로는 불가능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그럴 필요 없어요.”


“어-”


“[물러...나라]”


익숙하지는 않지만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음성과 기운.

정면으로 고개를 향하고 있어서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위쪽에서 부터 느껴지는 명백한 존재감이 푸른 기운과 함께 그 자리에 현현하며 알 수 없는 힘을 지닌 명령을 그 바퀴에게 내렸고, 그 목소리에 바퀴들은 마치 거짓말처럼 1분 만에 사사사사삭 하며 흩어져 다시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이...건.”


“죄송합니다. 영왕의 대리...아니, 율하님. 조금 일찍 오려고 했지만 용신님으로부터의 전언이 늦어지는 바람에...늦었습니다.”


망연하게 정면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리는 율하.

그런 그의 시선에는 며칠 전 원산의 해안에서 보았던 동해용족의 최후의 생존자, 아니 생존자라고하기에는 미묘한 반혼의 존재인 메이신이 꽤나 힘겨워 보이는 얼굴로 허공에서 내려와 땅을 딛어 율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작가의말

그래, 불가사리도 불가사리지만 바퀴벌레(갯강구)도 임팩트가 있겠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99 Karun
    작성일
    13.12.17 17:31
    No. 1

    바퀴벌레떼라니 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rnahtjd
    작성일
    13.12.17 18:05
    No. 2

    갯강구는 좋은 단백질 공급원입니다. 껍질을 제거하면 새우 맛이 난다는 전설이 있습...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제3의어둠
    작성일
    13.12.18 08:04
    No. 3
  • 작성자
    Lv.99 무경
    작성일
    13.12.18 10:19
    No. 4
  • 작성자
    Lv.89 티말
    작성일
    13.12.18 14:44
    No. 5

    독자 : 메이신도 계약을 맺으면 되겠어요. 그럼 하렘(?) 전선에..
    율하 : 무무슨소리를 하는거야?
    콜린 : 오, 그것도 괜찮은데? 율하를 잡아둘 프로젝트를 빨리 계획해야겠어.
    하는 김에 미리도 포함해서..
    율하 : 어? 어?(뭐라고 하려고 했으나, 수십의 나한패에 끌려갔다.)
    메이신 : 그 계획 저도 도와드릴께요.

    오늘은 이 정도 까지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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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17 1,294 28 24쪽
164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6 1,243 33 36쪽
163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4 1,543 36 22쪽
162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6 13.12.12 1,330 36 23쪽
161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3 13.12.10 1,453 31 21쪽
160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09 1,593 44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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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Chapter. 22 - 신시에서.. +4 13.11.22 1,640 44 24쪽
149 Chapter. 22 - 신시에서.. +7 13.11.21 1,648 42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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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9 1,196 44 24쪽
146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8 1,486 48 24쪽
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34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74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26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24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23 48 25쪽
140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1.11 1,831 42 26쪽
139 chapter. 21 - 꿈의 온도 +9 13.11.05 1,688 54 18쪽
138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03 2,143 40 19쪽
137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0.31 1,643 42 18쪽
136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0.28 1,845 44 20쪽
13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7 1,638 48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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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24 1,177 5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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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7 1,579 52 25쪽
130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4 1,387 46 24쪽
129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09 1,996 54 20쪽
128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7 1,274 51 16쪽
127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5 1,316 52 16쪽
126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02 1,933 44 19쪽
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8 49 20쪽
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91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13 51 19쪽
122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4 5,802 61 19쪽
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40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31 66 16쪽
119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11 13.08.20 5,837 59 23쪽
118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7 13.08.18 4,346 46 19쪽
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6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11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2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1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6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4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6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2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1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53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8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6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3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1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6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1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64 79 21쪽
97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10 4,464 74 23쪽
96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05 5,147 56 21쪽
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8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903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5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4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2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79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9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59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20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6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33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0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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