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60 : Korean War II
20ㅗㅗ.02.25
오늘은 토요일이다.
앞으로 재판까지 9일 정도 남았다.
이날 잠을 일찍 잔 것 같은데 제대로 들지는 못했다.
난 이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기로 했다.
오전부터 시답지 않은 부분으로 신경쓰고 싶지 않아서 그렇다.
이날 오전에 식사를 할 때 과자 하나, 채소, 전날에 남은 샐러드, 딸기잼 등 활용해서 가볍게 먹었다.
이날 설거지는 하지 않아도 되니깐 그냥 할 일만 충실히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될 것 같다.
......
점심에 라면이랑 이것저것 먹었다.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니깐 뭔가 기분이 가볍다.
기분이 좋지는 않다.
솔직히 감옥 안에서 기분이 좋을 일이 없고 그럴 수 없을 것 아닌가?
이것저것 떠나서 감옥에서 기분이 좋아질 일이나 소식.
그건 재판에 유리해지거나 재판이 끝나고 나서 풀려나는 상황.
이거 제외하고는 아마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확실히 설거지를 안 하고 주말에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여유롭긴 했다.
일상 생활을 할 때도 일거리 알아보거나 금전 관련된 문제로 줄곧 주말이라고 해도 여유롭지 않게 보냈던 것 같은데 말이다.
......
점심 시간이 지나서 라디오 끝나고 뉴스가 나왔다.
난 TV를 봤다.
이번에 충격적인 소식이 들렸다.
......
Korean War II...
......
한국 전쟁이 일어났다는 소식이다.
이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자마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서 동시에 벌어졌다.
북한은 EMP 공격을 활용해서 국내 모든 통신 설비를 마비시켰다.
또한 국내 미군 기지, 산업 설비, 공장, 판교에 있는 기업 등을 대상으로 미사일 공격을 했다.
네이버, 카카오, 제주도에 있는 다음 사옥 등도 다 미사일 공격으로 초토화 됐다.
이어서 ICBM을 활용해서 하와이에 있는 미군 기지를 공격했다.
서울에 있는 2천만 명 중 3분의 2 이상이 사망했다.
미국 해당 사태에 대해 금방 대처를 하지 못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서 시선이 분산돼서 정신 없었던 것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확하게는 알고 있었지만 일부로 그런 식으로 방치하는 것 같았다.
이에 미국 국민들은 조 바이든을 강하게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었으면 이런 끔찍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소식이 들리자 NPC들은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저마다 전쟁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곡소리를 냈던 걸로 기억한다.
"ㅈ됐네..."
한 NPC가 뉴스를 보며 말했다.
"우리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전쟁나면 풀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왜 안 풀어줘? 얼른 풀어줘!"
NPC들이 제각기 문을 두드리면서 벨을 누르고 말했다.
이건 다른 방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구치소 안은 말 그대로 혼란하기 짝이 없었다.
난 이들을 묵묵히 바라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다.
내 예상으로는 지금 풀려난다고 해도 아마 저마다 피난길 다니느라 도로는 개판오분전일 것이다.
집으로 가도 미사일 같은 걸로 파괴돼 쑥대밭이 돼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지?'
그 순간이었다.
땅이 울리면서 흔들렸다.
처음엔 지진인 줄 알았지만 강력한 폭음이 들려왔다.
이 주변에서 뭔가 폭발한 모양이다.
여기에도 미사일 공격이 시작된 모양이다.
그걸로 인해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난 그 속에서 깔려 죽었다.
......
난 눈을 떴다.
감옥 안이다.
난 주위를 둘러봤다.
NPC들이 제각기 일과를 보내고 있었다.
'꿈이었나?'
꿈 치고는 깨나 생생한 내용이었다.
'죽는 줄 알았네...'
정확하게는 죽은 내용의 꿈이었다.
난 점심시간에 잠깐 저런 내용의 생생한 꿈을 꿨다.
......
저녁에 오래간만에 밥 비빈 거 약간과 콩나물.
전날에 남겨둔 깻잎을 먹었다.
이런 식으로 먹고 나니깐 더는 뭔가 먹고 싶지 않았다.
이날 등기를 걸고 윷놀이를 했다.
3개 잃고 3개 정도 딴 것 같다.
일단 잃은 건 없었으니 그걸로 된 건데 이것저것 떠나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난 몇 개 잃거나 얻거나 무관하게 재미있게 즐겼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난 아까 섬뜩한 내용의 꿈을 꿨다.
이에 별 일 없이 지내고 생활할 수만 있는 것만 해도 사실 감사한 일 아닌가 싶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 장소가 하필 감옥 안이라서 그게 문제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날에 한 윷놀이는 다른 때랑을 달랐다.
2인 4조로 팀을 짜고 했다.
방 인원은 현재 10.
이중에 둘이 빠지고 남은 여덞이 참가했다.
이게 물귀신이 많아서 사실상 진흙탕 싸움이었다.
하지만 재미는 있었으니 그걸로 됐다고 생각한다.
이날 식후 블랙커피 한 잔 마시고 나서 반성문 적었다.
......
밤이 됐다.
난 잠자기 전에 책을 읽었다.
이건 그중 일부다.
......
21C 반항아
지내다 보면 반항하냐는 얘기를 듣게 되는 때가 종종 있을 것이다.
내가 그런 얘기를 중학교 다닐 때 들어봤는데 정확하게는 내가 들은 게 아니라 같은 반 동급생들이 그랬다.
15살쯤 어느 날 여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애새끼들이 갑자기 하나, 둘 씩 반삭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선생이 얘들한테 이렇게 말했다.
"너네 지금 반항하냐? 절에 들어갈 거야?"
저런 일이 잠깐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웃긴 건 저 때 학교 동급생들 말고 다른 지역에서 지내는 친구들도 반삭을 하고 지냈다는 점이다.
그때 애들 머리카락 상태가 웃겨서 하마처럼 입 벌리고 웃었던 걸로 기억한다.
저런 일이 잠깐 있었는데 저 때 왜 저러고들 지냈는지에 대해서는 의아하다.
다들 정말 비뚤어져서 반항을 하다가 어떤 조직에 들어가려고 저런 걸까?
좌파, 우파 하는 그런 정신병자 무리 말이다.
어린애들도 세상 돌아가는 건 어느 정도 인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래야 미국산 쇠고기 먹으면 뇌에 구멍이 난다는 이완용이 애국하는 것 같은 헛소리에 안 낚일 것 아닌가?
과거 얘기는 이쯤 하고 난 어릴 적 주변 어른들의 얘기를 깨나 안 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난 좌파 전교조가 만든 태워버려야 할 땔감, 주입식 세뇌 교육에 질려서 그런지 고등학교 자퇴하고 어딘가 취직하지도 않고 맨날 술, 담배, 커뮤니티 사이트, 게임, 싸구려 표절 창작물, 소셜 미디어, 개인 방송, 유튜브 먹방, 아이돌 따라다니기, 오타쿠 짓거리, 예수쟁이 활동 등을 남발하지는 않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취미로 즐기면서 이것저것 다양하게 해 나가는 중이다.
수입은 일정하지 않지만 자유롭다.
나도 어딘가에 취직해서 직장 생활을 경험하고 싶기는 하다. 그런데 내가 성격이 이래서 그런지 몰라도 저런 쪽은 잘 안 맞는 것 같다.
하지만 후회는 없고 이 또한 하나의 필요한 과정이라 여기고 넘기려고 한다.
나랑 잘 맞지 않는데 그것에 억지로 맞출 필요는 없다.
난 남 눈치 보지 않으려고 한다.
비위 맞추지 않으려고 한다.
부탁이면 생각해 볼지는 모르겠지만 명령 듣지 않으려고 한다.
남들이 그른 길을 가면 난 오른 길로 간다.
거기가 안 맞으면 다른 곳을 찾아보면 된다.
난 내가 옳지 않다고 여기면 하지 않는다.
다들 내게 등지고 뭐라고 해도 주눅 들지 않는다.
반응이 딱히 좋지 않고 잘 안 돼도 상관없다.
결국엔 다 잘 될 것이다. 그러니 내가 할 일, 할 수 있는 일, 역할에 충실하고 묵묵히 지내는 것이다.
10년, 20년 그 이상...
계속해서 앞을 향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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